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모시기 - 조엘 온 소프트웨어 시즌 2
조엘 스폴스키 지음, 이석중 옮김 / 위키북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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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온 소프트웨어 시즌 2 - 똑똑하고 100배 일 잘하는 개발자 모시기



조엘 스폴스키는 IT계의 인기블로거로 이 책은 IT 전반에 관한 성찰과 해학이 돋보이는 조엘의 인사 관리 지침이다.

책 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일 잘하는 개발자는 어떤 사람인지, 그런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어떻게 리크루트해야 하는지 면접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잘 뽑은 사람을 통해 어떻게 하면 조직을 성공하도록 이끌 것인지 management 전반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처음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위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조엘의 책 중 안 본 책이었기 때문이었는데, 현 시점 내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재 나의 상황은

  1. 신규 팀을 맡아 좌충우돌하고 있다.
  2. 신규 인력 충원에 애쓰고 있다.
  3. 개인과 팀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좋은 책을 보게 된것을 감사하며,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첫 째로 인터뷰 스킬에 관한 감상이다. 우리는 인터뷰 중 압박 면접이라는 이름으로 면접자가 당황해 할만한 질문을 하거나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거나 한다. 이러한 상황을 잘 대처하는 것이 신규 사원을 뽑는데 어떠한 도움이 될지 막연하게 기대만 하면서 말이다. 조엘은 소위 "아하!" 질문을 삼갈 것을 권하는데, 그 이유는 "아하!" 질문과 같이 한번 답을 알고 나면 넌센스 퀴즈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는 변별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포인터와 재귀함수에 대한 질문을 필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에도 적절한 질문내용으로 보였고, 개인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판단하는데 포인터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

조엘은 서류 면접과 전화 면접을 통해 대면 면접이 필요한 인원을 최대한 추려서 면접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도 최근 시작한 면접 방식으로 개인적으로는 전화 면접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다 만, 조엘은 사람을 뽑을 때 적합하지 않은 사람, 의문이 남는 사람은 절대 뽑지 말 것을 주문하는데, 이미 이력서 검토와 전화 면접을 통해서 적절하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걸러졌을 것이기에 대면면접에서 위와 같이 상황을 맞이할 확률은 적다고 한다. 물론 적절하지 못한 사람을 뽑아서 입사 이후에 소요되는 나머지 인원의 생산성 하락도 무시할 수 없지만, 우리같이 인력 충원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는 제안으로 보였다. 


두번째로 팀 관리 및 동기 부여에 관한 감상이다. 사실 이 부분은 전체 7개 장 중 하나의 내용일 뿐이지만, 요즘 업무와 맞물려 큰 공감이 있었던 부분이다.
IT 기업에는 특히 다양한 유형의 기여자가 존재하는데, 주어진 업무(개발)에 충실한 일반적인 기여자가 있는 반면, 개발에는 소양이 부족하지만 문제 분석 및 버그 해결에는 탁월한 기여자, 개발 방법론에 집중하여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하는데 소질이 있는 기여자, 관리를 통해 팀 전체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관리형 팀장 등이 모두 IT기업의 기여자라고 한다.
조엘은 관리의 방법으로 크게 3가지 안을 제시하는데,

  1. C&C에 의한 방법
  2. 'Econ101'식 관리 방법
  3. Identity 관리 방법

이다.


첫째로 C&C에 의한 방법은 군대에서 상명하복식의 명령체계와 유사한 관리 방법이다. 이 관리 방법은 일반적인 사무에는 적절할지도 모르지만 IT 개발 부서에서는
  • 명령 복종에 대한 거부감
  • 미시적인 관리가 불가능함(기본적으로 관리자수가 부족하고, 아래로 동일한 업무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 A는 A의 일, B는 B의 일이 있음)
  •  개발자가 팀장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짐

때문에 쉽게 성공할 수 없는 관리 방법이라고 한다. 이 관리의 핵심은 상명하복할 수 있는 복종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군인이 아니고서야 이러한 훈련이 쉽지 않고 성과도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Econ101'식 관리 방법은 Econ101의 의미를 파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con은 economy의 약자이고 101은 학과 과정중 대체로 개론 부분이 101임을 감안하면 "경제학 개론에 의한 관리 방법"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방법은

  • 조직원의 사기를 보상(돈)으로 유혹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 동기 유발을 포상과 불이익 등 금전적인 채찍과 당근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
  •  내재적 동기유발이 아닌 외재적 동기유발
  •  국소적인 성과 극대화 (버그지수가 낮으면 성과금을 지급하겠다! 등)
  •  방임 - 가르치는 대신 결과에 대한 보상, 책임을 회피

가 주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서 조엘의 냉소적인 대음 문단이 기억에 남아 적어 보겠다.


"개발자들은 이처럼 영악하다.

회사가 아무리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해도 저들은 회사의 평가 기준에 맞게 자기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회사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identity 관리 방법인데, 조엘이 추구하는 관리 방법이라고 한다.

  • 조직의 목표가 대체로 고결, 사회적으로 바람직
애플, "우리는 획일주의에 반대한다."
  • 정보를 공유, 개개인의 결정에 반영

개 인의 동기를 유발하는 방법이 외부에 있지 않고 개인의 내부에 있으며 이러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관리 방법이라고 본다. 최근 성행하는 관리 기법들을 보아도 함께 생각하고, 동의를 구하여 행동하며, 성과를 나누는 등 조엘이 주장하는 관리 방식을 따르는 회사가 많아지는 것이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부록으로는 12가지 단답형 질문을 통해 건전한 IT조직인지 개선이 필요한 조직인지 알아보는 조엘 테스트를 요약하여 실어 놓았는데, 기존에 "조엘 온 소프트웨어"에서 읽은 내용이지만,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추려서 정리한다.

 

8. 프로그래머들은 조용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는가?
우리 회사에 제일 시급한 문제이며, 조엘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개인별 사무실을 마련하지는 못하더라도 팀별로라도 방해받지 않을 조용한 근무 환경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다.
9. 최고급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가?
조금 다른 유형이지만 우리 개발 환경은 컴파일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또 하나의 생각은 조엘은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서 리크루트를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꿈같이 생각하는 환경(의자, 개인사무실, 면접일정/대우, 개발 환경)을 블로그와 책을 통해 끊임없이 소개하면서 이 책을 읽는 잠재적 구직자에게 회사를 홍보하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입사하게 되는 경력자들이 꽤나 많다고 한다.


오랜만에 블로그 스타의 글을 읽으며, 개발자의 미래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했다. 또한, 팀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다.

Smart, Get Things Done!

조엘이 추구하는 인재형인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동의할 거라 생각한다. 스마트하게 일이 잘 처리되도록 하는 인재를 찾고 그러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는 개인적 다짐을 해 본다.

#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 보고 싶은 회사로 '구글', 'SAS', '애플', 'MS' 등이 있었는데, 조엘의 '포그 크릭'도 추가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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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팩토링 Refactoring - 코드 품질을 개선하는 객체지향 사고법
Martin Fowler 지음, 김지원 옮김 / 한빛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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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청사의 `리펙토링` 번역서와 비교하여 일부는 더 이해가 빠르게 번역되었고, 일부는 기존 번역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청사의 책은 절판되었기 때문에 선택권이 없으므로 이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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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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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곧은) 말이라기 보다 독한 말 '직설'을 읽고

2010년 6월부터 1년간 한겨레에 매주 연재한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1년 총 50회 연재분을 모은 책이 바로 '직설'이다.

역사학자 한홍구와 작가 서해성은 노 대통령의 서거를 자신들만의 1년 탈상 후, 둘이서만 신문을 내어 과거 입바른 자들이 못하던 얘기를 신문에 담아 내기로 하였는데 한겨레 고경태 기자의 기획으로 한겨레의 지면을 빌게 되었다.

'직설'은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이지만, 여타 인터뷰와 달리 인물의 신상이나 신변 잡기적인 얘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제목인 직설에 맞게 다이렉트로 묻고자 하는 질문을 독하게 묻는다.

연재 4회만인가 정치인 천정배와의 인터뷰 중 '놈현 관장사'를 운운했다가 맞은 역풍은 그들이 어느 정도까지 독한 마음을 먹고 인터뷰를 시작하고자 했는지 잘 보여준다.

'직설'은 인터뷰어는 질문하고 인터뷰이는 답변하는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인터뷰어인 서해성과 한홍구는 때로 자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인냥 스스로 답변도 하고, 질문자들과 싸우기도 하면서 직설을 끌고 나간다.

특히나, 야당의 인사뿐 아니라 여당의 쇄신파, 중진 등을 인터뷰할 때는 마치 칼 하나씩 차고 앉아 사생결단이라도 낼 것 처럼 가차 없이 질문과 논쟁을 퍼붓기도 한다.

'직설'에서 대부분의 내용은 세상의 팍팍함, 정권에 대한 반감, 불의에 대한 분노로 귀결된다. 이는 어느 분야의 인터뷰이가 나와도 변하지 않는 큰 줄기로, 기실 이러한 감정이 없었다면 이 책 '직설'이 나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만나고 싶었던, 만나서 그 속내를 듣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질문을 던진다. 어두운 시기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과거에는 어떠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공공연히 정부와 수반을 욕하는 '직설'은 숨죽여 살 수 밖에 없었던 우리 민초(요즘은 서민,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리는)들의 대리자 또는 아바타로써 1년간 달려왔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궁금하지만 우리 시대에 다시 없어야 할 '직설'을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아쉬워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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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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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안사람의 지인이 결혼하는 소식을 들을 겸 식사 대접을 하는 자리가 있었다. 딸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매우 불안해 해서 모녀가 함께 나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거리가 꽤 멀어 차로 대려다 주고 마치면 태워 오는 것으로 나의 자유 시간을 허락 받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외출에 들뜬 안사람을 뒤로 하고 책과 노트북이 담긴 한 가방을 울러 매고 도착한 곳은 평소에 거의 가지 않는 외국계 커피 전문점이었다.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사이즈 중에서 메뉴에도 없는 가장 큰 잔)을 들고 자리 잡은 나는 간단한 요기도 해결하고 안사람이 이야기를 충분히 마치고 나올 시간 만큼을 보낼 수 있을 아지트를 마련했다. 적어도 2-3시간, 책 좀 보다가 지겨우면 인터넷도 좀 하다가, 그럭저럭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고 예상한 참이었다.

얼 마전 전자책으로도 출판되어 구매해 놓았던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볼 참이었다. 안철수 (후보? 원장? 내 입에 잘 붙는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후보가 그끄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거니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두어야 투표시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난 회사의 사장으로 평가하는 성격/인품과 후보로 나서는 지금을 구분하여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난 회사의 사장님이라고 하여 묻지마 투표를 할 순 없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안사람이 볼일을 마치고 호출하는 시간까지 3시간 동안 자리 한 번 안 뜨고 정독, 완독 하고야 말았다.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집중력이며, 진득함인가?)

우선 이 책은 쉽다. 인터뷰북 특유의 대화체도 이유겠지만, 인터뷰어의 내공을 짐작케 하는  주제별 질문이나 추임새 등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주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듣듯 이해가 빠르도록 돕는다.

책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한다. 평소 내 생각이 민주/진보 쪽에서도 진보에 가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중도에 가까운 성향이라 평가 받는 안 후보의 생각에서 오히려 관행이나 필요악이라는 미명 하에 용인 받아오던 구습의 철폐를 듣노라면 나의 위치가 어딘지 다시금 묻게 된다. 그만큼 민주/진보 세력에도 미처 깨닫지 못한 구습이 많이 남아 있어서 일까. 
더군다나 당장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우선 시행하는 실천력 부분에서의 설득력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울림이 두어 번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생각'을 엿보면서 였다.
교 육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방 전문대의 평생 교육장 활용과 EBS의 역할을 주문하였는데, EBS가 지원받는 수신료 %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한전이 가져가는 수수료보다 적다는 대목에서 그랬고, (이 부분은 평소 EBS의 다큐를 즐겨보고 EBS의 역할이 증대되기를 바라는 애청자인 나의 입장과 완전히 동일) 최근 문제시 되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해법을 보면, 원금을 탕감하는 등의 포퓰리즘적 정책이나 집을 담보로 다시 빚을 내거나 '제집 세살이'를 하라는 책상 머리들의 '대책 없는 대책'이 나오는 이 마당에, 원금은 갚되 장기 상환으로 돌리고 만기 일시 납부형이 아닌 원리금 분할형을 제시하는 것(프리워크)은 지극히 당연하고 그래서 후보의 균형 잡힌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전세살이의 설움을 안다는 한 줄을 가지고 (정말 한 줄 나왔다.) 공격에 나선 얼간이들이 다시금 생각났다.

용산 참사나 강정 마을 사태, 4대강 문제, 쇠고기 수입/FTA 문제 등 주어진 현안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현실에 녹여내는 일이 남았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다.

다만, 책의 경제 관련 내용과 달리 대선 출마에는 이러한 기조에 반하는 인물이 등장해서 우려가 되었는데, 도와 주는 다른 분들이 잘 제어해 주실 거라 믿는다.

이 전에 봤던 사장님으로서의 인상과 십수 년이 지난 지금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이 인상에 남는다. 적어도 내가 지켜본 10여년은 항상성이 있었다는 이야기. 앞으로의 선택과 결과가 어떻든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만이 아니라 실천하실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 함께 읽으면 좋을 글

http://tinyurl.com/9fhqg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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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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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철학자인 한병철의 피로사회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현대 성과 사회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착취당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즉, 과거 규율 사회에서 노동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착취하면서 발생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뉜 행위라면 현대에 와서는 스스로의 결정으로 자신이 자신을 착취하는 이른바 자기 착취가 행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형태의 이면에는 규율사회(부정성에 근거한, 경계가 확실한, 피아가 구분되는) 시대에서 성과사회(긍적적 요소가 과잉한, 주도적 자아를 강조하는) 시대로 사회 형태가 넘어가는 과정에 이유가 있다. 이러한 시대 변화는 개인의 쉼과 자기 성찰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오로지 성과에 심취해 자기 착취 혹은 도핑까지도 서슴지 않게 만든다고 진단하고 있다.

철학서인 만큼 문어체가 주는 딱딱함과 난해한 표현이 얇은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든다. 더욱이 독어 원문을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는 어색함도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데 한몫 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책을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피로하고 성과에 목말라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이유를 이 책보다 더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 없기 때문이다.

철학서이니만큼 현상에 대한 분석은 있으되, 해결책 제시는 좀 약한 감이 없지 않나 싶은데 저자의 주장(또는 역자의 해석)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 자체가 문제 해결의 시작이며 시대적 현상을 거스를 수 없는 만큼 현상을 인식한 개개인이 자각과 반성을 통해 성과 사회의 끝없는 유혹을 뿌리치자는 것이다. 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이지 않을까..

어쨋든 성과사회에 끝없는 자기착취에 무심고 피로와 우울에 쌓여 있으면서도 원인을 외부로 돌리게 되는 현실에서, 적어도 피로사회의 일원인 내가 왜 피로한지, 원인이 누구에도 있지 않고 피로 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 있음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이 가지는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라고 쓰고, 다시 읽어야 함. 너무 어려움. 머리 회전이 빠릿빠릿하던 대학 때도 안 읽은 철학서를 읽으려니 머리가 터질 것 같고 피로함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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