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한 후에 매일 상실감에 젖어있었을 요한네스

그리고 에르나와 요한네스는 거리를 따라 걷는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현관문 위를 아늑하게 밝히고 있는 야외등을 본다 그리고 모든 것이 예전에 자주 그랬듯 편안하고 흡족하게 느껴진다.
이제야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았군,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이래야지, 언제까지나 이래야지집에 가면 커피를 좀 끓일게요, 에르나가 말한다그래 막 끓인 뜨거운 커피와 담배 한대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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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를 기억하고
한사람이 먼저 세상을 뜨도록 오래(?!) 지냈는데도
존재를 생각하며 행복감에 벅차오르는 모습

저건 에르나의 발소리가 아닌가? 그러니까 에르나가 마중나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믿을수가 없군,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그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이 물론 에르나일 리는 없다. 그럴 리가 없어, 그사이 발소리는 점점더 가까워지고 그는 가만히 서서 발소리에 귀를 기울인다요한네스, 당신이에요? 에르나가 묻는다행복의 느낌이 그의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당신이로군 에르나, 요한네스가 말한다그래요 나예요, 에르나가 말한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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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까지 페테르와 대화를 나누었다. 누가 뭐래도, 요한네스는생각한다. 하지만 대체 무슨 일일까? 어쩐지 모든 것이 다르면서여느 때와 같고, 모든 것이 여느 때와 같으면서 동시에 다르다.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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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에 오래전 독일에서 살던 시절의 우리 가족이, 무엇보다 나의 이모들이 떠올라버린 건 왜였을까?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사나워졌던 그 밤의 마음은 지금도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주저앉으며 우재가 한 말이다.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아름다운 일이지?"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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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찾으려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찾을 수있기를 바랍니다. 긴긴 세월 지나 과거의 사람이 다시 찾아오는건 틀림없이 근사한 일일 테지요."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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