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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 상실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심리학』 채정호 지음, 생각속의집, 2014. 4.

이 생(生)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별’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넘어서 이전의 삶으로 복구될 수 없는 깊은 상처로 남는다. 살아남았다는 자책감, 주변에 대한 원망, 사건 이전의 사태를 가정법으로 복구하면서 현존할 수 없게 된다. 화인(火印)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고, 살아남은 자의 삶을 파괴한다.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삶을 극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함께 성찰해야 할 시간이다.

 

 

 

 

 

 

 

 

 

 

 

 

 

 

『참을 수 없는 거짓말의 유혹』, 리아 헤이거 코헨 지음, 서정민 옮김, 생각과사람들, 2014. 4.

『The Reader』가 떠오른다. 문맹을 밝히는 것이 범죄자라는 오명을 얻는 것보다 더 두려운 여자. 거짓말의 유혹은 지극히 사적인 것인지, 집단적인 것인지에 대한 사회학적 고민을 함께 해볼 책이 출간되었다. 무지에 대한 공포가 자연스럽게 거짓말로 이어지고, 인종, 성별, 연령, 권력 등에 따라서 그 유혹의 강도와 방식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궁금하다.

 

 

 

 

 

 

 

 

 

 

 

 

 

 

 

『옹호자들』, 손아람 외 지음, 궁리, 2014 4.

2014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란 영화 <진실은 불타지 않는다>를 보았다. 진실을 검열하고 통제하고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 ‘국가 권력’이 있다. 국가요원들은 잔혹한 여론(언론) 탄압을 아주 ‘성실하게’ 수행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계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사람들의 지난 오년. 미네르바에서 용산참사까지 말 못 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살고자 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 준 변호사들의 투쟁기가 여기 있다.

 

 

 

 

 

 

 

 

 

 

 

 

 

 

 

『진보의 착각 - 당신이 진보라 부르는 것들에 대한 오해와 논쟁의 역사』, 크리스토퍼 래시 지음, 이희재 옮김, 휴머니스트, 2014. 4.

“소비도 이념으로 하냐?”는 정용진 이마트 사장, 국민의 미개한 정서를 꼬집는 정몽준의 아들의 SNS에 올린 글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서민(국민)은 합리적 이성이 없는 불가촉 천민쯤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사족을 달면서, 나 또한 그들과 다른 입장에서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가질 수 없다. 나는 여전히 소비를 이념으로 하지 않으면 부끄럽고, 내 존재 기반에 바탕을 둔 감정으로 사는 ‘미개한 국민 정서’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진보’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진보가 장밋빛 미래는 아닐지라도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서민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현암사, 2014. 4

원작은 1991년이다. 나의 아킬레스건인 자연과학 이야기만은 아니라는데 위안을 받으며 지평을 좀 넓혀볼까 한다. 과학(사)를 배경 삼아서 철학, 신학, 영화가지 넘나든다고 하니, 유머에서 쉬어가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이질적인 주제들을 통합하는 소통의 힘을 발휘하는 책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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