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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기계 - 신이 검을 하사한 자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 이 책의 장르는
작가는 쓰네카와 고타로라는 인물이다. 사실 잘 모르는 작가다. 책을 쓴 지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작가가 쓴 다른 책을 읽지 못했다. 작가는 호러소설을 써서 데뷔했다고 한다. 그때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고, 이 책은 추리소설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꽤 많은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쓰는 책마다 상을 타는 작가의 그 이력도 특이하지만, 이 책이 받았다는 상이 정말 특이하다. 추리소설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심사위원들도 많은 갈등을 했다고 한다. 추리소설상을 줘야 맞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치열한 논의 끝에 주기로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이유가 이 책이 추리소설이든 어쨌든 잘 쓴 책이라서 라고 한다.
# 금색기계는 과연 무엇
제목에 나오는 저 금색 기계 때문에 이 책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금색 기계가 무엇일까? 책을 보기 전까지는 무언가의 은유이거나 한자로 특이한 다른 뜻이 있으려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단순하게 금색으로 된 기계를 뜻하는 말이었다.
시대는 1700년대인데 금색 기계라니 뭐 단순한 기계면 그러려니 할 텐데 심지어 안드로이드다. 300년 전에 안드로이드라니 그것도 최첨단 안드로이드란다. 인간과 가까운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운동 능력도 사람보다 좋다. 피부가 기계라는 것 빼고는 인간과 다를 바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여기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장르가 추리소설이 맞는 건가? 하지만 추리소설이라 한다.
# 추리소설의 요소는 충분한가
[몇 가지 단서를 동원하여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로 볼 때 이 책은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에 많이 부족하다. 우선 책을 보면서 사건이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다. 책이 재미있고 재미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추리 소설 특유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잘 쓰여진 책은 맞는데 추리 소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시간의 흐름이 복잡하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정신없이 움직인다. 등장인물도 다양해서 중심인물이 누구인지 중반까지 혼돈이 온다. 결국은 금색 기계가 중심인물이었지만 중반까지 알수가 없다. 저런 시간의 흐름으로 점점 더 긴장감을 주는 소설도 있지만, 이 책은 긴장감을 주진 못했다. 추리 소설이라 하기 어색하기 따름이다.
# 특이한 판타지 소설
이게 적절한 표현일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다. 그렇다고 추리 판타지라는 이름 붙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띄긴 했다. 사건을 추적해 가면서 벌어지는 일이니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 부르긴 약하다. 판타지 소설이라는 말이 적절하긴 하지만 참 애매한 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단지 금색 기계 하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판타지라고 보기에도 약하다. 하지만 판타지냐 추리냐 둘 중에 고르라 한다면 판타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럼 결론은 특이한 판타지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재미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특출 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책도 있었다 정도로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
그녀는 그 빛을 살짝 어루만지다가 깊은어둠 속으로 밀어냈다. - 고맙습니다. 드디어 종막을 맞는군요. 그는 감사를 표했다. - 아니요, 저야말로요. 정말로 고마웠어요. 푹 쉬세요. 그녀는 속삭였다. 번갯불 덩어리는 한없는 암흑의 허공으로떠나갔다. 그의 눈에서 녹색 불빛이 꺼졌다. 그녀는 들꽃을 따 와서 그의 가슴에 올렸다. 밤이 찾아오자 보름달이 하늘 높은 곳에서빛났다. 달빛이 동굴을 나선 그녀를 비추었다.
- 본문 P838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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