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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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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치 넣으려고 냉장고를 또 사겠어?


 위니아 만도는 1995년 처음 김치냉장고를 출시했습니다. 차별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김치냉장고를 출시할 때만 해도 냉장고가 있는데 별도로 김치만 보관할 냉장고를 누가 사겠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김치냉장고가 없는 집을 찾기 힘들 정도로 대중화되었습니다. ...(중략) 딤채의 성공 사례는 영국 헐Hull대학 경영대학원 수업교재에 자세히 소개되었을 정도입니다. 기존의 일반 냉장고와 성공적으로 차별화시킨 제품 컨셉 덕분에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경우인데요. 


-p.48에서


 마케팅은 참으로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그 속에는 첨단의 이론과 각본 없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문제는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입니다. 현실을 중시하는 이들은 생생한 사례에 주목하고, 이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논리적인 이론에 방점을 찍습니다. 물론 정답은 이론과 사례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일일 터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은 흥미롭지만 쉬이 우리에게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학부 시절 알게된 친구 덕분에 마케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전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 관심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알면 알수록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그 답답함 또한 커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 이론은 간결해지지기보다는 복잡해졌고, 사례는 또다른 이론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만이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봅니다. '현재의 마케팅이론은 이론적이고 분석적이다 보니 통합이 필요한 컨셉개발에 적용할 때 많은 한계를 절감한' 김근배 교수가『끌리는 컨셉의 법칙』이라는 신간을 우리에게 선보였습니다. 과연 기존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양사상과 인문학으로 마케팅을 풀어내다. 


 이처럼 컨셉에는 '잡다'는 의미와 '여럿을 하나로 묶는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컨셉은 곧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꿴 것'이라는 의미가 되는데요. ...(중략) 그런데 컨셉을 개념으로 번역했던 사람이 《논어》에 나오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의미를 알았다면 아마 개념 대신에 일이관지로 번역하지 않았을까요. 일이관지에는 '하나로'라는 의미와 '붙잡다'는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컨셉이 원래 의미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즉 일(一)에는 '여럿을 하나로'란 의미가 있고, 관(貫)에는 '꿰뚫어 붙잡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p.35, 40~41에서


 컨셉 개발을 위해 필요한 통합적 사고를 저자는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추론하고, 인간에 대한 통찰은 인문학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 결과 틀에 박힌 실증주의를 넘어선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낸 마케팅 이론과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들로 적절하게 엮어낼 수 있었습니다. 책은 이런 '끌리는 컨셉의 법칙' 17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상당히 많은 법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법칙은 다시 자연스레 다음 법칙을 필요로 하는 논리적 연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론의 연쇄는 컨셉을 논어의 일이관지(一以貫之)로  풀어낸 저자의 주장을 그 자체로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통합적 사고가 음(陰)이라면, 이를 보완하는 양()은 바로 다양한 사례입니다. '배변 연습용' 기저귀에서 '걷는 아이용'으로 컨셉을 바꿔 성공한 하기X의 역전 드라마, '비누'에서 '팩'으로 컨셉을 바꿔 재도전에 성공한 스웨덴 제품, 혁신적인 기능을 가졌지만 소비자에게 익숙한 방식의 DVD 플레이어에 패배한 티보(Tivo) 등의 사례들은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보조바퀴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사례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이론을 검증해볼 수 있는 적절한 문제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빼어난 해답 속에 빠져있는 '문제 의식'이 아쉽다. 


  통념을 깨뜨리는 역발상의 사고는 바로 모순을 부정하고 서로 대립되는 것을 상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음과 양이 합쳐 태극을 이루듯이 말입니다. 여기에 법칙 1~16이 음이고 이를 부정하는 법칙 17은 양이 되어 이들이 서로 상생해 하나의 '법칙'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p.332에서


 저자는 마지막 법칙 17에서 '모든 법칙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법칙을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처음에는 열린 마음을 가진 작가들이 종종 책의 마지막에 사용하는 익숙한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용한 글에서 보듯이 작가 김근배 교수에게 있어 마지막 법칙은 통합적 관점에서 볼 때 당연한 귀결이 될 수 밖에 없는 법칙입니다. 완벽할 수 없는 법칙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런 방식은 독자가 수동적인 독서가 아닌 적극적인 사유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고민한 저만의 끌리는 컨셉은 바로 "왜라는 문제의식을 갖자"입니다. 제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케팅에 관한 아쉬움은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것'이라는 관점이었습니다.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가리는 것까지는 용납할 수 있지만, 비난과 흑색선전을 지양하고 구분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터와 소비자 모두 마케팅의 방법 이전에 마케팅의 목적인 왜라는 문제의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붙잡아야 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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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7: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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