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제어 파트는 일반 스위치와 전신의 후손인 릴레이라는 특수 스위치 두 종류였다. 릴레이는 전기로 제어되는 전기 스위치였다. 전신에서 핵심은 (릴레이의) 사슬을 만들면서 먼 거리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섀넌은 거리가 아니라 제어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특정한 순서로 점멸하는 100개의 릴레이가 미분해석기의 작동을 조율했다. 복잡한 릴레이 회로를 다루는 최고의 전문가들은 전화 엔지니어들이었다. 릴레이는 공장의 조립라인을 구성하는기계들뿐만 아니라 전화 교환기를 통해 통화의 전달을 제어했다. 릴레이 회로는 각각의 특정 사례에 맞게 설계되어 있었다. 릴레이 회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찾던 섀넌은 하나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학부 4학년 때 기호논리학 강의를 들은 섀넌은 스위칭 회로를 배치하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목록을 만들다가 갑작스럽게 기시감을 느꼈다. 아주 추상적인 방식으로 이들 문제들이 정리되었던 것이다. 회로를 서술하는 데는 기호논리학에서 사용되는 독특한 인위적 표기법인 불의 ‘대수‘를 쓸 수있었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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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상태 중에서 우리가 조감했을 때 유용하다고 할 수 있는 상태(한 물체가 다른 물체보다 더 뜨거운 상태가 그 예인데, 바꿔 말하면 이 상대는 한 물체를 구성하는 분자들의 평균 속도가 다른 물체를 구성하는 분자들의 평균 속도보다 높은 상태이다)는 그 가능성 중 극히 일부분이고, 절대 다수는 하나같이 무질서하거나 무익한 상태(온도 차이가 없는 상태로, 두 물체 속 분자들의 평균 속도가 똑같은 상태를 말한다)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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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과학 수업에서 우리는 ‘유효숫자‘를배운다. 유효숫자들의 개수는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양의 정확도를 반영한다. 예컨대 모래 10자루의 무게가 12.6kg에서 13.3kg 사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모래 1자루의 무게는 1.3kg이며 이때 유효숫자는 두 개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여론조사는 최소 3퍼센트포인트의 오차를 지녔으며 대개는 그보다 더 큰 오차가 나는데, 이것은 최고의 선거 예측에서도 유효숫자가 한 개만 있는 수치(이를테면 70%)로 확률 예측값을 발표해야 마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0이 아닌 숫자가 두 개 이상 들어 있는 예측값은 오해를 유발한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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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설명하는 명료한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자신의 예측에 대해 가장 큰 자신감을 보였고, 가장 정확하지 않은 예측을 했다.
테틀록의 조사 결과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장기적 안목으로 세세하게 예측하는 것이 한마디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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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말하기 보다 ‘듣기‘가 훨씬 어려운 행위라는 것을 최근 들어 깨달았습니다. 듣는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만약 상대가 없었다면 혼잣말(모놀로그) 혹은 말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 대화(다이얼로그)가 됩니다. "아.." 하는 맞장구 하나로 풍성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합니다. 토론이란 ‘말하는기술을 겨루는 일이겠지만, 뭔가 그것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평가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듣기‘라는 행위, ‘상대의 마음이나 생각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지금 사람들이 가장 잃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분명 저는 ‘자기표현‘이라는 말에서 모놀로그적인 ‘일방통행‘의 냄새를 감지하는 거겠지요.
- P58

제가 도착하자 천천히 책상 서랍에서 상자를 꺼내더니 "어디서 받은 건데 난 안 쓰니까 고레 짱 줄게"하며 책상 위에 툭 놓았습니다...
그때 야스다 씨의 회사 사람이 "고레에다 씨, 카르티에시계 받으셨지요. 그건 야스다 씨가 어디서 받은 게 아니라일부러 산 거예요. ‘근데 그 녀석, 시계를 전혀 안 차잖아하고 푸념하셨어요" 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시계는 지금도 안 찹니다. 하지만 칸 국제영화제 같은 특별한 행사에 갈 때는 반드시 찹니다. 본인은 레드카펫 같은곳은 절대 걷지 않았겠지만 시계만이라면 괜찮겠죠, 야스다씨.
- P123

그건 <공기인형>에서 인용한 요시노 히로시 씨의 <생명은>이라는 시를 떠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생명은 그 안에 결여를 품고
그것을 타자로부터 채운다.

영화 속에서 저는 결여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타자를 향해 열린 가능성이라고, 배두나라는 존재를 통해 소리 높여 선언했습니다.
그런 제가 상실로 인해 의욕을 잃고 있어서 어쩌겠다는건가 하고 깨달은 것이지요..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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