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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시스템 1로 생각하기

 

 저는 책을 볼 때, 책을 앞면과 뒷면을 처음으로 봅니다. 그 다음에 책날개에 적혀있는 저자 소개와 출판사의 글을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문과 목차, 에필로그를 훑어본 후,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나름 평범하다면 평범한 독서 방법이지만, 동시에 많은 독서 전문가들이 권하는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받고서도 당연히 이 방법을 적용해서 이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책 표지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2002년부터 기다려왔던 단 한 권의 책,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이라는 문구였고, 저자 소개에서는 "사상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천재 심리학자"라는 표현이,  뒷표지에서는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동급 수준이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이런 단어들을 읽으면서 저는 '순간적으로' 이 책이 대단히 혁신적이고,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읽어내기 쉽지 않은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 책을 대략 살펴보고 얻은 느낌이 바로 저자 대니얼 카너먼이 중심 주제로 말하고자 하는 "시스템 1"입니다. 우리의 뇌는 정보가 들어올 때, 시스템 1을 통해서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인상, 느낌, 성향을 만듭니다. 이러한 빠른 직관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로, 우리가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게 해줍니다. 문제는 시스템 1인 언제나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으며, 치명적인 오류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스템 2로 생각하기

 

 시스템 1이 갖는 문제점은 인지적 착각과 판단의 편향입니다. 제가 앞서 읽었던 행동경제학, 바이블, 최초, 노벨경제학상, 천재, 국부론과 같은 단어들에 대해 저의 시스템 1은 자동적으로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섣부른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시스템 1의 직관이 틀렸음을 느린 이성인 "시스템2"가 알려주었습니다.

 

 시스템 2는 시스템1이 작동하기 힘들 때, 활성화됩니다. 주의력과 통제력을 담당하는 시스템 2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지만, 시스템 1보다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느린 이성인 시스템 2를 통해 살펴본 이 책은 시스템 1,2라는 간결한 개념과 일상의 언어를 통해 반복해서 설명하고, 다양한 실험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독자를 최대한 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 2 역시 불완전합니다. 시스템 1처럼 자동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시스템 1의 영향과 오류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시스템2를 끊임없이 연마하고, 타인의 오류를 서로가 알려주고, 개인보다는 조직의 절차를 중시하는 노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과연 제 2의 국부론이 될 것인가?

 

 시스템 1,2는 인간의 이성이 합리적이라는(그래서 경제적 결정에서 최선을 선택한다는) 주류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뒤집는 파격적인 개념입니다. p.357에서 설명하고 있는 전망이론은 사람들이 이득보다 손해에 민감하고, 잠재적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서 비합리적인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2000년대 초 IT 버블이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런 저자의 생각을 입증하는 경제 사례입니다.

 

 이 이론을 통해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가 되었고,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의 첫번째 대중 교양서인 이 책은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 책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다른 심리학자와 경제학자의 풍부한 연구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이 지금에야 선을 보인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에게는 단 하나의 질문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과연 주류 경제학을 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이은 제 2의 국부론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입니다. 주류 경제학의 단단한 입지와 합리적 이성에 대한 신뢰가 있는 한, 이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에 대해서  최소한 고전 물리학을 뒤엎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리라는 데에는 의심할 나위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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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씨 2012-06-1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 등장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사용해서 쓰시다니,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들어와봤어요 ㅎ 재밌게 보고 갑니다 ^^

Yearn 2012-06-17 10:11   좋아요 0 | URL
부족한 리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6-17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