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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매튜 A. 크렌슨 &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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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모든 시민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서 직간접적으로 국가를 다스리고 정책을 결정하여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제도이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용어는 시민이라는 말이다.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내며 소수의 통치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었던 그리스는 시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고 현대로 오면서 국가가 커지면서 시민들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은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원하지 않는다. 이 책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는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에세 시작된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시민에서 고객으로, 주권자에서 자원 봉사자로, 대중민주주의에서 개인민주주의로..'이다.

 

이 책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는 어떻게 정부가 평범한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나 집단적인 지지에 의지하자 않고 전쟁을 수행하고 세금을 걷고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정치 엘리트들이 대중의 정치 참여에 의지하고 않고 권력을 유지하며 행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은 유권자 대중들을 주변화 하였고, 점차 소수의 관료들과 공공의 정치기관을 통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 이러한 경향들을 '대중민주주의(popular democracy)'와 구분해서 '개인민주주의(personal democracy)'라고 부른다. 대중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자발적 직간접적 정치의 참여의 장이 있었지만 이제 개인민주주의는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의도적으로 소외시킨다. 이것은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의 결정에 의해서 거대한 정치적 결정이 정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후퇴일 수도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경험은 집단적인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개인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p.9

 

이 책에서 분석하는 정치적 현실은 미국의 정치 지형의 변화이지만 지금 현국의 정치적 현실로 비슷하다. 이것은 정치적인 집단 뿐 아니라 NGO같은 비정부조직 같은데 에서도 민주적인 절차나 방법이 무시되고 일반 시민들의 참석이 제외되어 결정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점점 정치조직이나 비정부조직들이 비대해 지면서 자연스럽게 일반 시민이나 대중들은 주변화되고 원리 민주주의의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인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 참여가 축소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촛불시위같은 것은 이러한 자발적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아닌가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촛불시위같은 대규모 시민들의 정치적 행사는 실제로 정치적 현안이 될 수 없고 반영되지 않는 제외된 주권자들의 외침에 불과했던 것이다. 물론 소수 엘리트 정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정치 주권자들이 주변화 되는 것은 소수 엘리트 정치인들의 권력 독점현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우려가 있음을 이 책은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유권자 개인 등록제를 실시함으로써 투표율을 낮추는 이상한 역행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정당의 성향에 맞는 미디어, 싱크 탱크, 이익집단, 종교단체들과 결탁함으로써 조정과 통제가 가능한 그들만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오히려 대중들의 정치참여를 밀어내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 엘리트들의 기획에 의해서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이미 소수의 정치인들의 고안한 기획에 의해서 여론이 수집, 가공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모든 유권자들과 잠정적 정치 참여자들인 대중들을 기만하여 전체 여론을 조정가능하게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정치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공공선을 위해 그리고 국가 공동체를 위해서 선하고 의미있는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대중들이 주변화 된다는 것은 정치의 의도가 소수의 정치인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대중민주주의에서 개인민주주의로의 이행은 비단 미국의 문제 뿐 아니라 거대화되고 소수 정치 엘리트들에 의해 이끌려져가는 모든 나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책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는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시민권과 민주주의가 서있는 위치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대중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권한과 참여를 충분히 감당할 때 소수 정치 엘리트에 의해서 개인민주주의로 역행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자각하고 그것을 찾아 참여할 때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로써의 기능을 하고 그러한 민주주의의 체제의 작동에 의해서 참된 정치는 실현되며 공공선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시민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이 정치 경쟁의 조건을 만들었다. 관직과 영향력을 얻고자 경쟁하는 집단과 정당들은 시민을 조직하고 동원해야 했다. 대중의 지지는 권력의 원천이었으며, 정치 지도자들은 집권 경쟁을 통해, 20세기 초까지 지속된 높은 참여율을 일궈냈다. 그러지 않았다면 대다수의 시민들, 특히 저학력, 고소득층 시민들은 정치에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한된 정보, 공적 문제에 대한 낮은 관심, 의사소통 기술의 미발달이 그들을 공적 삶의 변방에 남겨 두었을것이기 때문이다. 활발하게 경쟁했던 지도자들이 그들을 공공의 장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그들은 활성화될 수 있었다. p.20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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