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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익숙한 것과의 만남, 우석훈


 한국이 지나온 마케팅 사회의 최정점은 아마도 정이현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2006년)가 출간될 무렵이 아닐까 싶다. 공지영의 소설은 1980년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황석영의 글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 그 어딘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말로 2000년대의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정이현을 꼽을 수 밖에 없다. 그게 우리가 지나온 2000년대다. 


-p.14 프롤로그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스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스타들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무명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오고, 그 행보를 쭈욱 지켜보며, 마침내 성공했을 때 함께 기뻐한 '나만의 스타'가 아닐까 합니다. 저에게는 작가 우석훈님이 그런 존재입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음식국부론』(2005년)을 통해서 입니다. 그 당시 가졌던 음식에 대한 관심은 미시사(微視史)로 이어졌고, 한국인 저자가 쓴 책을 찾다 발견한 것이 바로  우석훈님입니다. 신선한 내용과 참신한 관점에 매료된 저는 그 후로도 그의 책을 빠짐없이 챙겨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작가 우석훈은 매우 익숙한 존재입니다. 그의 관점이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그가 제기한 사회적 문제나 소박한 대안에는 귀을 기울여 경청하곤 합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불황 10년』이란 제목으로 다가올 경제 상황과 그 대안을 제시한 책을 출판했습니다. 게다가 신간 평가단의 도서로 선정되어 리뷰를 통해 나름의 애정(?)을 표현할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 장하준 교수와는 반대로 너무나 익숙한 저자의 책을 소개한 것 또한 쉽지 않음을 실감했습니다. 나의 편견이 『불황 10년』을 읽을 독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길 바라며, 글을 이어봅니다.          



12억원으로 하는 라이프 게임 전략


 12억 원의 예산을 가지고 평생 치르는 게임, 이는 기본적으로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한국 30대의 삶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2억 원의 유산이 더해질 수가 있다. 그래봐야 인생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12억 원을 가지고, 우리는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아이도 키우고 대학도 보내게 된다. 물론 빡빡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이게 예산의 전부다. '미러클'을 기대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별로 없다.  


-p.96에서


  이 책의 본질은 '재테크' 서적입니다. 그것도 앞으로 다가올 '불황 10년'을 개인이 헤쳐나갈 수 있는 도와주는 '약은 방식'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사실 이런 책들은 지금도 넘쳐납니다. 『저는 재태크가 처음인데요』와 같은 소박한 제목을 단 책도 있고,『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처럼 중립을 지키는 제목의 책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와 같은 권유를 넘어 강압에 가까운 제목의 책들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책들과『불황 10년』은 과연 어떠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 책은 단지 '약은 방식'뿐만이 아니라 '옳은 방식'을 함께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우스 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월세로 살아라는 조언 뒤에는 행복한 주거를 위한 땅콩집과 코하우징을 소개합니다. 1년치 생활비를 정기 예금으로 저축하라는 충고 뒤에는 넉넉한 재산에도 불구하고 청빈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신 동화작가 권정생님의 삶이 따라붙습니다. CEO, 귀농자, 프리랜서들을 인터뷰하고 그 노하우를 공개하면서도, 일의 본질은 결국 자신의 꿈과 노력임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비판하면서도, 저자는 국영수의 올바른 학습 방법 또한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별 다섯 개를 바친다. 


아무리 유익한 책이라 할지라도 그 가치의 절반은 독자가 창조한다. - 볼테르


 이 책은 260 페이지 분량의 책입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4장으로 구성되었고, 각 장은 부동산, 개인 재무구조, 고용 문제와 창업, 육아와 교육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 장 당 50여 페이지쯤 할애하는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다, 분량도 읽기에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읽다가 중단하기를 여러 번이나 거듭했고, 다시 읽은 부분도 여러 군데가 있습니다. 그 만큼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일은 저에게 꽤 많은 노력을 요구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저에게 끊임없는 질문과 반론을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 10월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적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제가 고민하고 해결할 문제들을 이 책은 저에게 심어주었고, 저는 나만의 해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또 고민해야 했습니다. 재테크라는 속성과 한정적인 기간을 다룬 책이라는 한계로 이 책이 스테디셀러가 될 확률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의 예상이 틀려서 호황 10년이 찾아오는 것이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많은 고민과 생각의 실마리를 던져준, 그래서 나를 성장시켜준 이 책에게 처음으로 별 다섯 개를 매겨 개인적인 감사를 전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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