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 사쿠라 마나 소설
사쿠라 마나 지음, 이정민 옮김 / 냉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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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글쓴이는 누구?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AV 한글로 성인 비디오 촬영 및 판매가 합법이다. 우리나라도 에로 영화가 합법인데 뭔가 다른 설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인 비디오는 에로 영화 수준이 아닌 포르노를 말하는 것으로 일본은 포르노 촬영과 판매가 합법이다. 다만, 성인 남녀 성기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에로 영화는 단지 연기에 지나지 않는 것에 반하여 AV는 실제 행위를 담은 것으로 두 매체는 엄청난 차이점이 존재한다. 단순 연기인가 아니면 실제 행위를 연기로 하는가에 대한 부분으로 우리 정서로 보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이야기를 길게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건, 이 책의 저자가 일본 유명 AV 여배우 이기 때문이다. AV 배우라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무비 스타로 인지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창가의 창부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 일 것으로 생각한다. 설문조사나 연구 결과를 놓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AV 배우가 방한할 때 많은 부정적 댓글들이 즐비하는 것을 보면 여론은 아지도 호의적이진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아주 개방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일본에서 조차 AV 여배우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그런 여배우가 책을 냈다는 것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글 솜씨가 제법이라는 것에 다시 놀라움을 느꼈다. 단지 일본 성인 배우가 글을 써 유명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이 괜찮아서 화제가 되었던 것이다.

# 어떤 책일까?
제법 영리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되었든 아무리 걸작 글을 쓴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성인 영화 여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굳이 숨기려 들기보다는 그 점을 살려 성인 여배우라는 직업으로 글을 쓴다면 화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존심 또는 수치심으로 순수 문학으로 도전을 했다면 책도 팔리기 어렵고, 차기작에 대한 원동력도 쉽게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달랐다. 호기심을 끄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남녀 5명이 어떻게 어떤 이유로 성인 영화를 찍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소설로 엮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 어렸을 적 성적 학대나 집안이 불우하여 빚을 갚기 위해 글을 썼다는 그런 내용이 아니다. 다들 굉장히 담담하고 평범한 이유로 배우의 길로 가게 된다. 대부분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으로 인해 배우의 길로 돌아선다. 그리고 연기는 연기일 뿐 실제와 선을 긋고 살아간다.

# 특별함과 평범함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보통 사람과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실지는 다르지 않음을 저자는 말한다. 똑같이 사랑을 하고 똑같은 슬픔을 갖고 있다. 다만 본인의 직업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죄를 짓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자의 경험이 투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후기에도 비슷한 감상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확실히 평범한 직업은 아니다. 그리고 떳떳하게 드러내기도 상당히 난감한 직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간의 평처럼 놀고먹으면서 돈 받는 것도 하는 일에 비해 과한 돈을 받는 것도 아닌 듯하다. 짧은 연기 생활과 육체적으로 고된 노동이라는 점을 책은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는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었다.

# 앞으로는 어떤 작가가?
임팩트 있는 책이다. 보통 이런 직업에 대한 글은 취재나 인터뷰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디테일이나 감정 표현에서는 작가의 며칠 혹은 몇 달 공부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적 묘사와 사실적 감정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 주었다. 그렇다면 다음 책은 어떨까? 이 책과 같은 임팩트를 던져 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걸 성공한다면 짧은 배우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소설가라는 멋진 이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할머니가 예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엄마구나.
그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야 아야코는 이해할 수 있었다.
딸과의 공통점을 찾아서 일치시키지 않고서는 손녀인나를 사랑할 수가 없었던 거라고. 애정의 화살이자신에게는 향하지 않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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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초록 지붕 집의 앤 - 빨간 머리 앤 1 빨간 머리 앤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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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 1

# 만화와 책
소설책의 제목을 듣는 순간 80년대 사람이라면 만화영화 빨간 머리 앤을 생각할 것이다. 90년대 이상이라면 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 드라마를 떠올릴 수도 있겠고 말이다. 만화로도 그리고 드라마의 소재로도 충분한 내용을 만들어 준 빨간 머리 앤은 소설이 원작이다. 그것도 한 권이 끝이 아닌 무려 8권짜리 소설책이다. 옛날 읽어본 기억이 있지만 이렇게 까지 긴 내용이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난 기껏 해봐야 3~4권짜리 책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 두배나 되는 양이었다.

만화영화로 본 것도 그렇게 긴 내용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1권이 가장 유명했고 나머지는 크게 유명세를 타지는 않았나 보다 하고 생각한다. 그래도 책으로 서너 권을 봤는데 다 본 게 아니었다니 다시 보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시대와 여성
처음 읽을 때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소설의 시점은 110년 전이다. 심지어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던 시절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였을 텐데 대단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여기에 나오는 앤은 굉장히 자주적인 여성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표현이 굉장히 적극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분명히 피력한다.

아무리 외국 캐나다라고 하지만 그 시절에 그렇게 자주적인 여성의 표현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투표권도 없었던 시절이니 더욱더 여성의 의사 표현에 많은 제재를 가했던 시절이다. 그런 시절 저런 여성상을 만들어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았다니 작가의 창의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 어디까지의 이야기 인가
빨간 머리 앤은 앤 셜리라는 인물의 일대기라고 보면 된다. 이 작가가 이 소설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구나 하고 감탄하도록 주인공 앤에 대한 이야기로 소설을 써댔다. 그럼 이 책은 앤 일대기에서 어디까지의 과정이 나타나 있을까? 빨간 머리 앤 만화를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만화에서의 앤딩까지라고 답할 것이다.

30년 전 만화에서 앤딩까지가 이 책의 내용이다. 앤 셜리의 양아버지 격인 매슈의 죽음까지 그리고 있다. TV에서 연재했던 만화는 여기서 끝이 나지만 소설은 이제 1권이 끝났을 뿐이다. 앞으로 앤의 교사, 대학, 결혼 등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다. 100년도 넘은 소설이기 때문인지 복잡한 전개로 이어지진 않고 모든 갈등이 마무리되면서 1권을 마무리한다.

#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인가
단순 만화영화로 치부하기엔 책이 아깝다. 책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앤의 매력은 참 무궁무진하다. 이런 캐릭터는 100년 전에도 없고 지금 만들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 시대상에 저런 캐릭터라니 저 캐릭터는 현시대에 내놔도 어색하지 않다. 현대적이라기보다는 그 독특한 매력을 현시대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가 너무 유명하다 보니 묻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주 유명한 원작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원작을 보지 않고 2차 저작물만 보기 때문에 원작의 위대함을 잘 모른다. 대부분 알고 있는 어릴 적 동화의 원작을 봤느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 요약 버전을 봤다고 대답할 것이다. 거의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만화영화 그리고 드라마 때문에 원작이 묻힌 것이다. 한 번쯤 소설을 읽어본다면 그리고 소설에서 앤이 말하는 상상력을 통해서 앤을 바라본다면 앤의 매력에 더욱 흠뻑 빠져들 것이다.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만 한 책이라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보통 사람이라도 알아볼 수 있는 것들이고 사람을 아주 자세히 살피는 사람이라면 아이의 턱이 매우 뾰족하고 튀어나왔으며, 널찍한 이마에 큰 눈은 생기발랄하고, 입가에는 미소가 맴돌고 표정도 아주 풍부하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한마디로 말해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끄럼 많은 매슈 커스버트가 우스울 정도로 두려워하고 있는 이 오갈 데 없는 소녀가 평범하지 않은 영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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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인류의 미래 편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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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견만리
명견만리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 리 밖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뛰어나 앞날의 일을 정확하게 내다봄을 이르는 말]이다. 거창한 제목인데 그건 TV 프로그램명이기 때문이다. 제목으로 비판을 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TV 프로그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네가 무슨 미래에 대한 책을 서술했느냐며 비웃을 수도 있다.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을 편집해서 책으로 엮은 것이다. 4가지 분야에 대해서 나름의 분석과 해법을 제시하였다. 전문 연구기관에서 진행한 것이나 전문가가 연구하고 난 뒤의 결과를 발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문성이 높지 않다. 그 뜻은 읽기 너무 쉬운 글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 편하게 읽는 무거운 주제
사실 여기 나와있는 내용들은 읽는다고 내 삶에 큰 의미를 가질만한 주제가 아니다. 인구, 경제, 북한, 의료 등 나의 삶과 먼 주제들이다. 여기서 경제와 의료는 인접한 주제가 아니냐 하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까운 의료 체계나 경제적인 모습이 아니다. 정말 거시적인 주제로 사업가가 아니라면 그다지 고민하지 않을만한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한 번쯤 읽어보고 한 번쯤은 고민해볼 만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물론 북한이나 인구 등은 현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주제는 아니다. 인구 절벽이 된다 한들 우리에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북한 인권이나 경제 체계가 어떻게 되든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을 생각함으로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 대통령이 읽었다는 책
사실 이 책이 유명해진 것은 명견만리가 유명한 프로그램이어서가 아니다. 단지, 대통령이 이 책을 읽고 추천을 했다는 것에 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방귀만 껴도 화제가 될 만한 위치라 어떤 책을 읽었다는 말만 나와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화제의 책이 된다. 대통령이 선물 받아 유명해진 [82년생 김지영]도 대통령이 선물 받은 시점에 가파른 인기를 끌게 된다.

이렇게 유명해진 책은 대통령이 휴가 중 읽어서 유명해졌다. 여기서 사실 난 영리한 청와대 인물들이 슬쩍 대통령을 이용하여 정부의 정책적 방향에 대해서 살짝 언급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보면, 딱 이 책에 나와있는 문제와 해법들과 유사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 우리의 미래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 수 없다. 안다면 참 좋겠는데,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서 제시하는 문제와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은 일어날 수도 아니면 기우로 끝날 수도 있다. 어떻게 되었든 간에 미래를 늘 생각하고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세상은 늘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수십억 인구가엄지손가락으로 만들어내는 놀라운 협력 덕분에 세상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Knowledge Doubling Curve)’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지식 총량은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
그러던 것이 1900년대부터는 25년으로,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되었다. 2030년이 되면 지식 총량은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나게 된다.
이른바 지식의 빅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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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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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이야기
책과 독서는 수천 년이나 된 인류의 자산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목적이 공부를 위해서 또는 재미를 위해서 아니면 그냥 책이 좋아서일 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별종으로 생각한다. 흰색 종이에 검은색 글씨만 쓰여 있는 것이 뭐가 좋냐는 그런 의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과 배경이 서점과 서점인이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와있다. 책이 너무 좋아 서점에서 일을 하며 숨겨진 좋은 책을 찾아내어 즐거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도 책이 너무 좋아 서점 내서 책만 읽었으면 하는 생각도 한 적 있었으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여기 나와있는 사람들의 서점 일은 거의 노가다에 가까워 저런 한가한 생각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다.

# 주인공과 서점
주인공은 책과 서점을 좋아한다. 숨겨 있는 좋은 책을 찾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좋은 책을 만나면 즐거워하며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사건에 연루되어 서점을 그만두게 되지만, 다시 서점 일을 하고 싶어 몸이 아프고 일을 다시 하게 되자 아팠던 몸이 낫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주인공에게 책과 서점은 삶의 모든 것이었다. 저런 상황이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동안 집안 사정으로 인하여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짜증과 스트레스를 받아본 입장에서는 충분히 저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앵무새와 고양이
교감과 매개를 위해 설정한 존재이긴 하지만 사실 그다지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저 둘의 존재가 없는 게 더욱 이야기가 잘 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존재하던가 아니면 존재감이 없는 게 나을 텐데 애매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래서 극의 흐름이 계속 흥미진진하게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한다.

# 총평
재미있는 책이었다. 애독가로서 나름의 감정이 실린 것을 부정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그것을 빼놓고 생각해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일본 서점 직원이 이렇게 힘들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정말 힘들 것 같다. 책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못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서점 직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도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서점은 뭐가 다를까?

초파사가 만드는 띠지는 주로 편집자가 문안을 짜고 전문 디자이너 가 만든다. 완성미가 돋보이는 띠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어떤 제약이 라든지, 전형적인 띠지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해, 소노에 같은 서점 직원 은 좀 진부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반면, 내용에 감동받아 이 책을 팔고 싶다고 생각하는 서점 직원이만드는 띠지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 그런 띠지를 보면 소노에는 눈 이 부셨다. 손으로 만지면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띠지를 직접 제작할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서점 직원이 맡는 경우가많다. 개중에는 엉성한 솜씨로 만든 띠지도 있는데, 너무 만들고 싶은나머지 몸부림친 것 같은 애교가 넘쳐흘러, 열정적이면서 매력적인, 흐뭇하게 하는 띠지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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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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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시티미아
이게 정말로 있는 병명인가 할 정도로 생소하다. 처음엔 소시오패스를 일컫는 말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소시오패스는 본인을 숨기는데 매우 능하기 때문에 소시오패스인지 주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누구나 장애를 알고 있고 본인도 숨기지 못한다는 설정인지라 소시오패스는 아니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짜로 있는 병명인가 찾아보니 정말로 있는 병이라 한다.

그렇다면 진짜 편도체는 아몬드처럼 생겼다 하여 아몬드라는 이름이 붙여졌는가 해서 찾아봤더니 그것도 맞다고 한다. 이로써 왜 이 책의 제목이 아몬드인지 그리고 알렉시티마아라는 병이 이 책의 핵심 소재인지 알수 있게 되었다.

# 전체적인 이야기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진 한 소년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일종의 성장소설로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창비 청소년상을 수상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상이라고 청소년이 읽는 책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리 간단한 주제는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본인 주변이 아닌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감각한 시대에 대한 외침이라고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1인칭으로 진행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바라보는데, TV를 보면서 거기에 나오는 비극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있는 것을 보면서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만 감정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것이 아닌 타인들도 본인과 먼 감정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 결론에 대한 생각
결론은 너무 해피엔딩이다. 이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서평도 봤다. 책에 대한 감상은 본인 개개인의 주관적인 영역이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봤는지에 따라 다른 감상평이 나올 것이다. 뭐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나는 결론에 대해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긴 서두를 두었다 보면 된다.

결말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단순히 주인공에 대해서 판단한다면 밋밋한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외침으로 본다면, 저자는 타인에 대해 무감각한 이 시대도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친구를 위해 몸을 던지고, 사랑도 느끼고, 마지막에 울기까지 한다.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현재 시대 사람들이 저렇게 하나하나 회복해서 타인을 위해 울어주는 그런 감정 회복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아미그달라‘ 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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