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산업로,
울산공항에서 북구청을 지나 효문공업단지까지,
가로수, 넌 이름이 뭐니?
15년 만에 물어본 나무 이름.
와우~
대왕참나무.
대왕?
참나무 중에 대왕이라는 것인가?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
열매가 대왕인가?

오늘도 답은 역시 책에서 찾아내...지 못했네.
음............

이름 붙인 분이 살아계시다면 왜 ‘대왕참나무‘라고 했는지 알려주시면 좋을텐데!

아무튼, 1980년대에 종묘사를 통해서 들어왔다면, 산업로 가로수들도 (나무 치고는) 나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씀이로군.

아무튼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밤낮으로 큰 차 작은 차, 차 많이 달리는 도로가에서(오죽하면 도로 이름이 ‘산업로‘이겠음..)
몇 십 번의 겨울을 나며 살아있는 대왕참나무야,
내 곁에 살아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대왕참나무는 원산지가 미국 동남부로 높이 25미터, 지름 60센티미터까지 자라는 낙엽 활엽 큰키나무다. 결각(缺刻, 잎의 가장자리가 깊게 파여 들어가는 것)이 발달한 잎 가장자리 끝이 핀이나 바늘처럼 뾰족해 핀참나무, 바늘잎참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영어로는 보통 핀오크Pin oak라고 하지만, 스왐프오크 Swamp oak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스왐프는 습지를 말한다. 대왕참나무가습기 많은 땅에서 잘 자라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학명의 종소명 팔루스트리스palustris도 ‘습기 많은‘, ‘습지에서 나는‘이란 뜻이다. 이 나무의 생태적 특성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중반에 종묘사를 통해 들어왔다. 대왕참나무란 이름도 종묘업자가 붙였다고 알려져 있지만, 왜 대왕참나무라고 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마찬가지로 미국 동남부가 원산지로솔잎이 아주 긴 대왕송Pinus palustris 이란 소나무가 있다. 대왕송과 이 참나무의 종소명이 같으니까 대왕과는 상관없는 대왕참나무란 이름을 즉흥적으로 붙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뿐이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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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완전히 딴세상이다.
한국말이라고 다 같은 한국말이 아니로다.
그래서 100점 만점에 60점 맞으면 합격인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 아닐까.

60점이면 합격인데 너무 처음부터 90점 100점 맞으려고 애썼던 거 아닐까.

일단 시험에 합격하고 나머지 점수는 차차 현장에서 실력으로 쌓아가면 되는 거 아닐까.

일단 필기 합격하고!




물은 식물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초본 식물은 보통 생중량의 80~90% 이상이 물이며,
목본식물도 5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식물에게 물은 단순한 환경요인뿐 아니라, 식물의 주요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식물세포를 팽창시키도록 작용하는 압력인 팽압을 유지하는 데에도 물이 필요하다.

식물에 포함된 물의 양이 일정량 이하로 감소하면, 팽압이 줄어들어 위조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고사한다. - P162

■유성생식, 무성생식

종자는 수정에 의해 암수가 합체하여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성을 통해 생식하는 것을 유성생식이라고 한다.

(......)

이러한 유성생식에 대해, 삽목이나 휘묻이, 접목, 구근번식, 포기나누기 등의 번식방법은 수컷과 암컷의 합체가 없기 때문에, 성의 개입이 없어서 무성생식 혹은 영양번식이라 한다. 조직배양도 영양번식의 일종이며, 새로 늘린 개체는 부모와 같은 유전정보를 가지게 된다.

같은 부모로부터 무성생식에 의해 늘린 개체군을 클론clone이라고 부른다. - P170

■삽목

잎이나 줄기, 뿌리 등 일부를 분리하여, 삽목상에 꽂아 뿌리나 싹을 형성시켜, 새로운 독립된 식물체로 증식시키는 방법을 삽목 또는 꺾꽂이라고 한다.

식물은 상처가 나면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이나 기관을 만드는 재생능력늘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삽목은 인위적으로 식물의 일부를 절단하여 분리된 식물체의 재생을 유발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

낙엽수는 새눈이 나오기 직전인 2월 하순부터 3월과 장마시기,

상록수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장마시기가 삽목의 적기이다.

삽목 후 온도를 15~25°C로 유지하면 언제라도 발근이 가능하다. - P172

■ 접목

식물체의 일부를 떼어 내어, 다른 식물체에 유합시켜 새로운 개체로 번식시키는 방법을 접목라고 한다. 

접목되는 쪽의 식물을 대목stock이라 하고, 
붙이는 쪽의 식물을 접수scion라고 한다. 

접수는 지상부로 뻗어서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거나 관상부가 되며, 대목은 뿌리가 붙은 식물을 이용하며 뿌리와 줄기의 일부가 된다.

접수는 광합성에 의한 동화물을 대목으로보내고, 대목은 뿌리부터 흡수한 물이나 양분을 접수로 보내기 때문에 양자는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접목의 장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종자나 삽목 등으로 번식시킬 수 없는 식물도 번식이 가능하며, 같은 형질을 유지할 수 있다.

2.접목묘는 종자파종에 비해 생장. 개화 · 결실이 빠르다.


3.대목의 선택에 따라 병해나 더위, 추위에 강한 수종을 만들 수 있다.

4.대목에 여러 가지 원예품종의 접수를 접목하여, 다양한 꽃이나 열매를 즐길 수 있다. - P174

■전정

식물의 줄기(수간 또는 가지)를 자르는 것을 전정이라고 한다. 

전정은 식물체를 작게 키우거나, 
분지를 촉진시키거나, 
가지의 수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한다. 

또 전정을 통해서식물을 재배하는 공간에 적합한 수형으로 만들거나, 꽃이나 열매의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 실시한다. 

꽃이나 열매를 즐기는 식물은 꽃눈이 생기는 시기가 식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전정시기를 잘못 맞추면 꽃눈을 없애버리는 수가 있다.

따라서 식물마다 꽃눈이 생기는 시기를 미리 조사해서 꽃눈이 생기기 전에 전정을 해야 하며, 이미 생긴 후에는 하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이나
꽃이 진 직후에 실시한다. 

꽃이나 열매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낙엽수는 
낙엽기부터 이른 봄(11~3월)까지, 

상록수는 새눈이 생기기 직전인 3~4월이 
전정의 적기이다.

*전정의 종류
1. 가지치기
2. 주갱신
3. 수관다듬기
4. 순자르기(적심. 어린 곁가지의 적심을 아적 혹은 눈자르기라고 한다. 소나무류의 경우는 특히 순지르기라고도 한다.)
5. 꽃솎음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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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0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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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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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할 때 바로 찾는 우리 나무 도감》

머리말

정보가 흘러 넘치는 세상입니다.

우리 주변의 나무에 대한 자료들도 넘치고 넘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이름에 대한 무지로 자료에 접근하지 못하고, 정보화 시대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름만 알아도 궁금할 때 자료를 곧바로 검색할 수 있고,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름만이라도 쉽게 기억하고, 궁금할 때 원하는 나무를 바로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무 이름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하나 찾아 나섰고 그 결과를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나무 이름에는 생육특성, 색깔, 용도, 도입지, 인간과의 관계 등 많은 요인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그 유래를 알면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오랜 세월이 흘러 오늘날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름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나무 이름을 통해서 역사와 조상들의 생활사 공부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나무 이름의 유래는 이처럼 나무를 구별하고 기억하는 지름길이자 정보 창고를 여는 열쇠입니다.

비록 부족한 지식, 성긴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나무를 가까이 하고, 나무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임경빈 박사님, 박상진 박사님, 황중락 박사님 등 선학자 분들이 나무 이름의 유래에 대한 초석을 놓아주셨기에 저술이 가능했음을 밝혀두고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민속식물연구소의 송홍선 소장님은 소중한 사진을 기꺼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아울러 이 책이 독자분들에게 곱게 단장하여 선보일 수 있게 해준 중앙생활사 김용주 대표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_머리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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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자신의 참된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얼마나세상살이가 어려울까? 나무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선조들과 함께 숨 쉬며 삶을 엮어가던 옛 영화를 아직도생생하게 기억하거늘 이제 세상이 그 진정한 가치를 잊어버려 숲 속의 잡목들 틈에 끼여 힘겨운 일생을 이어가는, 그래서 더욱 외로운 우리 나무가 바로 산사나무이다.

늦은 봄, 주변이 환해지도록 하얗게 모여 피는 작은꽃망울들, 우산살처럼 둥글게 모여 달리는 꽃차례들을바라보면 마치 뭉게구름을 보는 것 같다. 아직은 이른겨울, 유난히 검붉은 둥근 열매를 가득 매달고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은 바라만 보아도 즐겁고, 여느 잎새와는달리 국화잎처럼 깊이 결각 진 개성 있는 초록빛 잎새와 줄기에 나는 위엄 있는 가시는 산사나무만이 보여줄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게다가 그 앙증스런 열매는 씹으면 사과처럼 아삭하며 새콤달콤하게 맛이 있고여러 가지 약으로도 한몫을 하고 있으니 이 땅에 산사나무만 한 나무가 어디 그리 흔하랴. 아름다운 정원수로도, 과실로도, 약용식물로도 어느 나무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 - P26

다래는 다래덩굴, 다래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낙엽이 지는 덩굴식물이다.
꽃은 수꽃과 암꽃이 따로 있고 대개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자란다. 수꽃과 암꽃이 모두 매화를 닮았다고하는데 그 가운데 암꽃잎은 아주 깨끗한 순백색이며가운데 툭 튀어나온 암술이 있다. 이 암술은 처음 보면작은 나팔같기도 하고 꼬마 분수대 같기도 하다.

다래의 학명은 ‘악티니디아 아르구타Actinidia.
arguta ‘인데 여기서 속명 Actinidia는 ‘방사상‘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티스aktis‘에서 유래되었으며 바로 이 암술의 모양이 방사상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수꽃잎은 상아색이며 진한 보라색 화분을 가진 수술이 많이달린다. 손가락 마디 하나 길이쯤 되는 열매(다래)는 가을이 다 되어야 익는다.

산에는 다래나무와 비슷한 나무가 여럿 있다.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다래를, 개다래와 쥐다래와 구분하여참다래라 부른다. 참다래는 익으면 녹색이 되고 그 외에는 갈색이 된다.

식물분류학적으로는 여러 차이점이 있지만 개다래는 - P236

잎에 흰 페인트칠을 하다 만 듯한 무늬가 있고 쥐다래는 잎에 연분홍과흰색이 돌아 멀리서도 구분된다. 쥐다래는 지방에 따라서 쇠것다래라 부르고 개다래는 못다래, 묵다래, 말다래라고도 부른다.

요즈음 시중에는 다래의 또 한 종류가 나와 있다. 바로 키위라고 부르는 과일이다. 이 과일은 중국이 고향인데 서양에서 과일로 개발한 것을들여왔으므로 양다래라고도 부른다. 이 양다래, 즉 키위는 처음에는 아주 귀한 수입 과일이더니 이제는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쪽의 따뜻한 지방에서 대량으로 재배하여 흔한 과일이 되었다. 최근에는 우리 토종 다래를 찾기 시작하였는데, 키위를 재배하는 데 큰 병이 일시에 퍼지자 우리땅에서 오래 살면서 저항력을 키우고 추위에도 강한 우리 다래와 교잡을하여 이를 극복해보기 위해서이다.

서울 한복판에 다래나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비원에는 수백 년이 되어 치렁치렁 줄기를 감당조차 못 하는 오래된 다래나무가 있는데 천연기념물 제251호이다. 비원이 있는 곳이 와룡동이어선지 마땅히 감고 올라갈 나무가 다 사라져서인지 이 다래나무는마치 용이 누워 꿈틀거리듯 줄기를 이리저리 휘돌리며 자라고 있는데 그 - P237

길이가 자그마치 3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중심이 되는 가지는 허리쯤올라온 높이에서 둘로 갈라지고 둘레가 70센티미터나 되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인지 곳곳에 지주를 받쳐놓았는데 최근에는 아예 빌딩처럼 단을 올려 이 나무를 지탱하고 있다. 이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가서 주변의 나무와 만나면 이들과 다시 엉클어져 덩굴 숲을 만든다. 이 나무의나이는 600살이나 되었다고 하니 조선 시대와 수도 서울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다래는 약으로도 이용한다. 이른 봄 물이 오를 즈음이나 꽃이 핀 후 뿌리 근처에 상처를 내고 고로쇠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수액을 받아 마시면 신경통에 좋다고 하여 수난을 당하고 있다. 약용식물로는 다래보다 쥐다래가 더욱 유명하다. 쥐다래 중에는 벌레집이 호두처럼 울퉁불퉁한 것이 있는데 이를 목천료라 하여 한방에서 많이 쓴다. 이 벌레 먹은 열매만을 따서 뜨거운 물에 넣었다가 말려 가루로 만들어 손발이 찰 때, 몸을 덥게 하는 데쓴다. 마취, 요통, 류머티즘,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다고한다. 또 가을에 잘 익은 쥐다래를 골라 씻어 볕에 말렸다가 쥐다래 한 켜씩 소금을 뿌려담갔다가 한 달이 지나면서부터 식전에 두 개씩 씹어 먹으면 머리가 검어지고 허리가 - P238

아프지 않다고 하여 젊어지게 해주는 신선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술을 담가 강장제로 마시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 쥐다래의 약성을 다래보다도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여행을 하다 지치면 쥐다래를 먹고 힘을 얻어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하여 ‘차려‘ 즉 마다다비라고 부른다.

그 밖에 덩굴성이지만 지팡이로도 쓰는데 이 지팡이를 짚으면 요통이사라진다 하여 노인들이 좋아한다.

다래는 꽃도 아름답고 잎도 시원하며 열매도 달려 정원에 키워봄직하나 아직 생육에 필요한 정보가 많지 않다. 파종하거나 삽목으로 번식시킨다. 비옥하고 습기 있는 땅을 좋아하고 양지 음지를 가리지 않으며 추위에 잘 견디고 활착도 쉽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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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피에르 아술린 지음
정재곤 옮김
(주)을유문화사
2006년 7월 10일 초판인쇄
2015년 2월 10일 초판 8쇄
2019년 10월 30일 개정판 1쇄

[ 나의 동생 스테판 아술린에게 ]

[ 물론 인간이 문제지!
그런데 대체 인간 자체는 언제나 돼야 문제가 될 셈인가?
누군가가 인간에 대해서 외쳐 대긴 할 건가?
왜냐하면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인간이 문제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일세.
또 그러려면 눈을 아주 커다랗게 뜨고
높은 파도가 출렁이는 내면을 보아야 할 테고.
서둘러! 서둘러! 인간에 대해서 증언해야지!

생 존 페르스Saint-John Perse
《바람Vents》, 1946년 ]

[ 추천의 글
피에르 아술린이 추적한 20세기의 안목,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정진국 사진 평론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웬만한 미술관이 있는 유럽 도시에서 한 번쯤 전시회를 만나게 되는 사진가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1908~2004)이다. ...... ]

흐익!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아저씨 뻘인 줄 알았더니 할아버지.. 아니 내 할아버지들 보다도 1.5세대 먼저 사셨던 분일세!! 와우, 내 증조 고조 할아버지들은 카메라를 구경도 못 해 보고 돌아가셨을 텐데 이 분은 무려 사진작가로 평생 이름을 알리셨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엄청 멀게 느껴지는구만.

게다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어. 20년? 어.. 이상한데? 울 아부지 돌아가신 지가 23년째인데.. 울 아버지의 할아버지뻘인데? 음.. 아버지가 너무 일찍 돌아가신 거 맞구만. 앙리 할아버지는 96세에 돌아가셨으니까 시대를 생각하면 꽤 장수하신 셈인가? 음.. 궁금하다. 사진 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만날 수 있는 책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읽기.

*

[ (104p)마침내 앙리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소망대로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단념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뭘 할 것인가? 아버지 생각에 앙리는 자칫 평생을 직업 없이 데생에만 전념할 것같이 보였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면서, 뭔가 진지한 일을 찾아보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조차 그것이 대체 무엇일지 알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앙리도 자기가 앞으로 무슨 일(예술......)을 할 것인가는 알 수 없었지만, 무슨 일(가업을 이어받기)이 하기 싫은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앙리는 한편으론 혈기 왕성하고 격렬하고 활기찼으며, 다른 한편으론 열정과 분노, 강한 자존심으로 가득했다. 그는 돈에는 관심이 없었고, 대신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질을 가졌다. 돈은 어떤 식으로든 죄의식을 안겨 주었다.

앙리는 가정에서 언제나 숨 막혀 했기 때문에, 자기가 내린 결정을 스스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앙리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것을 하렴. 어쨌든 아버지 대를 잇는 일은 아니겠지. 네 몫으로 떼 놓은 돈을 줄 테니, 그걸로 네가 원하는 공부를 하렴. 뭘 하든지 잘해야 한단다......˝

앙리는 잠시 보들레르가 된 듯한 심정이었다. 그에게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끔찍해 보였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사람을 사회악으로까지 보는 식구들에게 그런 생각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때가 있는 법이다. 자기 자신에게조차도...... 그저 떠나야 할 따름이다. 앙리는 그렇게 했다.(1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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