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랜드 1 -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공보경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작가정신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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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상상을 하곤 한다. 나에게 혹시 숨겨진 초능력이 있는 건 아닐까, 어딘가에 정말 초능력을 가진 자들이 살고 있진 않을까. 해리포터에 한창 빠졌을 때는 마법학교에 가는 꿈을 꾸기도 하고, 유치하지만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곤 한다.

 

 페어리랜드 표지와 삽화를 보면서 나는 해리포터를 떠올렸다. 초등학생 때 이 책이 재미있다는 데 너도 읽어볼래?하고 엄마가 사주셨던 책. 사실 안경 끼고 멋지다고는 볼 수 없는 해리포터에게 어린마음에 끌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선물이라면 그저 좋아하던 시절이었기에, 우선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해리포터를 읽어볼까? 재미없으면 바로 덮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펼쳤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이 정말 해리포터에 푹 빠져버렸다.

 

 페어리랜드도 마찬가지였다. 표지와 삽화를 보면 호기심이 생기긴 하지만 마음을 잡아끄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 속의 페어리랜드에 빠져들게 되면서 비룡, 아니 비도(엄마 비룡과 아버지 도서관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상상력이 대단하다)와 셉템버와 새터데이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삽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해리포터를 보면 떠올리는 그 해리포터의 모습처럼 말이다.

 

 페어리랜드의 주인공 셉템버는 평범한 열 두 살 아이이다. 아버지는 전쟁의 군인으로 가셨고, 어머니는 비행기의 엔진을 고치는 일을 하신다. 그래서 항상 집에 혼자 있는 셉템버는 자신의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런 셉템버를 가여워한 초록바람이 작은 산들바람 표범과 함께 그녀를 찾아와서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책을 좋아했던 셉템버는 이런 식의 모험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영리한 소녀였고, 초록바람과 함께 페어리랜드로 향하게 된다.

 

 

"나와 함께 떠나지 않을래, 셉템버?"

 

 초록바람의 유혹으로 셉템버는 험난한 모험을 하게 된다. 모든 모험기가 그렇듯이, 따라가는 독자인 나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었다. 이게 뭐지? 하지만 셉템버가 페어리랜드에 서서히 적응해가는 것처럼, 나 또한 그들의 세계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고, 점점 그들의 모험과 셉템버라는 소녀의 매력이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특히 모험에 있어서 필요한 필수 요소인 친구들과의 만남, 친구들만큼이나 중요한 악당의 모습.

 

 그리고 가끔씩 등장하는 저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도 하고, 재미를 주기도 한다. 또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은 셉템버, 비도인 엘, 토요일을 뜻하는 새터데이, 잘가요 마녀와 안녕하세요 마녀, 멜로 여왕 등 뭔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것 또한 재미있다. 시간과 꿈에 대한 것들에 대한 의미도 정말 좋았고!

 

 어린왕자가 여러 행성을 다니며 배움을 얻듯이, 도로시가 친구들을 얻고 용기를 얻듯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상한 나라인 페어리 랜드에서 여행을 하게 되는 스토리는, 정말 작가가 기발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놀랍기만 하다.

 

 셉템버는 세상 사이를 잇는 벽장을 통해 페어리랜드에 가게 되고 마녀와 인간늑대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과 대화를 하다가 후작에게 빼앗긴 잘가요 마녀 스푼을 찾아 주기로 약속하게 된다. 그리고 셉템버는 후작이 있는 팬더모니엄시로 향하게 된다. 가면서 비룡과 도서관 사이에서 태어난 비도이 을 만나게 되는데, 비도는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캐릭터였다. 엘은 페어리랜드에 있는 할아버지인 시립도서관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후작의 규제로 인하여 날개에 자물쇠로 사슬을 걸어두어 날지 못하는 비도이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가득하고 친구인 셉템버를 지켜주려 여행도 함께하는 사이가 된다.

 

 

“이쪽은 제 동행이에요. 제 소유의 비도예요.”
셉템버는 급한 대로 둘러댔지만, 멋대로 자기 소유라고 말한 게 엘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길 바랐다.

엘이 문을 넘어가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네 소유라고 했던 말 진심이 아니었다는 거 알아.”
엘은 꼬리를 휘저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난 네 소유여도 괜찮을 것 같아. 너도 내 소유가 되면 되잖아! 그럼 우리 둘이 재미난 게임을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도착한 페어리랜드, 그리고 만난 후작. 멜로여왕이 있던 시절은 모두가 행복했으나, 후작이 등장하면서 인간세계처럼 규제와 관료체제가 들어왔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규칙대로만 살아야한다. 그런 후작은 무서웠고 비도에게 위협을 가하겠다며 세터데이를 협박하며, 가을지역의 털실숲에 있는 유리상자 속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라고 한다. 비도를 구하기 위해서 셉템버는 후작의 명령을 따르게 되지만, 끝까지 저항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힘들어 한다. 하지만 그런 셉템버를 응원해주는 것은 역시 친구인 엘이었다. 그리고 후작이 가둬두었던 바다요정족인 소년, 새터데이를 구하게 된다. 새터데이는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는데, 소원을 빌기 위해서는 자신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했다. 어쨌든 셋은 함께 가을 지역으로 향하게 된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가 날 비난하면 난 견디기 힘들어. 하지만 네가 혼이 나야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면 기꺼이 널 혼내줄게.”

옆에서 새터데이가 거들고 나섰다.

“셉템버, 넌 날 가둬둔 우리를 부쉈어.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용기를 내서 해준 거야. … ”

 

 

 이렇게 셈템버를 응원해주고 위로해주는 든든한 친구들과 함께 가을지역으로 향하는 것 또한 무척이나 재미있다. 자전거 떼를 야생짐승으로 표현하여 그들의 포획하면 탈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어쨌든 읽다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가을지역에서의 시련들. 과연 셉템버는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고, 또 후작이 가져오라고 한 유리상자 속의 물건은 무엇일지, 왜 후작은 그것을 셈텝버에게 가져오라고 한 것인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셉템버의 페어리랜드 모험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할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작은 요소 하나하나마다 쓸모가 있고 마지막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 또한 이 책을 허투루 읽을 수 없게 하는 매력이다. 셉템버의 기억을 따라 쫓아가는 열쇠, 셉템버의 구두, 그리고 어머니의 칼. 정말 놀람의 연속이었다.

 

 페어리랜드의 모험은 신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시련도 힘들고, 반전도 상상 이상이다. 그렇지만 셉템버와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을 보면 마지막에 책을 덮을 때,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할 것이다.

 

 더운 여름,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페어리랜드를 펼친다면, 셉템버와 그의 친구들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잠을 자는 순간조차 기대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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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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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100엔 보관가게라, 보관가게라고 하니 떠오르는 것은 전당포. 전당포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저씨의 원빈(+_+)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생각해보니 전당포는 물건을 맡기는 대신 물건주인에게 돈을 줘야하지만, 여기 하루 100엔 보관가게는 가게주인에게 100엔을 주고 물건을 맡기는 곳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물건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하면 뭔가 우중충하기도 하고 뭔가 슬프기도한 느낌이 들었는데, <하루 100엔 보관가게>를 읽으면 얼마나 따듯해질수 있는 곳인지, 물건을 누군가에게 보관하는 것으로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위안이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아, 공통점이라면 <아저씨>의 전당포 주인과 <하루 100엔 보관가게>의 주인은 둘다 꽃미남. 후훗.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기리시마 도오루가 운영하고 있는 하루에 100엔을 받고 물건을 보관해주는 가게는, 물건들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이랄까 고민들까지 보관해주는 곳이다. 기리시마 도오루는 어릴 적 사고로 앞을 보지 못하고, 그 이후에는 부모님과 헤어져 혼자 살아온 외로운 미소년이다. 우연한 계기로 하루 100엔 보관가게를 운영하게 되었고,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물건을 맡기러 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향기, 이름 등을 정확히 기억하고 그들이 물건을 되찾으러 왔을 때 돌려준다. 어떤 물건을 맡기는지 알 수 없어서인지, 물건을 맡기러온 사람들은 그런 보관가게 주인을 신뢰하고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힘든일과 고민들을 털어놓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가족과 친구에게 하지 못했던 고민들은, 자신을 보지못하는 기리시마 도오루가 그저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위안을 얻게 된다.

 

 저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물건과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이 일을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는지도 모르죠. p.182

 

 어둠을 견디고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고, 고독을 견디고, 제멋대로인 손님을 견디고, 지금은 이렇게 소음을 견딘다. 그는 무엇이든 받아들인다. 받아들임이 그의 인생 전부로 보인다. 아직 젊은 그가 그런 인생을 살려면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p.120

 

 하루 보관가게의 주인인 기리시마 도오루의 얘기와 물건을 맡기러 온 각자의 사람들의 사연이 어우러져, 감동과 웃음을 준다.

 또 이 책의 매력은 보관가게 주인이 아닌, 사토라는 단어를 물들인 포렴이나 물빛 자전거, 유리진열장, 그리고 사장님이라고 불리는 고양이의 시선으로 전개가 되는게 그게 색다름을 주면서도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사람이 아닌 사물과 동물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무척 좋았달까.

 특히 고양이 주인님!!!!!!!! 마지막 에필로그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주인과 세계가 같아졌고, 그 세계가 아름답고 평화롭다는 걸 알고 주인이 행복할 것이고 그래서 안심하는 고양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조그마한 가게. 거기에 있는 주인과 고양이. 그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고양이가 이루어지길 바라듯, 지켜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꼭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리시마 도오루의 사랑! 비누아가씨와의 인연이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원빈이 결혼했듯이 기리시마 도오루도 비누아가씨와 결혼하기를.....) 어쨌든! 기리시마 도오루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자신과 함께하는 고양이도 있고, 뭐, 이제 함께 할지도 모르는 비누아가씨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왜이리 울컥해지는지. 시리즈로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

 

 

에필로그 중 ▼

 

그날부터 나는 일어나 있는 동안 계속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매일매일 바라보았다.
절대로 잊지 못할 정도로 보고 또 봐서, 언젠가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이 세상에 냄새와 소리만 남았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괜찮다. 맛도 느끼고 만졌을 때의 느낌도 있다.
잃는 것은 빛뿐이다.
이걸로 주인과 세계가 같아졌다.
바람을 느끼면 포렴이 흔들리는 것을 상상하고, 달콤한 냄새로 맛있는 음식을 상상한다.

주인이 있는 세계에 와보니 이곳은 실제 세계보다 조금 더 아름다웠다.
매우 평화롭다. 주인도 행복하다는 걸 알고 나는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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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고 싶은 사진 - 대한민국 사진 고수들에게서 발견한 좋은 사진의 비밀
윤광준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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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가든 수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는 걸 볼 수 있다. 여행지나 유명한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뿐만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인 카페나 식당에서도, 그냥 지나가다 보이는 꽃들, 우연히 들여다 본 하늘풍경 등, 요즘은 사진이라는 것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진으로 소통하곤 한다. sns에 올려 자신들이 찍은 사진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기를 원한다. 그 공감은 인스타그램의 하트가 될 수도 있고,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될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의 댓글들. 내가 찍은 사진을 올려서 다른 이들에게 공감받고 싶고, 그걸로 서로 대화를 이어가는 그런 것들. 요즘 사람들은 사진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sns를 들여다보면, 정말 잘 찍은 사진들이 많다. 가끔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저렇게 찍고 싶다, 나는 왜 똑같은 걸 찍어도 저런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이런 궁금증이 있었는데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보며 정말 내가 찍고 싶은 사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사진만이 전부가 아니다.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내면의 울림이 느껴지는 사진에 더 눈이 간다.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하는 잔잔한 감동의 이유는 공감이다.

 매일 마주치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 사진 찍기가 즐거워진다. p.11

 공감할 수 있는 사진들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나쳤던 것들이 누군가가 찍은 멋진 사진이 되어 나타날 때, 감탄하게 되고 공감하는 것 같다. 이것이 발견의 새로움의 중요성이다. 같은 사물이지만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은 사물, 다른 느낌. 같은 사진을 찍어도 더 멋지게 찍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늘 있던 것, 당연히 여겨 별 관심 없는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힘이 '새로움'이다.

 특히 오징어를 찍은「속 보인다」,김영훈 작품은 정말 놀라웠다. 오징어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오징어를 보고 감탄한 적은 백종원 아저씨의 오징어 레시피를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단순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오징어로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사진의 힘이고, 발견의 힘이고, 또 공감의 힘이 아닐까 싶다.

 

 각 주제별 사진들이 끝나면 사진을 잘찍는 tip에 대해서 알려준다. 정말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인 것은, 카메라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자리에서 찍을 수 있는지의 여부, 더 나은 사진을 얻기 위해 찍고 또 찍는 것, 사진을 찍는 대상을 이해하려는 진심이 있을 것 등 이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어떻게 카메라를 사용해야 잘 찍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진을 잘찍기 위해서 장비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아이폰으로 찍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고 현실적인 METRO BLUES라는 사진을 보면 모두 장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비싸고 좋은 카메라가 있으면 사진이 좋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이 사신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카메라를 가지고 있든지, 내가 무엇을 찍고자 하는 마음과 진심이 있다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그런 방법을 가르쳐준다.

 

잠잘 때 빼고 언제든지 함꼐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껏 기록해놓을 수가 있다. 무엇을 바라보는가? 이 문제가 중요하다.

 

사진의 소재가 따로 있을까? 그렇지 않다. 특별한 사진 소재가 있는 게 아니라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롭게 바라다보고 발견해대면 된다.

 

 그래서인지 사진찍기의 초보자인 나조차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눈 내리는 신당동 골목사진, 봄을 알리는 사랑 이야기, SUPERMAGIC 등 멋진 사진들과 저자의 평이 공감이 되니, 나에게 있어서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사진 공부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찍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꾸어라." p.412

사진의 결과만 보지 말기 바란다. 이를 얻을 때까지의 과정을 보는 것이 <빛의 선율>을 제대로 보는 법이다. p. 465

인간의 삶은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순간의 모습을 기록하고 표현할수록 매력은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p.512


 아직도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방법을 알고 싶다면, <내가 찍고 싶은 사진>,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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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식객 Ⅱ 전3권 완간세트 허영만 식객 Ⅱ
허영만 지음 / 시루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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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만화, 식객! 음식과 맛에서 보여주는 인생과 사람. 감동과 깊이가 있는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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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1 - 광해군의 누이, 정명공주 이야기
유광남 지음, 김이영 원작 / 미래플러스미디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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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믿고 신뢰하는 일이란 어려운 일이다. 나 스스로도 믿지 못할 때도 있는데 어찌 남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까? 만약 믿었던 상대가 나를 배신을 했다고 한다면, 더 커다란 충격과 상처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상처와 불안이 쌓이고 쌓여 회복되지 못할 아픔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여기 수많은 상처를 받아온 왕이 있다.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주위에선 맞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신하들은 반대한다. 왕이지만, 누구보다 고독했고, 누구보다 상처 받았으며, 외로운 왕. 하지만 백성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형제를 사랑했던 왕, 바로 광해이다.

 

 화정은 광해의 누이동생인 정명공주를 보여주는 책이다.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스토리를 책으로 풀어내서 그런지,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정명공주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 사랑스러운 공주는 광해를 오라버리나 부르며 따르고 오라버니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 둘만 있을 때만. 그때는 원 없이 나를 오라버니라 하거라. 알겠지?”

정명공주가 반색하며 되물었다.

“정말, 그래도 됩니까?”

광해군은 흡족한 미소를 보여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명아, 넌 언제까지 이 오라버니를 신뢰하니?”

광해군이 왕의 신분을 떠나서 물었다.

“영원히요!”

“정말로 영원히 날 신뢰한다는 말이냐?”

“그러믄요.”

 

 

 아버지에게 배신당하고, 믿었던 형제에게 배신당했으나. 이토록 자신을 믿어주는 정명이 있어서 광해는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까. 이렇게 서로를 아끼는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주위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하여 서로 아파해야만 하는 운명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1권에서는 임진왜란으로 인한 조선의 상황과 오히려 임진왜란이란 전쟁으로 인하여 광해가 세자가 될 수 있었던 것, 전쟁이 끝난 뒤의 광해군의 상황과 아픔들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정명공주의 사랑스러움에 빠지는 것보다, 광해의 아픔과 외로움에 더 빠지게 된 것 같다. 이토록 처절하고 외로운 왕이 있었을까!

 

 

 임진왜란이 발생하고 선조는 자신이 살고자 광해를 세자로 책봉하게 된다. 광해를 전쟁터로 보내고 자신은 도망을 가는 것이다. 광해는 자신이 세자가 되었으니, 나라와 백성을 위해 싸우기로 한다. 광해군은 세자의 신분으로 임진왜란에 처절하게 항전했다. 견디고 견뎌서 돌아온 궁, 자신을 반기는 백성들이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 선조는 광해를 반기지 않는다. 나쁜 왕이자 나쁜 아비였던 선조는, 자신이 아닌 광해를 칭송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으며, 광해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불신으로 가득한 상대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진심으로 광해를 세자라고 생각해서 책봉한 것이 아니니, 선조가 얼마나 광해를 받아들이지 않았겠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는 세자로써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하지만  선조뿐만이 아니라 명나라 또한 광해를 세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선조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 왕비 소성을 맞이하여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을 낳았고, 적통자인 영창대군이 있음으로 광해는 항상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야 했던 것이다. 세자였지만, 세자이지 못했고, 그러기에 더 고독하고 외로웠던. 그의 아픔과 불안이 느껴지면 마음이 아팠다.

 선조가 자신을 어쩔수없이 세자로 책봉했다는 것을 안 광해는 처음으로 울게 된다. 그런 광해를 본 나인 김개시는진정한 세자가 되시어요.” 라고 말한다.

진정한 세자가 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세자 저하가 왕위에 오르기 위한 길은 오직 하나이옵니다. 인내하십시오! 절대로 경거망동하시면 아니됩니다. 어느 순간에서도 참고 기다려야 하옵니다. 왕권을 차지하실 때까지 낮게, 또 낮게 임하소서.” 광해는 김개시의 충고에 따라 십 육년 동안이나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기다려 왔다.

 

“나는 지난 십육 년간을…… 버텼습니다, 대감. 언제고 이 나라의 왕다운 왕이 되기 우해서! 짓밟힌 조선을 일으키고 내 백성을 지키는 왕이 되기 위해서! 나는 단 한순간도…… 그 다짐을 잊은 적이 없어요."

 

 이렇게 힘들게 세자로 살아온 광해는 힘들게 왕이 된다. 왕이 되었으나 생각보다도 더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 믿었던 형제의 배신, 그리고 영창과 정명을 죽일거라는 의심들, 광해를 받아들이는 신하들보다 반대하는 신하들이 많았고, 백성을 위한 일을 하려고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 난 이렇게 처절하게 외로운데 그들은 왜 내게 이리도 잔인한가.

 

 이런 상황속에서 광해 또한 비밀리에 행동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또 의심을 받게 되고, 누구도 믿지도 믿을 수도 없는 외로운 왕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인목대비는 자식들을 지키고자 어린 공주를 결혼시키려고 한다.

 

 토정 이지함과 격암 낭사고가 예언한 왕실의 재앙은 무엇인지, 어린 정명공주의 부마는 강인우와 홍주원 중에서 누가될것인지, 또 광해군에게 어떤 위기가 있고 어떤 정치를 하게 되는지, 욕망에 눈이 먼 이이참이 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2권을 궁금하게 한다.

 

 

 

인상 깊었던 대사

 

 “하지만 얘야, 그렇다 해도 잊지는 말거라. 야만과 불의에 승리를 내준 것은 인간이나 다시 그것을 되찾을 수 있는 것도 그들이니! 하늘의 뜻보다 강한 것은, 사람의…… 의지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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