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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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희열을 주는 명작 뮤지컬 30편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힐링 에세이 여행서이다.

30편 중 내가 본 뮤지컬은 몇 편인가 가늠해 보았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살면서 극복하기 어려움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데 뮤지컬 속의 인물들은 갖은 난관 속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사랑하고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내가 강렬한 감동을 받았던 <노트르담 드 파리>는 관람하고 다시 DVD까지 소장해서 몇 번이고 재관람하고 지인들에게도 빌려주곤 비슷한 감동을 경험하길 바랐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을 듣는 순간 전율을 일으켰던 뮤지컬은 지친 도시인들에게 잠깐 쉼표를 찍어주고 왜 내가 이렇게 앞만 보고 정처 없이 걷고 있는지 자문자답할 수 있는 시간을 전달한다.

쉼표 같은 역할을 해주는 뮤지컬 타임을 몇 차례나 가졌나 30편의 작품 중에서 추려보았다. 30편 중 어림잡아 반타작은 했으려니 했는데 14편을 봤다.


나의 뮤지컬 베스트 3를 정해보았다.

1위는 노트르담 드 파리, 2위는 빌리 엘리어트, 공동 3위는 지킬 앤 하이드 & 캣츠


그러고 보니 1위와 2위는 운명의 앞에서 개척하는 인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뮤지컬 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운명이 이끄는 방향으로 휩쓸려 고난과 좌절을 경험하지만 그들은 그 속에서도 의지를 갖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운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할 수 운명으로 개척해 나가는 거겠지.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운명과 비극의 시대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을 웅장한 노래로 가슴 벅찬 감동을 전달한다.


특히 <빌리 엘리어트>의 엔딩 신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 엔딩 신을 탄생시키기 위한 전단계에서의 빌리 성장과정 역시 눈물을 머금게 하기에 충분하다. 엔딩 신과 함께 잊지 못할 장면은 오디션을 마치고 심사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엔 머뭇거렸지만 어디에 홀린 듯 말합니다. 아마 그 어디는 '춤'이겠지.

"설명할 수 없어요. 잘 모르겠어요. 이 느낌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나를 잃어버린 기분, 뭔지 몰라도 그 순간 나는 완전해져요. 내 귓가에 음악이 들려오고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나는 또 사라져 짜릿한 그 느낌 불꽃이 튀듯이 전기가 흘러 나는 자유를 얻죠."

결국 오디션 합격 소식을 받고 꿈을 향해 날아오르는 빌리는 가족들의 지지 속에 높게 도약하는 발레리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지하의 탄광으로 내려가는 광부들의 모습이 대비되는 모순이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녹아 있는 뮤지컬로 기억한다.


탄광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미국의 탄광촌에서 로켓 소년이 탄생하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제이크 질렌할의 영했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에서 받은 감동은 빌리 엘리어트와 견줄 수 있을 정도다. 이 영화 역시 너무 좋아서 주변인들에게 추천하고 DVD를 빌려주기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국의 탄광촌 발레리노와 미국의 탄광촌 로켓 소년을 동시에 영화로 다시 만나봐도 좋을 듯싶다. 당장 뮤지컬 공연으로 만날 수 없을 때 대체 힐링 매체는 영화라고 생각하니까.


마지막으로 3위인 첫 작품은 <지킬 앤 하이드>

조승우 버전의 지킬 앤 하이드를 특히 좋아한다. 다른 배우(이름 까먹음)의 버전도 좋았지만. 아무튼 내겐 조승우가 원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도 '지금 이 순간'이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겐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뿐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지킬은 결국 다른 이들과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마음을 선택하는 것, 더 나은 순간을 향해 나아가며 미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과 그에 비해 미약한 인간의 능력, 그리고 만연한 악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선함에 보내는 안타까운 찬사와 응원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깊이 있는 가사로 노래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3위 두 번째 작품은 <캣츠>, 이 뮤지컬은 몇 차례 여러 단원들의 작품으로 관람했다. 캣츠 오리지널 공연 중 갑자기 관객석으로 뛰어들어 함께 참여하는 형식의 공연 분위기가 기억에 오래 남을 뮤지컬. 때로는 유쾌하게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우리 귀에 익숙한 곡 'Memory'가 흐를 때는 자신도 모르게 부분부분 따라 부르고 있더라. 모르는 가사일 때는 허밍으로^^

기억, 달빛은 당신의 얼굴에 비치고

기억들이 당신을 이끌어요

마음을 열고 이곳으로 와요

당신이 이 의미를 찾게 된다면

새로운 날이 올 거예요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 시간을 기억해요

기억들을 다시 되새겨요

연기만 자욱이 남아 사라진 지난날들

남은 것은 차갑고 불쾌한 새벽의 냄새


햇빛, 나는 해가 뜨는 순간을 기다려요

새로운 삶을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새벽이 온다면

오늘 또한 추억이 되겠죠

그리고 새로운 날이 시작될 거예요


오늘도 기억해 본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 순간순간들의 기억들을.

어젯밤 여수 엑스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밤새 남해 바다를 항해해서 아침 일찍 제주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 그 시간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렸네.

그리고... 오늘이라는 새로운 날이 시작되겠지. 그렇게 오늘이 흐르고 밤이 오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은 추억이 되고...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 먼지로 사라져야 할 우리의 운명은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 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야 한다. 오늘 나는 최선의 삶을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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