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릇 (50만 부 기념 에디션) -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김윤나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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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
우선 이 책은 "말"에 대한 실용서 이자 철학서다.
자기 계발서로 분류된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철 지난 소리 같기도 하고, 저자들의 공허한 메아리 같기도 해서
차라리 철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더 많이 찾았다.

말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말 그릇>은
기술이 아닌 본질에 가깝게 다가간 기본서를 발견한 느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을 잘 하기 위해선 그 말을 담은 그릇
'나'자신을 먼저 다듬어야 한다.

말을 하는 사람은 결국 '나'다.
책에서 하는 핵 심도 말의 그릇인 '나'의 본질을 먼저 알아야만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고 한다.

지금 것 살아오면서 '말'잘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말 주변이 좋아서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과 편안하게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괜히 초라해지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고, 그럴수록 부러움은 커져만 갔다.

책을 읽으면서 학부생 때의 기억이 많이 났다.
정신없이 수업을 듣던 그때, 자격증 취득을 위해선 필수 이수 과목이었고, 다른 수업에 비해 유독 과제가 많아 힘들었던 기억. 교재로 쓰이는 전공 책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고 소화하기도 전에 시험을 봐야 했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내용들로 발표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했던 그 기억들이 이제 와서 떠오른다.
말은 당신을 드러낸다.
필요한 말을 제때 하고,
후회할 말을 덜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말이 나를 알게 해준다.
말을 통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한다.
내가 다듬어지지 않으면, 내 안에서 나오는 말 역시 거칠다.
거친말이 관계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어 결국 '나'를 힘들게 한다.

약간 촌스러울지 몰라도 결코 경박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도 안정되어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끌리는 말의 정의를 읽는데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이 함께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태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책을 읽어도, 어떤 방송을 보고, 라디오를 들어도 결국 '멋지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엔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로 바꿔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사람은 딱 자신의 경험만큼 조언해준다.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은 진심이지만 그것은 사실 그들의 말일 때가 많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대답을 함게 찾아보는 대신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말을 해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평소의 말하기 습관을 돌아본다.
가만 생각하면 잘 듣다가도 꼭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더 깊이 생각하면 아마도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다른 대화로 넘어가고 싶었던 마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왜 그럴까 싶은 마음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겐 별거 아닌 일이었기에.
별거 아닌 것은 그냥 넘어가도 더 중요한 것에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마음이
말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말은 몇 초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에는 평생의 경험이 담겨 있다.
따라서 당신의 말 그릇을 살핀다는 것은
말속에 숨어 잇는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과 같다.

말 한마디에 아찔했던 순간들.
별거 아닌 일에 쏟아 냈던 말에 상처를 주고 후회했던 날들.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져야 하는데 실수하는 말들은 늘어만 나고
늘어나는 말 만큼 후회하는 날들도 많아지게 되는 악순환...

그래서 알고 싶었다.
더는 상처 주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편안하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자꾸 마음과 다르게 말하게 된다는 것은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내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
아직 성장하지 못한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를 마주하는 시간.
여러 날 밤을 보내면서 보듬어 본다.
내가 나를 위로한다.
그랬었구나. 그랬구나. 아파했고, 상처받았고,
응원과 용기가 필요했고, 위로를 받고 싶었구나.
그리고 '인정'받고 싶었구나. 나도...

나는 내 감정을 어떻게 알아차리는가?
나는 진짜 감정과 가짜 감정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할 때 나는 어떻게 자기 진정을 하는가?
나는 감정에 알맞은 말을 사용해서 표현할 줄 아는가?

돌아보니 감정에 무딘 사람이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말을 알고 있는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진짜 감정과 가짜 감정을 구분하지 못했던 날도 많다.
그냥 참는 것에 너무 익숙했었다.
때론 울고, 때론 웃고, 때론 화도 내고, 때론 우울하기도 하고, 때론 외롭기도 해야 했는데.
그런 감정들을 솔직하게 느끼고 표현하고 했어야 했는데.
아직 난 내 마음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구나.
이제서야 하나하나 알아간다.

차이를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같이 풀어야 할 '과제'로 바라볼 때
당신의 말 그릇은 흔들리지 않는다.

말 그릇이란 결국 '나'라는 '자아'다.
존재의 의미. 나를 생각하는 시간.
나를 이해하면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애쓰지 않아도. 그 마음이 보인다.
그 마음이 보이면 나와 떨어질 수 있고,
그제서야 흔들리지 않고 바라볼 수 있다.

서른의 끝.. 이제서야 조금은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듣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
필요한 내용만 최소한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말이 적당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긴 말이라도 듣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만 듣게 된다면
그 말의 요점과 핵심은 놓치게 된다.
긴~ 말속에서 결국 무슨 말인지 몰랐던 경험들이 생각난다.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결국 내 마음을 털어놓게 만드는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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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속도로 산다 - 쫓기듯 살지 않는 삶의 기술
sooriangoon (수리안군) 지음 / 콜라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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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살지 않는 삶의 기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관성처럼 비슷한 하루를 살아하는 우리에게
쉼표 하나를 선물해 준다.

사회의 속도라고 할까?
때가 되면 졸업하고, 때가 되면 취업하는 사람들.
때가 되서 연애하고, 때가 되서 결혼하고,
때가 되서 아이를 낳고,

그렇게 남들과 같은 때가 되서 해야 하는 것들...

그 속에서 '나'만의 속도를 생각해본다.
꼭 해야되? 라는 물음표 하나.
정해진 답이 있는가? 물음표 둘.
그 끝에서 '나'는 뭘까? 물음표 셋.

매일 매일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내 마음을 꼭 찝어 낸다.

페이지 하나 하나에 담긴 글...
다양한 에세이 속에서 마주한 글이기도 하고.
많은 밤을 지세우며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눈을 감기전엔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다가도
눈을 뜨면 다시 어제처럼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쉽사리 용기 낼 수 없던 지난 날들...

그 날들이 있었기에.
이제서라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남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나'로써 당당하게 사회를 마주 할 수 없기 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다움을 찾는 일.
'나'라는 주체를 확신하는 것이.

나만의 속도로, 나 답게 살아가는 것...

위로가 아닌 용기를 담아 본다.

 

리뷰어스 클럽.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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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 내 삶에 길잡이별이 되어 준 빛의 문장들
권민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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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국엔, 길을 찾게 될 거에요."

AOA 민아(MinA) –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북트레일러

나이 서른, 난 어디쯤에 있는 걸까?
'어쩌다 보니 서른'이란 말이 나에게도 올 줄은 몰랐다.

한 때 꿈이 있고 열정적으로 하루를 살아가던 날들이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싶은 현재가 되었다.

"길을 찾고 싶은 나를 위한 길잡이별 문장들"

이렇게 살고 있는게 잘 하고 있는 걸까?
지금 이대로 좋은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나이는 먹어가는데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매년 시험 경쟁률을 높아간다.
할 줄 아는 것은 딱히 없다.

이나이 먹도록 좋아하는 것도 모른다.
잘하는 것도 모른다.
인생 잘 못 살았구나 싶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밤.
그 밤 많큼 끝없는 고민...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을
책으로 달랜다.

취업 준비생, 공시생으로 살아온 시간도 어느 덧 4년차에 접어 들었다.
결코 짧다 할 수 없는 시간...
차선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한 길만 보고 왔더니 더 늦어진 기분이다.

아니 이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게 있긴 할까?

이렇게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착일까. 도피일까.
자신이 없다.

스물 다섯. AOA 민아에서 배우 권민아로 도전에 성공한 사람.
깜깜한 밤, 수 많은 별들 중에 자신의 별을 찾은 사람.
어리다 생각했던, 그녀의 글이 위안과 희망을 준다.

"결국엔, 길을 찾게 될 거에요."

많은 책과 함께한 시간들이 지나 간다.
수 많은 문장 중에서 마음에 남은 문장 하나 없었단 사실에 놀랐다.
많은 책들 중에서 가슴에 담은 문장들이 많은 사실에도 놀랐다.

길을 찾은 이와 방황하는 이의 차이.

문장에 머물지 못하고 흘려 보낸 이는 문장과 함께한 시간 마져 흘려 보냈다.

좀 늦어도 좋다.
이제라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여전히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럼에도 책을 읽어 보려 한다.
천천히 천천히.
문장에 머물러 보려 한다.

나도 찾을 수 있을까.
나만의 길을...

 
오늘밤엔 지오디의 길을 들어 본다.
누굴 위한 꿈이었는지.
이 길이 맞는 건지...

그 답은 나만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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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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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분, 일 초가 아쉬운 하루를 살아가는 지금 지구와 자연의 거대한 시간을 바라보면 그저 경이롭다는 생각만 듭니다.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해야할 업무를 정리하고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나 고민하고
바다 건너 야구나 축구 소식을 챙겨 보면서도 시간의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바쁜 일이 있으면 있는데로,
갑작스런 정적에 아무 일이 없으면 없는데로,
찾아오는 적막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

자연으로 눈을 돌려보면 세상에는 참 많은 생명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릴 땐 호기심에 개미집을 하염없이 들여다 보기도 했고,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잡아먹는 거미를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창가에 날라든 사슴벌레를 잡아 키워 보기도 하고, 부러 친구들의 사슴벌레와 싸움을 붙이기도 했죠. 그땐 생명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그저 신기한 장난감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못 된 짓들도 많았지요.

그러다 어린이 전집에서 찰스 다윈을 만났습니다.
종의 기원을 쉽게 풀어쓴 책이었는데 너무 압축한 나머지 사람이랑 다른 동물들,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결국 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었지요. 세상에 내가 키우던 달팽이나 사슴벌레가 나와 같다니!!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고, 완전히 만화같은 이야기였어요. 진화에 대한 이론도 알 수 없던 때였거든요.
친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전해줘도 믿지 않았죠. 아니 믿을 수 없었을 거에요.
거기다 담임선생님의 무책임했던 말도 생각나네요.
딱 봐도 아메바나 너희들이나 똑같게 생겼는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는...

책을 읽다보니 자꾸만 어릴 때의 일들이 생각납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햇살 좋은 창가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종종 멋짐을 넘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늘의 저 구름은 어느 나라를 여행 했을까?
지금 불어 오는 바람은 어제의 바람이었을까?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숨쉬던 공기는 지금의 공기와 같을까? 같은
어쩌면 살아가는데 있어서 쓸데 없는 궁굼증들이 생겨나요.
과학적 근거 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생각을 끝내곤 하죠.

다시 책장을 들여다 봅니다.
지구에서 처음 생명의 생겼을 때로 머나먼 여행을 해요.
단세포생물이라 부르는, 생명 가득한 지금의 지구를 만든 처음.
우연히 만들어진 생명으로 부터 시작된 생태계의 경이로움.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단세포에서 다세포생물로 넘아가는 과정 그리고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지구환경이 변하고 그에 맞춰 생명이 진화하는 모습을 담아봅니다.
진화에는 우연이란 말이 빠질 수 없어요.

최초의 시작부터 계산하면 지금 제가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을 확률은 영이 수없이 많이 붙어야 할 우연이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은 우연의 결과 입니다.
진화는 목적이 없어요. 모든 것이 결과지요. 그렇기에 더욱 경이롭습니다.

'진화'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 나나요?
전 '적자생존'이란 말이 먼저 떠올라요. 그리고 '약육강식'이 뒤를 따르죠.
'진화'에 있어서 '공생'이란 단어가 생각 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학습의 결과란 생각이 듭니다.
경쟁을 통해 가장 잘 적응한 것남 살아 남는다.
약한자는 강한자의 먹이가 된다.

이 말들은 무한한 경쟁을 생각나게 합니다.
우연의 결과가 아닌 의도된 선택이 떠오르죠.
멸종이란 것은 경쟁에서 졌다는 의미가 되거나 약하다는 의미가 되죠.
아니 약했기에 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나봐요.

'공생'이란 말이 낯설지만 정겹게 다가 옵니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서민교수님의 책에서 많이 접했거든요.
기생충이야기를 하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공생'입니다.
숙주와 경쟁도 하지만 함께 살아가게 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죠.

지금 우리몸에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각종 균류와 기생충이 있데요. 아니 있어야 지금의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거겠죠.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이산화 탄소를 이용 했죠. 지구 대기에 산소가 많아지면서 산소를 이용하게 되었구요.
시간이 흐를 수록 모습이 변할 수록 생명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하게 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식생이 시작된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놀라웠던 것 같아요.
자연속에 그냥 있던 물질을 이용해 얻었던 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빼앗기 시작한 것이죠.
그때부터 다양한 생물들이 등장해요. 먹기위해서 또는 먹히지 않지 위해서.
물론 우연의 결과겠지만 그 모든 우연에는 시간이 필요하죠.
한 생명이 멸종을 하게 되는 시간, 다른 생명이 새로운 환경에 들어오는 시간.

그렇게 지구에는 5번의 커다란 멸종과 생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6번째 대멸종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어떤 자연적인 현상보다 더욱 빠른 시간에 인간은 지구의 환경을 바꾸고 있어요.
멸종한 생태계의 구멍을 매꿀 새로운 종이 등장하기도 전에 아주 짧은 시간에 말이죠.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있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결과는 5번의 대멸종 사관과 비슷하게 이뤄지겠죠.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거의 대부분의 생물종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래서 다들 걱정하고 있죠. 이대로라면 인류의 역사는 곧 끝을 맞을 거라고.
또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6번째의 대멸종은 그동안의 대멸종과 다르다고.
그 가장큰 차이점이 바로 인간이라구요.

외부 환경의 변해 이뤄진 기존의 멸종과는 분명 다른 모습일 겁니다.
통계를 보면 확실하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대멸종의 시대가 맞기도 할거에요.
인간에 의해서 대멸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죠.

인류를 위해서는 아니 지구상에 처음 있는 일인 최상의 포식자이자 유일하게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우린 노력할 수 있다고 해요.
인류라서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가끔은요. 그냥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경이로운 생명의 역사나, '공생'의 생태계를 다 떠나서 말이죠.

어느날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대로 대멸종이 이뤄지고 인류종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수십억년이 흐른 후에 또 다른 지성을 가진 존재가 탄생할 지도 모르죠.
지금의 문명은 화석이 되어 수십억년 후 지성인들이 짐작해야 할 역사가 되겠죠.

요즘은 책을 읽으면 너무도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책의 내용과 벗어난 경우도 너무나 많죠.
이렇게 글을 남기는 중에도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반복합니다.
책을 읽고 감상을 남기는 일인데도. 어떻게 해야할까 정리가 잘 안되요.

주제가 있는 책이고 '공생'이란 명확성이 있는 책인데도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면
엉뚱한곳으로 흘러가네요. 누군가는 책속에 답이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전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만 남는다고 예기하고 싶어요. 지금의 전 그렇네요.

아무래도 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복잡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먹고 살아가기도 버거운데, 가족을 홀로 부양해야 되는 시간이 점점 다가 옵니다.
어떻게든 길이 있겠지요. 변변찮은 직장도 없는 지금의 전 또래들의 말로 반백수 입니다.

백수도 직장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죠.
직장은 있지만 정규직이 아니고 항상 정규직장을 얻기 위해 떠돌고 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기도 하죠.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말이 이처럼 막막하긴 또 처음이거든요.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저같은 사람도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에게 '공생'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환경이란 의미가 되요.
다같이 걱정은 조금만 해도 되는 그런 삶을 꿈꾸거든요.

두서없이 정신없는 글이 되었지만 책 만큼은 꼭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교양과학으로 이만큼 짧고 재미 있게 생명의 역사를 담은 책은 없을 거에요.
생명의 시작으로 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진화의 방법과 생태계의 순환

멸종과 진화의 조화. 인류로 인한 멸종의 의미까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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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4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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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 네 번째 "거미줄에 걸린 소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국내에선 무려 7년 만이라고 해야 할까?
오랜만이기도 하고 처음이기도 한 밀레니엄 시리즈가 새롭게 출간됐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밀레니엄 시리즈를 먼저 읽어볼 기회도 얻었다. 추석이 다가오기 전에 도착한 밀레니엄 4권 "거미줄에 걸린 소녀" 기대와 우려 속에 책을 펼쳤는데 몇 쪽을 읽다 말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읽긴 하는데. 오래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밀레니엄과 뭔가 다른 느낌이 들어 결국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다시 읽어 보기로 했다. 책장을 찾아보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 새로 구입하고 기다리기를 며칠
극적으로 추석 연휴 전에 책이 도착했다.

기쁜 마음으로 추석 연휴 동안 읽어 주마!! 마음먹었는데.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결국 한 권을 읽어 가는데 1주일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1년 처음 등장했던 밀레니엄은 리스베트의 뒷모습에 빨강, 파랑, 초록의 강렬한 색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만든 밀레니엄은 검은 양장본에 흰색의 겉표지로 무게감을 주었다.

책 띠지에는 "라르손의 밀레니엄 유니버스는 새 숙주의 머릿속에서 성공적으로 둥지를 틀었다."라는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듀나의 서평 한 문장이 담겨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2011년의 밀레니엄과 2017년의 밀레니엄은 같으면서도 큰 차이가 있다.
어쩌면 7년이란 시간이 나를 바꿔 놨는지도 모르겠다.

2011년의 난 전역 후 복학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다.
무슨 일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잠시 숙모 댁에서 머물 때였고, 밀레니엄은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었던 때였다. 사촌동생이 쓸 문제집을 사러 들렀던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던 밀레니엄 시리즈를 살짝 보고 있다가 결국 사게 만들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그때의 밀레니엄은 스웨덴에서 나온 새로운 분위기의 서스펜스 소설로 읽혔고,
미국과 영국, 일본의 추리소설에 너무 익숙했던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건이 있고, 공권력은 사건의 진실을 풀지 못 할 때 민간인? 사립탐정? 프리랜서? 의 탐정이나 전직 형사 또는 도둑에 의해 사건의 미스터리가 풀리는 소설. 작가와 독자의 싸움으로 즐거움을 주던 추리 기반의 서스펜스 소설에 비해서 독특하고 신선했다는 평을 남겼었다.

2017년 오늘 다시 읽은 밀레니엄은 잘 쓰인 추리 서스펜스가 아니라 현시대의 "여자"를 담고 있음을 읽었다. 하나의 장이 넘어갈 때마다 나오는 스웨덴의 통계.

스웨덴 여성의 18퍼센트는 살아오면서 한 번 이상
남성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스웨덴 여성 중 46퍼센트가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북유럽의 복지국가 중 하나.
세계적인 통계로 보면 누구나 할 고 싶어 하는 나라 중 하나.
일, 노동, 여자에 한 해서는 스웨덴만큼 살기 좋은 나라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무참하게 깨버리는 통계.

작년 이맘때쯤 있었던 일이었나? 대한민국 서울 강남역에 일어났던 사건. 그로 인해 시끌벅적했던 대한민국의 남과 여. 누군가가 남긴 메모들. 그리고 한국에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증오하는 여자들.

시작은 미카엘의 기업 비리 폭로였지만, 소설은 리스베트의 삶으로 우릴 끌어들인다.
밀레니엄 시리즈 중에서 어쩌면 가장 멀쩡한 남자가 미카엘 일 듯싶다.
알 수 없는 매력, 묘한 편안함과 중독성. 사랑은 아니지만 함께하고 싶은 그런 남자?.

리스베트는 뭐라 해야 할까? 라르손의 리스베트는 삐삐 롱스타킹의 삐삐를 라게르크란츠의 리스베트는 마블의 와스프를 컨셉으로 잡았지만. 삐삐도 와스프도 아닌 홀로 빛나는 별처럼 느껴진다.

낮에는 밝은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빛을 내는 별, 밤이 깊을수록 반짝이는 그런 별이 떠오른다.

시리즈는 연속되지만 라르손의 밀레니엄과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은 큰 차이가 있다.
리스베트의 세계를 좀 더 확장했다고 할 수 있지만 라르손의 밀레니엄은 사회 속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만 느끼는 분위기를 좀 더 담았다면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은 여자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까지 세계를 넓혔지만 그 분위기라고 할까? 시인이었다면 담아낼 수 있었을 것 같은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의 분위기를 담아 내지 못 한 것처럼 느껴졌다. 전형적인 가상의 닮은 세상을 만들어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이랄까.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지만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아닌 다른 인물이었다고 해도 이야기는 멋지게 완성될 수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라르손의 밀레니엄에선 미카엘과 리스베트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 속에서 성격들이 형성되고 기시감 없이 그럴 수 있겠다가 아니라 '아!!'라는 감탄을 자아나게 했다면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은 억지로 리스베트는 이래서 리스베트야. 미카엘은 이러니까 미카엘이야! 라는 억지스러움이 살짝 묻어 나오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독자로써 읽어낸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같다. 같은 책을 읽어도 절대 저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그 인물의 힘! 책을 읽으면서 스티그 라르손이 더욱 그리워지는 이유다.

분량 면에서도 많이 가벼워졌다. 약 1천 쪽에 달하는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읽고 나면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은 쉬엄쉬엄 읽어도 금방 읽겠네 싶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다.

라르손의 밀레니엄 유니버스가 새로운 숙주에 둥지를 틀었다지만 라르손의 밀레니엄과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이 다르게 읽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라게르크란츠의 리스베트는 애써 와스프의 의미를 부여했다.
카밀라와 대립이 이야기 전면으로 등장했고, 살란데르의 유산은 깊은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

라게르크란츠의 밀레니엄은 6권까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 카밀라와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살란데르의 유산을 끝까지 청산하면서 이야기는 끝날 것 같다. 그러는 동안 어떤 문제가 새롭게 담길지,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흥미로운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문화들이 많이 들어 나 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남자와 여자, 성 역할에 대해서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여혐과 남혐이라는 혐오 대립, 일베로 시작해서 다양한 극단을 주장하는 각종 커뮤니티
여자로써와 남자로써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리스베트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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