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정치인들이 기분 좋게 인정하는 거짓말이 하나 있다. 정치인들은 세상을 향해 여론조사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여론조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깊이 들여다보다가 자신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다른 정치인들의 조사결과에 조바심을 내곤 한다. - P10

이 책은 정치 여론조사를 설명한다. 즉, 투표의향, 정부의 최신예산안에 대한 태도,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율 등 주로 정치적인 질문들을 하는 여론조사라는 의미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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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한다고 저절로 민주주의가 이뤄지는 게 아니고 거기에 허점이 엄청나게 많은데, 다들 선거운동을 너무 열심히 하느라 그 허점을 보지 못하는 거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고 믿고. 그러나 선거를 안하면 다른 무슨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 P244

인간 본성과 충돌하는 강령은오래가지 못한다. 집단을 위해 개인적인 것을 모두 내놓으라고 하는 전체주의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망이 없다. 척추동물들은 모두 개체 단위에서 생존을 고민하고 이익을 추구한다. - P246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문장들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소설과 다른 책들을 한학기 동안 깊이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 P299

나는 계몽주의에 시작부터 근원적인 결함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 보완은 사실상 재설계에 가까운 작업이 될 터다. 내가 만들어내려는 것에는 ‘계몽주의 2.0‘보다는 ‘신(新)계몽주의‘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 P331

나는 도덕적 책임에 원근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 P363

모든 사람이 정직해서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때 거짓말쟁이가 한 명 나타난다면, 그 거짓말쟁이는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그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그의 거짓말 전략을 흉내 낸 모방범들이 등장한다. - P372

어떤 사건이 사람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는 사건과 사람사이의 인지적 거리에 반비례한다. - P375

멀리 떨어진 별의 중력도 사라지지 않고 지구에 영향을 미치듯, 멀리 떨어진 사람의 고통에도 우리는 도덕적 책임을 진다. 하지만 그 거리가멀면 멀수록 책임의 크기는 작아진다.
그 감소 비율을 다양한 층위에서 여러 방식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도덕규범의 한 기초가 될 것이다. - P377

"공방에 오는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처음 몇 년간은 잘 몰랐습니다. 다른 공방들 중에서는 여전히 모르는 곳들이 많아요. 거의 대부분 모를 겁니다. 사실 그건 고객들도 마찬가지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잘 모릅니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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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표로서 명예라는 가치가 지워지고 그 자리에 행복이 들어서면서 생긴 첫 번째 현상은, 일상적인 모욕 문화다. 론 E. 하워드가 썼듯이, 문명인은 야만인보다 무례한 말을 더 쉽게 한다. 그런다고 머리통이 박살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P171

사람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시스템이고, 모두가 합의한 규칙대로 움직이는 제도인데 결과가 매번 그렇게 나쁜 쪽으로 향한다는 게 잘 이해가 안 갔다. 뭔가 잘못됐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 P179

향이 좋은 프리미엄 커피를 마실 때, 플라스틱 가구 대신 원목 가구를살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택시를 타거나 자동차를 운전할 때,
집에 있지 않고 여행을 할 때, 우리는 계속해서 절대빈곤 상태에 있는사람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죽게 내버려두자고 선택한다. 우리는모두 학살자이다. - P182

우리는 인간이 무엇을 가장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른다. 어떤 일이 다른 일보다 더 고통스러운지, 덜 고통스러운지도 모른다.
판사는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지 못하고, 자신이 선고하는 형량이 가해자에게 얼마나 고통을 줄지 알지 못하면서 판결을 내린다. 그래서 어떤 범죄자는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벌을, 어떤 범죄자는 반대로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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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119를 부를 수 있어."
그런 말이 저절로 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본심은 아니었다. 그래서그렇게 가냘픈 목소리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소리 하는 거냐는표정이 민소림의 얼굴에 잠시 스쳤다.
"미안하다고 사과해. 그러면 119를 부를게."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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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사람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내 고백을 시작하기에도 그보다 더 좋은 문장은 없을 것 같다. - P9

강력범죄수사1계 강력1팀 형사들이 정철희에 대해 험담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경찰청장에서부터 서울청장, 강수대장, 강수계장, 팀장까지 신나게 씹어대다가도 정철희 반장은 건너뛰고 다른 선배나 동료 형사의 흠을 잡는 것으로 넘어간다. 형사들은 정철희를 존경하는 것 같았고, 어느 정도는 분명히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 P15

나는 내가 무엇을 상대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건 신이나 양심이나 내면의 목소리 따위가 아니었다. 멀어지는 사이렌 소리나 경찰 마크나 형사 한두명도 아니었다.
내가 상대해야하는 것은 이 사회의 형사사법시스템이었다. - P23

우리 형사사법시스템은 나쁜 형사에 취약해. 그러니까 이 시스템에 몸담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나쁜 부품이 되면 안 된다는 거야. 차라리 헐렁하고 게으른 게 나아. - P26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대체로 정의롭고 또 인간의 생명도 중시하는 편이지만, 정의와 인명이 전부인 것은 아니며 늘 그것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도 아니다. - P28

만약 내가 마침내 살인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개발한다면, 그 논리를 믿는다면, 그걸 입증하기 위해 반드시 두 번째 살인을 저질러야 한다고 스타브로긴은 거듭 주장한다. - P56

"반장님은 이게 면식범 소행일 걸로 보세요?" 연지혜가 물었다.
"아니." 정철희가 짧게 대답했다.
"왜요?" 연지혜가 물었다.
"면식범이면 잡았을 거야." - P75

"기록이 좀 허술하네요."
수사보고서를 한 시간 정도 검토한 뒤 연지혜가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 - P89

모순들은 모든 사건의 특징이다. 어떤 모순점은 범인이 잡히고 난 다음에도 해결되지 않는다. 범죄는 인간사이의 상호작용이고, 인간들의 활동은 무엇이건, 언제나, 앞뒤가 잘 안 맞는다. - P103

좋은 인간을 완성하는 것은 고난이다. 좋은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사상가와 작가들이 그린 유토피아에 대해 들으며 우리는 도리어 섬뜩함을느낀다. 그런 곳은 좋은 사회일수 없다고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것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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