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세계기독교고전 20
찰스 쉘던 지음,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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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이것은 미국 레이먼드 시에 있는 부유하고 아름다운 한 대형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레이먼드 시의 제일교회는 부유하고 세련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호화로운 동네에서도 제일로 꼽히는 교회입니다. 커다란 예배당 건물에, 좋은 옷을 입은 편안하고 유복해보이는 교인들로 가득 찬 곳, 현대적 감각에 맞추어 정성들여 편곡한 가장 비싼 음악을 부르는 최고의 성가대와 상징적인 십자가와 가시면류관으로 아름답게 장식된 곳, 그 성스러운 구역에 노숙자 몰골을 한 한 실직자가 들어서면서 교회는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갑니다. 열 달 전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는 일거리를 찾아 전국을 떠돌며 도움을 구하다가 레이먼드 시의 제일교회까지 흘러 들어왔고, 그곳에서 마지막 숨을 거둡니다. 이 사나이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맥스웰 목사는 주일예배를 드리는 강단에 서서 제일교회 성도들에게 한 가지 위험한 서약을 제안합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무슨 일을 하든지 먼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본 다음 그 해답에 따라서, 즉 예수님께서 하시리라고 짐작되는 그대로 행하겠다고 진지하고도 정직하게 서약하는 지원자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두려워하거나 염려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하시리라고 생각되는 대로 모든 일을 실천해 나가자는 것입니다"(31). 다시 말해, 교인들 가운데 누구든 서약에 동의하는 지원자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일상생활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먼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본 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양심적이고 솔직한 판단에 따라 그분께서 하시리라 여겨지는 대로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이 서약에 동의한 지원자들은 이제 각자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질문하며, 예수님을 따른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는 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이 "진지하고 험난한 교회 개혁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리이다"

물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는 소설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 자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것은 생생한 현실입니다. '그리스도인됨'의 자격을 묻는 매서운 질문입니다. 영생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 우리를 불러 세우는 결단의 순간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이라면 나의 천부적인 재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예수님이라면 나의 재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예수님이라면 지금 나의 지위, 나의 직업적 환경에서 어떻게 하실까를 묻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곧 자신의 삶과 신앙이 중요한 고비를 맞이했음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자아실현을 목표로 삼는 세상에서 돌아서서 자기부인의 길로 갈 것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쾌락이 아니라, 고난의 십자가를 질 것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는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생생하게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묻고, "양심적이고 솔직한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일은 세상의 성공 이치를 거스리는 어리석음을 택하는 일이기 때입니다. 손해와 불안과 두려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충고를 상대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의무를 광신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반대와 저항도 이겨내야 합니다. '광신'이라는 가족들의 반대와 비난이 뼈아플 수도 있습니다. 


주따르는 교회

예수께서 "나를 따르라"고 요청하실 때, 예수님이 뜻하신 바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어떤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있는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제자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성경이 말하여 왔던 제자도입니다. 예수가 가신 길을 충실히 따르기보다, 우리가 가는 길에 예수님을 초청하기 원하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질문은 "실현하기 어려운 이상이라고 단정"지어 버리고 폐기해버린 낡은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반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오라, 와서 고난을 당하라"(219)라는 예수님의 부름에, 그분의 길을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가든지, 아니면 예수님과 함께 동행하든지 신중하게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생과 사망의 길을 분명히 갈라놓고 계시는 분이다"(159).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할 때, 처할 수 있는 위험과 함께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과 동행하는 그 길의 영광입니다. 그 의미와 가치는 이 땅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이 땅의 어떤 것으로도 그것과 견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읽고, 한 번 본 영화를 두 번 보는 일이 (별로) 없는 제게 이 책은 두 번째 만남입니다. 안정되고 편안했던 대형교회 생활을 버리고, '주따르는교회'를 개척하며 이 책을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는 강한 이끌림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것은 나에게 하는 설교라는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번역도 깔끔하서 매끄럽게 잘 읽힙니다. 제일교회가 온 힘을 다해 술집의 허가를 반대하는 대목은 벌써 이 책도 구시대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이 왜 기독교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 깊이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 교회의 필독서입니다. 모든 교회의 필독서가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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