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끌리는 사람들, 호감의 법칙 50 - 그 사람은 왜 또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까?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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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것 세 가지를 묻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답할 것인가?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셋(돈·권력·호감) 중, 하나 정도는 중복되지 않을까?

셋 모두 동일한 답변을 했다면 당신은 자기 관리가 뚜렷한 진정한 현실주의자이며 사람들에게 호감을 어떻게 사는지 잘 아는 사람에 가까울 것이다.

첫인상에 호감을 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첫인상에 호감을 준 사람에게 의외로 쉽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느낌은 별로였던 어떤 사람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처음에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인간애와 다정함, 그리고 배려심 같은 것을 느끼고 오래오래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경험과는 상반되게 말이다.

사실 첫인상 좋은 사람이 오래도록 좋은 인상으로 남는 경우도 간혹 있긴 하다. 그 사람과 첫 만남을 가지고 다시 만나고 싶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나에게 적용해 보자. 나는 어떤 쪽일까? 다시 만나고 싶은 상대일까? 다시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상대일까?

그것은 곧 그와의 첫 만남에 내가 어떤 인상을 주었는가에 달렸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은 그 점들을 간과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상대를 사로잡는 마음의 과학이라는 호감'으로 접근했다.

누구나 호감형이길 원한다. 일회성이 아닌 영구적으로 호감형으로 관계를 지속화하기 위해서는 분명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호감은 운(運)도 끌어당기는 강한 마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작가도 말했기 때문이다.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호감도가 절대적이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만남, 우정, 연애, 결혼)를 맺고 싶어 하는 것처럼 사업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장 거울부터 보라고 작가는 서문에서 밝히는데... 거울을 본 순간, 으악...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외모로는 부족하지만 표정과 눈빛, 말투와 태도에 호감이 묻어 있는지 살펴 볼일이다. 이 책이 호감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제공해 줄 것이다. 나는 호감과 함께 내 운(運)을 끌어당기고 싶으니까.


우리의 첫인상 결정 시간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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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초다.

첫인상부터 호감형으로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호감의 법칙 50'이 담겨 있는 이 책을 펼쳐라.

이 책은 총 파트 6으로 채워져있다.

끌리는 호감을 만드는 하루 습관, 스스로에게 호감 가는 사람이 되는 짧고 사소한 기술들, 호감형 인간의 10가지 스타일, 호감을 만드는 마인드 리셋 Keyword 8가지, 호감을 부르는 실전 전략 ⅠⅡ.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을 받은 부분은 파트 1이다. 그다음으로는 실전 전략.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러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다시 정리하며 실천할 수 있는 것들 목록을 마음과 머릿속에 정리해나갔다.

이름 기억하기, 경청하기, 마음속으로부터 칭찬하기, 미소를 짓고, 상대의 관심 방향을 간파하는 것.

개인적으로 이것만 제대로 실천해도 이미 호감형 인간의 반열에 들어선 거다.

책 읽기와 글쓰기도 호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더 이상 무슨 부언 설명이 필요하랴? 이 둘은 나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미소와 아주 친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 글이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미소는 모든 무장해제의 기본이라니... 미소를 배워야 해.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어야 해. 이게 훈련으로 가능할까?

"그날 나는 누군가에게 미소 짓기만 해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지지 의사표시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옆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다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 마야 안젤루, ≪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 글을 읽는 동안 내 입꼬리가 슬며시 위로 올라갔다. 미소 짓고 있던 거다. 그러고 보니... 가만있어 봐라. 내가 최근에 미소 지었던 것 같은데... 아! 그래, 어린아이들이 뒤뚱거리며 걷는 뒷모습을 보면서, 조그만 입술로 오물오물 뭔가 먹을 때, 그 입술로, 종알거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 지나가는 남의 아이인데도 그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여운지... 그때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 지었음을... 반려견 산책시키는 모습을 보면서도 자주 미소 지었구나. 그런 미소를 관계에서도 지으면 되는 거구나... 희망이 보이네. 내 미소에도.

호감을 부르는 실전 전략 중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체크해 봤다.

공감,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려고 하는 노력, 아이콘택트, 인생에 대한 열정, 진짜 마음에서 우러나는 칭찬하기,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 모르면 모른다고 얘기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 경청하는 자세 등...

그러고 보니 나, 괜찮은 사람이네. 누군가에게는 호감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될지도 몰라.

무엇보다 나 자신은 나에게 호감형이다. 나를 잘 알고 있고, 내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주고. 내 마음속 이야기를 경청하고...

아직은 20% 부족한 것은 조금씩 채워가면서 좀 더 확장된 호감형, 건강한 호감을 주는 내가 되어야겠다.

이 책, 은근히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더라.

누군가가 당신을 또 만나고 싶게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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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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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희열을 주는 명작 뮤지컬 30편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힐링 에세이 여행서이다.

30편 중 내가 본 뮤지컬은 몇 편인가 가늠해 보았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살면서 극복하기 어려움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데 뮤지컬 속의 인물들은 갖은 난관 속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사랑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내가 강렬한 감동을 받았던 <노트르담 드 파리>는 관람하고 다시 DVD까지 소장해서 몇 번이고 재관람하고 지인들에게도 빌려주곤 비슷한 감동을 경험하길 바랐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을 듣는 순간 전율을 일으켰던 뮤지컬은 지친 도시인들에게 잠깐 쉼표를 찍어주고 왜 내가 이렇게 앞만 보고 정처 없이 걷고 있는지 자문자답할 수 있는 시간을 전달한다.

쉼표 같은 역할을 해주는 뮤지컬 타임을 몇 차례나 가졌나 30편의 작품 중에서 추려보았다. 30편 중 어림잡아 반타작은 했으려니 했는데 14편을 봤다.


나의 뮤지컬 베스트 3를 정해보았다.

1위는 노트르담 드 파리, 2위는 빌리 엘리어트, 공동 3위는 지킬 앤 하이드 & 캣츠


그러고 보니 1위와 2위는 운명의 앞에서 개척하는 인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뮤지컬 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운명이 이끄는 방향으로 휩쓸려 고난과 좌절을 경험하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도 의지를 갖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운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할 수 운명으로 개척해 나가는 거겠지.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운명과 비극의 시대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을 웅장한 노래로 가슴 벅찬 감동을 전달한다.


특히 <빌리 엘리어트>의 엔딩 신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 엔딩 신을 탄생시키기 위한 전단계에서의 빌리 성장과정 역시 눈물을 머금게 하기에 충분하다. 엔딩 신과 함께 잊지 못할 장면은 오디션을 마치고 심사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엔 머뭇거렸지만 어디에 홀린 듯 말합니다. 아마 그 어디는 '춤'이겠지.

"설명할 수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이 느낌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나를 잃어버린 기분, 뭔지 몰라도 그 순간 나는 완전해져요. 내 귓가에 음악이 들려오고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또 사라져 짜릿한 그 느낌 불꽃이 튀듯이 전기가 흘러 나는 자유를 얻죠."

결국 오디션 합격 소식을 받고 꿈을 향해 날아오르는 빌리는 가족들의 지지 속에 높게 도약하는 발레리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지하의 탄광으로 내려가는 광부들의 모습이 대비되는 모순이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녹아 있는 뮤지컬로 기억한다.


탄광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미국의 탄광촌에서 로켓 소년이 탄생하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제이크 질렌할의 영했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에서 받은 감동은 빌리 엘리어트와 견줄 수 있을 정도다. 이 영화 역시 너무 좋아서 주변인들에게 추천하고 DVD를 빌려주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국의 탄광촌 발레리노와 미국의 탄광촌 로켓 소년을 동시에 영화로 다시 만나봐도 좋을 듯싶다. 당장 뮤지컬 공연으로 만날 수 없을 때 대체 힐링 매체는 영화라고 생각하니까.


마지막으로 3위인 첫 작품은 <지킬 앤 하이드>

조승우 버전의 지킬 앤 하이드를 특히 좋아한다. 다른 배우(이름 까먹음)의 버전도 좋았지만. 아무튼 내겐 조승우가 원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도 '지금 이 순간'이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겐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지킬은 결국 다른 이들과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마음을 선택하는 것, 더 나은 순간을 향해 나아가며 미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과 그에 비해 미약한 인간의 능력, 그리고 만연한 악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선함에 보내는 안타까운 찬사와 응원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깊이 있는 가사로 노래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3위 두 번째 작품은 <캣츠>, 이 뮤지컬은 몇 차례 여러 단원들의 작품으로 관람했다. 캣츠 오리지널 공연 중 갑자기 관객석으로 뛰어들어 함께 참여하는 형식의 공연 분위기가 기억에 오래 남을 뮤지컬. 때로는 유쾌하게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우리 귀에 익숙한 곡 'Memory'가 흐를 때는 자신도 모르게 부분부분 따라 부르고 있더라. 모르는 가사일 때는 허밍으로^^

기억, 달빛은 당신의 얼굴에 비치고

기억들이 당신을 이끌어요

마음을 열고 이곳으로 와요

당신이 이 의미를 찾게 된다면

새로운 날이 올 거예요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 시간을 기억해요

기억들을 다시 되새겨요

연기만 자욱이 남아 사라진 지난날들

남은 것은 차갑고 불쾌한 새벽의 냄새


햇빛, 나는 해가 뜨는 순간을 기다려요

새로운 삶을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새벽이 온다면

오늘 또한 추억이 되겠죠

그리고 새로운 날이 시작될 거예요


오늘도 기억해 본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 순간순간들의 기억들을.

어젯밤 여수 엑스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밤새 남해 바다를 항해해서 아침 일찍 제주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 그 시간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렸네.

그리고... 오늘이라는 새로운 날이 시작되겠지. 그렇게 오늘이 흐르고 밤이 오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은 추억이 되고...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 먼지로 사라져야 할 우리의 운명은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 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야 한다. 오늘 나는 최선의 삶을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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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의 낡고 녹슨 철조망
강민영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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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삶을 사유하고 실천해온 글 속에서 내 삶을 돌아봤고 언급한 책과 영화 음악 그림들을 다시 찾아보았다. 작가에게 티타임을 제안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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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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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행복은 사실 아주 가까이에 있다'

그래. 내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펼쳐 들고 내 마음을 읽어주는 듯한 문장을 만났을 때 행복하지.

내가 좋아하는 영화 한 편 관람하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서늘해질 때 어쨌든 내가 제대로 느끼면서 살아있구나를 확인할 때 행복하지.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잖아. 지금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잖아.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있어. 마음이 중요한 거야.

리뷰 요청을 받고 이 책을 받아 들었을 때,

그래서 의외로 술술 넘겨지던 페이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앞에서 잠시 멈췄다.

모험과 불확실함 속에서, 란 챕터에 포함된 루이스 캐럴의 동화였다.


2017년 11월 24일 옥스퍼드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 갔으니 당연히 앨리스 숍에 들러보고 싶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며 환상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다.

여행 중이니 내가 살고 싶은 나이로 순간 이동하는 게 가능했다,

먼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공간,

크라이스트처치에도 다녀온 터라 동식물과 대화 나누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가 어디서 무슨 꿈을 꾸든 방해하는 이가 없었다,

엉뚱한 앨리스처럼 나도 두 사람(어린아이, 성인)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어떤 꿈도 가능했던 그때처럼 자유롭게 밖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에 슬슬 시동이 걸렸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걸 보면 동화는 진짜 어른들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 감동이 배가 될 때도 있지만

혼자 조용히 모서리에 앉아 어릴 적 내 안에 숨어 있던

순수와 용기, 잠재된 욕망 같은 것들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동화가 좋은 이유는

그날그날의 내 기분을 내 스스로 정하게 도와주기 때문이야.

오늘 나는 내 기분을 '행복'으로 할 거야.

내일은 '기쁨'으로 할 거고. 모레는 '선물' 받은 마음으로 즐거울 거야.

난 타인이 만들어 놓은 지도를 따라 여행할 때도 더러 있지만,

그것보다는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서 방황하더라도 한 번 떠나볼 거야.

그러기 위해선 남 일에 참견 말고 내 일에 온전히 몰입할 거야.

그렇다면 세상은 정말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될 거야.

부디 남 참견, 남 탓하지 말고 나를 먼저 돌아보면 좋을 거야.

시간을 의미 있게 써야 하잖아.

온전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말이야.

알면 알수록, 까면 깔수록 새로운,

그간의 나와는 조금씩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야.


어린아이의 시간은 길고 어른의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는 얘기가 있지.

어린아이는 모든 것이 새로운 자극이자 지식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길게 느끼고,

삶의 대부분이 익숙해져 버린 어른들은 시간의 흐름을 잘 인지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기 때문이라는데...

동화책이 매일의 평범한 삶 속에서 불현듯 낯설게 하는 시선을 제공해서 동심의 순간을 살게 해줄 수도 있으리라.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을 읽는 동안 그대도 그동안 꺼내보지 못했던,

아니 한 번도 불러내지 못했던 수줍은 동심, 용감한 동심, 아름다운 동심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거야.

이 책은 우선 가벼워서, 에코백에 넣어 다니다가 전철에서, 버스에서, 공원에서, 카페에서 어디서 건 쉽게 펼쳐볼 수 있어.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옛날 읽었던 동화의 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내려야 할 역을 놓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꺼내 보게 만들어 준 보드랍고 따사로운 책이다.

각자의 추억을 꺼내보게 만들 동화책은 저마다 다르겠지.

<파랑새>일 수도, <어린 왕자>일 수도, <하이디>일 수도, <모모>일 수도, <톰소여의 모험>일 수도,

<마당을 나온 암탉>일 수도, <마틸다>일 수도, <플란다스의 개>일 수도, <키다리 아저씨>일 수도 있다.

그대는 어떤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분홍색 책장을 넘겨보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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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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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이벤트 『노인과 바다』 책과 향 미션을 시작했다.

배달 받은 책과 향, 며칠째 계속 분주했던 관계로 오늘에서야 드디어 개봉했다.

상상했던 향과 많이 닮아있어서 우선 반가웠고, 선호하는 향이라 아무리 오래 맡아도 싫증 나지 않았다.

그만큼 강하지 않은 은은한 바다향이었고 홀로 있을 때 함께 하고 싶은 향으로 딱이었다.

향을 맡으며 차분하게 독서에 임할 수 있어서 색다른 마음가짐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모처럼의 휴식이 달콤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체의 헤밍웨이 작품에 빠져든다.

바다에 잠수하듯이... 노인의 고독에...

노인의 외로움에 함께 젖어들면서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아껴서 읽고 있다.

젊은 날에 읽었던 『노인과 바다』는 진짜 『노인과 바다』가 아니었던가?

어떻게 이토록 새로울까?

노인의 나이에 더 가까이에 서서 읽어서 일까?

문득... 나는 노인이 잡은 그 고기를 먹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자문해본다.

당당한 거동과 위엄을 보여주는 노인의 고기를 보면 과연 그 고기를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해진다.

노인이 던지는 질문은 어쩌면 우리 인생 전체에 던지는 질문일 것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되짚어 보게 하는 질문이니까.


윌리엄 포크너는 『노인과 바다』가 출간되자마자 "시간이 지나면 우리 시대 작가가 쓴 작품 중에서 아마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라며 이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작가 헤밍웨이 역시 『노인과 바다』를 출간한 출판사 사장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이 소설은 내가 평생 동안 작업해 온 산문 작품입니다. 쉽고도 단순하게 읽힐 수 있고 길이가 짧은 것 같지만 가시적 세계와 인간 영혼 세계의 모든 차원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로서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런 표현이 없었더라도 『노인과 바다』를 완독하고 난 후 모든 독자들은 느낄 것이다. 이 작품이 주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사랑, 우주와 자연에 대한 지혜로운 노인의 깊은 사유로 인해 가슴 먹먹해짐을. 128쪽의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스케일은 그 어느 작품보다 넓고 높고 크다. 바다에서 고기와 벌이는 노인의 사투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리얼한지 눈에 그려지듯 선했다. 앤서니 퀸과 고든 핀센터, 그리고 스펜서 트레이시까지 노인을 열연했을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긴 했다.


그러나 헤밍웨이 필체로 너무나 입체적으로 그려진 노인의 모습을 배우들이 얼마나 스크린에 재현해냈을까? 그 세밀한 바다 풍경, 고기와 노인의 사투, 상어떼들의 공격 등을 어떻게 담아냈을까? 궁금했지만 선뜻 영화를 볼 엄두가 안 났다. 그저 내 머릿속 스크린에 헤밍웨이 필체 속 노인이 너무나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이 노인과 바다지만... 내 머릿속에 분명하게 그려진 또 다른 인물은 소년 마놀린 이었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감정이입은 4~5세 아이들도 가능하다고 하지 않던가? 마놀린이 노인에게 보이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 예의 앞에서는 어른인 나도 고개를 조아리게 만들었다. 마놀린의 눈물에 공감하고, 노인을 위한 그의 바지런한 몸놀림에 감동하고, 바다와 노인에 대한 존경심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문득 마놀린의 모습을 만나면서 오버랩 된 인물이 있었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하인 게라심의 모습이었다. 마놀린과 게라심, 두 사람의 국적과 나이는 달라도 그들의 마음은 너무나 닮아 있었다.


이제 이 향을 맡으면 『노인과 바다』가 자연스레 떠오를 듯싶다. 고독이 주는 위로의 향으로 이미 내 후각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작품 속 노인이 느꼈을 고독, 그 고독이 주는 위로의 향이 내게도 큰 위안이 됐음을... 이번 미션을 통해 독서와 관련된 향과 소리를 찾을 수 있어서 기뻤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대학로 프루스트를 찾아 나만의 독서향을 조향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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