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김민준 옮김 / 자화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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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수많은 번역이 있는 책이다.
처음 만났던 이방인은 김화영님의 번역이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는 대부분 먼저 만나는 번역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젠 역사가 되어가는 대형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속 이방인을 처음 만났던 때는 중학생 무렵이다. 정말 단순히 친구가 읽어봤냐?는 한마디에 나도 문학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서 집어 들었었다. 상대적으로 얇은 두께 잠깐 훑어 봤을 때 생각보다 쉽게 다가온 문장. 그리고 직전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덕분에 자신감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때 독서장에 "분명 책을 다 읽긴 했는데 하나도 읽지 않은 기분이다."라고 적었을 정도로...

그리고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 청소를 하다가 눈에 띄어 갑작스럽게 펼쳐 들었던 기억도 있다.
중학생 때 마주했던 책과 같은 이방인, 그때는 순간 뫼르소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기록했다.
아마도 이 땐 세상에서 동떨어진 이방인처럼 느껴지던 고민이 많던 시기여서 그랬을지 모른다.

군 생활 중에 세 번째 이방인을 만났다.
습관처럼 읽어 내던 책들 사이에 있어서 읽었던 이방인에서는 '뫼르소'이 사람은 뭐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했다. 소설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이때 처음 했다. 태양에 무슨 의미가 있기에 총을 쐈을까?
그 순간이 어떤 순간이었기에 사형을 언도받기까지 했을까? 다시 읽어봐도 찾을 수 없던 그 이유에 아직 세상을 덜 살았구나 싶은 생각으로 마무리했던 기억.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대학생활 후반 문학동네의 버전으로 '이인'이란 제목의 이방인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 여섯 번째 이방인을 읽었다.

아마 어린 왕자와 데미안 다음으로 여러 번 읽은 책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읽었으나
단 한 번도 카뮈의 뫼르소를 온전하게 파악했다 싶은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한때 원서로 읽으면 어떨까 싶어 기초에 도전했던 적도 있었지만
영어 단어 암기도 빠듯했던 때에 쉽게 포기했기에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 만난 '뫼르소'역시 모르쇠다.
뫼르소란 인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무엇을 하든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의미 없다 말하는 그
어찌 보면 속과 겉이 너무 똑같은 솔직한 사람,
그렇기에 불편하도 이상해 보이는 사람.

그에게 '태양'은 어떤 의미였을까?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고, 1부와 2부의 뫼르소는 다른 인물이 되어 버린다.
1부를 모르고 2부를 봤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까?

카뮈가 살아 있다면 직접적으로 한 번쯤은 물어볼 텐데...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인 뫼르소를 우리는 왜 자꾸 찾게 되는 걸까?
어쩌면 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화상에서 출간한 이방인은 포켓북, 또는 핸디북이라 하는 작은 책이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어디에서든 쉽게 꺼내 읽어도 부담가지 않은 가벼움까지 겸비했다.
지난 3주라는 시간 읽고 또 읽었지만 카뮈의 문장에서 결국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여전히 '뫼르소'라는 인물은 국회의원들의 말처럼 '모르쇠'로 남았다.

아마 카뮈의 작품을 섭렵하고 삶이라는 경험이 늘어나면 그를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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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계절
백가희 지음, 한은서 그림 / 쿵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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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는 계절
하루 끝에 지나간 사람들을 떠올린다.
"서로의 곁을 떠나 각자의 삶을 찾아러 간 나의 모든 당신들에게 바친다."는 저자의 말이
봄비처럼 내려 마음을 적신다.

하루 끝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책을 펼쳐 글자들이 만들어 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일
재미있고 신나는 일들, 울다가도 웃게 되는 이야기, 화나기도 하고, 분노에 휩싸이기도 하는
그러다 결국에는 미소로 마무리 되는 일.
책의 마지막 마침표를 읽으면서 다시 내가 살아가는 세상으로 돌아 올때 느끼는 행복

그 행복이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늘 재미있는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

 

"내 불행을 모조리 팔아
찰나의 행복을 사는 일이 사랑이기도 했다."

이 문장이 사무치던 밤이 있다.
찰나의 행복을 사는 사랑
내가 없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수 많은 지난날의 밤
아련하게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잠시나마 웃음을 지었던 밤

다시 떠올리는 그 때의 그 행복했던 날들이 봄이란 계절을 쓸쓸하게 만든다.

 

"당신과 만나서 처음부터 행복했고, 당신과 만나지 못해서 끝까지 불행했다."

비가 내리던 밤에 이 문장을 만났다.
봄비였다.
봄날에 화사하게 핀 꽃처럼
밝게 웃으며 다가왔던 사랑

사계절의 끝을 앞두고
겨울 비처럼 시리게 적시고 떠나간 사랑.

어린날 사랑의 속도가 달랐던 그 때가 떠올랐다.
지금에선 잠시 그런 때도 있었지 하며 흘려보내는 추억속의 장면들...

불행조차 시간 앞에선 먼지처럼 흩날려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았다.

 

"이유도 모른 채 '어쩌다' 폭삭 물들어버려서, 갇혀버렸다. 이제 어쩐다. 세상 곳곳이 당신이다."

분홍이었던 내 세상은 파랑으로 물들였던 사랑이 있다.
너무 진한 파랑색이라 아직까지도 어쩌면 영원히 파란색으로 지낼 지도 모르게 만든 사랑.
세상 곳곳이 당신이라는 말에 파랑으로 가득했던 세상들이 생각났다.

하늘이 파란색이어서 하늘 만큼 사랑해
바다가 파란만큼 사랑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를 푸른별이라고 하잖아.
그렇게 푸르른 파랑이라서 지구만큼 사랑해.
세상 그 어떤 파랑이 영원하면 그 영원까지도 사랑해.

이제 막 사춘기를 지나올 무렵에 썼던 편지 속 고백들이
서른의 초반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밀려온다.
홀로 살아갈 수 없어서 당신이라는 사랑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럼에도 너무 부족하기에 혼자가 좋다는 생각.
언제쯤 사랑이란 자신이 생기게 될지 모르겠다.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그 시간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물음표의 사간을 살아가고 있다.
한 동안은 아팠고, 한 동안은 애써 외면 했던 시간들이 지났는데.
여전히 새로운 시작에선 망설여진다.
너무 컸던 교통사고의 트라우마처럼

아물지 못한 상처가 남아있는 것 같다...

 

유독 별이 빛나는 밤.
구름 한 점 없어 밤하늘이 참 맑게 느껴지던 날
수 많은 반짝임 속에서 마음에 들어오는 '우리'라는 말.

'우리'라는 말을 쓰기 위해선 '너'와 '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줬던 사람
어디선가 다른 '너'와 '우리'라는 말을 쓰며 살아가고 있을 사람.
우연히 마주하면 난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직은 잘 모르겠을 그 시간과 사랑이란 이름...

어느날 운명처럼 사랑을 전제로 '우리'라는 말을 함께 쓸 수 있는 그녀를 기다린다.

 

나에게도 있었다.
당신이라는 내 일상을 차근차근 잃어가던 낮과 밤.
익숙해졌다는 이름으로 너무 안일했던 시간.
돌고 돌아 다시 찾아오는 계절처럼.
시간이 흘러 피고 지는 것이 반복되는 꽃처럼.
당연했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몰랐던 날들의 계절...

 

 

백가희작가의 "너의 계절"
지나간 계절 속에 숨었던 사랑의 시간들을 불러온다.
너라는 계절이 있어 무더웠던 여름마져 상쾌했고,
너라는 계절이 있어 세상을 얼리던 한파마져 포근했던
마법같은 계절들이 나에게도 있었음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봄이라는 계절
불어 오는 '사랑'이란 바람이 있다면
살랑이며 속삭이고 싶다.

너와 나, 우리 함께
서로의 계절이 되어 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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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 유수연 토익 실전 모의고사
유수연 지음 / 사람in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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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토익 950 최상위 문제 실전 모의고사가 나왔어요.
20대 목표를 세우고 하나하나 이뤄가며 인생을 살아가는 언니로 방송에 나왔던 바로 그녀!!!
영어 하나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바로 그 언니, 아니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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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영단기 토익 대표 강사인 그녀가
토익 950점 이상을 바라는 사람들이 풀어야 할 문제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기치로
실전 모의고사 문제 600제를 담았습니다.
뻔한 문제는 NONO
혼공족에 특화된 강력한 해설 강의 노트!!
핵심을 찌르는 동영상 강좌는 무료!!
LC 실전 / 복습용 MP3 파일까지!!
토익 고득점을 바라는 사람에겐 정말 딱 맞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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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이 있죠!!! 실제 시험과 다를 수 있다.!! 아니 분명 실제 시험과는 다를 거예요.
왜냐면 최상의 난도 10%에만 집중한 600문제이기에.
토익 900점 이상이면 다 거기서 거기다?
950점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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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득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파트 1부터 전략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에 취약했는지 한번 돌아보며 공부의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죠.
그래요 토익 950점 고득점에서는 이젠 무작정 암기하는 것이 아닌 전략이 필요합니다.

1. 사진을 미리 보고 음성이 나오는 중에도 계속 확인을 해야겠죠.
2. 받아쓰기!!! 이건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워낙 책을 깨끗하게 쓰는 습관 때문일지도 모르죠.
    들리는 데로 그중에서 핵심적인 한두 단어는 꼭 받아써보는 것.
3. 소거법!! 정말 단호해야 됩니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하고 단호하게 지워야 돼요!!
4. 정답 확인!! 그렇죠. 오답을 지워나가면 정답으로 보이는 것은 단 하나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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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전 몰랐어요.
파트 2. 꼭 한두 문제는 틀리는데.
기본적인 질문과 답변의 유형은 15개뿐이라고 하네요.
출제율이 많은 곳에서 난이도 있는 문제가 꼭 틀리는 것 같아요.
특히 간접 상황과 모르겠다는 답변!!! 여기에 집중해서 공부의 방향을 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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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3 불변의 법칙!!
1. 정답은 대화의 진행 순서대로 등장한다.
2. 정해진 유형의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3. 대화는 구체적인 사실/상황으로 표현되나 정답은 포괄적으로 묘사된다.
4.MAN(남자) 질문은 남자의 대사에서 답이 나온다.

이런... 전 여기서 네 번째의 법칙을 몰랐어요.
법칙만 알았더라면 두문제는 더 맞췄을 텐데.!!!

화자의 의도를 묻는 문제 풀이 전략
1. 화자 의도와 같은 뜻의 보기는 제거한다.
2. 포괄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것이 정답이다.
3. 해당 위치에서 연결어를 확보하자.

시작 자료 연계 문제 풀이 전략
1. 대화에서 언급된 보기는 정답이 아니다.
2. 일정표는 일정의 변경, 취소 등을 확인하라.
3. 지도 관련 자료는 장소 전치사가 게임의 룰을 정한다.
4. 그래프는 서수, 최상급, 수량에 대한 언급에 답이 나온다.
5. 브로슈어, 쿠폰, 영수증은 잘못된 정보를 찾는 것이 정답이다.

와 전략이 참 기가 막히죠.
토익을 공부하면서 이미 알고 있는 전략도 있지만.
미쳐 연습되지 않는 전략도 있었어요.
토익 고수로 가는 길...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면, 전략을 세운 공부를 통해서 시험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시험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말!
토익은 그래요. 인생에 기회를 잡는 전쟁과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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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4 불변의 법칙
1. 정답은 담화의 진행 순서대로 등장한다.
2. 정해진 유형의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3. 대화는 구체적인 사실/상황을 표현하나 정답은 포괄적으로 묘사된다.
4. 담화의 전개 방식이 패턴화되어 있다.

회의와 전화 메시지에서 꼭 실수하게 되는데요.
파트 4 불변의 법칙을 보면서 훈련을 하다 보면 한두 단어 놓쳐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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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5&6에선 기초 확인 사항이죠.
아니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휘 싸움이에요. 토익에 나오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면 문맥을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가!!!
아!! 문맥을 보고 유추가 된다면 이미 990점을 유지하고 있는 실력이겠죠.

1. 문장의 구조 분석을 통해 품사의 배열과 문법의 근거를 찾아라.
2. 문제 해결을 위한 문법 사항을 정리해 두 자.
3. 문장 중에 답 결정 단어를 찾아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확보하라.
4. 어휘는 언제, 누구와 출제되는지를 함께 암기하라.

저는 이 중에서 네 번째에 집중해 봅니다.
문법에는 나름 자신!! 여전히 잘 암기되지 않는 어휘가 문제죠.
언제, 누구와 출제되는지 함께 암기하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지금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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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 때문에 오답이 되는 경우!!!
여기에 많이 당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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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마지막 파트 7

독해 4대 원칙
1. 답은 지문의 순서대로 배치된다.
2. 문제를 먼저 분석한 후에 지문의 해당 위치를 검색한다.
3. 본문은 구체적이고 답은 포괄적이다.
4. 보기의 오답들은 한 단어의 오류를 숨기고 있다.

그래요 기본이죠. 기본.
국어 시험을 볼 때도 그렇잖아요. 긴 지문을 모두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니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는 것. 시험의 전략이에요.
특히 시간이 정해진만큼 빠르게 답을 찾는다면 미련 없이 다른 문제로 넘어가야 되죠.
그렇다 보니 저는 꼭 한 단어의 오류!! 여기서 걸리는 것 같아요.
꼼꼼함의 부족이랄까. 정확성의 부족이랄까. 약한 부분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으니
연습을 하며 습관을 고쳐봐야겠죠.!!

자!! 여기까지가 파트 1에서 파트 7까지의 기본 전략이에요.
이젠 600제의 문제가 남았죠.
문제는 풀고 또 풀어 내 것이 되는 그 순간까지 남김없이 흡수하는 일만 남았어요.
마음이 흐트러지기 전에 다음 토익시험을 먼저 접수하고.
바짝 공부에 힘써 봅니다.

토익 950점 그 이상의 점수가 기대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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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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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었는데 영화를 한편 보고 나온 기분.
1권만 있다면 2권이 없다는 진한 아쉬움과, 왠지 모를 분함!!!
시간 루팡이란 말은 여기에 써야 되는 오랜만에 만난 정말 미친 소설이 있다.

제목은 곰탕
요즘은 요리책에도 쓰이지 않는 담백하고,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을 가졌는데.
소설은 담백하지도, 식욕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했다.

소설의 전부가 들어간 한 문장이다.
가까운 미래에서 목숨을 걸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성공한 두 사람이 있다.
곰탕 맛의 비결을 배우기 위해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배경은 부산
시간여행과 레이저 총, 순간이동.
판타지와 현실이 절묘하게 섞여 있어 몰입감이 두 배다.

과거로 넘어온 사람들의 정착을 돕는 브로커,
과거의 시간에 남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청소부.
그들을 쫓는 형사.
그리고 과거라는 현재 속에서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곰탕 1권에선 각 인물들의 정리되고 어우러진다.
마치 곰탕을 끓이기 전에 재료를 손질하는 것처럼.
커다란 냄비에 불을 붙이고 진한 육수가 본격적으로 우려 나오려 하는 찰나
1권이 끝나 버린다.

진한~ 곰탕의 맛은 2권에 전부 담겨있는 듯하다.
1권을 다 본 시점이 가장 괴롭다.
2권이 지금 당장 없다는 아쉬움. 왜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2권을 언제쯤 보게 될까 하는 기다림.

만약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꼭 1,2권을 함께 준비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한동안 예민하고, 금단 증상에 시달려야 하니.
그리고 가급적이면 주말에 읽기를 바란다. 평일 저녁에 읽게 되면 늦은 새벽까지 기어코 읽고 있게 되고,
심하면 다음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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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 멋을 아는 사람의 생애 첫 미술 투자
손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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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을 아는 사람의 생애 첫 미술 투자

겨우 스무 살 남짓했던 나이, 여러 이유로 시작했던 서울살이가 있어 그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 '작품'을 접했던 것은 '서울디자인올림픽'에서다.
서울살이 초반 복학하기 전에 시간적 여유가 많았던 때.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시작한 알바가 행사 진행 보조요원이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각종 잡무를 맡았고, 행사기간에는 진입로 주차요원으로 있었던 때.
정신없이 보내던 날들 속에서 고등학생부터 예술가라 불리는 사람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디자인이란 카테고리 안에 너무나 다양했던 작품들,
일상생활에 흔히 보이는 물건 하나가 누군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배웠다.

서울살이, 친구와 함께했던 생활이지만 인생의 앞날을 두고 고민이 많았던 때이기도 하다.
학교는 청주에 있어 먼 거리를 통학해야 했고, 덕분에 시간표를 잘 짜야만 했다.
시간을 아껴야 했고, 생활을 위해서 끊임없이 알바를 해야 했다.
친구는 친구대로, 나는 나대로 바쁜 생활 속에서 올림픽공원이 가까웠던 자취방 덕분에
소마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다녔었고,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틈만 나면 박물관과 여러 미술관에 갔다.
별 이유는 없었다. 수천 년의 유물부터 불과 몇 년 안된 그림이나 조각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홀로 보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작품을 남긴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영원할 것 같던 시간들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절로 풀렸었다.

사정이 있어 서울 생활을 접고 다시 집에서 학교를 다녔을 땐
거리상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전시와 멀어졌다.
그렇게 학생일 땐 그냥 전시를 보러 다니는 것이 즐거웠지만 그림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품진 못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라는 압박에 정신없이 보냈던 시간.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기도 했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던 어느 날
무작정 서울 가는 버스를 탔다. 목적 없이 출발한 서울행.
습관처럼 찾아간 인사동 거리, 우연히 관람한 전시
한국 화가 김현정 작가의 "내숭 올림픽"
전시장에 관람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더군다나 한복을 입고 전시장을 찾아온 사람들이라니!!
복잡한 와중에 바라본 작품들은 웃음 짓게 했다.
동양화인데, 한복을 입은 여인이 그네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구 큐를 들고 있다니!!
공원의 운동기구에서 국가대표만큼 진지한 얼굴로 운동을 하고 있는 여인이라니!!!
수묵화가 주는 그 느낌을 뭐라 해야 할까.
예스러우면서도 현대스러운 느낌. "내숭 폼생폼사"라는 작품은 자꾸만 돌아보게 했다.
그때 처음 이런 그림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구장에서 알바를 했던 기억, 가족과 함께 당구를 즐겼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자넷 리, 차유람의 사진이 아니라 멋진 남자들이 배경으로 걸려있고
한복 입은 여인이 우아하면서 진지하게 당구공을 노려보고 있는 그림.

가지고는 싶은데 이런 그림도 파는 걸까?
아니 그림도 사고파는 상품인 걸까?
가격은 얼마나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뚜렷하다.

그 뒤로 막연하게만 언제 기회가 되면 그림을 사야겠단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흘렀지만 막연함은 여전히 막연한 체로, 마음만 남아 있던 차에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란 책을 만났다. 월급쟁이라는 말에 펼쳤던 책은 그냥 작품을 사고 싶다는 마음만 키웠지, 정작 실행에 옮기진 못 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는 밤하늘의 별빛처럼, 망망대해에 등대처럼, 막연함이란 안개를 걷어내고 현실이란 햇살을 비추었다.

살다 보면 그림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온다.
하지만 그림에 대해선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림뿐 아니라 '작품'은 모두 그렇다.
그냥 책이나 물건들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고 파는 곳도 확실하다면 고민하지 않을 텐데.
그림은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는 걸까? 아니 살 수는 있는 걸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종종 뉴스에서 접하는 소식이란 누구의 그림이 어디 옥션에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누구의 그림은 몇억이다. 하는 이야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장에 가면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 작품 값만 몇 백에서 몇 천억이 훌쩍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그림은 비싸다는 편견을 만든다.

책은 가격부터 현실감 있게 제시한다.
저자도 책을 쓰면서 마음먹은 가격이 500만 원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투자가치 때문에 500만 원이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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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크기는 몇 호 라고 하는데 '호'는 얼마나 되는 크기일까?
몇 호 그림은 얼마다, 몇 호 그림은 얼마 정도 한다. 할 때 쓰는 그림의 크기.
저자가 친절하게 책에 담아 줬다.
같은 호 수라도 인물이냐, 풍경이냐에 따라서 크기가 달랐다는 것도 몰랐다.
대충 12호나 15호 그림 크기는 일반적으로 쓰는 모니터 크기 정도라면 감이 잡힐까?
더 쉽게 비교하자면 24인치 모니터 정도의 크기가 12호 그림 크기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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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그림 크기를 정했다면 이젠 어디에서 사야 할까?
그림을 살 수 있는 곳은 경매와 전시장이라고 한다.
경매는 뉴스에서 보듯이 작가가 아닌 개인 소유주가 다시 팔 때 많이 이용하는 곳.
전시장은 작가가 처음 파는 곳이라고 하면 쉬울까?
옥션이라 불리는 경매는 요즘 자주 이용하는 '중고나라'
전시장은 그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마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같은 물건도 마트마다 가격이 다르듯이 그림도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화랑이란 곳도 생소한데 어디 가 좋고 어디 가 잘 맞는지 어떻게 알까?
이처럼 완전한 초보자들도 알아가기 쉽게 저자가 직접 전문가들을 찾아가 물어본 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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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샀는데 걸어둘 곳이 없다면?
다행히 그림을 보관해 주는 곳이 있다.
일종의 그림은행. 다른 점은 그림을 맡길 때 돈을 낸다는 것.
그럼에도 좋은 점은 항온 항습을 유지하고 화제 대비도 잘되어 있어 안심하고 맡기기에 좋다는 점.

책에는 이렇게 완전 초보자들을 위한 안내가 가득하다.
어떻게 접근해서 어떻게 보관하는지까지.
한국인들을 움직이게 하는 가격정보와 작가들의 목록도 있다.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어떻게 하지?에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저자처럼 우선 500만 원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당장 은행에 달려가 통장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아니 지금 당장 계좌를 개설했다.
이름은 안목, 용도는 예술작품 컬렉션. (요즘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가 있어 좋다.)

박봉에 시달리기에 500만 원을 모으는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돈이 모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올해는 부지런히 갤러리를 찾아다니고, 아트페어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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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한 점을 직접 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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