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의 집
김남주 지음 / 그책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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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느니 가진 자의 삶을 전시한다느니 투덜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바로 그 위화감을 느끼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이니까 말이다. 위장이 고생할 줄 알면서도 매운 음식을 찾는 사람들처럼. 그리고 그걸 또 울면서 먹는 사람들처럼. 차라리 이 책에서는 김남주가 '뭘 샀는지' 보다는 '어떻게 샀는지'를 눈여겨보는 게 낫겠다. 어차피 그녀가 구입한 고가의 물건을 우리도 똑같이 장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구태여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평소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충분한 안목을 쌓은 뒤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여 최적의 물건을 장만하는 수집가형 소비 자세만큼은 배워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배우는 마음에 든 물건을 참으로 끈기와 인내와 정성을 다 바쳐 구입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몹시 긍지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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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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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정신을 찍어 내는 게 바로 집이며, 인간은 자신이 사는 장소의 지배를 받는다. (...) 환경은 개인의 인격을 형성하고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사람이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장소를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 삶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 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물건을 가지고 사는지도 중요하다. (...) 물건은 ‘많이’ 가지는 게 아니라 ‘좋은’ 것을 가져야 한다. 적게 소유하되 제일 좋은 것을 소유하자. (...) 좋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물건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일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심플하다는 것은 꼭 필요한 약간의 물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물건은 꼭 그것이 아니면 안 되는 것과 유용한 쓰임새가 있는 것만 두자. 그 물건이 없으면 우리 삶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그런 것 말이다. (...) 여백이 충분한 집에 산다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다는 뜻과 같다. 그런 공간 안에서는 물건에 소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아하게 살면 삶이 훨씬 더 풍요롭다. 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아침을 먹기 전에 부스스한 머리부터 빗고 밥상에 앉는 것을 말한다. 밥을 먹는 동안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 놓는 것을 말한다. 주변에 플라스틱과 비닐 제품은 가능한 한 두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쁜 고급 식기를 찬장에만 넣어두는 게 아니라 매일 쓰는 것을 말한다.”

 

“삶에는 미학적 가치와 철학적 가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생활에 소박한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몸짓, 물건, 옷매무새, 행동 방식이 정신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그 속에 예술이 담겨 있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은 생각하고 느끼면서 먹는 것이다. 잘 먹는다는 것은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음식과 우리 몸을 존중하면서 먹는 것을 뜻한다. (...) 잘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매 순간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을 뜻한다. 먹는 순간에도 의미는 중요하다. (...) 혼자 밥을 먹더라도 아름답게 먹자.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몸을 깨끗이 하자. (...) 포만감은 양이 아니라 질에 의해서, 즉 음식의 질과 음식을 먹는 장소의 질,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우리 마음 상태의 질에 의해서 좌우된다.”

 

“좋은 음식을 소식하고, 일찍 자고, 운동하고, 배움을 멈추지 말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고, 매일매일 자신이 찾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즐거움을 찾아내자. 검소하게 차려입고, 자신에게 걸맞은 정직한 친구들을 사귀고, 정신을 풍요롭게 만드는 책을 읽고, 좋은 환경을 만들고, 상식을 실천하자. (...) 하루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한 가지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 한 가지는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하자.”

 

“책의 내용에 대해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식으로 선을 그으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현명한 사람은 책에서 모순을 찾아내는 대신 사실 자체를 이해한다. (...) 읽을 수 있는 이상의 책을 소유하지 말자. (...) 책만 많이 읽기보다는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자. (...) 이해하면서 읽고 쓰는 것은 자기 것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 것이 된 내용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일들을 더욱 풍성하게 느끼고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읽기와 쓰기, 생각하기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아다니며 꿀을 모으는 꿀벌처럼,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것을 ‘수확’하자. 다양한 새로운 지식을 모아서 자기 자신을 보다 견고하고 완전하게 만드는 데 정성을 기울이자.”

 

“배운다는 것은 머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을 적극적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다. 몸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학습한 모든 것의 물리적 결과에 해당한다. 새로운 지식, 새로운 배움, 새로운 능력은 몸과 마음을 성장시킨다. (...) 배움의 궁극적 목적은 좀 더 풍요롭고 유연한 삶을 사는 것이다.”

 

“심플한 삶은 물질의 가치를 바르게 평가하고, 행복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돈과 시간, 물건을 현명하게 쓰는 균형 잡힌 삶이다. 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단지 간소한 삶에 만족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심플한 삶은 보다 고결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동경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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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효재처럼
이효재 지음 / 중앙M&B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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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 때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의 <마이홈 자랑>이라는 코너에 들어가 놀고 있으면 시간이 참 잘 간다. 남의 집 구경을 좋아하는 까닭이 단지 그 집안의 물질적 외양을 살펴볼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진짜 묘미는 집안의 풍경을 통해 거주자의 취향과 관심사, 강박과 판타지, 가치관과 신념까지 구경하는 일이다. 집을 구경하는 것은 그래서 인간을 관찰하는 일과도 같다. 마치 남의 집에 놀러가 구석진 선반 위를 손가락으로 넌지시 쓸어봄으로써 주인의 성격을 짐작해 보듯이, 가구 배치 하나를 보고 집주인이 날마다 무엇을 잃어가는지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마이홈 자랑> 코너를 애독하면서 내린 결론이 있다면, 세련되고 깔끔하게 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살기는 쉬워도 아취와 기품이 배어 나오게 살기는 쉽지 않구나 하는 것. 효재 선생님이 멋있는 까닭이다. 유난하고도 살뜰하면서도 표백되지 않은 그녀의 일상이 책 곳곳에 잔잔하게 담겨있다. 가정 생활을 다룬 책 치고 정작 생활이 묻어나는 책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더욱 고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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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9-2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효재 선생님이라고 부르시네요, 수양 님^^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좀 바뀌었어요, 이분에 대해서요.
이 책도 별 다섯 주신 거 보니 좋아보여요.

수양 2012-09-29 04:00   좋아요 0 | URL
일방적인 친근감+닮고픈 마음+존경심=저절로 나오는 선생님 소리ㅋㅋㅋ 오정희, 박완서, 박경리 '선생님'들처럼요 사실 저도 이 분에 대해선 이 책으로 접한 것밖엔 잘 몰라요. 근데 이 책을 보니 문학의 대모(?)들과 살림의 대모(?)가 주는 느낌이 뭔가 비슷한 거 같아요. 그래서 문득 선생님 소리가ㅋㅋ
 
여성조선 2012.9
여성조선 편집부 엮음 / 조선일보사(월간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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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조선의 여성으로서 한번쯤 숙독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 구입, 그러나 숙독은 무리였다. 이 책의 구조상 숙독을 했다가는 올해가 저물어도 독파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이번 달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물질의 대향연을 감상하기에는 발췌독만으로도 무리가 없겠다. 새롭게 출시된 가재도구들은 예술의 경지가 따로 없고 신상 의류며 잡화며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물질의 교향곡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를 압도하며 울려 퍼지는 가운데 (꿀꺽) 연예인들은 왜 또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짊어지고 살아가는가.

 

가령 1986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이후 91년 MBC 드라마 <장밋빛 인생> 등 몇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결혼과 함께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탤런트 신혜수는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가 시인이라서 집안에 돈 버는 사람이 없었어요. 형제라고는 한 살 많은 오빠뿐인데 오빠도 형편이 넉넉지 않았고요. 저는 실질적인 가장이었어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았죠. 매니저도 없어서 계약을 할 때 출연료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지도 않았어요. 일을 하지 않으면 지갑에 만 원 한 장이 없었어요. 어쨌든 엄마가 아니면 제가 조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불혹을 넘긴 신혜수는 여전히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이 아름다운데 그 비결이 “피부 진피층에 직접 주입해 탄력을 증가시키는 메조테라피와 표정 주름을 없애는 보톡스의 장점만을 결합한 시술”인 메조보톡스의 효과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피부의 근육층을 자극해 처지고 늘어진 피부의 탄력을 되찾아주는 안티에이징 시술”인 3D 울쎄라 리프팅의 세례를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여하간 이놈의 잡지는 읽어도 읽어도 끝이 나오질 않고, 한 번 읽고 넘어간 페이지를 다시 찾으려고 하면 도무지 어디로 숨어버린 것인지 아무리 넘겨봐도 찾을 수가 없다. 물론 이런 점이야말로 여성잡지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란 것쯤은 나도 안다. 그런데 이런 가공할 만한 잡지가 매달 발간이 된다니 여성잡지 종사자들은 대체 얼마나 헐크처럼 일을 한단 말인가. 대단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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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채소밭 - 상추, 콩나물, 딸기부터 수박까지 웬만한건 다 키워먹는 베란다에서 가꾸기 시리즈 1
박희란 지음 / 로그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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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감명받아 적은 리뷰로 그동안 thanks to 적립금을 220원이나 벌었다. 그러나 차마 양심의 소리를 거역할 수 없어 이렇게 다시 리뷰를 적는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 경우에는 결국 대학살을 부른 책이었던 것이다. 돋아나기 시작한 새싹들이 조만간 성대한 밀림 이루어 집안을 뒤덮을 줄 알았건만 순식간에 아래와 같이 전멸해버렸다. 참으로 처참하고 을씨년스런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채소 농사에 일가견이 있는 분의 판단에 따르면 과습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잘 자라라고 물을 듬뿍 주었는데 이렇게 다 죽어버리니 황당할 따름이다. 상실감과 허탈감에 휩싸여 더 이상 어떠한 파종의 의욕도 생기지 않고 역시 채소는 사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뭔가 부조리한 교훈을 심어주는 책이다.     

 ▲ 배란다 채소밭의 나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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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5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란 2011-01-0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팔고 있는 담당자입니다만, 수양님의 너무도 솔직한 리뷰에 생전 처음으로 댓글이란 걸 달아봅니다. ^^ 일단은 이 책을 구매하여 채소를 심으신 그 결단력과 실천력에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결과야 어찌됐든)
표지도, 그리고 책 안의 사진도 너무나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요리책으로 요리를 한다 해도 책의 예대로 똑같은 모양과 맛을 내기는 힘들지요. 저도 오코노미야끼, 라는 요리에 도전했다가 먹기도 전에 다 태워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아주 나쁜 예이지요. 인생이란게 다 그런 모양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저희 알라딘에서는 진행했던 리뷰 이벤트를 마감하고 추천하여 상을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게 리뷰를 훑어보다가 본 수양님의 리뷰는 (공식적으로는 차마 추천할 수 없었지만;;) 제 마음 속 1등 리뷰가 되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
앞으로도 알라딘 많이 사랑해 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수양 2011-01-07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영광이에요!! ㅋㅋ 베란다가 밀림이 될 줄 알았는데 전 그만 이렇게 되어버렸네요ㅜ_ㅜ 그래도 올겨울 지나고 날씨가 다시 순해지면 재도전해보려고요. (불끈) 이 책 쓰신 바키님 말씀대로 스티로폼 상자랑 플라스틱 우유곽이랑 화분으로 쓸 만한 거를 잔뜩 모아놨는데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요~~~ㅋㅋ

윤호맘 2011-01-2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양님의 글을 읽고 으~~ 도전 정신이 대단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님의 리뷰는 좋은 예로써... 모든 일이 수월히 되는건 아니고... 책대로 되는 것도 아니구나 싶네요. 저도 책 보고 도전해보려는데... 님의 글 참고하겠습니다.

수양 2011-01-2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을 다 죽여놓고선 이런 과찬을 받게 되니 이거 원...^^ 참고는 하시되 저처럼은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하하.

2011-06-1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에 대한 과한 관심이 오히려 식물에겐 부담으로 느껴졌나봅니다.
오랫만에 수양님 밀린 게시글을 읽다보니 빵터지는게시물이 많네요 ㅋㅋㅋ

수양 2012-10-2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뭐든 적당히 해야 하나봐요 -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