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죽었다고 외치는 시대를 거쳐 이제 인간이 신이 되리라 자처하는 시대에 도달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신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식과 소유와 권력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정도로 증대하면 과연 우리가 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신의 낙원이 도래한다는 것인가? - P11
"주여, 조그만 연못 안에 거대한 별이 들어 있듯이, 유한한 제 정신 안에 무한한 당신이 계십니다." - P13
인간이 신에게 다가가는 방법에는 크게 보아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앙을 통해서고, 다른 하나는 이성을 통해서다. 전자는 은혜롭지만 자폐적이기 쉽고, 후자는 설득적이지만 자주 은혜롭지 못하다. - P15
이 책의 주된 목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바르고 정치한 이해를 통해 서양문명의 심층을 파악하자는 것이다. - P16
우리가 주목하려는 것은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과연 하나님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이는 하나님에 관한 다른 여느 시빗거리와는 달리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 P27
아무리 그래도 하나님은 전혀 인간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이지요.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하나님이 인간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는 한,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오해하거나 또는 아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32
구약성서는 처음부터 하나님에게서 인간의 형상을 철저하게 지웠습니다. 유대교는 물론이고, 기독교나 이슬람교처럼 구약성서를 경전으로 삼는 모든 종교에서 신은 무형의 존재입니다. - P53
하나님을 가리키는 어떤 명칭보다 더 근원적 명칭은 ‘있는 자‘다. 이 명칭,즉 ‘있는 자‘는 그 자체 안에 전체를 내포하며 무한하고 무규정적인 실체의 거대한 바다와도 같이 존재 자체를 갖고 있다. - P76
네가 하나님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뭐 그리 놀라운 일인가? 만일 네가 그분을 파악한다면, 그분은 하나님이 아니다. - P86
이름을 묻는 모세의 질문에 하나님이 "나는 존재다"라고 한 대답에는 ‘너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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