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될지 결정을 내릴 때가 오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기어오르게 놔두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때가. - P153

누군가 묻는다면, 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자기는 결코 살아 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가 죽은 뒤에도. - P189

그녀에게 그는 첫 저녁 식사 테이블에 올라 있던 살짝 부스스한 분홍색 꽃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입던 갈색 정장이 살짝 꽉 끼는 널찍하고 슬픈 어깨였다. 그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 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종류의 남자들은 이제 더 이상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소냐는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 남자를 꼭 잡았다. 아마 그는 그녀에게 시도 써주지 않을 테고 사랑의 세레나데도 부르지 않을 것이며 비싼 선물을 들고 집에 찾어오지도 않을 테다. 하지만 다른 어떤 소년도 그녀가 말하는 동안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좋다는 이유로 매일 몇 시간 동안 다른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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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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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철도 회사에서 5년 동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기차를 탔다가 처음으로 그녀를 보았다. 아버지가 죽고 난 이후 처음 웃은 게 바로 그날이었다.
인생이 다시는 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 P69

누군가를 잃게 되면 정말 별난 것들이 그리워진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미소, 잘 때 돌아눕는 방식, 심지어는 방을 새로 칠하는 것까지도. - P83

그녀는 종종 "모든 길은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일로 통하게 돼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그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것‘은 아마도 ‘무엇‘이었으리라.
하지만 오베에게 그건 ‘누군가‘였다. - P114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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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야,
아아, 네가 여기 있었더라면,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너 또한 볼 수 있었더라면, 들판에서 오전 나절을 보내는강행군에 난 아주 녹초가 됐어. 이 고장의 햇살은 사람을 아주 기진하게 만들지. 봄과는 또 전혀 달라. 하지만 뙤약볕에땅이 다 그을릴 지경인 계절로 접어들었다고 해서 자연에 대한 내 애정마저 가물 리 없지. 원숙한 황금과 구리 빛이 이제 만물에 깃들고 또 하늘의 청록이 최고로 작렬하면서, 경탄할 조화를 이루는 배색과 들라크루아를 연상시키는 색조 분할이 눈을 즐겁게 한단다. - P37

요 근래 받은 그림들을 보면서 형의 마음 상태에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돼. 그림 하나하나마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색의 경지를 담고 있는데, 이런 강렬한 색의 표현은 그 자체로도 보기 드물지만, 형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가고 있어,
그런 극한 지점에까지 이르기 위해 형이, 특히 형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되기도 하고, 게다가 정신이 혼미해질 수밖에 없는 임계점에 이를 지경에까지 스스로를 몰아넣었을 걸 생각하면...
그런 이유에서 난 지금 형이 많이 걱정돼. 완전히 회복하기 전에는 건강을 그런 식으로 시험해서 안 된다고.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간략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래도 형이 그린 그림이라면 역사에 오래 기억되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특출함을 충분히 지닌걸..
지금껏 완성한 그림들만 해도 아름다운 걸작들이 얼마나 많은데!
용기를 잃지 마. - P106

이젤 앞에 서 있을 때가 내가 유일하게 살아 있음을 느끼는 때야.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그림을 그리는 거지. 스스로의 만족과기쁨을 위해. - P107

이유를 납득할 수 없는 인생살이의 수많은 수수께끼가 떠오를 때면, 난 밀밭을 내다봐.
저 밀밭의 이야기가 곧 우리들 이야기 아니겠니. 따지고 보면 우리도 밀과 여러모로 닮아 있잖아?
밀처럼 혹은 여느 식물처럼 자라나고, 상상력이 갈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할 때도 있다는 점에서 밀과 마찬가지로 무력한 존재이며, 때가 되면 수확되는 것도 그와 같지.
인류의 이야기는 밀의 이야기와 무척 흡사하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구나. 흙에 뿌려져 싹트지 않는다 한들 그게 그리 큰 차이일까? 그렇대도 여전히 곱게 빻아져 빵이 되지 않더냐.
행운과 역경,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의 차이라는 것... 결국 모두 상대적인걸. - P109

지금껏 내 인생엔 행운과 불운 모두 깃들었지,
불운만 있었던 건아니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건,
기꺼이 손 내밀어붙들자고,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우리는 쟁기를 끌 거야.
그리고 함께 경이에 찬 눈을 돌려 데이지꽃과 새로이 갈아엎은 흙덩이와 봄에 싹 틔우는 관목 가지를, 청명한 하늘의 고요한 푸른빛을, 가을의 뭉게구름을, 겨울의헐벗은 나무를, 저 태양과 달과 별을 바라보자.
앞날은 예측 못할지언정, 그것만큼은 온전히 우리 몫으로 남을 테니. - P132

밤은 낮에 비해 훨씬 깊이 있고 풍부한 색감을 지녔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 자주와 파랑과 초록 빛깔의 강렬함은 밤에 유독 두드러지지.
별을 보고 있노라면, 지도 가득 점점이 박힌 도시와 마을들이 연상돼, 창공을 수놓는 저 빛의 점들이 프랑스 지도에 박힌 흑점들만큼이나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장소라면 어떨지 상상해 보렴. 타라스콩으로, 루앙으로, 지도 위 저 점들을 목적지 삼아 기차에 몸을 싣듯, 우린 어쩌면 별에 다다르기 위해 죽음에 몸을 싣는 건지도 몰라.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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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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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쫓으며 끝까지 이기적이었던 데이지,
사랑을 쫓으며 앞만보고 달렸던 개츠비..
데이지는 비겁했고, 개츠비는 불쌍했다.
사랑을 위해 부자가 되고자 했던 개츠비는 위대했던 걸까??
가엾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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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의 가족
이하진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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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도박중독과 전혀 관련 없어 보였지만..
도박중독자는 도박 종목을 원래 좋아하여 승부에 이기려 공부하는데그중 주식 중독은 도박 중독자 중 가장 학력이 높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
또한 도박을 한다고 모두 중독이 되지는 않지만 그중 빅원 big win,
큰돈을 벌어 본 사람은 중독이 되기 쉽다.
큰돈을 따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이때의 쾌락은 세상 어떤 것보다 강력하여 뇌는 무의식적으로 이 쾌락을 좇고자기 합리화를 하고 온갖 이유를 대며 중독 행위를 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도박 자금 때문에 가족들에게 거짓말을 계속 하게 되고그렇게 지속된 중독 행위로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 - P39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깔려 있다. - P53

혹시 중독은 어떤 것에 <의존> 한다는 뜻이란 걸 들어 보셨나요?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행복이 도박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을 협박하고 때리기도 하면서 도박할 돈을 얻어 내죠.
행복은 도박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건데 말입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을 <도박에 의존한다>라고 합니다. - P145

나는 그때 부모님과 연락을 잠시 끊었다. 그리고 돈 벌러 나갔다.
만화를 그리기 위해.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 P165

인생은 <투쟁>이다. - P168

우리는 타인을 바꿀 수 없어요.
결국 본인 스스로가 치료를 결심하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 P304

아이들은 부모의 불행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아이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어 가슴을 죄어온다.
대부분의 공동 의존 환자는 여성, 자식을 가진 어머니다.
자식을 두고 도망갈 수 없으니까.
어떻게든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노력했으니까.
혼자 벌어먹고 살 줄 몰라서 그런다. 멍청하게 저러고 산다 조롱당할지언정어떻게든 가족을 지켜 보려다 그렇게 된 거니까
책에서 남자들이 공동의존인 사례는 중독자 가정에서 자란 경우였다.
무기력한 엄마를 그대로 보고 자라 어른이 되어서 그런 것일게다.
아이까지 공동 의존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 P365

네가 당한 부당한 행동들을 용서하라는 게 아니다. 그저 지금 너도 힘들고 네 시어머니도힘들어서 그래. 지금은 이순간이 영원할 것 같지만 얘야 너는 이제 어른이다. 어릴때야 그 길로 가지 말라고 말리기도 하고 때리기도 했다마는 이제는 이런 말밖에 해줄 수가 없구나. 너는 네가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누구 때문에 무엇때문에 내가 못한다 불행해졌다 말하지 말고 너 자신에게 물어보거라.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 P387

평범한 일상은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다섯 배쯤 많은 상태라고합니다.
좋은 일과 나쁜일이 일대일이면 사람은 인생이 정말 별로다 느낀다고 하네요.
어떻게 좋은 일을 많이 만들 수 있죠? 그런건 그냥 생기는 거 아닌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사실 아주 큰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작아도 되거든요.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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