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파일 서해전쟁 - 장성 35명의 증언으로 재구성하다 메디치 WEA 총서 2
김종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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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서해 전쟁'은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서해에서 발생한 5가지 사건, 즉


제 1차 연평해전

제 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을 당시 관계자의 증언과 자료를 통해 재구성하여 어떠한 이유로 사건이 일어났으며, 우리의 대처는 어떠했고 어떤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낱낱히 밝히는 책이다. 관련자들의 증언을 가감없이 싣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깊게 파악할 수 있고, 균형 잡힌 해석과 결언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시민으로써 갖추어야 할 비판적 정보 해석 자세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우선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음을 눈여겨 볼 만 하다. 

5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해군 일선부대와 국방부와 합참을 위시한 지휘부, 청와대와 통일부를 포함하는 정부 사이에 생긴 입장 차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해군 일선부대는 전쟁에 돌입한 군인의 입장에서 작전을 완승으로 이끌고 싶어하고, 청화대는 대북 정책의 흐름을 방해하는 어떠한 소요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입장, 합참 등 지휘부는 일선부대와 청화대 간 의견 차를 조율하지 못하는 가운데, 해군 작전에 걸맞는 적절한 지휘도 못 내리는 갈지자 횡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 과정 중 일선 부대의 훈련의 결과가 잘 드러난 '제 1차 연평해전'과 제 1차 연평해전의 전승 결과에 취해 안일한 대처를 보이다 큰 피해를 입은 '제 2차 연평해전', 제 2차 연평해전의 복수전 성격인 '대청 해전'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청 해전 이후 북한의 도발 준비를 소홀히 한 결과가 또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어떠한 식(우연이든 철저한 도발 준비이든)으로든 전쟁은 시작될 수 있고, 이 때 군과 지휘부와 정치력이 어떠한 식으로 발현되느냐에 따라, 별다른 피해없이 잘 마무리될 수도, 대승으로 갈 수도(후에 보복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패로 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위 5가지 사건에서는 군사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의 과정 중, 누가 무능하고 누가 잘못 판단한 것인지는 굳이 여기서 얘기하지 않아도 책을 충실히 읽는다면 각자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인상에 남았던 구절을 옮겨 본다.


1. '지는 전투는 절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또는 불리할 때 그는 철저히 전투를 회피했다.' (P.30)

;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을 분석하며, 대의명분이나 이념 또는 적개심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전쟁에 절대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2. 위기 중에 조직들 사이에서는 내부 갈등이 더 커지는데 그 특징은 네 가지다. 첫째, 각 조직은 '우리 조직이 가장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조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둘째, 위기 상황을 '내가 통제해야 한다'고 여기며 자기 조직의 문제해결 방식, 즉 표준행동절차로 다른 조직까지 통제하려는 속성을 보인다. 셋째, 위기 이후에 자기 조직이 차지할 이익을 계산하면 더욱더 명성과 권력에 집착한다. 넷째, 각 조직 간에는 위기 극복의 성패를 떠나 감정적 갈등과 앙금이 점차 깊어진다. (P.114)

; 제 1차 연평해전에서 각 조직의 갈등을 해석하는 내용인데, 존 스타인브루너의 사이버네틱스 모델하에서의 '적당의 논리'라고 한다. 이 내용은 국가 조직 뿐 아니라 우리가 근무하는 회사 등에도 충분히 대입해 볼 만하다.


3. 바깥쪽에 서 있는 펭귄은 무리에서 가장 힘없는 놈들이다. 힘세고 영향력 있는 놈일수록 특권층이 되어 무리의 중앙에 있게 된다. 결국 펭귄 공동체의 안전을 도모하는 원리는 다름아닌 힘없는 구성원들이 무리의 안전을 위해 희생된다는 점이다. (P.221)

; 결국 안이한 작전 행동과 정부의 무대책, 군 지휘부의 무개념 지휘 등으로 희생되는 것은 국민과 일선 장병들 뿐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든 예이다. 매우 적절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더 가슴이 먹먹해 지는 순간이었다.


4. 서로 자신이 국면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타 조직의 전문성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군정과 군령이 혼재된 상태 (P.244)

; 비단 군의 문제뿐 아니라, MGMT와 TECHNIC이 혼재된 우리 조직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5. 업무를 모르기 때문에 같은 친분이 있는 같은 소속의 군 선배를 찾아가 물어분다. 이렇게 되면 부서 중심으로 업무가 추진되는 게 아니라 또 군별로 사적인 인연에 의해 업무가 추진된다. 10년 후, 20년 후까지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기획하는 전문가들이 거의 전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254)

; 합참의 인사가 꾸준히 전문성을 키우는 인사가 아니라 인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인사이다 보니 업무 추진도 주춤하고 전문성도 결여된다는 얘기. 군의 얘기일 뿐 아니라 다른 조직에도 적용되는 일반론적인 내용이 전개된다.


6. 평소에 하던 대로, 조직의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말단의 조직들에 대해서는 대통령이건 장관이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P. 283)

사실 조직의 업무 수행은 국가적 의지나 전략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조직은 그런 것과 무관한 자신의 표준행동절차나 일상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P.284)

; 군 말단의 관성에 따른 안이한 대응이 지휘부나 정치세력의 압력에도 잘 극복되지 않는 이유, 저자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꾸준한 학습과 노력이 필요함은 자명한 일이다.


7. 전장의 소규모 국지전에서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다만 사후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분석과 현실성 있는 대책이지 핵심전력을 좁은 섬에 마구 쑤셔 넣는 식의 이상한 대책은 흥분 상태에서 책임 추궁을 두려워한 대통령의 조급증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P.305)

; 이 부분은 분명히 새겨 들어야 한다. 냉정하게 사건을 분석하고 현실성 있게 대책을 내려야 할 지도부가 사람도 살기 좁은 작은 섬에 최신식 무기를 잔뜩 들고 들어가서 나중에는 엄폐할 공간이 없어 해안 도로에 방치하게 만드는 이런 명령은 다시는 내려서도 안 되고 듣고 싶지도 않다.


8. 똑똑한 장군 두 명보다 멍청한 장군 한 명이 지휘하는 것이 낫다. (P.327)

; 나폴레옹의 말이라고 하는데, 우리와 우리의 조직은 어떠한가? 고민해 봐야 한다.


9. 정치권력이 중요한 안보 문제를 다룰 때 보이는 정책결정자의 사고방식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했는데, 그 가운데 '기계적이고 일상적인 사고'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현상을 관리하거나 타파하지 않고 참모나 일상적인 조직에 위임해 버리는 사고방식이다. (P.338)

; 김대중 정부의 태도였다고 하는데, 아무런 소신과 신념이 없는 사고방식, 즉 '이도저도 아닌 주관없는 사고'를 했던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그 내용은 다르지만 해악이 되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을 얘기한다.


10. 이제껏 적과 협력하여 평화를 추구한 지도자는 누구나 불행하게 정치를 마감하면서 자신은 희생되었으나 그 대신 전 세계가 전쟁을 초월하여 승리자가 되게 만들었다. 이 점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후에도 핍박을 받는 것은 세계 역사에서 그리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불이익까지 감수하면서 올곧게 평화를 항해 나아갈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 국민은 승리자가 된다. (P.347)

; 지도자의 희생으로 국민이 승리자가 된다. 모든 리더들이 새겨 들었으면 하는 격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해전쟁의 숨겨진 내막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위에서 발췌한 내용을 보더라도 이 사건의 본질과 핵심은 군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군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아까운 우리의 아들들이 산화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이 화염에 휩싸이는 최악의 사태를 경험했지만, 이러한 일들이 우리 사회 조직의 곳곳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내가 사랑하는 가족, 직장, 학교도 마찬가지로 혼란과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위기 관리의 핵심은 각 조직이 서로 자신의 역할과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또한 상대 조직의 역량을 인정해 주고, 조화롭게 사건을 해쳐나가며 또한 과거의 일에서 반성하고 미래에 적용할 만한 귀감을 찾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서해 전쟁'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책은 사건의 내용도 물론이거나와 그 밖에 여러 가지-리더십, 조직문화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 준 책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저자가 인용한 존 스타인브루너의 '사이버네틱스 모델'에 관련된 자료도 꼭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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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서해 전쟁'은 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서해에서 발생한 5가지 사건, 즉


제 1차 연평해전

제 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을 당시 관계자의 증언과 자료를 통해 재구성하여 어떠한 이유로 사건이 일어났으며, 우리의 대처는 어떠했고 어떤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낱낱히 밝히는 책이다. 관련자들의 증언을 가감없이 싣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깊게 파악할 수 있고, 균형 잡힌 해석과 결언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시민으로써 갖추어야 할 비판적 정보 해석 자세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우선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음을 눈여겨 볼 만 하다. 

5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해군 일선부대와 국방부와 합참을 위시한 지휘부, 청와대와 통일부를 포함하는 정부 사이에 생긴 입장 차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해군 일선부대는 전쟁에 돌입한 군인의 입장에서 작전을 완승으로 이끌고 싶어하고, 청화대는 대북 정책의 흐름을 방해하는 어떠한 소요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입장, 합참 등 지휘부는 일선부대와 청화대 간 의견 차를 조율하지 못하는 가운데, 해군 작전에 걸맞는 적절한 지휘도 못 내리는 갈지자 횡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 과정 중 일선 부대의 훈련의 결과가 잘 드러난 '제 1차 연평해전'과 제 1차 연평해전의 전승 결과에 취해 안일한 대처를 보이다 큰 피해를 입은 '제 2차 연평해전', 제 2차 연평해전의 복수전 성격인 '대청 해전'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청 해전 이후 북한의 도발 준비를 소홀히 한 결과가 또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어떠한 식(우연이든 철저한 도발 준비이든)으로든 전쟁은 시작될 수 있고, 이 때 군과 지휘부와 정치력이 어떠한 식으로 발현되느냐에 따라, 별다른 피해없이 잘 마무리될 수도, 대승으로 갈 수도(후에 보복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패로 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위 5가지 사건에서는 군사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의 과정 중, 누가 무능하고 누가 잘못 판단한 것인지는 굳이 여기서 얘기하지 않아도 책을 충실히 읽는다면 각자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인상에 남았던 구절을 옮겨 본다.


1. '지는 전투는 절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또는 불리할 때 그는 철저히 전투를 회피했다.' (P.30)

;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을 분석하며, 대의명분이나 이념 또는 적개심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전쟁에 절대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2. 위기 중에 조직들 사이에서는 내부 갈등이 더 커지는데 그 특징은 네 가지다. 첫째, 각 조직은 '우리 조직이 가장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조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둘째, 위기 상황을 '내가 통제해야 한다'고 여기며 자기 조직의 문제해결 방식, 즉 표준행동절차로 다른 조직까지 통제하려는 속성을 보인다. 셋째, 위기 이후에 자기 조직이 차지할 이익을 계산하면 더욱더 명성과 권력에 집착한다. 넷째, 각 조직 간에는 위기 극복의 성패를 떠나 감정적 갈등과 앙금이 점차 깊어진다. (P.114)

; 제 1차 연평해전에서 각 조직의 갈등을 해석하는 내용인데, 존 스타인브루너의 사이버네틱스 모델하에서의 '적당의 논리'라고 한다. 이 내용은 국가 조직 뿐 아니라 우리가 근무하는 회사 등에도 충분히 대입해 볼 만하다.


3. 바깥쪽에 서 있는 펭귄은 무리에서 가장 힘없는 놈들이다. 힘세고 영향력 있는 놈일수록 특권층이 되어 무리의 중앙에 있게 된다. 결국 펭귄 공동체의 안전을 도모하는 원리는 다름아닌 힘없는 구성원들이 무리의 안전을 위해 희생된다는 점이다. (P.221)

; 결국 안이한 작전 행동과 정부의 무대책, 군 지휘부의 무개념 지휘 등으로 희생되는 것은 국민과 일선 장병들 뿐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든 예이다. 매우 적절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더 가슴이 먹먹해 지는 순간이었다.


4. 서로 자신이 국면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타 조직의 전문성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군정과 군령이 혼재된 상태 (P.244)

; 비단 군의 문제뿐 아니라, MGMT와 TECHNIC이 혼재된 우리 조직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5. 업무를 모르기 때문에 같은 친분이 있는 같은 소속의 군 선배를 찾아가 물어분다. 이렇게 되면 부서 중심으로 업무가 추진되는 게 아니라 또 군별로 사적인 인연에 의해 업무가 추진된다. 10년 후, 20년 후까지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기획하는 전문가들이 거의 전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254)

; 합참의 인사가 꾸준히 전문성을 키우는 인사가 아니라 인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인사이다 보니 업무 추진도 주춤하고 전문성도 결여된다는 얘기. 군의 얘기일 뿐 아니라 다른 조직에도 적용되는 일반론적인 내용이 전개된다.


6. 평소에 하던 대로, 조직의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말단의 조직들에 대해서는 대통령이건 장관이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P. 283)

사실 조직의 업무 수행은 국가적 의지나 전략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조직은 그런 것과 무관한 자신의 표준행동절차나 일상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P.284)

; 군 말단의 관성에 따른 안이한 대응이 지휘부나 정치세력의 압력에도 잘 극복되지 않는 이유, 저자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꾸준한 학습과 노력이 필요함은 자명한 일이다.


7. 전장의 소규모 국지전에서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다만 사후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분석과 현실성 있는 대책이지 핵심전력을 좁은 섬에 마구 쑤셔 넣는 식의 이상한 대책은 흥분 상태에서 책임 추궁을 두려워한 대통령의 조급증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P.305)

; 이 부분은 분명히 새겨 들어야 한다. 냉정하게 사건을 분석하고 현실성 있게 대책을 내려야 할 지도부가 사람도 살기 좁은 작은 섬에 최신식 무기를 잔뜩 들고 들어가서 나중에는 엄폐할 공간이 없어 해안 도로에 방치하게 만드는 이런 명령은 다시는 내려서도 안 되고 듣고 싶지도 않다.


8. 똑똑한 장군 두 명보다 멍청한 장군 한 명이 지휘하는 것이 낫다. (P.327)

; 나폴레옹의 말이라고 하는데, 우리와 우리의 조직은 어떠한가? 고민해 봐야 한다.


9. 정치권력이 중요한 안보 문제를 다룰 때 보이는 정책결정자의 사고방식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했는데, 그 가운데 '기계적이고 일상적인 사고'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현상을 관리하거나 타파하지 않고 참모나 일상적인 조직에 위임해 버리는 사고방식이다. (P.338)

; 김대중 정부의 태도였다고 하는데, 아무런 소신과 신념이 없는 사고방식, 즉 '이도저도 아닌 주관없는 사고'를 했던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그 내용은 다르지만 해악이 되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을 얘기한다.


10. 이제껏 적과 협력하여 평화를 추구한 지도자는 누구나 불행하게 정치를 마감하면서 자신은 희생되었으나 그 대신 전 세계가 전쟁을 초월하여 승리자가 되게 만들었다. 이 점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후에도 핍박을 받는 것은 세계 역사에서 그리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불이익까지 감수하면서 올곧게 평화를 항해 나아갈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 국민은 승리자가 된다. (P.347)

; 지도자의 희생으로 국민이 승리자가 된다. 모든 리더들이 새겨 들었으면 하는 격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해전쟁의 숨겨진 내막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위에서 발췌한 내용을 보더라도 이 사건의 본질과 핵심은 군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군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아까운 우리의 아들들이 산화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이 화염에 휩싸이는 최악의 사태를 경험했지만, 이러한 일들이 우리 사회 조직의 곳곳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내가 사랑하는 가족, 직장, 학교도 마찬가지로 혼란과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위기 관리의 핵심은 각 조직이 서로 자신의 역할과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또한 상대 조직의 역량을 인정해 주고, 조화롭게 사건을 해쳐나가며 또한 과거의 일에서 반성하고 미래에 적용할 만한 귀감을 찾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서해 전쟁'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책은 사건의 내용도 물론이거나와 그 밖에 여러 가지-리더십, 조직문화 등에 대해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 준 책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저자가 인용한 존 스타인브루너의 '사이버네틱스 모델'에 관련된 자료도 꼭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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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타 직원식당 + 타니타 저염식 다이어트 레시피 세트 - 전2권
주식회사 타니타 지음, 지희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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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염식 식단이 나오기까지의 간단한 내용과 레시피가 전부입니다.

레시피를 서평에 넣을 수 없으니 서평도 간단하게만 정리합니다.


타니타식 저염식 식단.


<책 구성>


저염식 식단을 꾸리게 된 계기.

현황.


한달치 한끼 레시피(500Kcal, 소금 2-3g을 넘지 않음) 제공

반찬없는 한그릇요리(일품요리) 레시피 제공


<주요 내용>


신규직원 인터뷰 중 사장의 충격


"대기업병에 걸렸다."

체중계를 만들고 헬스케어 회사로 성장하기 원하는 회사에서 비만직원이 나온다.


직원 식당을 개선하자.

사장이 자발적으로 식당 직원들과 고민.

다이어트 프로그램 등을 마련.

직원들에게 강요는 없었음.


직원 및 고객 반응 폭팔적

병원 및 대도시에 2,3호점 오픈


<교훈>


내가 쓰지 않는 제품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은 직원이다.

직원에게 잘 하는 것이 고객에게 잘 하는 것이고,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는 방법.


<TODO>


레시피대로 만든 식사는 책 홍보 문구와는 반응 차이가 있음.

"너무 싱거워 초반에는 먹기 꺼려짐."

그래도 시도할 가치는 충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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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불편을 팔다 -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뤼디거 융블루트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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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광명에 문을 열기로 하면서 우리 나라에도 크게 이슈가 된 IKEA는 사실 스웨덴의 작은 가구점이었다. 생각해 보자. 떠올리면 생각나는 몇몇 가구 거리가 있을 텐데, 거기에 늘어서 있는 많은 가구점 중에 하나였을 IKEA를. 오늘날 IKEA는 미국 내에서 3위 가구 업체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3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2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공룡 기업이 되었다. 


이렇게 작은 기업이 큰 기업으로 발전(?)하기까지 그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창업자는 어떤 경험과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IKEA의 시작과 현재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고, 더불어 잉바르 캄프라드의 개인사에도 적잖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전략이 무었이었는지 11개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개인적으로 별 흥미가 없는 부분이라 건너뛰기로 했다. 캄프라드의 성격이나 인색함 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2부에 더 관심이 가기도 해서 2부를 먼저 읽고 내키면 1부를 읽겠다고 생각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요인을 11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지만 하나하나 나열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임팩드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그 중 임팩트가 있었던 몇 내용만 추려본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를 먼저 디자인한다." p.181

;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가격을 가장 중시했던 경영자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가격을 희생하는 일은 그의 사전에는 없었다. 그는 새로운 시장에 매장을 오픈할 때, 그 시장의 평균 가격대를 살펴보고 가장 대표되는 상품의 가격을 1/3이나 그 이하로 줄여서 책정하고 제품을 개발/판매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품질이 아니다. 일정적인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 .... 가구의 실제적인 이용가치에 초점" p.184

; 품질 역시 이케아가 추구하는 제1가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두달 사용하면 더 이상 못 쓰게 되는 저질 제품을 만들었던 것도 아니다. 품질은 한 세대에서 사용할 만큼만 확보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북유럽과 미주의 합리적 소비형태에는 어필하는 바가 있었다고 한다. 다만, 영국과 일본 같이 하나의 제품을 오래도록 사용하도록 문화가 다듬어진 나라에서는 약간의 부침도 있었다고.


"이케아의 비결은 처음부터 합리화에 있었습니다. .... 컨베이어 벨트를 거실까지 연장한 것입니다." p.222-223

; 이케아의 가격정책을 뒷받침하는 데는 고객의 몫도 컸음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고객에게 직접 조립을 맡김으로써 제작비용과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이 고객에게 귀찮음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고객의 참여가 오히려 제품의 컨셉을 독특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케아에서 고객은 혼자 움직이고 혼자 결정한다." p.227

; 옆을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거나 부담스럽게 하는 매장 직원이 없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잘 캐치했다는 평가.


"성인을 위한 레고" p.230

"참여할 수 있다는 기쁨" p.230

; 고객에게 조립의 수고를 넘기면서도 오히려 고객에게 또다른 기쁨을 선사하게 되었다.


"인테리어 성경" p.235

; IKEA의 홍보방법 중 가장 비중이 크고 효과적인 카탈로그를 빗대 인테리어계의 성경이라고까지 한다는 데서 IKEA의 성공 비결 중 하나를 볼 수 있었다.


"핫도그 일화" p.246

; 이케아의 경영원칙은 매장 내의 모든 물품에 공통 적용되는 데, 식품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핫도그를 이케아 매장에서 팔 때의 일화가 대표적 예이다. 핫도그를 시중의 반값으로 팔기 위해 1) 고객의 수고를 이용(소스, 양파, 피클 등은 고객이 직접 넣어 먹는다.) 2) 가구 판매 수익금을 핫도그의 비용 보전에 사용하지 않고, 핫도그는 핫도그 대로 비용과 수익이 균형있게 판매되어야 한다.


식음료를 판매하는 방식은 일정부분 코스트코와 일치하는 면도 볼 수 있는데, 코스트코도 고객에게 서비스의 일부를 넘김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식자재를 자사 매장에서 직접 공수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수익관련 철칙이 코스트코에서도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인지는 의문.


"창업자로써 이케아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p.255

; 경영자의 믿음이나 철학이 경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그의 자서전격인 책 <어느 가구상인의 유언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경영 원칙에 반하는 어떤 직언도 서슴없이 내치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르게 하고 서로 존칭을 생략하는 등 격의 없이 대하게 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러한 경영 방침은 때때로 직원들에게 IKEA가 일터일 뿐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는 경험도 제공하는데 "1999년 10월 9일"의 1일 판매금을 모두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제공한 것(p.263)이 대표적이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문득 어떤 기업과 사람이 생각나는데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이다. 

캄프라드와 잡스는 기업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시도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고, 기업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세금 회피로 나타나기도 한다.)도 비슷하다. 자신이 번 돈을 환원하는 데도 인색하고, 몸소 검소를 실천하는 면도 그런 듯 하다. 무엇보다 자신 만의 독특한 경영 철학으로 기업을 자기 분야 최고의 반열에 올렸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기업을 비교해 보면 고객의 충성도가 남다르다는 점, 디자인, 판매, 홍보 등에서 업계를 선도한다는 점도 그렇다. 


잡스의 죽음과 함께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갈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제왕적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수장이 없어졌을 때, 대부분의 회사가 겪는 부침이리라. 그래서 두 기업 모두 후계자의 선택에 신중을 기했고 한 기업은 평범하게 전락하는 전조가 보이고, 다른 한 기업은 아직 평가가 시작되지 않았다.


제품이 좋아 기업의 팬이 되고, 경영자의 팬이 되고, 기업의 미래에 함께 고민하게 되는 몇 안되는 기업. IKEA와 애플이 닮은 이유이고, 두 회사의 미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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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윤태호 작가는 항간의 화제였던 '이끼'는 보지도 못한 내가 한겨레에 연재했던 '내부자들' (흐지부지 끝나버린) 을 통해 주목하게 된 '만화가'이자 '스토리 텔러'이다.

그가 바둑 만화를 낸다기에 모르긴 해도 바둑 스토리만 그리진 않을꺼야 라고 짐작은 했었지만, 정말 직장인들에게 딱 와닿는 이런 만화를 그릴 줄은 몰랐다.

바둑연구생->프로입단 실패->인턴->계약직으로 아직 인생의 정점에 다다르지 못한 장그레씨. 그와 그의 팀원 이야기는 어느 부분은 내가 겪은 이야기이고, 어느 부분은 우리 옆팀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한장한장 몰입해 보게 된다. 

매 화마다 첫장을 장식하는 바둑 기보는 온라인판에서는 그냥 기보일 뿐이지만, 제본된 책에서는 각 화를 설명하는 화두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점도 매우 재미있다. 바둑을 좀 볼 줄 아는 사람에게는 만화의 내용과 함께 또다른 감흥을 주는 것 같다.

비록 대기업 상사맨과는 거리가 먼 직종의 미생이 보기에도 적절한 수준의 만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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