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 용감하고 유쾌한 노부부가 세계여행을 통해 깨달은 삶의 기쁨
린 마틴 지음, 신승미 옮김 / 글담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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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19일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갔다. 아이는 놀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이 책을 펼쳤다.

읽는 것도 한참, 그 후로도 한참. 오래인데 왜 이렇게 독후감쓰기가 어려웠던걸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느라 한참이 걸렸다.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책보다 내 마음 속에 꾸욱 눌러 앉아있다 갔던 책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그래서 이 책은 지나가고도 한참 여운이 남았다.

 70세 노부부의 세계여행.

막연하게 생각하면 참으로 부러운 한 줄이다. 그런데 한참 생각하면 과연 가능할까?

용기도 필요하고, 체력도 필요하다. 그 나이면 자녀들의 허락도 필요하다.

또 한가지, 부부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제력. 그들은 그 모든 것을 갖추었기에 떠날 수 있었던 것일까?

 

 올해 결혼 7년만에 해외여행을 가려했다. 우리 부부는 뭔가 변화가 많았기에 남들은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는 해외여행이 우리에겐 평범하지 않았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금방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그 두 가지가 있어도 실제 떠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단,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한사람이 결정하면 한 사람이 따라주거나, 아니면 원하는 것이 둘다 비슷하거나, 여행 성향도 비슷해야한다.

 우리 부부는 결정적으로 여행 성향이 달라서 한 사람의 취향대로 떠나자면, 한 사람의 취향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기에 작년에 로단테는 혼자 유럽여행을 갔다왔다. 나에게도 혼자 떠나는 여행을 권유하는 편이다. 둘째는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원하는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어떤 부부일까 궁금했다.

 

p.120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는 말은 내 데스크톱 컴퓨터 화면에 커다란 글자로 떠 있고, 우리 부부의 좌우명이 되었다. 우리는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되거나 실행하기에 너무 힘들 것 같거나 "우린 너무 늙었어."라는 한탄에 빠져 그냥 미뤄 두고 싶은 일이 생길 떄마다 이 좌우명을 명심하려고 노력한다.

 

 

p.30 남들과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이처럼 멋지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에 부딪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단히 보람있는 생활 방식이긴 하지만 나약한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p.48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안락함보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선택하다.

p.72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스승은 또 다른 여행자다.

p.77 가끔은 아이처럼 본능에 충실해도 괜찮다.

p.83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해도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 때도 있는 법이다._아르헨티나

p.84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

p.102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달리 보인다.

p.109 억지로 행복해지기 위해 발버둥 칠 필요는 없다.

p.114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p.119 인생에서 아무것도 미루지 말 것

 

p.126 가치 있는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법

p.134 작은 순간들이 모여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다.

p.140 서로에 대한 믿음만큼 중요한 건 없다.
p.147 용기 있는 도전이 즐거운 인생을 만든다.

p.158 기꺼이 자존심을 버리는 용기.

 - 나는 카트 적분에 별난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은 일정한 거주지 없이 외국의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리숙하거나 촌스러워 보이는 것에 덜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의 자존심은 갈수록 낮아졌다.

 

p.164 여유를 가지면 다시 보이는 것들

p.170 자기만의 속도로 사는 삶

p.190 때로는 단순한 것이 답이다.

p.203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존재, 가족

p.207 좋은 시간은 영원히 기억된다.

 

p.216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듯이,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공포 영화에서 주인공이 커튼 뒤에 살인자가 숨어 있는 위험한 방에 들어가려 하면 관객들은 조용히 비명을 지른다.

" 그 방에 들어가지 마!"

바로 이것이 내면의 목소리다.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이런 교훈을 진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살인자가 쳐놓은 함정에 들어가는 영화 속의 불쌍한 주인광과 달리, 다행히 우리는 집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으면서도 무사히 살아남았다.

 

p.250 좋은 과거는 현재와 사이좋게 공존한다.

p.256 도움을 총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p.265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p.278 여행을 다니다 보면 사소한 점이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때가 있는 법이다_모로코

p.280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무엇이든 즐겁다.

p.284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마음 편하게 즐기기

p.302 어떤 선택을 해도 아쉬움은 남는 법

p.306 용기 있게 도전한 만큼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짧은 문장들은 이 책 소제목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삶의 연륜이 있는 분이 작가라 그런지 제목에서도 울림이 느껴진다.

책장을 덮고 보니, 우리 부부가 여행을 떠나기 어려웠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이다. 여행을 동경하면서도 막상 떠났을 때 고생과 변화, 힘듦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6박 8일 신혼여행에서 로단테는 내 스타일을 파악한 듯하다. 왜 혼자 떠나보라고 했는지, 이제는 알 듯하다.

 

 책내용은 노부부의 여행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짧은 소제목, 그리고 책의 부분부분에서 삶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친한 왕언니가 담담하게 진한 녹차한잔 하면서 인생 충고 해주듯이.

 같은 책이라도 사람마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다를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서, 이 책 독후감 쓰기가 그렇게 힘들었나보다. 그 내용들을 소화시키느라.

 

 한참 더운 날 창 밖에서 문득 불어온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듯이,

나에게 한여름 바람한 줄기처럼 고마웠던 책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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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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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 작가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숭실대학교에서 글쓰기 강연을 한 내용이다.

책 표지에 눈에 띄는 글자가 있다.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글쓰기 그 자체가 아니라 한국어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한국어를 아름답고 정확하게 쓰는 방법을 담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비타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책도 그러하다. 각 상황에 맞는 책들이 있다. 나는 내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을 체계적으로 풀어내는 부분이 부족하다. 그 다음 필요한 것이 문장 다듬기이다.

이 책은 몇 단계 앞서 나간 책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강연 내용이라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도 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그것도 대학교 교수님식 강의다.

 

평소 알던 내용에 반하는 내용이 있어 인용해본다.

 

p.43

 글을 계속 쓰는 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써보는 것.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글이라 하더라도 남의 글을 쓸데없이 필사하거나 하진 마십시요. 제 경험으론 그렇습니다. 저는 필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흔히 좋다는 글을 많이 베끼고 그러잖습니까? 저는 그게 글쓰기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해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것보다는 그 시간에 자기 글을 쓰고, 무엇보다도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쓰기 위해서는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 글이나 막 읽지는 마세요. 아무 글이나 막 읽으면 글이 외려 나빠집니다. 정말 잘 쓰인 글을 많이, 되풀이 읽는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쓰는 것, 좋은 글을 많이 읽어라는 건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저자는 필사에 반대했다. 동일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자신 만의 글을 써라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한국어를 제대로 쓰는 방법에 대해 나온다. 자신이 예전에 썼던 문장을 예로 들어 비판하고 더 나은 문장으로 고치기도 한다.

저자 자신도 글을 쓰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비문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오랜 시간 쓰다보니 나아진 것이다. 그래서 글을 잘쓰는 방법은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p.138

"나는 개인적으로 그 정도의 순정한 정치 혐오자나 정치 무관심층은 못 돼서 6월 13일에 투표장에 나갈 생각이다."

《자유의 무늬》, 21쪽


여기서 '개인적으로'라는 말이 과연 필요할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집단적으로 생각하겠어요? 이런 쓸데없는 말은 다 쳐내야 합니다. 그냥 나쁜 말버릇일 뿐입니다. 간결한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필요 없는 말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 책에 전반적인 흐름이 나타난다. 한 문장을 인용하고 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는지 알려준다. 강의를 책으로 만들어서 말투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고 퇴고할 때 필요한 부분들이다.

 꿈만필 이후, 퇴고 할일이 거의 없다. 블로그에도 글쓰기로 바로 올리다보니 비문이 많다. 하지만 아직 하수 축에도 끼지 못하는 평민이라 글 내용에 신경쓰면 많은 부분을 놓친다. 주어 술어 호응, 짧은 문장 끊어 주기, 것, ~의 남용 등이다.

블로그 글쓰기는 소비성이기에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짧은 시간에 써서 올리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글쓰기 연습과는 별개이다.

 

지금 뭔가를 준비하고, 완성도 높은 글을 써야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책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버거웠다.

 

한국어를 더 아름답게, 한국어답게 글 쓰고픈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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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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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6 병든 교회

교회 역시 자기가 기준이 되는 경우, 병들고 늙어버립니다.

- 2013. 6.14 「치빌타 카톨리카」 저술가 단체에 향한 연설

p.241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그의 말들

이 책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확직을 시작한 2013년 3월부터 넉 달 간 행한 연설과 설교에서 주제별로 뽑아낸 글들이다. 사람들은 넉 달 간 생한 연설과 설교에서 주제별로 뽑아낸 글들이다. 사람들은 그의 소박하고 따뜻하고 마음에 호소하는 어투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는 '우정'과 '기쁨', '행복' 등의 평범한 주제에 솔직하고 진심 어린 말을 건넨다. 그리스도교 성직자로서 하는 말이지만, 독자가 신봉하는 종교과 상관없이 누구나 귀담아들을 만한 지혜가 담겨 있다.

좋은 엄마는 성장 과정에서 자녀들을 동반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삶의 문제들과 도전들을 피하지 않습니다. 좋은 엄마라면 자녀들이 자유를 갖고 결정적 결단을 내리게 돕습니다.

노년기는 삶의 지혜가 깃드는 자리입니다. …… 우리는 바로 이런 지혜를 젊은이들에게 선물합시다! 해가 갈수록 감칠맛 나는 포도주처럼,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선사합시다!

p.78

내면의 자유를 갖는다 함은 무슨 뜻일까요? 개인적인 계획에서 자유롭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어느 날 이런저런 구체적인 방식을 세우고 그 방식에 따라 여러분의 사제직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는데, 그런 것에서 자유롭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말입니다.

사목 활동하는 '여러분의'자리에서 오래 머물리라는 전망에서 자유롭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출신지의 문제와 사고방식에 관해서까지 어느 모로든 자유로워진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부정하자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데, 여러분의 세계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세상에 속하는 사람들과 만나는데 사랑을 갖고 마음을 열자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개인적 야망과 목표에서 자유로워지도록 조심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나를 위한 야심과 개인적인 목표로부터 자유로움도 중요합니다. 매우 중요합니다. 출세주의는 나병입니다. 일종의 문둥병입니다. 간곡히 당부합니다. 출세주의는 지양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준비하는 것은 직무입니다. 기억하십시요, 여러분은 하나의 직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직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직무는 여러분이 자신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합니다. 자기로부터의 이탈을 요구합니다. 이런 이탈은 진솔한 영적 여정을 통해서, 여러분의 삶을 하느님 사랑의 신비에, 하느님의 부르심이 갖고 있는, 결코 들여다볼 수 없는 계획에 진지하게 통합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빛 속에서 우리는 우리 계획으로부터, 우리 의지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내가 가진 종교와 구분없이 읽자고 다짐한 적이 있다. 부모인 내가 선입견을 가지면 내 나이도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라디오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 중 한 부분이 나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굶어죽는 것을 모른 척한다면 지금 우리 모두 직무유기하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나기에 문맥상 흐름이 이런 내용이었다.)

내 눈 앞의 현실에 급급해서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종교가 달라서 그런지 100% 몰입할 수는 없었지만, 생각해 볼 내용을 건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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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엄마 목소리 - 태교 동화를 읽는 시간, 사랑을 배우는 아이 하루 5분 태교동화 시리즈
정홍 지음, 김승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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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양분은 바로 행복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자'에서 '엄마'로 새롭게 태어날 여러분들은 무조건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행복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마음의 노력으로 찾아야 합니다. 슬프고 불안하고 우울한 상황 속에서도 행복의 방향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힘은 바로 정서에 있습니다. 엄마가 꾸준히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하고, 감정에 대한 이해를 비롯하여 감정의 조절 능력과 활용 능력을 키워나간다면 아이도 그만큼 건강한 뇌를 가지고 태어날 겁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아홉이야기.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은 같은 이야기를 세가지 방식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이야기는 엄마를 위한 동화이다. 포근한 일러스트들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되어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하루 5분 엄마 목소리로 태교 동화를 할 수 있게 요약한 동화가 나온다.

마치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적혀 있어서 읽어주기도 편하다.

마지막에는 엄마의 생각보따리가 나온다. 아이에게 엄마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나온다.

나처럼 무뚝뚝한 엄마에게 딱 좋은 책이다.

첫째 때는 회사 다니느라 태교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태동도 6개월이 훨씬 넘어서 느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 집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배뭉침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태동을 느낄 수 있는 거의 초기부터 느꼈다.

아이와 내가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첫째 때는 태동을 거의 느낄 수 없어서 병원에 가야지 아이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는 태교 동화를 읽어줄 생각도 못했는데, 그래도 지금 잘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면 고마울 따름이다.

지금 뱃 속에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큰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다. 아이와 나는 자기 전에 꼭 2권 책을 읽고 잔다.

아이가 잠자기 전 의식같은 시간이다. 그래야 잠도 잘 잔다.

아무튼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어주면 둘째는 뱃 속에서 크게 움직인다. 아빠가 일찍 퇴근해서 큰 애에게 책을 읽어주는 날에는 뱃 속에서 난리가 난다. 아마도 아빠 목소리와 언니 목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어서일 것이다.

참 신기하다. 그래서 태교가 중요하다고 하나보다.

엄마인 내 마음도 편안해지면 아이도 움직임이 많아진다.

p.95

책을 읽거나 영화, 드라마를 볼 때도 교훈적인 요소를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그 인물의 입장이 되어 느껴보세요. 이것은 감정이입 능력과 공감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며, 훗날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입니다. 설령 아이를 갖기 전에는 별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했다 하더라도 이제는 상대의 감정을 먼저 살펴보는 과정이 있어야겠죠. 이것은 마음공부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하루에 특정 시간을 명상으로 채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교를 위해 반드시 특별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화창한 아침, 편안한 옷을 입고 타박타박 산책을 나가는 편이 좋겠죠.

손바닥으로 길가의 풀을 쓰다음으며 천천히 걷습니다. 커다란 나무에 귀를 대보기도 하고, 놀이터에 깔린 모래를 한 움큼 집어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어디까지 굴러가나 한참 바라보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하나하나 세어보기도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이 받아들이고, 많이 느끼세요. 이 모든 순간, 이 모든 느낌은 엄마뿐만 아니라 배 속의 아이도 함께 누리고 있으니까요.

p.185

상업화된 태교법에 회의를 느끼는 일부 엄마들은 오히려 게우름을 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느끼기에 별 재미도 없고 식상한 학습동화를 억지로 읽어주기보다는 차라리 공원을 거닐거나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낫다는 입장이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합니다. 엄마가 행복을 선택할 줄 알아야 아이도 스스로 행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를 위해 스트레스를 참으면서까지 무언가를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라면 조금은 게을러도 좋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뱃 속에 아이뿐 아니라 엄마인 나, 그리고 7세 우리 딸에게도 좋은 책이었다.

감정을 어루만져주기에.

내게는 좋은 태교동화

[하루 5분 엄마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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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씨드 - 놀며, 즐기며 세상을 변화시킨 천재들의 프로젝트!
슈테판 쉬르.팀 투리악 지음, 유영미 옮김, 최형욱 감수 / 프롬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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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크고 두꺼운 편이라 펼치기 전에는 읽는데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이 책에 주인공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시스템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삶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정직한 바람을 담은 기업을 운영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세상에 1%들 중에는 자신의 이익이 초점을 맞추는 이들이 많다. 다른 이들을 속이고 배신하며 짓밟으며 올라간다.

그들은 나와 내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사람다운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 문장은 누군가에게는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인드의 차이이다. 새로운 것을 고안하는데, 사회는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에 좌절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자신의 재산과 명성을 잃을 것을 감수하고 자신만의 의지로 일을 주진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 아홉명의 사람들은 아이디어로 어떻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지 알려준다.

건축, 디자인, 예술, 로봇학, 게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아홉사람이 등장한다. 작은 비닐봉지 하나로 세계 슬럼가 화장실에 혁명을 일으킨 안데르 빌헬손. 그는 건축가이다. 그는 사회문제를 지역 구조를 기반으로 해서 접근했다. 그는 그의 주전공인 건축에 한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작은 비닐봉지로 빈민 구역에 만연해 있던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슬럼가에는 하수 시설이 빈약하다. 길 중앙에 배수로가 다이다. 사람들은 요강에 용변을 보고 거리에 그대로 버려버렸다. 그렇게 오염된 물은 식수와 생활용수로 섞여 들어가고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페스트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하수 처리 시스템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빈민가에 그 큰 돈을 투자하지도 않았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피푸(peepoo)를 만들었다. 피푸는 비닐봉지이다. 길쭉한 봉지는 두겹이다. 깔대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봉지로 사용자가 배설물에 직접 접촉하지 않게 하고 봉지 아래쪽에 요소 분말이 담겨있다. 요소는 2~4주 안에 배설물 속 병균을 제거한다. 피푸는 배설물과 함께 스스로 분해된다.

빈민가의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그가 건축가적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했다면 하수 처리 시설을 못짓는 것에 아쉬워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열린 가능성을 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요리사에서 사회적 기업가가 된 아더 포츠 도슨.

인간 감성을 담은 게임을 만든 제노마 첸 등 다양한 아홉 명의 인물이 사진과 함께 등장한다.

사진과 함께 컬러풀하게 구성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그들의 삶,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킨 천재들의 이야기로 알찬 매거진을 읽은 기분.

세상을 바꾸는 씨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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