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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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행복은 사실 아주 가까이에 있다'

그래. 내 책장에 꽂힌 책 한 권을 펼쳐 들고 내 마음을 읽어주는 듯한 문장을 만났을 때 행복하지.

내가 좋아하는 영화 한 편 관람하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서늘해질 때 어쨌든 내가 제대로 느끼면서 살아있구나를 확인할 때 행복하지.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잖아. 지금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잖아.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있어. 마음이 중요한 거야.

리뷰 요청을 받고 이 책을 받아 들었을 때,

그래서 의외로 술술 넘겨지던 페이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앞에서 잠시 멈췄다.

모험과 불확실함 속에서, 란 챕터에 포함된 루이스 캐럴의 동화였다.


2017년 11월 24일 옥스퍼드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 갔으니 당연히 앨리스 숍에 들러보고 싶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며 환상 속으로 빠져들고 싶었다.

여행 중이니 내가 살고 싶은 나이로 순간 이동하는 게 가능했다,

먼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공간,

크라이스트처치에도 다녀온 터라 동식물과 대화 나누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가 어디서 무슨 꿈을 꾸든 방해하는 이가 없었다,

엉뚱한 앨리스처럼 나도 두 사람(어린아이, 성인) 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어떤 꿈도 가능했던 그때처럼 자유롭게 밖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에 슬슬 시동이 걸렸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걸 보면 동화는 진짜 어른들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 감동이 배가 될 때도 있지만

혼자 조용히 모서리에 앉아 어릴 적 내 안에 숨어 있던

순수와 용기, 잠재된 욕망 같은 것들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동화가 좋은 이유는

그날그날의 내 기분을 내 스스로 정하게 도와주기 때문이야.

오늘 나는 내 기분을 '행복'으로 할 거야.

내일은 '기쁨'으로 할 거고. 모레는 '선물' 받은 마음으로 즐거울 거야.

난 타인이 만들어 놓은 지도를 따라 여행할 때도 더러 있지만,

그것보다는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서 방황하더라도 한 번 떠나볼 거야.

그러기 위해선 남 일에 참견 말고 내 일에 온전히 몰입할 거야.

그렇다면 세상은 정말 지금 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될 거야.

부디 남 참견, 남 탓하지 말고 나를 먼저 돌아보면 좋을 거야.

시간을 의미 있게 써야 하잖아.

온전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말이야.

알면 알수록, 까면 깔수록 새로운,

그간의 나와는 조금씩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야.


어린아이의 시간은 길고 어른의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는 얘기가 있지.

어린아이는 모든 것이 새로운 자극이자 지식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을 길게 느끼고,

삶의 대부분이 익숙해져 버린 어른들은 시간의 흐름을 잘 인지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기 때문이라는데...

동화책이 매일의 평범한 삶 속에서 불현듯 낯설게 하는 시선을 제공해서 동심의 순간을 살게 해줄 수도 있으리라.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을 읽는 동안 그대도 그동안 꺼내보지 못했던,

아니 한 번도 불러내지 못했던 수줍은 동심, 용감한 동심, 아름다운 동심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거야.

이 책은 우선 가벼워서, 에코백에 넣어 다니다가 전철에서, 버스에서, 공원에서, 카페에서 어디서 건 쉽게 펼쳐볼 수 있어.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옛날 읽었던 동화의 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내려야 할 역을 놓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꺼내 보게 만들어 준 보드랍고 따사로운 책이다.

각자의 추억을 꺼내보게 만들 동화책은 저마다 다르겠지.

<파랑새>일 수도, <어린 왕자>일 수도, <하이디>일 수도, <모모>일 수도, <톰소여의 모험>일 수도,

<마당을 나온 암탉>일 수도, <마틸다>일 수도, <플란다스의 개>일 수도, <키다리 아저씨>일 수도 있다.

그대는 어떤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분홍색 책장을 넘겨보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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