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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3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신간 추천합니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는 일이 가볍지 않습니다.
1년의 시작은 1월일지 모르지만, 실질적인 시작은 3월입니다.
새 학교, 새 학급, 새 친구를 만나는 학생뿐 아니라, 그들을 자녀로 둔 부모, 교사의 심정도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겠지요.
햇살은 봄이어도, 바람이 매운 초봄이란.
다시 마음 다잡고, 읽고 쓰는 일에 매진할 때입니다.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 낸시 프레이저 외, 케빈 올슨 엮음, 이현재, 문현아, 박건 옮김, 그린비, 2016. 2.
이 책은 프리즘 총서 24권에 해당한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 낸시 프레이저와 주디스 버틀러 등 여러 석학들의 의견을 함께 묶은 책이다. 낸시 프레이저의 책을 읽어 본 적은 없다. 다만 그녀가 의견을 주고받은 석학들의 이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프레이저는 논쟁과 대화에 능숙한 정치철학자라고 한다. 정의(正義)가 각자에게 제 몫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했을 때, 불평등은 부정의와 동어반복이다. 우리의 삶이 힘든 것은 가난해서가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존감의 상처는 필연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쟁점을 가지고 어떻게 논쟁하는지 꼭 읽어보고 싶다.
『도덕감정론』 애덤 스미스 지음, 김광수 옮김, 한길사, 2016. 2.
이 책 또한 한길그레이트북스 142권이다. 세상이 하수선하면 할수록 다시 돌아갈 곳은 고전이다. 애덤 스미스를 안다고 착각하는 내가 일독해야 할 책이다. 주로 애덤스미스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정의 없이 경제 행위를 설명할 수 없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철학체계 전반에 대한 고민 끝에 ‘자유주의’를 이야기한다. 위대한 사상가의 원전을 읽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결혼과 도덕』,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사회평론, 2016. 2.
버트란트 러셀의 위대한 저서를 다 나열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영어가 안되는 내가 단기 어학연수를 가서, 끼고 살았던 책은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었다. 얇은 책이니,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읽고 해석하리라 목표도 세웠다. 어려운 건 영어가 아니라, 러셀의 사상이다. 내겐 노동으로 부터의 소외가 빼앗아 간 ‘여가’를 되찾아야 한다는 정도로 이해되었다. 자기계발의 시대에 자발적 게으름은 가능한가? (이번에 본 영화 <풍푸 팬더>에서 무술을 가르칠 줄 모르는 아버지가 아들 팬더에게 요구하는 것이 늦게 일어나기, 오래 자기 등등이다. 아이들은 여기에서 웃음이 터진다. 사실 우리가 꿈꾸는 삶이 그렇지 않은가?)
니체적으로 사유하자면, 결혼과 도덕은 시대의 담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대한 통찰을 위해서 다시 또 고전이다.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지그문트 바우만
신간평가단이 되기 전부터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을 꾸준히 읽어 왔다. 석학이 던지는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은 놀랍다. 그는 정주하지 못하는 현대사회를 ‘액체 근대’로 규정하고, ‘도덕 불감증’에 걸린 현대 사회가 어떻게 불평등을 극복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진로 희망 조사에서, 1위 교사, 2위 공무원, 3위 의사, 4위 건물주라는 응답이 나왔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생존 자체가 심적, 물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바우만에게는 이미 낯선 사회학의 주제는 없다. 시민은 사라지고 소비자만 남은 세계화 속에서 교육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술은 어떻게 거짓이자 진실인가』 조경진 지음, 사람의무늬, 2016. 2.
예술에 관한 책을 소홀히 읽었다. 매번 추천하지만, 선택되지 않는 것을 보면, 독서가가 줄고 있기도 하지만, 예술 분야의 도서 판매가 위협을 받을 듯도 하다. 올해는 예술 서적을 좀 더 집중해서 읽어볼 참이다.
이 책은 예술 체험의 구체적인 느낌과 과정에 집중한다. “우리 모두 예술이 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예술은 진실을 일깨우는 거짓이다.”라는 피카소의 말처럼, 예술은 우리 삶의 본질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한다. 저자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 아는 바는 없지만, 저자 소개가 참으로 진솔하다. 화가를 꿈꾸었던 공대생, 제대 후 예술학 전공, 철학과 박사를 거친 그가 생각하는 예술은 무엇인지 호기심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