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 3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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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든 사물이든 정말 괜찮고 좋은 것에는 굳이 수식어가 필요 없다. 세종과 이순신의 앞에 다른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세종(혹은 세종 대왕), 이순신(혹은 이순신 장군) 이라는 말만으로도 그들의 위대함은 이미 빛난다. 굳이 덧붙일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개정증보 3판)>도 마찬가지다. '서중석' 이라는 이름 하나로 이미 충분하다. 더 이상의 수식은 필요 없다.



뉴라이트의 역사 공격과 '건국절' 논란이 한창이던 2013년, 이 책의 개정판(2판)을 내어 우리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줬던 서중석 교수가 이번에는 개정증보 3판을 들고 돌아왔다. 책의 개정판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들었다. 개정의 수준과 범위에 따라 각기 다르겠지만 차라리 책을 하나 새로 쓰는 것이 더 낫다 라는 얘기도 있는 걸 보면 보통의 노고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물며 개정증보 3판이라니~! 이 책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학자적 성실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나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의 2005년 초판도 가지고 있다. 비교해 보니 초판은 365페이지, 이번 개정증보 3판은 503페이지다. 100페이지 훌쩍 넘게 새롭게 추가하고 보완했다는 것인데, 아무리 새로운 자료가 발굴되었다고 해도 이 정도의 분량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책의 큰 줄기를 이루는 장·절의 제목은 초판과 큰 변함이 없다. 다만 각 절의 분량이 조금씩 늘면서 내용을 고쳐썼고, 사진과 자료가 교체되거나 추가되었다. 특히 초판의 '역사노트'가 '史+'로 바뀌면서 새로운 테마가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초판과 3판을 비교하며 또하나 드는 생각은 두 책의 페이지 숫자가 참으로 공교롭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초판은 365페이지, 이번 개정증보 3판은 503페이지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는 저자와 출판사의 의도가 개입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한국 현대사'라는 제목을 너무 의식한 내 오지랖 넓은 상상력의 소산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나만의 '소설'을 써보면 이렇다. 초판의 365페이지는 1년을 의미하는 365일이다. 우리가 사는 '오늘'을 대상으로 하는 '현대사'의 의미가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3판의 503페이지는 그녀의 수인번호를 떠오르게 한다. 저자가 올해 초 20권으로 완간한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는 박정희 유신체제에 대한 분석과 재조명에 큰 비중을 두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책을 쓰면서 이 책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를 다시 손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였으니, '유신의 공주'였던 그녀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이렇게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서문에 실린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와 태극기 부대에 대한 저자의 짤막한 감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책은 한국 현대사와 희비와 명암, 영광과 치욕을 모두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 단편적 이해가 아닌 총체적 역사 이해를 위해 다양한 각도와 방면에서 우리 현대사를 조명하고자 노력했다. 자학사관은 은폐와 왜곡에 다름 아니기에 뉴라이트와 수구냉전의 논리를 엄준히 비판한다.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헤라이클레이토스 말처럼 나는 그것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례는 쉽게 찾아진다. 중앙정보부의 압력으로 일어난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는 정부지원금을 통해 진보적 시민단체를 옥죄었던 가카의 비겁함을 떠올리게 했다. 간첩단 사건을 조작해 반유신 투쟁에 나선 대학생들을 탄압했던 일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된 '서울시 공무원(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을 생각나게 했다. 시민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73쪽의 좌우합작위원회 사진은 조금 아쉽다. 사진이 너무 확대되어 실려서 앞줄 가장 왼쪽의 인물이 잘리다보니 왼쪽 6번째 인물이 김규식이라는 설명이 부자연스럽게 되고, 오른쪽 끝에 여운형의 얼굴도 반은 잘려나갔다. 차라리 초판 51쪽에 실린 사진이 더 낫다. 그러나 초판의 사진도 웹서핑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좌우합작위원회의 사진에 비하면 좌우 양끝이 조금씩 잘려나간 것이다. 2쇄에서부터는 꼭 수정된 사진이 실렸으면 좋겠다.


역사문제연구소장으로 역사 대중화에 오랜동안 앞장서 왔던 역사학자 서중석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개정증보 3판)>. 제목에서 보듯 풍부한 시각 자료는 이 책과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두드러진 큰 장점이다.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과 국정 교과서를 단호하게 배격하면서도 좌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이 돋보인다. 저자 스스로가 왕성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역사학계의 최신 연구성과를 가장 발빠르게 반영한 현대사 책이라는 점도 이 책의 신뢰성을 더욱 높여준다. 두말할 필요없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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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다스의 개 (양장)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1
위다 지음, 손인혜 옮김 / 더모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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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지난 4월 <빨강 머리 앤>을 구입했다. 딸아이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워낙 책 읽기를 좋아하는 녀석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나를 구매의 길로 인도한 것은 책 표지에 실린 앤의 모습이었다. 앤을 알고 있는 이라면 이 앤의 모습을 보고 어찌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불가항력이다. 그 책은 바로 더모던에서 출간하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감성클래식' 시리즈의 2번째 책 <빨강 머리 앤>이었다.



딸아이는 다른 출판사의 것으로 이미 <빨강 머리 앤>을 읽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굳이 이 책을 구입했던 것은 어렸을 적 내가 느꼈던 감동과 느낌을 딸과 함께 공유하고픈 욕심이었다. 그리고 오늘 더모던 감성클래식시리즈 첫번째 책을 만나보게 되었으니 바로 <플란다스의 개>. 이 책 역시 옛 추억과 감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빨강 머리 앤>보다 더 유년기에 읽었던 책인데도 말이다. 네로와 파트라슈의 죽음을 보면서 그 가슴 시린 슬픔에 어린 날 얼마나 울먹였던가! 이건 앤에 아직 흥미를 보이지 못하는 아들 녀석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워낙 어렸을 때 봤던 책과 애니였기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도 신경쓰지 않고 봤던 것 같다. 이제 보니 <플란다스의 개>는 (영국인 작가 위다가 영어로 쓴 책이니까 영어식 발음이 기본임을 고려하면) '플랜더스'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플랜더스는 바로 '플랑드르'였다. 프랑스 북부에서 벨기에를 거쳐 네덜란드 서부에 이르는 지역을 일컫는 플랑드르는 유럽의 역사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다.


플랑드르 지방은 제1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과 독일군의 격전지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라는 소설과 영화의 무대였다. 한편 린넨의 소재가 되는 아마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유명 브랜드의 린넨 옷은 거의 다 플랑드르산 린넨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북유럽과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루벤스의 고향 안트베르펜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트베르펜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인데, 영어식 명칭인 '앤트워프'가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작가 연보에 따르면 위다는 아버지에게 들었던 벨기에의 구전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안트베르펜으로 여행을 왔고 루벤스의 그림에 심취했다고 한다. <플랜더스의 개> 주인공 네로(넬로)는 그림을 좋아하여 화가가 꿈이었고, 가난으로 은화 한닢을 구하지 못해 휘장에 가려진 루벤스의 그림을 볼 수 없었다.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그림은 바로 안트베르펜 대성당에 있는 루벤스의 제단화였다. 이 그림 앞에서 네로(넬로)와 파트라슈가 추위와 굶주림으로 결국 죽음을 맞는 장면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던가!



수십 년의 시간을 격하여 다시 만나게 된 <플랜더스의 개>는 여전히 가슴을 시리고 아프게 두드렸다. 어렸을 때는 아로아(알루아)의 아버지 코제의 방해로 그녀의 영명축일에 초대되지 못했을 때와, 하나 밖에 없는 가족이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가장 슬펐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다시 읽어보니 마을 사람들이 방앗간의 화재를 네로의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코제 씨의 말에 장단을 맞추어 네로를 따돌리며 무시했던 부분이야말로 가장 아픈 장면이었다. 옮긴이 손인혜 님이 작품 해설의 끝에 던진 질문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책은 170여 페이지의 비교적 적은 분량이고 TV 애니메이션의 그림들도 중간중간 들어 있어서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아들 녀석에게 먼저 보라고 주었는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다 읽었다고 해서 아이의 독서 습관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내용을 건너뛰며 중간중간 읽기,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만 읽기 등과 같은 좋지 않은 습관이 들었나 순간 의심이 일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던 것~^^



세상의 모든 것은 오리지널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그렇고 경험칙으로도 그렇다. 하지만 만화화된 것 중에 오리지널 만큼이나(혹은 그보다 더) 사랑받고 칭찬받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이 책 <플란다스의 개>와 <빨강 머리 앤>이다. 그런 원작과 만화를 한데 어울어 책을 만들었으니 이 얼마나 훌륭한 생각인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어릴적 추억을 곱씹으며 다시 한번 무한 감동과 슬픔의 바다로 빠져들고 싶은 이들에게, 그리고 소중했던 내 어린 날의 추억과 느낌을 아이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플란다스의 개>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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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2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2
데일 카네기 지음, 길문섭 그림 / 미르북컴퍼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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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책이다. 자기계발서에 한번 꽂히면 한동안 헤어날 수 없다고 하더니 내가 딱 그짝이다. 재테크를 소재로 하는 실용서를 보면서 접하게 된 자기계발서는 내게 적잖은 가르침과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있었기에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도 비로소 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물론 tvN의 '책 읽어드립니다'의 방송 도서라는 점과, 딱딱하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화라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1937년 출간 이래 전 세계에서 6천만 부 이상 판매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인생 성공학과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에서 보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야말로 인간 관계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할수록 인간 관계는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진다.


개인적이든 업무상이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관계가 생기고, 만나고 싶지 않아도 만날 수 밖에 없는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그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일상의 현실이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지금도 많이 읽히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카네기가 직접 경험했거나 듣고 상담했던 수많은 사례들이 예화로 제시되며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원칙들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급과 사례들은 영미 문화권의 유명 인물과 개인의 이야기들이지만, 공자와 노자, 부처 등 동양의 성자와 현인들의 말씀도 빠지지 않는다. 저자 카네기의 폭넓은 독서와 견문을 짐작할 수 있다.


<인간관계론>에서 데일 카네기가 지적하고 있는 것들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나 개인의 사례와 비추어 봤을 때도 유사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이 느껴졌다. 그래서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종종 발견하기도 했다.



각 PART의 첫 페이지에는 그 파트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원칙들이 한 페이지에 정리되어 있다. 처음 볼 때는 그저 밋밋하고 새로울 것 없는, '공자님 말씀'처럼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로 느껴진다. 하지만 해당 파트의 모든 내용을 읽고 다시 원칙들을 보게 되면 전혀 다른 깊이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감흥이 있겠지만,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보라는 것은 저자도 강조한 내용이었다. '이 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9가지 제언' 이라는 별도의 장을 마련해서 책 앞머리에 배치한 것도 모두 이유와 계획이 있는 것이었다.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여러번 읽고 또 읽어서 나의 것, 나의 발상과 습관, 행동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 책의 장점은 인간관계에서 지키고 행해야 할 원칙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당신의 사업과 비즈니스 활동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인간관계의 법칙들은 대부분 사업에서의 의미 있는 성공으로 이어지거나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세계적인 명사들의 자기 계발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네기가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포인트 중 하나는, 우리가 그렇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편견과 자존심, 허영심에 가득한 감정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그렇기에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고, 상대방이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겸허함과 작은 부탁이 전부인 글이 '기적의 편지'가 되었던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했던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과 비결, 방법들은 아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것들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게 읽혔고 가슴에 한걸음 더 다가왔다. 특히 책 후반부에 있는 이 구절은 책을 읽으며 인간관계의 '스킬'들을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커다란 망치로 후려치는 듯한 큰 충격과 깨달음을 주었다.


"몇몇은 이 심리를 기계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 이 책에서 가르치는 원칙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왔을 때만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나는 온갖 수단 따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삶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205쪽 인용)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원저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나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인간관계론>의 오리지널 완역본을 찾아서 3개 챕터 정도를 이 책과 비교해 보았다.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원래는 만화로 먼저 읽어보고 괜찮으면 원저로 다시 읽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만화로 재구성한 <인간관계론>,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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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1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1
데일 카네기 지음, 길문섭 그림 / 미르북컴퍼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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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책이다. 자기계발서에 한번 꽂히면 한동안 헤어날 수 없다고 하더니 내가 딱 그짝이다. 재테크를 소재로 하는 실용서를 보면서 접하게 된 자기계발서는 내게 적잖은 가르침과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있었기에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도 비로소 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물론 tvN의 '책 읽어드립니다'의 방송 도서라는 점과, 딱딱하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화라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1937년 출간 이래 전 세계에서 6천만 부 이상 판매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인생 성공학과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에서 보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야말로 인간 관계의 핵심이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할수록 인간 관계는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진다.


개인적이든 업무상이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관계가 생기고, 만나고 싶지 않아도 만날 수 밖에 없는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그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일상의 현실이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지금도 많이 읽히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카네기가 직접 경험했거나 듣고 상담했던 수많은 사례들이 예화로 제시되며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의 원칙들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급과 사례들은 영미 문화권의 유명 인물과 개인의 이야기들이지만, 공자와 노자, 부처 등 동양의 성자와 현인들의 말씀도 빠지지 않는다. 저자 카네기의 폭넓은 독서와 견문을 짐작할 수 있다.


<인간관계론>에서 데일 카네기가 지적하고 있는 것들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나 개인의 사례와 비추어 봤을 때도 유사한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이 느껴졌다. 그래서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종종 발견하기도 했다.



각 PART의 첫 페이지에는 그 파트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원칙들이 한 페이지에 정리되어 있다. 처음 볼 때는 그저 밋밋하고 새로울 것 없는, '공자님 말씀'처럼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로 느껴진다. 하지만 해당 파트의 모든 내용을 읽고 다시 원칙들을 보게 되면 전혀 다른 깊이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감흥이 있겠지만,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보라는 것은 저자도 강조한 내용이었다. '이 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9가지 제언' 이라는 별도의 장을 마련해서 책 앞머리에 배치한 것도 모두 이유와 계획이 있는 것이었다.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여러번 읽고 또 읽어서 나의 것, 나의 발상과 습관, 행동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 책의 장점은 인간관계에서 지키고 행해야 할 원칙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당신의 사업과 비즈니스 활동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인간관계의 법칙들은 대부분 사업에서의 의미 있는 성공으로 이어지거나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워런 버핏을 비롯한 세계적인 명사들의 자기 계발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네기가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포인트 중 하나는, 우리가 그렇게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편견과 자존심, 허영심에 가득한 감정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다. 그렇기에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고, 상대방이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겸허함과 작은 부탁이 전부인 글이 '기적의 편지'가 되었던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했던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과 비결, 방법들은 아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었던 것들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게 읽혔고 가슴에 한걸음 더 다가왔다. 특히 책 후반부에 있는 이 구절은 책을 읽으며 인간관계의 '스킬'들을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커다란 망치로 후려치는 듯한 큰 충격과 깨달음을 주었다.


"몇몇은 이 심리를 기계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 이 책에서 가르치는 원칙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왔을 때만 제대로 작동할 것이다. 나는 온갖 수단 따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삶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205쪽 인용)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원저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나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인간관계론>의 오리지널 완역본을 찾아서 3개 챕터 정도를 이 책과 비교해 보았다.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원래는 만화로 먼저 읽어보고 괜찮으면 원저로 다시 읽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만화로 재구성한 <인간관계론>,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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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 영상 편집 - 줌 영상 회의와 실전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지침서
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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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겪으며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사태들은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를 불러왔고, 수많은 오프라인 강좌를 문닫게 만들었다. 재택 근무와 화상 회의는 이제 일상화되었고, 직접 대면하여 이루어지던 강의와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격 회의와 강의 영상 편집까지 담은 <줌 & 영상 편집> 책이 나왔으니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움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수업의 강의 녹화와 영상 편집 과정을 그대로 담았다는 점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번 보고 경험한 것을 따라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느 것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화상 회의를 위한 Zoom, 온라인 강의에 최적화된 OBS, 그리고 영상편집 프로그램까지 모두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호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무엇보다 이 책 한권으로 화상 회의에서 온라인 수업, 영상 편집까지 모두 해결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줌 & 영상 편집>은 5개의 파트로 꾸며져 있다. 1장~2장은 화상 회의와 온라인 강의를 위한 사전 준비에 대한 내용이다. 프로그램 설치부터 효과적인 강의 촬영 노하우, ZOOM의 작동법과 기본 기능까지 살뜰하게 담았다. 책의 핵심은 3장~5장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수업 활용하기, 온라인 강의 녹화하기, 온라인 강의 편집하기가 그것인데,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코로나 위기 시대의 온라인 회의와 수업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담았다.



특히 3장의 '실전! 온라인 수업에 맞게 줌 활용하기'는 줌의 단순 기능 소개를 넘어 줌을 활용한 쌍방향 수업 또는 회의에서 필요한 기능과 스킬들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과제 제출과 체크 방법, 소회의실을 만들어 팀별 활용하기, 개인 공간에 강의 요약과 데이터 연동하기 등은 실제 그러한 형태의 온라인 수업과 회의를 운영하고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내용일 것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관련 대학 강의와 실무 영상 편집자인 저자의 생생한 노하우가 잘 담겨진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거나 장기화된다면 녹화된 강의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업에 대한 피로가 누적될 것이고, 결국 양방향 수업이 가능한 온라인 대면 수업이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그럴 때 2~3장에서 소개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의 다양한 기능과 팁들은 더욱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4장에서는 상업적 용도에도 제한없이 무료로 사용가능한 온라인 강의 녹화 프로그램 OBS 스튜디오를 다루고 있다. 오캠(oCam)이라는 프로그램도 유명한데 최근 정책이 바뀌어서 개인 사용은 무료이나 기관이나 상업적 사용은 유료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현장에서는 줌의 화면녹화 기능을 이용하거나 파워포인트의 녹화 기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채로운 기능과 활용에서는 OBS에 미치지 못한다. 강사가 동시에 표시되는 녹화 기능은 OBS 스튜디오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이다.


<줌 & 영상 편집>의 마지막은 무료 영상 편집 프로그램 '다빈치 리졸브'인데 4K의 고화질 영상 출력까지 가능하다. 다빈치 리졸브는 편집과 보정 등 각 과정이 탭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작이 편리하다. 자르고 붙이는 것은 기본이고 세련된 로고와 자막을 입히는 것도 가능했다. 중간에는 무료 음성인식 자막 프로그램인 브류(vrew) 활용법까지 다루고 있어 더욱 좋았다. 조명 없이 영상 밝기 보정하기, 메이크업 없이 강사 얼굴 보정하기, 저음과 고음의 디테일한 사운드 조정까지 무료임에도 다양한 기능 구현이 가능했는데 저자의 친절한 따르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작금의 상황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것이 크지만 이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다. 그리 달갑지 않은 미래지만 시대의 변화가 그렇다면 적응하고 살 수 밖에 다른 길은 없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장기화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삶의 도구로써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익혀두는 것은 나중에라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줌 & 영상 편집>은 강의와 교육 콘텐츠를 준비하고 생산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유용한 보석 같은 책이다. 화상 회의, 양방향 수업, 강의 녹화, 영상 편집까지 한번에 잡을 수 있으니 시간과 노력의 절약도 큰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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