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동화로 읽고 생각하기.

어린이 고전 2 - 동화와 함께 읽는
노경실 외 지음, 김윤정 그림 / 을파소 / 2011년 5월

<<동화와 함께 읽는 어린이 고전>> 시리즈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우리 고전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각색하고 그저 읽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를 같은 주제의 창작 동화를 통해 부각시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고전은 무조건 권선징악을 부르짖고 여러 이야기 버전을 갖고있는 전래동화보다 훨씬 더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잘 들여다 볼 수 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검증된 이야기이지요. 



시리즈 2권에서는 <장화홍련전>, <박씨전>, <조웅전>, <임경업전>, <홍길동전>, <구운몽>, <심청전>의 6편 고전이 담겨있습니다. 전래동화로도 많이 읽히는 심청전이나 장화홍련전 등의 이야기 외에 임경업전처럼 실존 인물을 소설화 하였거나 조웅전이나 박씨전처럼 작자 미상이지만 우리 조상들에게 널리 읽힌 작품들도 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쓴 장화와 홍련의 한을 풀어준 철산 부사의 이야기를 읽고 아이들은 어떤 것을 느낄까요? 그냥 "귀신"이야기라는 데에만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거꾸로 읽고, 올바르게 생각하기!"의 창작동화를 읽으면 생각이 좀 달라지겠지요. 우리 주위에 내 또래의 아이들도 곧잘 누명을 씌우기도 하고, 누명을 쓰고 억울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테니까 말이에요. 따라서 두 편을 연달아 읽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된답니다. 특히 "친구와 함께 생각하기"란을 통해 "나라면?"이라는 역지사지의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거에요.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여러 경험을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이렇듯 유명한 동화 작가님들이 쓰신, 고전과 같은 주제의 창작 동화들은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답니다.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로 즐겁게 읽는 것도 좋지만 한 번 더 나아가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여 배려할 줄 아는 힘을 기르고, 주인공의 끈기와 노력을 닮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주 좋은 책읽기가 될 듯합니다. 



<박씨전>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재주와 덕을 갖췄으나 박색인 박씨가 시부모님을 잘 모시고 오랑캐까지 통쾌하게 물리쳐 나라를 구하는 모습은 분명 그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 그대로 결말을 맺지 못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네요. "친구와 함께 생각하기" 페이지에 가면 박씨가 허물을 벗지 않았어도 그동안 부인을 모른척 했던 시백이 죄를 뉘우쳤을까..하는 물음이 나옵니다.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아마도 그러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겠지요. 지금도 겉으로 보이는 많은 부분들로 사람들은 그 사람을 평가하곤 합니다. 내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에는 억울하지만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에는 또 그런 잣대를 들이대곤 하지요. 슈퍼 울트라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괄시받던 박씨 이야기는 같은 입장에 있던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의 느낌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청전>을 통해서는 효도를, <구운몽>을 통해서는 헛된 망상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냥 고전만 읽었으면 이야기로만 남았을 고전들이 창작 동화와 더불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네요.

성장의 밑거름이 된 그 시절!

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가장 "반짝" 하고 빛나는 시기가 있는지. 괴로웠던 기억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생각나더라도 그마저 즐겁게 추억할 수 있고) 그저 자신이 반짝반짝 행복해했던 시기 말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굉장히 행복하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고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절대로 이대로 존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시기. 내게는 그때가 열 살에서 열한 살까지의 약 2년간이다. 시골이라고 부를만큼 산과 들, 개울, 많은 친구들, 탐험할 수 있는 으스스한 빈 집에 다락방까지... 모든 여건을 갖추었고 그 모든 것들을 마음껏 누렸던 것 같다. 놀랍게도 <<소년시대>>에서처럼 주위에 살인사건이 있었고 나의 애견이 복날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으며 그밖에 "교활하고 비열한 어른"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난 그 때만 생각하면 참 행복하다. 

<<소년시대>>는 작가 로버트 매캐먼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럼에도 작가가 가장 동질감은 느끼는 인물은 주인공 코리가 아니다. "작가가 되고 싶은 한 소년이 있고, 마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면서 소년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그런 이야기"(...10p)를 쓰면서 코리가 아닌 다른 인물과 동질감을 느끼다니, 과연 그는 누구일까. 1권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 코리와 코리 아빠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 소설은, 하지만 그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면서 살인사건의 이야기보다는 아름답지만 순수하지만은 않은 제퍼라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로, 또한 열두 살의 이제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려는 코리의 성장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살인사건 자체가 코리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본질적인 "악"을 목격한 코리 아빠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그런 아빠의 흔들림이 오히려 코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뿐만아니라 그 전에는 보려하지도 않았고 잘 보이지도 않았던 많은 관계들, 사람들의 본질 등을 코리가 서서히 깨달아간다. 

"세상에는 괴물 영화보다 훨씬 고약한 것들이 있다. 어떤 공포는 스크린과 책장을 뚫고 뛰쳐나와 잔뜩 뒤틀린 채 집으로 들어와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도사리며 히죽거린다. "...91p

아직은 과학적 논리보다는 미신을 더 가까이 하게 되고, 인종간의 화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절... 겉으로는 평화롭고 아름다울 것 같았던 시골 마을에서 실은 도시만큼이나 숨겨지고 가려진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사건들이 속속 들어날 때마다 코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열두 살이면 충분히 어른없이 자기네들끼리 할 수 있었던 많은 일들(캠핑, 불량배들에 맞서기 등)을 직접 맞부딪혔을 때에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적음을 느끼며 코리는 조금씩 어른의 관문으로 나아간다. 

추리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들과 소년의 성장이 함께 어울리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권에서는 살인자의 모습이 드러날 것인지. 코리는 과연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런지... 

6월 네째주 읽는 책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속도를 좀 내보자~! 

쌓인 것들 좀 없애야지~ 화이팅!

총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
황선미 지음, 윤봉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5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1년 06월 25일에 저장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2- 삼국시대
이은홍 글, 이두호 그림, 이근호 감수 / 월드김영사 / 2011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1년 06월 25일에 저장

구판절판

교과서 전래 동화- 1, 2학년 수록도서
임지숙 엮음, 이시현 그림 / 세상모든책 / 2011년 5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1년 06월 22일에 저장

절판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11,800원 → 10,62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2011년 06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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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엔 이렇게나 많은 야생화가 산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ㅣ 내 마음의 여행 시리즈 1
이유미 글,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5월

꽃이 아름답다고 느낀 게 사실 몇 년 안된다. 아마도 꽃이나 풀들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한 건 내가 직접 그들을 키우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며칠에 한 번씩 물을 주고 매일 들여다보고 닦아주고 벌레도 잡아주며 교감했던 그 시간들이 그 식물들 하나하나의 개성을 알아가며 이름을 외우고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이런 관심은 집 안의 식물들을 넘어 길가 조그맣게 피어난 꽃들에게, 남들에겐 잡초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이름 모를 풀들에게도 기울어진다. 사실 길가의 풀들의 이름을 모두 알기는 정말 쉽지가 않다. 일단 정보도 없고 이게 그건가..하는 확신도 서지 않고. 그들을 구별하는 가장 큰 잣대는 그들이 피워내는 "꽃"이 아닐까 싶다. 봄이 오면 잡초처럼 보이는 그것들도 하나 둘 꽃을 피워내니 그저 신기할 뿐이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은 이 땅에 나고 자라는 야생화들의 모습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과 그 꽃, 혹은 풀들에 담긴 이름의 유래, 생태, 아름다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3월부터 시작하여 그 식물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담고 있다. 거의가 꽃이 피는 시기이며 가을은 열매를 맺는 모습, 겨울에는 꿋꿋이 버티어가는 야생화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렇게도 많은 꽃이 이 땅에 피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알아볼 수 있고, 익히 알고 있는 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알지 못하는 것들이고 알려지면 안 될 꽃들도 있는 듯하다. 때문에 그저 이들의 사진을 보고 감탄하는 데서 벗어나 이들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우리의 이기심을 배우기도 한다. 

  

언 땅이 채 녹기도 전에 꽃을 올리는 꽃으로 "복수초"만 알고 있었는데 노루귀나 개족도리, 얼레지의 모습은 가히 마법처럼 보인다. 대체로 낮은 키로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봄꽃의 아름다움은 그 희귀함만큼이나 신비로울 것 같다. 우리 야생화들은 그 야생화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제 많은 식물들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때론 자신만이 갖고싶다는 그 이기심으로 보존되어야 마땅할 식물들이 "희귀하다"라는 이유만으로 파헤쳐지고 보호받지 못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니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다. 

  

"이미 300종 가까이 되는 모든 귀화식물이 우리의 자생식물이 살아가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는 문제 식물은 아닙니다.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정확히 알고 제대로 이해하여 유익하게 활용하거나 관리하는 등 알맞은 조치를 해야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귀화식물이 번성하게 된 일차적인 이유는 식물을 탓하기 전에 사람에게 있으니까요."...180p

어떻게 함께 생존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을까! 깊은 산 속에 숨어사는 야생화들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좋은 공기를 찾아, 맑은 물을 찾아,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 그들을 그들의 생태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우리 자연을 위한느 길일 것이다. 비슷해 보여도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이 개성 많은 우리 야생화들을 바라보며 짐짓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 땅엔 이렇게나 아름다운 꽃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에. 다음에 산에 가게 되면 꼭 시선을 아래에 두고 바라보며 걷게 될 것 같다.

약속과 우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미시게의 약속 -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김동연 글.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5월

겉표지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부터 안쪽의 속표지, 그림책이 시작되고부터는 일러스트와 내용, 모두 아주 수준급이라고 생각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글, 그림의 저자 이름을 보지 않았다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를 편견 때문에 전혀 우리나라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만큼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글 또한 단순, 명쾌하면서 마치 시를 읽는 듯 많은 의미를 함축한 감성적인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하면 떠올리는 곳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곳부터일 거에요. 미국이나 유럽, 캐나다 등 친척들이 살고 있거나 TV에 많이 방송되는 곳이겠죠. 하지만 세계는 넓고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와 지역은 굉장히 많습니다. <<미시게의 약속>>은 고비 사막 옆 바잉작이라는 곳에 사는 미시게의 이야기에요. 바람 부는 날 드러나는 공룡 화석 등을 주워 관광객들에게 팔아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죠. 넓고 넓은 사막, 매일 하는 일은 똑같고 엄마는 없어요. 아빠는 낮잠을 주무시느라 함께 놀아주시지 않죠. 어린 아이들의 그런 삶을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그러던 어느 날, 슬롱고스라는 곳에서 한 가족이 찾아옵니다. 그 가족에는 미시게의 또래인 유로라는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죠. 미시게와 유로는 정말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금새 낯설게 느낄 유로를 위해 이런 저런 놀이도 가르쳐주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겠죠? 

엄마가 만들어준 모가투를 바라보는 유로에게 미시게는 나중에 만들어 꼭 선물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왜냐면... 이제 둘은 친구가 됐으니 말이죠. 돌아갈 때가 되어 유로와 헤어질 때에도 다시 만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슬픔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로는 그렇게 금방 다시 오지는 않았어요. 유로와 미시게는 다시 만나 미시게가 만든 모가투를 선물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우정"만큼 중요한 가치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에겐 아이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고 또다른 약속을 하며 그들만의 우정을 확인하곤 하죠. 아주 오랫동안 친구가 없었던 미시게에게 유로는 마치 별처럼 반짝이는 친구였을 거에요. 그만큼 금방 친해지고 좋아졌는데 이별이 다가왔죠. 다시 만날 약속을 하지만 언제 만날지 기약이 없습니다. 때문에 낮잠도 자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그 약속을 지켜주려하는 미시게 아빠의 모습은 또 얼마나 감동적이던지요. 

슬롱고스에서 온 유로는 "한국 아이"랍니다. 슬롱고스는 몽골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네요. 아이와 함께 몽골이란 나라에 대해 찾아보았어요. 고비 사막은 어떤 곳인지, 그곳에선 왜 우리나라를 슬롱고스(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는지 말이에요. 공룡 화석을 주으러 몽골에 가보고 싶다고 하네요. 낯설게 느껴지던 나라가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건 미시게라는 친근한 아이를 만났기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