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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꽃 -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하성란 외 / 조선일보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된지도 몇년이 흘렀다. 처음 시작될땐 그 취지가 어떻든간에 무슨 비닐을 돈주고 사며, 쓰레기조차 맘대로 못버리게하냐고 투덜거렸는데 역시 익숙해지는건 시간이 해결해주나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검은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버린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지질이도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낯설은 검은색봉지를 볼때마다 구청직원들이나와 범인을 잡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앞서기도한다. 또 실제로 그런일이 몇번 있기도했고..
그런다 <곰팡이꽃>을 읽었다. 무서웠다. 항상 고지서용지를 버릴때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엄마의 행동도 이해가 갔고 말이다. '쓰레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정확한 말인것 같다. 사람들은 아니 나부터도 쓰레기를 버릴때 아무 생각이 없다. 더러운걸 누가 볼까싶은 생각에서다. 그 속에 무언가가 들어가는가보다 봉투를 아끼기위해 최대한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넣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쓰레기를 본다면? 내가 한달에 카드를 얼마나쓰는지, 어떤 생각으로 낙서를 했는지, 폰번호는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는 무엇인지 속속들이 다 알아버린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너무 세세한 묘사에 매립지에 있는듯한 역겨움도 들었고, 옆에 구더기가 기어가는듯한 찝찝함도 들었다. 과연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싶었을까? 세상엔 진실이 없다는것?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있는건 알고보면 진실이 아니라는것. 그러므로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그것일까? 진실로 믿어버리는 순간 진실이 되는 진실. 정말 세상 복잡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재밌다. 이거 역시 내가 느끼는 진실. 정말.. 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