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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정철상 지음 / 라이온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인재개발 전문가가 쓴 자기 계발서

 드디어 9기 신간 평가단의 10번째 책을 리뷰합니다. 6개월여에 걸친 여행도 이제 그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설레임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일이었고, 리뷰에 대한 기쁨과 부끄러움을 맛보았으며, 많은 시행착오와 작은 성공을 경험했습니다. 그럼 아쉬움과 시원함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며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 책은 자기 계발 신간 평가단의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인재개발 전문가"가 쓴 자기 계발서입니다. 이 책을 제외한 9기 신간 평가단의 다른 책들의 저자분들은 모두 각자의 전문분야를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각각의 책을 리뷰할 때는 몰랐지만 10권의 책을 모두 읽은 지금, 이러한 사실은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자기 계발서는 이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입니다. 동시에 자기 계발 전문서를 전문으로 쓰는 작가군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책을 쓴 정철상님이나 공병호 박사님, 데일 카네기 등이 아마 대표적인 분일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자기 계발서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이것이야말로 신간 평가단 활동을 해오면서 내내 생각해온 저만의 화두였습니다.    

 

경험과 원칙에 충실한 자기 계발서

 이 책은 제목처럼 서른 번 이상 직업을 바꾸며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 해온 정철상님의 자기계발서입니다. 험난한 도전과 실패 끝에 그는 교수이자 기업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인기 강사이자  <정철상의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유명 블로거이기도 합니다.   

 책의 1부에는 험난했던 유년기부터 순탄치 않은 취업 과정이 가감없이 담겨있습니다. 2부에는 첫 취업 후에 30번이나 직업을 바꾸었던 지난한 과정이 담겨있고, 3부에는 직장 생활과 강연을 통해 만난 많은 인연들과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적고 있습니다. 마지막 4부에는 저자가 이러한 경험들을 내일의 밑거름으로 만들 수 있었던 자기 계발의 원칙과 이를 습득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경험과 이를 통해 깨달은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10권의 책을 통틀어 가장 자기 계발서에 충실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가장 훌륭한 자기 계발서라고 단언하기는 힘듭니다.  그 괴리감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작가와 독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러한 자기 계발서의 문제점을 글쓰기 강사이자 작가인 이강룡님은 '닫힌 표현'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저자가 겪었던 특정 상황에서 얻었던 '닫힌' 해답은 다양한 상황에 부닥친 이들에게 보편적인 '열린'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소설가 장정일씨는 그의 독서일기에서 "우리는 잠언이 의미를 잃어가는 시대를 살고 있으며, 그것이 전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열하고 복잡한 사회를 관통하는 지혜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 스스로 필요한 원칙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논지는 파격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끊임없이 출판되고,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는 자기 계발서가 모든 상황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없지만 절망한 이에게 희망을, 고뇌하는 이에게 실마리를, 무력한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불완전하지만 일정한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해온 자기 계발서는 그래서 오늘도 누군가의 손에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들려 있습니다.  

 이 명확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가와 독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합니다. 작가는 조금 더 보편적이고 공감이 가는 '열린 표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독자는 그 표현 속에서 자신만의 '잠언'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독서한다면, 자기 계발서의 한계가 사라지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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