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야기에 오래전 독일에서 살던 시절의 우리 가족이, 무엇보다 나의 이모들이 떠올라버린 건 왜였을까? 황량한 바닷가에 묵묵히 서 있는 야자수들을 보면서, 이국적인 풍경을 위해 뿌리째 뽑아 기후와 토양도 맞지 않는 곳에 심었다니 너무하네, 정말 너무해, 슬프고 사나워졌던 그 밤의 마음은 지금도 선명히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간직하고 싶은 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주저앉으며 우재가 한 말이다.
"그런 야자수들이 살아남아 이젠 제주의 일부가 되었으니, 정말아름다운 일이지?"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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