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 용감하고 유쾌한 노부부가 세계여행을 통해 깨달은 삶의 기쁨
린 마틴 지음, 신승미 옮김 / 글담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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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19일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갔다. 아이는 놀고, 나는 벤치에 앉아서 이 책을 펼쳤다.

읽는 것도 한참, 그 후로도 한참. 오래인데 왜 이렇게 독후감쓰기가 어려웠던걸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느라 한참이 걸렸다.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책보다 내 마음 속에 꾸욱 눌러 앉아있다 갔던 책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그래서 이 책은 지나가고도 한참 여운이 남았다.

 70세 노부부의 세계여행.

막연하게 생각하면 참으로 부러운 한 줄이다. 그런데 한참 생각하면 과연 가능할까?

용기도 필요하고, 체력도 필요하다. 그 나이면 자녀들의 허락도 필요하다.

또 한가지, 부부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경제력. 그들은 그 모든 것을 갖추었기에 떠날 수 있었던 것일까?

 

 올해 결혼 7년만에 해외여행을 가려했다. 우리 부부는 뭔가 변화가 많았기에 남들은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는 해외여행이 우리에겐 평범하지 않았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금방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그 두 가지가 있어도 실제 떠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단,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한사람이 결정하면 한 사람이 따라주거나, 아니면 원하는 것이 둘다 비슷하거나, 여행 성향도 비슷해야한다.

 우리 부부는 결정적으로 여행 성향이 달라서 한 사람의 취향대로 떠나자면, 한 사람의 취향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기에 작년에 로단테는 혼자 유럽여행을 갔다왔다. 나에게도 혼자 떠나는 여행을 권유하는 편이다. 둘째는 어느 정도 키우고 나면 원하는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어떤 부부일까 궁금했다.

 

p.120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

"아무것도 미루지 말라."는 말은 내 데스크톱 컴퓨터 화면에 커다란 글자로 떠 있고, 우리 부부의 좌우명이 되었다. 우리는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되거나 실행하기에 너무 힘들 것 같거나 "우린 너무 늙었어."라는 한탄에 빠져 그냥 미뤄 두고 싶은 일이 생길 떄마다 이 좌우명을 명심하려고 노력한다.

 

 

p.30 남들과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이처럼 멋지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에 부딪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단히 보람있는 생활 방식이긴 하지만 나약한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p.48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안락함보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선택하다.

p.72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스승은 또 다른 여행자다.

p.77 가끔은 아이처럼 본능에 충실해도 괜찮다.

p.83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해도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 때도 있는 법이다._아르헨티나

p.84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

p.102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달리 보인다.

p.109 억지로 행복해지기 위해 발버둥 칠 필요는 없다.

p.114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p.119 인생에서 아무것도 미루지 말 것

 

p.126 가치 있는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법

p.134 작은 순간들이 모여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다.

p.140 서로에 대한 믿음만큼 중요한 건 없다.
p.147 용기 있는 도전이 즐거운 인생을 만든다.

p.158 기꺼이 자존심을 버리는 용기.

 - 나는 카트 적분에 별난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은 일정한 거주지 없이 외국의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리숙하거나 촌스러워 보이는 것에 덜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우리의 자존심은 갈수록 낮아졌다.

 

p.164 여유를 가지면 다시 보이는 것들

p.170 자기만의 속도로 사는 삶

p.190 때로는 단순한 것이 답이다.

p.203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존재, 가족

p.207 좋은 시간은 영원히 기억된다.

 

p.216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깨달았듯이,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공포 영화에서 주인공이 커튼 뒤에 살인자가 숨어 있는 위험한 방에 들어가려 하면 관객들은 조용히 비명을 지른다.

" 그 방에 들어가지 마!"

바로 이것이 내면의 목소리다.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이런 교훈을 진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살인자가 쳐놓은 함정에 들어가는 영화 속의 불쌍한 주인광과 달리, 다행히 우리는 집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으면서도 무사히 살아남았다.

 

p.250 좋은 과거는 현재와 사이좋게 공존한다.

p.256 도움을 총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p.265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p.278 여행을 다니다 보면 사소한 점이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때가 있는 법이다_모로코

p.280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무엇이든 즐겁다.

p.284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마음 편하게 즐기기

p.302 어떤 선택을 해도 아쉬움은 남는 법

p.306 용기 있게 도전한 만큼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짧은 문장들은 이 책 소제목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삶의 연륜이 있는 분이 작가라 그런지 제목에서도 울림이 느껴진다.

책장을 덮고 보니, 우리 부부가 여행을 떠나기 어려웠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이다. 여행을 동경하면서도 막상 떠났을 때 고생과 변화, 힘듦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6박 8일 신혼여행에서 로단테는 내 스타일을 파악한 듯하다. 왜 혼자 떠나보라고 했는지, 이제는 알 듯하다.

 

 책내용은 노부부의 여행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짧은 소제목, 그리고 책의 부분부분에서 삶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친한 왕언니가 담담하게 진한 녹차한잔 하면서 인생 충고 해주듯이.

 같은 책이라도 사람마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다를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서, 이 책 독후감 쓰기가 그렇게 힘들었나보다. 그 내용들을 소화시키느라.

 

 한참 더운 날 창 밖에서 문득 불어온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듯이,

나에게 한여름 바람한 줄기처럼 고마웠던 책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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