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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잠시 겨울로 돌아간 듯합니다.

몸도 마음도 잠시 겨울 어느 한 시점에 머무는 주말 오후입니다.

맛 집 기행을 하는 사람처럼 신간 목록을 기웃거립니다.

원시인의 채집이나 사냥처럼 오늘도 꽤 괜찮은 먹잇감을 얻었습니다.^^*

의기소침해지거나 자만해질 때,

마음을 토닥이며 가라앉히는 것은 저자와의 독대입니다.

나의 침묵 속에서 그는 깊고 무겁게 둔중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수동적으로 머물러 있으나,

그 속에서 메모하고 밑줄 그으며 능동적인 참여를 곁들입니다.

갑자기 꽤 괜찮은 주말 오후가 되었네요.ㅎ

 

신간 추천을 하려고 책을 고르고 보니 이번엔 모두 우리나라 저자들입니다.

시기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집단 경험에 바탕을 둔 인문학적 사유를 섭렵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의 공통분모를 발견해야 하는 그런 시기.


 

 

『후쿠시마 이후의 삶- 역사, 철학, 예술로 3.11 이후를 성찰하다』서경식, 다카하시 데쓰야, 한홍구 지음, 이령경 옮김, 반비, 2013. 3.

 

 

 

 

 

 

 

 

 

 

 

 

 

 

 

드디어 나와야 할 책이 나왔네요.

히로시마 원폭이 그랬듯이, 일본 역사는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의 나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왜 세계는 후쿠시마를 각자의 삶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일까요?

둔감해지다 못해서 망각해가고 있는 2011년 3월 11일 핵발전소 폭발은

알게 모르게 현재 우리의 삶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이 함께 후쿠시마 이후의 삶을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저자들은 후쿠시마 사태를 진단하고, 전방위로 핵발전소 문제와 민주주의에 접근합니다.

실천적 지식인인 저자들은 탈핵, 평화를 이끌어 낼 실천 방향까지 함께 고민하여 대안을 제시합니다.

 

 

『통섭적 인생의 권유 - 최재천 교수가 제안하는 희망 어젠다』최재천 지음, 명진출판사, 2013. 3.

 

 

 

 

 

 

 

 

 

 

 

 

 

사회생물학의 대가이자 통섭학자 최재천 선생님의 최근작입니다.

어떤 생물학자도, 사회학자도 접근할 수 없는 독자적인 학문 영역을 구축한 최재천 선생님.

최고의 학자는 난해한 학문적 용어를 대중의 언어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계선을 낮춥니다. 그야말로 통섭입니다.

“지식인 책을 말하다”의 ‘지식인의 서재’를 보면 자연, 생명을 넘어서는 통섭적 사고는 최재천 선생님의 삶 그 자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의 추천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오랜 관찰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그의 발언을 12개의 어젠다로 분류해 제시한다. 생물 다양성, 그린 비즈니스, 의생학(자연을 표절하는 학문), 미래형 인재, 기획 독서, 여성 시대, 경계를 허무는 삶 등 최재천만의 독특한 시각이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통섭적 인생’이란 과연 어떻게 사는 삶인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13. 3.

 

 

 

 

 

 

 

 

 

 

 

 

 

 

강준만 교수님은 여전히 집단 망딸리떼, 계급적 아비투스, 시대의 에피스테메에 기초한 미시사에 천착하여 시대와 대중을 분석합니다.

읽고 쓰고 분석하는 것으로 하나의 삶을 일구어 가시는 존경하는 교수님.

그분 밑에서 한 학기 공부한 덕분으로

어떤 토대에서 하시는 말씀인지 왜곡을 최소화하며 읽습니다.

커뮤니케이션 - 늘 그랬듯이 교수님은 여전히 학생들과 함께하는 수업에서 소통의 생산물을 만들어내시는군요^^

중심보다는 주변에서, 개인의 체험에 토대를 둔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이십대의 “세계 문화 산책”은 예민한 감수성,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펼쳐집니다.

이 책은 유머와 소통, 성과 남녀 관계, 패션의 사회학,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네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힐링에서 스탠딩으로』유시민 지음, 아포리아, 2013. 3.

 

 

 

 

 

 

 

 

 

 

 

 

 

 

그는 이제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닙니다.

아니 (저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니길 바랍니다.

처음 만난 유시민은 저에게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였습니다.

새로운 역사 해석, 참신한 글쟁이, 80~90년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그는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지식인으로의 귀환. 그러나 그는 이전의 지식인 유시민은 아니겠지요?

“지식 소매상 유시민”이란 낮은 자세로 세계에 관여하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여전히 진보를 포기하지 못하는 저자의 의지가 읽힙니다.

그는 여전히 정치인이고, 리버럴한 진보주의자인 것 같습니다.

직업 정치인이 아닐지라도, 우리의 삶은 언제나 정치적인 결단을 필요로 하니까요.

신간 추천을 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춘의 커리큘럼- 고민하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공부의 길』 이계삼 지음, 한티재, 2013. 3.

 

 

 

 

 

 

 

 

 

 

 

 

 

 

이계삼 선생님의 실천하는 삶이 저에게 투쟁하며 살아가야 할 힘을 줍니다.

이 책에는 “안락한 삶을 거부”하고, “다른 삶에 대한 갈망”을 청춘하게 호소하는 그의 절절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십여 년의 교직 생활을 떠나 세상과 만나면서, 선생님은 편한 삶, 정규직은 우리의 삶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절절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는 “다른 삶”을 살아간 스승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목적이 왜곡된 공부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반듯한 자세로 정좌하고 마주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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