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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까지 놓치면 안 되는 아이의 호기심 - 4세까지의 호기심이 공부하는 힘을 키워준다
시오미 도시유키 지음, 김윤희 옮김 / 푸른육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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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법을 기억하세요. 뭐가 어찌됐든, 그거야말로 삶의 비결이니까."

 

힘들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문장이다. 그리고 요즘 내가 제일 많이 떠올리는 문장이기도 하다.

 

육아휴직을 2년을 내고 집에서 아이를 전담마크하면서 웃는 일보다 우는 일이 더 많아졌다. 어찌되었든간에 최소한 두돌까지는 내가 키워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다. 아주 괴롭다. 육아도 책으로 공부하는 나는, 육아서를 잔뜩 사다 놓고 밤마다 읽어내려 간다.

 

이 책은 푸름이 아빠로 유명한 <푸른 육아>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다. 푸름이 아빠 최희수씨의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4세까지 놓치면 안된다니, 뭐 이런 무서운 제목이 있나 싶어서 얼른 읽어보니 제목보다 좋은 내용이 많다. 나이와 개월 수에 집착하는 육아서가 아닌,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엄마는 아이의 첫번째 인생 선배다. 그러므로 항상 웃는 얼굴로 아이를 대해도록 노력하자.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을 때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뜨끔한 문장이다. 원래도 웃는 얼굴이 아니고, 말도 많지 않는 나는 아이에게 최악의 롤모델이다. 거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작업하는 것을 즐기며 귀찮아서 사람들과 연락도 잘 안한다. 편식도 엄청 심하다. 게다가 술은 왜 그리 좋아하는지. 그러면서도 아이는 사교성이 좋았으면 좋겠고, 말도 잘하면 좋겠고, 밥도 잘 먹었으면 좋겠고....... 나같은 이기적인 롤모델을 보여주면서 나랑 반대인 것만 닮으라고 하는 모순을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육아가 쉽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엄마와 아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지만, 언제까지나 그 상황이 지속되는 건 아니라며, 자신을 위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아이가 자라면 어떻게 엄마의 삶을 살아갈 것인지 미리 생각해 두라고 조언한다. 이런 문구는 어느 육아서에서도 본 적 없었기에 더욱 와닿았다. 대부분의 모든 육아서는 아이에게 몰두해라, 집중해라 라고만 하지 누구도 아이가 자란 다음의 엄마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하진 않았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사회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지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면 좀 더 힘을 내서 아이를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듯 살아가지 말고, 지금은 아이에게 전적으로 집중해있지만 머지 않아 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문장을 보니, 힘이 나고 용기가 났다. 특히 나같이 육아휴직 중인 엄마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같이 입사한 친구들은 승진하고 잘 나가는데 나만 이렇게 아이한테 매달려 뒤쳐지는 기분이 들고 우울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에서 머물지 않고 엄마의 미래도 고려하는 이 책을 보니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들은 읽고 금세 잊어버린다. 어떤 책들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이 책은 아마 후자의 책일 것이다. 너무나 지친 엄마들이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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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사람이 활짝 꽃 핀다 - 고정욱이 청소년에게 전하는 대안 메세지
고정욱 지음 / 율도국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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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마다 설전을 벌이곤 한다. 나는 씁쓸한 맛이 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남편은 달콤하기 그지없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늘 고른다. 각자 자기 것을 잘 먹으면 그만이지만, 언제나 서로의 아이스크림 취향이 형편없다며 놀려대곤 한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드디어 녹차맛 아이스크림을 왜 먹는지 알게 되었어. 이건 아이러니의 맛이야." 라고 하였다. 씁쓸한 첫 맛 뒤에 느껴지는 달콤함은 그냥 보통의 단맛보다 월등히 짜릿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뭐, 그렇게까지 생각하면서 먹는 건 아니야, 하고 쿨하게 웃어넘겼지만 어쩐지 녹차맛 아이스크림은 고정욱 작가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다. 나는 장애를 전혀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극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장애는 결코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극복의 환상은 그래서 대다수의 소외된 장애인을 무능한, 노력하지 않는 인간으로 매도하는 아주 손쉬운 기준이 되고 만다."

 

이런 문장을 아마 비장애인이 썼다면, 나는 그냥 눈으로 훑어보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고정욱 작가이다. 장애를 주제로 한 성장동화를 많이 쓴 작가 고정욱. 매년 장애인의 날이면 학교에서는 장애인의 날 행사를 한다. 그 때마다 빠지지 않는 책이 바로 고정욱 작가의 책들이다. 책들도 많아서 매년 다른 책을 골라도 늘 주제는 '장애'이다.

 

다작을 하는 작가에게 누군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쓸 수 있었는가 하고 말이다. 작가는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죽기 전에 소진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한다. 장애인이 살아가기 쉽지 않은 우리 나라에서 고정욱 작가만큼의 위치와 명성을 얻기는 정말 쉽지 않다. 위 문장대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장애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 것, 영화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결국은 휠체어에서 일어나 걸어가고 말 못하던 장애인이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은 기적을 당연하게 여긴다.

 

"장애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씁쓸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달콤한 녹차맛 아이스크림처럼,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재능을 키워가며 소명을 다하는 고정욱 작가를 볼 때마다 그의 글들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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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마다 반장과 부반장 선거로 아이들끼리 참으로 치열하다. 어른의 선거 못지않게 눈치 작전, 물밑 작전들이 한창이다. 요즘 선거판을 보아도 아이들의 선거와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나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선거보다는 일단 이기고 보겠다는 심보로 상대를 깎아 내리고 이겨먹으려고만 든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급 임원 선거 전, 항상 이 책을 읽어야 선거에 나올 수 있게 한다. 엄마들도 책을 읽어야 자격이 주어진다는 말을 듣고는 이내 수긍한다. 이 책, 국회에도 보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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