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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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절필을 선언한 고종석 작가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숭실대학교에서 글쓰기 강연을 한 내용이다.

책 표지에 눈에 띄는 글자가 있다.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글쓰기 그 자체가 아니라 한국어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한국어를 아름답고 정확하게 쓰는 방법을 담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비타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책도 그러하다. 각 상황에 맞는 책들이 있다. 나는 내 머릿 속에 있는 생각을 체계적으로 풀어내는 부분이 부족하다. 그 다음 필요한 것이 문장 다듬기이다.

이 책은 몇 단계 앞서 나간 책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강연 내용이라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도 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그것도 대학교 교수님식 강의다.

 

평소 알던 내용에 반하는 내용이 있어 인용해본다.

 

p.43

 글을 계속 쓰는 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써보는 것.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글이라 하더라도 남의 글을 쓸데없이 필사하거나 하진 마십시요. 제 경험으론 그렇습니다. 저는 필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흔히 좋다는 글을 많이 베끼고 그러잖습니까? 저는 그게 글쓰기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해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것보다는 그 시간에 자기 글을 쓰고, 무엇보다도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쓰기 위해서는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 글이나 막 읽지는 마세요. 아무 글이나 막 읽으면 글이 외려 나빠집니다. 정말 잘 쓰인 글을 많이, 되풀이 읽는게 중요합니다.

 

 꾸준히 쓰는 것, 좋은 글을 많이 읽어라는 건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저자는 필사에 반대했다. 동일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자신 만의 글을 써라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한국어를 제대로 쓰는 방법에 대해 나온다. 자신이 예전에 썼던 문장을 예로 들어 비판하고 더 나은 문장으로 고치기도 한다.

저자 자신도 글을 쓰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비문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오랜 시간 쓰다보니 나아진 것이다. 그래서 글을 잘쓰는 방법은 재능보다 훈련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p.138

"나는 개인적으로 그 정도의 순정한 정치 혐오자나 정치 무관심층은 못 돼서 6월 13일에 투표장에 나갈 생각이다."

《자유의 무늬》, 21쪽


여기서 '개인적으로'라는 말이 과연 필요할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집단적으로 생각하겠어요? 이런 쓸데없는 말은 다 쳐내야 합니다. 그냥 나쁜 말버릇일 뿐입니다. 간결한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필요 없는 말은 절대 쓰지 마세요.

 

 이 책에 전반적인 흐름이 나타난다. 한 문장을 인용하고 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는지 알려준다. 강의를 책으로 만들어서 말투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글을 쓰고 퇴고할 때 필요한 부분들이다.

 꿈만필 이후, 퇴고 할일이 거의 없다. 블로그에도 글쓰기로 바로 올리다보니 비문이 많다. 하지만 아직 하수 축에도 끼지 못하는 평민이라 글 내용에 신경쓰면 많은 부분을 놓친다. 주어 술어 호응, 짧은 문장 끊어 주기, 것, ~의 남용 등이다.

블로그 글쓰기는 소비성이기에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짧은 시간에 써서 올리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글쓰기 연습과는 별개이다.

 

지금 뭔가를 준비하고, 완성도 높은 글을 써야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책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버거웠다.

 

한국어를 더 아름답게, 한국어답게 글 쓰고픈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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