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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풍수 인테리어'라는 말은 어떤 잡지에서 처음 읽었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외투와 모자, 가방 등을 바로 옷장에 넣지 말고 잠깐 밖에 걸어두어 바깥의 기운을 완화하라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읽고 그동안 내가 '풍수'를 막연히 기복신앙의 일종으로 생각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외투에 묻혀 온 찬 공기, 냄새 같은 것들을 적당히 완화하고 정리하면 쾌적하고 좋겠지! 생각해보면 일이 잘 되게 하려고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무언가를 두라는 내용일 텐데. 풍수란 그런 건가 보구나.

 

이 책의 부제 역시 풍수를 그렇게 설명한다.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책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제다. 이 책은 다른 건 안 해도 이것만 이렇게 하면 돈이 굴러 들어온다거나, 이런 터에 자리 잡은 가게는 그냥 대박이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집안이 잘되는' 정리와 배치의 기술은 꽤 종류가 많고 내용도 세세해서 오히려 잔소리에 가깝다. 그런데 그 잔소리는 다음의 몇 문장으로 요약될 것 같다. 집안을 계속 점검하고 돌봐라. 가족끼리 서로 바라보고 살면서 늘 챙겨라. 무엇도 너무 빡빡하게 하지 말아라. 유행보다 실용성을 따져라.

 

이를테면 늘 기가 통하도록 집의 중심 동선과 복도 등에 큰 물건을 두지 말라거나, 현관을 늘 깨끗이 유지하라거나, 식탁 조명을 밝게 하라는 것, 모서리에 화분을 두라는 식의 조언은 공간을 필요에 맞게 조정하고 물건을 있어야 할 곳에 두라는 말이어서 조언이라기보다 상식적인 말 같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계기로 집안을 둘러보면 구석구석 한 번 더 손이 간다. 쾌적하게 자야 하는 침실에 잡스러운 물건은 없는지, 어두운 기운이 모이기 쉽다는 벽장 앞에 자잘한 물건들이 쌓여 있지는 않은지, 과한 장식품이 거실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잘 신경쓰게 되지 않는 베란다 등에 풍경을 걸어 이따금 소리가 나게 하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니까 집을 깨어 있게 하라는 말씀이군. 제목에서 드러나듯 큰 틀은 가구와 벽, 가구와 가구 사이 '10cm'의 틈을 두라는 것이다. 그것이 기의 흐름을 트기 위한 핵심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습기도 덜 차고 청소도 쉽고 보기에도 여유가 있어 보일 테니 다음 번 가구 배치 때 고려해봐야겠다.

 

금전운을 좋게 하려면 주방의 매트를 초록색으로 하고 침실을 노랑과 금색을 꾸미라거나, 화장실은 흰색과 겨자색을 쓰고 공부방에는 빨간색이 적절히 있어야 한다는 식의 색채 조언들도 있다. 얼핏 보면 앞서 말한 '기복신앙'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색채 심리'나 마찬가지다. 초록색을 보면서 안정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고, 공부할 땐 빨간색에서 약간의 자극을 받고 하는 식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식탁은 가급적 둥근 것으로 하고 사이가 좋지 않은 가족일수록 마주보고 밥을 먹게 하고 아이가 아프면 잠자리를 먼저 살피라는 등 가족에 대한 부분도 많다. 그런데 몇 군데에서는 저자가 독자의 오해를 피하려 복선을 깔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부장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남편)'을 중심으로 기술된 부분, 집에서 기운이 가장 넘치는 잠자리를 남편에게 주라거나 '집사람'이라는 말도 '집 사랑'으로 볼 수 있지 않냐거나 하는 대목들이 그랬다. (읭..) 풍수학도 좀 현대화해야 되지 않을까? 또 본문에 예로 제시된 인테리어 사진들은 풍수 지침에는 맞을지언정 아름답지는 않다;;; 예시들이 예뻤으면 독자들의 '집 정리' 의욕을 더 불러일으켰을 것 같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새롭게 집안을 꾸밀 때, 생활에 의욕이 떨어져 새 기운을 찾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을 '정리정돈' 지침서다. 더불어 이렇게 하면 정말 복이 올까 하는 기분 좋은 기대를 가져보는 것도 재밌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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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18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네꼬 2013-11-25 12:5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13-11-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이 책소개 잠깐 보고 잊어버렸는데 리뷰봤을때 우리집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네꼬 2013-11-25 12:50   좋아요 0 | URL
으앗. 네, 집 정리하실 때 한번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3-11-18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우리집좀 바꿔야겠어요

네꼬 2013-11-25 12:51   좋아요 0 | URL
저는 많이 바꾸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참고하기는 좋은 책인 것 같아요.

z1 2013-11-1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네꼬님이 잠깐 언급하셨던게 인상에 남아서 주문은 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어요. 포스팅 보니까 읽고싶은 욕구가 다시 막 샘솟네요 ㅋㅋ

네꼬 2013-11-25 12:52   좋아요 0 | URL
스피드퀴즈님 안녕하세요? 으왕, 근데 왠지 제가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으아,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 이거 두근두근. ((보셔서 아시겠지만 본문이 아름답진 않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