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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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꼼꼼하게 한 글자씩 책을 읽은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천천히 읽는 것이 맞다고 느껴진 책. 

말하는 이의 한 번이 길기도 했지만, 한번 말할 때마다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옛이야기 이기도 했지만 그 시절 누군가의 인생이었다. 


이번 1권에서의 이야기는 두 가지였다. 

다른 시대를 살아간 이름이 같은 이들. 

이름 말고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자신의 처한 환경에서 무엇보다 노력하고 행복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했다. 

현시대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이야기들. 

씁쓸함도, 처절함도 모두 묻어나있었다. 


그 시절 신분에 관한 것은 벗어날 수 없는 주제였다. 

누군가는 태어남과 동시에 우월했지만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자신의 고향을 등져야만 했다. 

자신의 본모습을 남에게 그대로 드러낼 수 없었고,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이 가진 것들을 지켜야 하는 이와 자신의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 

그리고 어떤 삶을 사는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이까지.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지만 세상은 변화한다.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지만 그 일은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 가장 바닥부터 고민하게 된다.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는 것보다 새로운 행복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 이.

새로운 행복보다 자신의 뿌리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 이.

자신이 믿고 따르고 싶은 쪽으로 마음은 더 기울기 마련이다.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벗어날 수 없는 문제였다. 

과거와 달라진 듯 그대로인 현재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이야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지만 그 과정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씁쓸함이 많이 녹아난 이야기지만 읽어야 할 가치가 있었던 이야기. 

2권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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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 - 경조증과 우울 사이에서, 의사가 직접 겪은 조울증의 세계
경조울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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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크든 작든. 

밖으로 드러나든 속으로 숨어있든. 

그 상처가 내 몸 밖으로 티가나면 그제서야 상처를 돌아볼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정신과 의사가 산후우울증을 겪는다는 말을 듣고 병은 사람 안 가리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사람은 자신은 분명 조절을 잘할 수 있고, 우울증이라는 증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와이프보다 자신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말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자신이 산후우울증에 걸리고 말았다고 인정했다. 

감기처럼. 

의사든 대통령이든 유치원생 어린이든...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약해진 틈을 타고 들어와 우리의 몸을 갉아먹는 병. 

이번 이야기는 의사의 조울증이야기였다. 



의사라고 힘든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듯, 별일 아니라 생각한 시절의 일이 나를 갉아먹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유전일 수도 있고, 성격상 그 부분이 취약할 수도 있고. 

유난히 정신병이라는 것을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이 많기에 솔직하게 말을 할 수 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숨기면 더 아픈 것이 병인데. 

그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작가가 병을 인정하는데 10년이나 걸렸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어쩌면 10년이 긴 세월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론적으로 모두 알고 있으니까. 

내가 약을 먹으며 조절할 수 있으니까. 

이 정도는 남에게 피해 주는 증상이 아니니 괜찮을 거라는 안도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책 속에는 작가가 자신의 병을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실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다. 

하다못해 작은 감기도 금방 나을 것이라며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이 정도는 내가 조절할 수 있어, 이 정도는 괜찮아. 

그 생각이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들었던 또 다른 생각. 

자신에게 맞는 의사 찾기가 이렇게 힘든 것이구나 하는 것. 

특정병원에 가면 병이 잘 낫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다른 곳은 병이 잘 낫지는 않지만 꼼꼼히 봐주고 질문에 답을 잘해주는 곳도 있다. 

둘 중 어디가 더 나은 것일까? 

둘 다 잘하는 곳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사람마다 다르겠기에 두 병원 중 어디가 더 낫다고 말은 못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픈 내 몸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자신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그런 나를 잘 이끌어줄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 

작가는 자신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쩌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 주는 사람을 꼭 찾으라 말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만에 누리는 자유. 

자신을 갉아먹던... 하지만 그것에서 온전히 벗어날 준비를 하지 못한 작가의 과거. 

글의 후반부에 가끔은 조증이었던 때가 그리울 때도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조증일 때 자신의 몸 상태나 정신상태가 최상이었을 것이기에 이해는 갔다. 

하지만 그 내용을 읽을 때 조금은 씁쓸함을 느꼈다.

완치에 가까운 상황에서 덤덤히 써 내려간 부분을 읽을 때는 진짜 병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을 가졌다. 


남에게 말하기 힘든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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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침공 EBS 꿈틀동화 4
김태호 지음, 정용환 그림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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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골라 읽어 보다 보면 의외로 재미있는 소설이 많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것은 무한 상상력. 

그리고 어이없다 싶을 정도의 설정이 대단한 파급력을 가지고 올 경우이다. 

이번 책이 그러했다. 

수박침공이라는 제목을 듣고 수박이 지구를 침략하는 이야기인가??라고 상상을 했었는데 반쯤 맞은 느낌. 

침공한 수박을 넘어선 의외의 설정이 추가되어 있었다. 

수박이 지구를 침략하게 된 상황은 왜 일어난 것일까? 


이 책은 상상력이 좋은 아이가 읽으면 더 좋을 느낌이었다. 

설정자체가 이미 상상 속이었다. 

순간이동장치를 만들고 있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 일을 도와주고 있는 손자 호야. 

성공할 듯, 성공할 듯. 

매번 실패하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성공하게 된다. 

의도하지 않은 성공이 가져온 불안함. 

앞으로 일어날 일이 궁금해졌다. 


우주인이, 외계인이 침략한 것도 아닌... 

수박이다. 

하늘에 수박이 나타났다. 

왜??? 

커다란 수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지레 겁먹은 사람들은 수박을 공격한다. 

그 공격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 

과연 수박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수박이 우리에게 어떤 공격을 하게 될까??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을 편 자리에서 전부 읽어버렸던 책. 

수박이 외계인으로 변하려나?? 

수박씨를 미사일처럼 쏘려나?? 

혼자 상상의 나래를 폈지만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 수박침공. 

아이 역시 수박이라는 소재가 의외라는 듯 흥미로워한다. 

우리는 늘 침략이 일어나면 우주전쟁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았기에 이번 소재는 아주 흥미로웠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실마리를 준 이번 이야기 수박침공. 

상상력 가득한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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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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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가능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떠오른 것은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작품.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아쉬웠던 사건에 살을 붙여 응어리진 우리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 이야기. 

이번 이야기가 그랬다. 

준비한 사람들의 의욕만 앞섰고, 그 시절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직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고. 

홍경래의 난.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비슷한 민중의 봉기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우리가 성공한 그들에게 조금만이라도 배웠다면 그날의 그 일은 결과가 달랐을까? 

우리가 조금 더 길게, 조금 더 천천히 준비했으면 그날의 그 일은 결과가 달랐을까?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뜻 맞는 친우들과 함께 행동을 하지만 모두 다 같은 생각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한 미래는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반길리도 없다. 

내 생각이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미래가 아니라면 내 사랑과 내 목숨마저도 위험하다. 

그렇게 나는 모두를 잃고 나 마저 잃을 뻔했다. 


목숨을 부지하려 생각지도 못한 배에 몸을 싣게 된다. 

운이 좋게도 그 배에서도 살아남아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나의 뜻을 높게 사준 이의 도움으로 나는 다시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까지 얻게 된다. 

그들에게서 배운 지식과 얻게 된 무기. 

실패했던 그날의 내가 아니다. 



서양에서는 이미 백성들이 주인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알게 된 지식으로 다시금 사람을 모으고, 새로운 세상을 꿈꿔본다. 

남들보다 너무 앞서 나갔던 생각이었기에 성공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그날. 

성공한 이들의 모습을 발판 삼아, 많은 것을 바꾼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본 경험을 발판 삼아. 


내 생각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그날의 이야기. 

역사책에 짧게 서술된 민중봉기였기에 이렇게 연관 지어 읽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의 역사와 세계사의 연결고리를 알고 읽게 된 두 사건의 모습은 흥미로웠다. 

보고 겪지 못한 일이지만 그들의 긍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느낌.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 


혁명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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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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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두꺼운 책을 보며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부터 들었다. 

하지만 읽다 보니 그냥 인생이었다. 

자연과 함께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 

두꺼워서 걱정했던 마음은 뒷전. 

천천히 읽고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읽는 속도가 느려진 만큼 주변의 식물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 

어머니 나무를 찾는다는 작가의 제목은 우리의 뿌리를 찾는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무의 삶과 우리의 삶.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태초의 존재. 

나무에 대한 이야기인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던 이야기. 

서로 다른 듯 같은 이야기가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책의 머리말에서 어머니나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어머니나무를 보존하면 보존할수록 자연적 재생이 촉진되고 화재위험도 감소한다는 말.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어머니나무의 존재. 

어렵지도 않았다. 

숲에서 가장 큰 나무가 어머니나무고, 어머니나무는 숲을 기른다는 것. 

환경이 오염되고 자연이 파괴되기만 하는 요즘,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는 인간의 삶과 함께하는 나무가 있었다. 

누군가가 열심히 연구하고 관찰하고 확인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일이기에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에, 그들의 고생이 고마웠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보지 못하는 큰 나무들. 

다양한 사진을 통해 어머니나무를 좀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인간의 인생은 

어쩌면 어머니 나무와 같은 커다란 식물의 존재덕에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 옆에서 향기를 내고 있는 국화꽃이 더없이 예뻐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숲의 아이들이다. 

작가의 말이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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