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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 나와 당신은 과연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분배받고 있는가
데이비드 C. 코튼 지음, 김경숙 옮김 / 사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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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경제적ㆍ정치적 관점을 밝히다. 


 " 내가 보는 것만큼 정말로 현재 상황이 그렇게 나쁜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왜 그걸 보지 못하는 걸까? 내가 어리석은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접하고 있는 걸까?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또 다른 누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여러 해 동안 그와 똑같은 질문을 붙잡고 씨름을 해왔다. 


-프롤로그, p.11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먼저 당신의 용어를 정의(定義)하라."라고 사상가 볼테르는 말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용어의 정의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계량화가 비교적 용이한 자연과학에 비해서 인문ㆍ사회과학은 학자의 이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객관적인 중립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견해를 진실하게 밝혀야 합니다. 중립을 가장한 치우친 의견은 오히려 반감만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에 리뷰하게 될 신간『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는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책의 프롤로그부터 저자는 "보수적으로 시장 경제와 작은 정부를 신뢰하면서도, 진보적으로 환경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실용적인 견해를 정직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저자에 대해 살펴보면 저자인 데이비드 C. 코튼은 미국의 보수적인 중상류층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보수주의자였던 그는 빈곤 국가에 선진 경영 기법을 전수해 미국식 번영을 누리도록 다양한 제 3세계 국가에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빈곤을 심화시키는 안타까운 현실에 마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 데이비드 C. 코튼은 이에  절망하지 않고, 새로이 NGO 네트워크와 함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탄탄한 이론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지고 저자가 바라본 세계 경제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화의 환경적ㆍ이데올로기적ㆍ현실적 관점을 밝히다. 

 

 우리 문제의 근본적인 성격은 1968년에 나온 케네스 볼딩의 뛰어난 에세이 『곧 다가올 우주선 지구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the Coming Spaceship Earth』에 극적으로 표현된 바 있다. 볼딩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사실상 우리는 매우 섬세하게 균형 잡힌 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우주선 속에서 살고 있는데도 마치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미개척지에 사는 카우보이처럼 행동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거라고 주장했다. 


-p.44에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은사님께서는 일본의 경제상황을 통해서 현실과 이론의 관계를 설명하신 적이 있습니다. 거품경제가 꺼지기 전인 1991년까지 일본의 불황을 예측한 이는 드물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와 학자들은 일본의 성공에 놀라고, 조금은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학자들은 그 성공의 비결을 분석하고, 기업은 현장에서 적용하느라 바빴습니다. 하지만 잃어버린 10년이 도래하자 이론은 또다시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주력산업을 제조업에서 금융과 정보화 산업으로 이행하면서, 일본이 누린 반사적인 호황이이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사회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는 이론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숨가쁘게 따라잡기 바쁘며, 올바른 이론과 사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한 사고와 검증을 필요로 합니다.    


 제목과 원제(When corporations rule the world)가 시사하는 것처럼 이 책은 세계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을 통해 세계화를 분석하기 위해서 저자가 취한 전략은 다각적인 관점을 취하는 것입니다. 책은 먼저 환경적인 관점에서 세계화가 얼마나 파괴적인 지를 설명합니다. 다음으로 이러한 세계화가 가능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와 경제학 이론을 살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론이 어떻게 구조화되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지를 생생한 사례를 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책의 원서가 2001년에도 발간된 책이라는 점입니다. 지금부터 무려 13년전에 말입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밝히다.


 우리가 가야 할 대체적인 방향은 하루하루가 갈수록 점점 확실해지고 있지만 아직 아무도 그곳에 가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만약 확실한 표지판 같은 것을 찾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두 위대한 사회 운동가 마일스 호턴과 파울로 프레이어의 좌담을 실은 책의 제목을 빌려 말한다면, 우리는 머나먼 수평선 저 너머 목적지에 시선을 고정시킨 뒤 걸어서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프롤로그, p.30에서


 책이 쓰여진 당시에는 이 책이 세계화의 미래를 점쳐본 일종의 예언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마술 트릭처럼 진부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저자와 이 책의 예상이 불행히도 적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분명 세계 경제는 분명 조금씩이나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여년 전보다 과연 더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힘이 듭니다. 사실 저자의 예측이 그 혼자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세계화의 덫(1997)』,『부유한 노예(2001)』과 같은 책들 또한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해 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발생한 전쟁, 테러,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세계화를 위한 과정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르고 진행 중입니다.      


 지금 현재 세계화를 막을 방법뿐만 아니라  힘도 우리에게는 없어 보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정치적, 문화적 방법을 통한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와 문화마저 경제 논리라는 블랙홀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현실에선 이 방법 또한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제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개인의 행복과 사회를 변화를 모색하려는 작은 움직임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분명 사람이기에 바로 그 사람에게 작은 희망을 걸어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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