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책

<알아맞혀 봐! 곤충가면놀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지유(과학 논픽션 작가)
 

내 얼굴 본 적 있니?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의 얼굴을 보며 산다. 그런데 말이다, 혹시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반려 동물 말고 곤충의 얼굴을!

아니,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 곤충에게도 얼굴 같은 것이 있었나?

당연히 있다!

<알아맞혀 봐! 곤충가면놀이>는 보기 드물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곤충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한 곤충들은 모두 좌우 균형이 잘 잡힌 잘생기고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얼굴 관리 비법은 무엇일까?

38억 년 전 바다에서 생명체가 생긴 이후, 생명체들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그 가운데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한 필수 요소 중 하나가 시각임을 알아차리고 몸체의 가장 높은 부위, 또는 가장 앞으로 나온 부위에 시각을 담당하는 기관을 배치했다. 그 기관이 바로 눈이고 그 눈이 붙어 있는 부분이 바로 머리이며 이를 앞에서 바라본 형상을 얼굴이라고 한다.

물론 머리에는 생존에 필요한 또 다른 기관인 소화기와 호흡기의 말단인 입과 코, 더듬이가 달려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동물의 얼굴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기보다 그렇게 생겨야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된 것이다. 곤충도 마찬가지다.

도망을 가거나 사냥하기에 유리한 얼굴을 다 가릴 정도의 커다란 눈, 먹이에 따라 최적화된 다양한 형태의 입, 공기 중에 섞인 작은 입자도 포착하는 놀라운 안테나 더듬이, 이런 기관들을 살피다보면 인간이 이들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된다. 게다가 미모까지!

자, 이제 이 책을 보면서 세상 모든 동물이 다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느껴보자. 얼굴에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기관이 모여 있지만 곤충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껴보자. 곤충 또한 나처럼 중요한 동물임을 느껴보자.

어떻게?

내 얼굴에 곤충 얼굴을 맞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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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좋은 어린이책 <헌터걸 :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염광미(효행초등학교 사서교사)

 

정의를 위한 헌터걸의 멋진 한 방!
사람들은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부조리를 마주치거나 암울한 미래가 예상될 때면 누군가 대신 나타나 정의를 실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사회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나 소설을 보며 잠시나마 그 바람을 충족시킨다. 드디어 동화에도 정의의 사도, 어린이 헌터가 등장했다. 속임수로 상대를 골탕 먹이는 시시한 헌터가 아니라 화살로 악당을 응징하는 진짜 헌터다.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은 청소년 소설과 동화를 아우르는 작가 김혜정의 신작 판타지 동화다. 열다섯 살에 첫 장편을 완성했다는 오랜 경력의 작가답게 동화 속에는 여러 이솝우화와 세계명작이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처럼 짜임새 있게 얽혀 있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시작으로 ‘라푼젤’, ‘백설 공주’, ‘양치기 소년’, ‘벌거벗은 임금님’까지, 수백 년의 세월을 이어져 온 이야기들이 한국의 판타지 동화 속에 고스란히 살아 움직인다.

 

주인공 강지는 외할머니(실제 작품 속에서 ‘외할머니’라는 말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와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은 양궁 천재로 요리사인 아빠와 단 둘이 산다. 열두 살 생일날, 갑자기 등장한 외할머니는 강지에게 다짜고짜 악당을 물리치는 헌터걸의 운명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악당은 어린이들을 속이고, 때리고, 위험에 빠뜨리는 ‘나쁜 어른’이다. 그 악당의 최고봉이자 악의 상징인 피리 부는 사나이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아이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즈음 전국의 아이들 사이에서는 ‘거울 여신’이 화제다. 거울 여신의 홈페이지에 회원들이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예뻐지는 방법과 상품을 소개시켜 준다. 이미 강지네 반에도 여러 명이 거울 여신에게 예뻐지는 법을 상담받았고, 심지어 팬클럽 회원도 있다. 튀어나온 앞니 때문에 아이들에게 ‘대왕 토끼’라 불리며 놀림받던 강지도 교정을 받기 위해 거울 여신이 소개한 치과에 간다. 그런데 강지는 치과에서 우연히 거울 여신이 아이들을 속이는 엄청난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화가 난 강지는 헌터걸이 되어 거울 여신을 잡기로 결심한다.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은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페이지터너가 될 소지가 다분한 것 같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게임이나 만화 같은 소재에다 톡톡 튀고 술술 읽히는 문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 이 책의 주요 이야기 거리인 인터넷과 외모 가꾸기는 아이들의 최고 관심사다. 당연히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의 손이 몹시 바빠지지 않을까?

 

그런데 이 동화의 백미는 생각할 거리를 계속해서 던져 준다는 것이다. 미디어를 잘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말하고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정의는 무엇이고 진정한 용기는 무엇인지 등 생각할 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술술 읽다가도 중간중간 생각을 가다듬고 정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단지 재미만 좇는 판타지 동화와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이 구별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어린이들이 거울 여신의 말을 무조건 신뢰했던 것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은 현실 속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어른들이 가짜든 진짜든,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이익에 따라 행동하고 있고, 아이들이 그 모습을 은연중에 배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나쁘게만 흘러간다면 우리의 미래가 너무 불행하지 않은가? 그래서 헌터걸 같은 영웅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1순위로 지목할 ‘피리 부는 사나이’는 과연 누구일까? 제2, 제3의 강지에게 헌팅당하기 전에 나쁜 어른들은 하루빨리 착해져야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속에 남학생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 마지막 장면에 잠시 나타난 헌터보이는 다음 권에 만날 수 있는 것일까? 시리즈로 펴낼 계획이라니 더 궁금하고 기대된다.

언제부터인가 직장에서의 ‘을’들이 부당함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여성’이었다. 이제는 어린이들 차례다. 세상의 어린이들아! 헌터걸처럼 정의를 향해 멋진 한 방을 날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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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좋은 어린이책 <놀이터는 내 거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배주영(그림책 번역자,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편집자)


“그냥 노는 게 제일 좋은 거야.”

_친구와 어떻게 노는지, 같이 노는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지를 알려주는 책!

경쟁을 내려놓았을 때 즐거움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

 

 어린이들이 친구를 만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뭘까? “친구야~ 반가워 즐겁게 놀자”일까? 아니다. 놀랍게도 “이건 내 거야”라는 자기 것에 대한 주장이다. 어른들이 아무리 “같이 가지고 놀아라”, “사이좋게 지내라”라고 말해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것’이다. 나아가 함께 놀더라도 ‘내 뜻에 맞게 친구들과 놀자’ ‘얘들아 내가 놀고 싶은 대로 놀아줘’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쉽사리 ‘내 것’을 주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다른 여느 그림책과 같이 ‘사이좋게’ ‘나누며’라는 주제만을 이야기할 것 같은데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간다.

아이들은 친구의 의견을 따르더라도 즐거우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냥 ‘즐겁게’ 놀고 싶은 곳이 놀이터인데, 놀이터는 자꾸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미끄럼도 그네도 재미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이제 놀이터는 친구들의 경쟁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자기 것이면 좋겠고, 모두가 내 뜻대로만 놀았으면 좋겠던 아이들은 모두가 즐거우려면 ‘내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내 뜻대로 놀자’로 시작했으나, 놀이터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그것이 경쟁이 되고, 그러면 즐거움과 행복이 사라진다는 내용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 진리로 보이지만, 아이들이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부모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즐겁게’ 같이 하면 되는 것들을 혹시라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에게 ‘사이좋게’ 놀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네가 먼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또 양보하라고 가르치면서도 다른 한편 양보를 받는 게 먼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놀이’를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모두가 소유하지 않을 때 즐거워진다는 것을 배운다. 아이도 어른도 계속해서 왕은 나타나겠지만, 그 왕들이 스스로 물러나서 같이 행복해지는 순간을 꿈꾸게 만드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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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좋은 어린이책 <지구와 친구 하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신재일(정치학 박사, 어린이책 논픽션 작가&번역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화려한 글보다 평범한 그림 한 점이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우리가 하늘을 올려다볼 때, 하늘은 우리를 내려다본다.

강물이 가뭄과 홍수를 겪으며 유유히 흘러가듯, 인생 또한 희로애락의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생명이 봄꽃을 피우듯, 우리네 삶도 거친 파도를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때로 온몸을 파고드는 모래바람을 뚫고 삶을 이어가기도 한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을 꼼꼼히 보고 나서, 책장을 덮고 눈을 감아보자.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호수처럼, 내 마음속으로 고요함이 찾아올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꽃, 울창한 나무, 가슴 속까지 정화시켜주는 신선한 숲 속 공기를 느껴보자.

 

하지만 마구 파헤치는 열대우림과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는 빙하는 자연 그대로 치유되지 않는다. 우리가 앞장서서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소중한 지구는 신음하며 병들어갈 것이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핏대를 올려가며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작은 일 하나하나 묵묵히 행동에 옮기는 사람도 있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주장은 공허할 뿐임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빌딩숲을 배경으로 나무가 있고, 나비와 새가 날아다니는 땅 위에서 남녀노소 모두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마지막 그림을 보자. 우리는 모두 이렇게 어우러져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과 더불어 우리 모두 묵묵히 걸어 나갈 때, 분명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높고 험한 산에 오르면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되듯이, 이 책은 광활한 대자연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일깨워준다. 존 패트릭 루이스의 짧지만 울림을 주는 글과 안나&엘레나 발부소의 인상적인 그림이 돋보인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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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좋은 어린이책 <잭키 마론과 검은 유령>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류대현(파주 와석초등학교 교사)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
얼마 전 짧은 기간 동안 책을 여러 권 읽고 그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온통 뒤죽박죽 된 적이 있다. 그때 문득 책 속의 주인공이 다른 공간과 시간으로 이동한다면 원래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도 모자라 다 먹어 버리는 ‘책 먹는 여우’는 이런 상상을 <잭키 마론>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로 펼친다. 이 시리즈는 ‘책 먹는 여우’가 만들어 내는 요리이다. 아기 돼지 삼 형제와 늑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주 재료로 삼아, 브레멘 음악대의 브레멘을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작가가 방한 기간 동안 만났던 부산 소년의 아이디어인 타임머신이라는 증요한 소스를 뿌려서   ‘책 먹는 여우’의 두 번째 요리가 되었다.

그리고 책 속에서 늑대와 아기 되재 삼 형제는 각각 이런 말을 했다.

“다들 그랬고 난 배가 정말 고팠어.”

“다들 그런다는 건 이유가 안 돼.”

어떤 책이든 책 속의 등장인물은 주어진 역할에 갇힌 채 단 한 번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작가는 《잭키 마론과 검은 유령》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아기 돼지 삼 형제와 늑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우리는 책 속의 늑대처럼 ‘다들 그랬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며 나는 당연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대부분이다. 본능을 저버릴 수 없는 숙명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늑대의 모습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내면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뀌는 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야 하고, 그 기회를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관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책이 ‘책 먹는 여우’를 통해서 어떻게 버무려질지 세 번째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이제 막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초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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