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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반양장)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진중권은 이제 한국사회의 진보적이며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는 논객과 또 미학자로써 이름을 굳히고 있다. 진중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가 하는 말과 지시과 언변은 가히 가공할 만하다. 언론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지식인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의 허점을 파고들어 날카로운 언변의 칼을 날리는 독사와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별로 좋아않지만 그의 원래 본업인 미학자로써 진중권을 보았을때는 감탄할 만하며 존경을 보낼만하다. 그의 강의와 책을 읽어보았는데 그가 알려주는 미학의 세계는 철학의 세계와 맞물려 매우 탁월한 인식적 지형을 그려준다. 그의 강의를 여러번 들었는데 모호하게 다가오는 철학과 미학의 개념을 매우 명쾌하고 분명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의 전문분야가 아니라 대중문화를 미학자의 눈으로 분석한 글을 읽어보면 그는 전문적인 글쓰기 뿐 아니라 대중적인 글쓰기도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수 있다. 보면서 어떻게 이러한 통찰을 가질수 있을까 감탄하기도 하고 어쩜 이렇게 재치있고 위트있는 글을 쓸수 있을까 또한번 감탄하기도 한다. 진중권 그는 분명 그의 본업인 미학자로써는 매우 성실하고 탁월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그가 그동안 책은 분명히 그것을 알려준다. 그의 문장은 지적 통찰이 날카롭게 서있으면서도 문장은 유려하고 위트를 가진다.

 

미학자로서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려준 그의 출세작은 <미학 오디세이 1,2,3>일 것이다. 이 책은 미학자로써 그의 이름을 알렸고 미학이라는 낯선 영토에 독자들을 초대하여 새영토를 개척하게 하였다. 그동안 많은 책들을 썼지만 역시 그의 본업은 미학자이고 이것을 다시 확인시켜준 책이 <서양미술사 1,2,3>이다. 시리즈나 구성이 모두 <미학 오디세이1,2,3>을 닮았다. 두 시리즈 다 미학과 미술사를 연대순으로 꼼꼼하게 다룬 것은 아니지만 전체 그림을 그릴수 있는 중요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서양미술사1,2,3>은 고전미술사와 모더니즘 미술, 그리고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3부로 나누어서 서술되어진 책이다. 이 책은 미학자 진중권의 매우 날카로운 통찰과 풍부한 미술사 지식이 잘 드러난 시리즈이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3권은 모더니즘의 후기현상인 후기 모더니즘과 모더니즘을 넘어서는 포스트모더니즘 현상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는데 미술의 표현방식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진 이 시기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 미술은 형식의 파괴와 함께 비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보통 비평이라 함은 작가의 사후에 이루어지는 역사적 성격을 띄지만 오늘날 현대미술에서의 비평은 단지 작가와 작품의 후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작품과 작가와 함께 현재성을 띄면서 작품자체를 해석하고 성립시켜주는 중요한 예술의 베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현대미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 즉 예술 자체를 주체화 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과연 예술을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언제 예술이 되는가?’로 바뀌고 있는데 이러한 것은 미술의 형식의 파괴, 즉 예술작품과 일상품을 구분시키는 물리적 차이자체를 폐기시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폴록의 작품과 뒤샹의 작품, 그리고 앤디 워홀의 작품이 그러하다고 할수 있다.

 

후기 모더니즘 미술에서 특히 폴록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 폴록은 비평가 그린버그에 의해서 지지되면서 수면으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폴록은 이로인해 1950년 이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예술운동의 모태가 되기 시작한다. 색면추상, 탈회화적 추상, 미니멀리즘, 개녀미술, 카프로의 해프닝 등은 ‘폴록의 유산’이 없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p.8 그리고 모더니즘 운동과 예술은 정치적인 운동과도 관계가 있고 실제로 모더니즘 운동에 영향을 받은 모더니즘 예술은 정치적 좌익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모더니즘 예술은 향후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이라는 걸출한 화가에 의해 영향을 받게된다. 폴폭은 이젤을 수직으로 그리다 갑자가 이젤을 수평으로 눕이고 물감을 드리붓기 시작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은 폴록은 몇 번의 실험 끝에 전혀 새로운 화법을 개발한다. 그것을 이셀을 수평으로 눕이고 작업화를 신고 물감을 들이붓고, 붓으로 찍어서 캔버스 위에 흩어뿌린다. 이렇게 해서 그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이 1950년 처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소개되었을 때 그의 작품은 난해하고 형태나 정형화된 작품이 아니여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처음 소개된 그의 작품에 대해서 “그의 모든 그림에서 감지하기 쉬운 것은 이런 것들이다. 혼돈, 조화의 결여, 구조적 조직화의 전적인 결여, 기법의 완벽한 부재, 기법의 흔적조차 없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혼돈”이라는 말로 혹평을 받았다. 후에 그의 작품은 “후기 입체주의를 넘어섰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면에 부상하게 되었다.

 

 

폴록의 미술사에서 큰 획을 그을수 있는 사람이며 전후 미술의 역사는 폴록의 드립 페인팅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폴록은 기하학적 추상을 넘어서 뜨거운 추상과 관념의 세계, 그리고 무정형의 작품을 탄생시켰고,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폴록의 이러한 성취에 대해서 그당시 유럽의 미술이 주도하고 있었던 것을 미국의 회화로 다시 올수 있었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고, 이러한 것은 회화의 평면성과 순수성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의 작업은 후기 모더니즘의 출발점이자,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전개될 거의 모든 예술 운동의 미학적 기준이 된다.

 

진중권의 이 책 <서양미술사 3>은 다소 전문적인 용어와 간결한 문장으로 미술사의 포스트모더니즘적 성격을 쉽게 풀어냈다기 보다는 압축해서 설명하므로 다소 난해한 것 같았다. 그러나 진중권의 미술사에 대한 작업은 미학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철학적 측면에서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툴(tool)을 제공해 주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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