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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레임
애슐리 반스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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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그는 누구인가?

 

 페이팔, 테슬라 모터스, 스페이스 엑스. 일론 머스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와 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머스크는 풀고 싶은 문제와 질문을 시작으로 상상력을 발휘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잡스, 주커버그, 머스크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타인의 결과물에서부터 시작된 상상력은 그들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우리도 이제는 우리만의 질문과 문제를 던져야 할 때이다.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과 교수

 

 일론 머스크. 먼저 고백하자면 저는 일론 머스크를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팔은 외국 웹페이지를 서핑하다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테슬라 모터스나 스페이스 엑스는 IT 관련 기사를 통해 잊을만하면 마주치는 뉴스 단신 정도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나 기업에 대해서 단편적으로만 정보를 습득해서인지 일론 머스크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런 저의 선입견(?) 탓일까요?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100대 인물' 커버스토리를 장식하고, <포춘>이 '2013년 비즈니스 분야 톱 인물' 1위로 꼽았던 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가이자 과학자 그리고 모험가, 일론 머스크 ELON MUSK의 첫 공식 전기"(알라딘 책 소개에서)라는 기나긴 소개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이 책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책을 처음 받고 나서, 습관처럼 먼처 앞뒤 표지부터 살폈습니다. 미래 지향적인 앞표지에 그런대로 합격점을 주고, 뒤표지를 보니 조금은 도발적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님의 추천사가 쓰여 있었습니다. 외국 천재들의 결과물을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만의 문제의식을 갖자는 말에는 동의하면서도, 하필 이런 주장을 이 책의 뒤표지에 실은 저의가 궁금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다면, 이 책은 절대로 읽지 말아야 할 책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책에 대한 대략적인 모습을 살펴보면서 서서히 일론 머스크와 책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40대 생존 인물의 전기를 서둘러 출판할 만큼 일론 머스크는 매력적인 인물인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론 머스크, 문제를 설정하다.

 

 휴브너는 논문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핵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삶을 바꾸는 발명의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근거를 대며 일인당 발명 수가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든다는 점도 입증했다. ...(중략) '우리는 140자 한 트윗에 올릴 수 있는 글자수 보다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원한다.'는 피터 티엘이 세운 벤처 캐피털 기업 파운더스 펀드 Founders Fund의 표어가 되었다. 

 

-p.25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주성치가 나온 영화와 주성치가 나오지 않은 영화."라는 명문장(?)이 이 있습니다. 이를 패러디한 수많은 표현들이 아직까지도 쓰이고 있습니다. 이 표현을 빌리면 "일론 머스크에게는 두 개의 인생이 있다. 스페이스 엑스 이전과 스페이스 엑스 이후의 삶"이라는 문장을 통해 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는 모험심이 강한 선조들 덕분에  197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  전기기계 공학자인 아버지의 영향 속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을 계기로 일론 머스크는 캐나다로 이주해  학업을 이어나갔습니다. 1995년에는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 들어갔지만, 이틀 만에 자퇴합니다. 대신 그는 동생과 함께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 인터넷 지도와 검색 서비스를 결합한 Zip2 서비스를 창업 후, 1999년 매각해서 2천 2백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곧바로 엑스닷컴이라는 최초의 온라인 은행 서비스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는 동종업체인 컨피니티(Confinity)라는 회사와 합병하고, 회사명을 페이팔(Paypal)로 변경하며 인터넷을 통한 결제 서비스에 집중합니다. 조직원들과의 불화로 CEO에서 해임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02년 이베이(eBay)가 페이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그는 1.7억 달러의 자산가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의 삶을 살펴보면, 그는 천재적인 능력으로 닷컴열풍에 올라타 떼돈을 번 운좋은 청년 실업가였으며, 세간의 평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품고 있던 거대한 이상,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남아있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그는 필요한 능력을 길렀고, 사업을 통해 막대한 자본을 준비했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오과장이 말한 것처럼 '우유가 다 익었으니 마실 때가 된 셈'입니다.


 

일론 머스크, 해결책을 제시하다.

 

 머스크의 유산은 그가 창출하는 부가 아니라 그가 세운 테슬라 모터스와 솔라시티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한다는데 있다. 머스크는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설득 당하기보다, 매료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TED 기획자 크리스 앤더슨

 

 일론 머스크는 2002년 우주 로켓 사업을 위해 스페이스 엑스를, 2004년 전기 자동차 사업을 위해 테슬라 모터스를, 2006년 태양열 발전 사업을 위해 솔라시티를 설립하고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사업에서 일론 머스크는  초기부터 최근까지 수많은 제품 실패, 다른 기업들의 방해, 언론의 비판을 견디며 고분분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미래 산업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런 그에 대해서 저자는 "다른 국가와 기업이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해서 갈팡질하는 하는 사이에 머스크는 지구온난화에 대비해 가장 성공률이 높은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만약의 경우를 고려해 탈출 계획도 마련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론 머스크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여전히 미래를 향한 무모한 도전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00 페이지가 넘는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읽는 일은 그의 인생처럼 저에게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론의 비전과 열정은 저에게 감동을 주었고, 닷컴열풍 속에서 막대한 성공을 이룬 이야기는 벌써 과거가 되어버린 10년 전의 역사를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반면에 스페이스 엑스의 설립과 실패를 다룬 방대한 부분은 인내가 필요한 독서의 쓴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다 읽고 난 지금 저에게는 작은 성취감과 더불어 질문만이 남아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일론 머스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울까라는 의문입니다. 아니면 앞서 인용한 김대식 교수님의 지적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OOO인 걸까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론 머스크가 오래 전 설계한 미래를 우리 모두가 현재 살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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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0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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