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ㅣ 삼국지 리더십 2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리뷰에 앞서 고백하자면, 개인적으로 삼국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한 권짜리 요약본에서, 만화 삼국지, 10권짜리 여러 완역본에 이르기까지 제법 여러 권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독서를 통해서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했고, 삼국지를 극찬하는 사람들조차도 정작 삼국지로부터 얻는 것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중국 자기계발서에 대한 기억 또한 부정적이었습니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읽은 책들은 모두 문어체를 옮긴 듯한 딱딱한 문장과 진부한 내용으로 적지 않은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은연중에 중국 출판물보다 우리 자기계발서가 훨씬 우월하다는 선입견마저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리뷰로 만난 책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은 그런 의미에서 삼국지+중국 자기계발서라는 최악의 조합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삼국지와 중국 서적에 대한 선입견을 말끔히 씻어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럼 저를 깜짝 놀라게 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책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제갈량을 통해 본 입사(入社)에서 인재육성까지의 노하우
이 책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자오위핑 박사가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p.5에서)입니다. 자오위핑 박사는 인력 자원과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로 고전을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인력 관리를 지도해온 분입니다. 박사님은 사회 심리학과 조직 행동학의 관점에서 그간 신화로 숭배받거나 실패한 전쟁광으로 폄하되어온 허물을 걷어내고, 조직의 한 사람으로서 제갈량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책은 연대기적 구성을 피하고 자기계발 요소를 핵심적으로 뽑아내려 노력한 결과, 총 아홉 장에 걸친 강의(알라딘 책 소개에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1장에서 삼고초려를 통한 인재등용과 입사(入社)의 원칙을 시작으로 연합, 조직 구성과 관리, 인사 관리와 신임의 문제를 거쳐 인재 육성을 논하는 9장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 내용들은 신입사원부터 중간 관리자와 CEO 모두가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을 적절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역자의 노력과 배려 또한 빠뜨릴 수 없는 이 책의 매력입니다.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중국 문화 컨텐츠 개발과 저술에 몰두해온 역자 박찬철님은 각 장에 앞서 <들어가기>를 통해서 삼국지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에게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해주는 친절을 베풀고 있습니다. 또한 역자는 책 말미에 《삼국지》[제갈량전] 전문을 번역,수록하여(알라딘 책소개에서) 역사 속 인물로서의 제갈량을 가감없이 우리가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삼국지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삼국지가 왜 중국의 4대기서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 거대한 역사 속에서 작은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 인물들의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보여주고,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간이라도 일생을 통해 희노애락, 실패와 좌절, 배신과 음모, 흥망성쇠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저자 자오위핑님의 깊이 있는 해설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삼국지의 인물들을 심리학을 통해 분석하고, 제갈량의 행동을 경영학을 통해 풀어낸 저자의 깊은 내공은 중국 출판물에 대한 저의 편견을 걷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풍부한 고전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내용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출판계가 가진 큰 장점임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중간 중간 '공명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간결하게 강의의 핵심을 정리한 부분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을 전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칩니다. 저에게 2천여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세상살이의 원칙을 느끼게 해 준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그의 욕구(needs)를 이해하는 것이고, 한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것은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p.106에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19/pimg_770606193744772.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