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맨살 - 하스미 시게히코 영화 비평선 시네마 4
하스미 시게히코 지음, 박창학 옮김 / 이모션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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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미 시게히코는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인데,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파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프랑스 현지에서 누벨바그의 태동과 약진을 직접 온몸으로 체험하고

귀국 후 영화평론으로 일본 영화비평계에 일가를 이룬 분으로 유명합니다.


도쿄대 총장을 지내기도 한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자

방대한 영화체험을 자랑하는 열정적인 시네필이기도 하고요. %EB%B2%84%EC%84%AF


 


제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글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2002년에 한나레에서 한나래 시네마 시리즈 21로 출간했던 
단행본인 [ 나루세 미키오 ]를 통해서였습니다. 

당시에 국내에서 출간된 나루세 미키오에 관한 유일한 단행본이었던 이 책은
일본과 유럽의 영화평론가들이 나루세 미키오에 관해 쓴 글들을 모아놓은 평론집인데,

그중 첫 번째 글인 < 일본 영화사에서의 나루세 미키오 >
바로 하스미 시게히코가 야마네 사다오와 함께 쓴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1998년에 산 세바스찬 영화제에서 열렸던
역대 최대 규모의 나루세 미키오 회고전에서 발간되었던 
동명의 책 중에서 일부를 편역해서 국내판으로 발간한 것입니다.

(2002년에 소명에서 출간된 < 현대일본의 비평 >과 < 근대일본의 비평 >에도
 하스미 시게히코의 글들이 실려있지만, 영화서적이 아니어서 여기에서는 제외했습니다 %EA%B1%B0%EB%B6%81%EC%9D%B4 )



사실 하스미 시게히코의 영화평론집으로

국내에서 처음 발간된 책은 < 나루세 미키오 >가 아니라

그보다 2년 전인 2000년에 한나래 시네마 시리즈 17번으로 출간되었던

< 감독 오스 야스지로 >였습니다.


저는 당시에는 이 책을 구하지 못했고,

대신에 역시 최고의 일본 영화 전문가인 도널드 리치의 < 오즈 야스지로 >를 구해서 보다가 

2008년에 재간된 3쇄를 뒤늦게 구입해서 보았기 때문에

위의 책보다 나중에 소개한 것입니다. %EA%B1%B0%EB%B6%81%EC%9D%B4


하스미 시게히코는 일본에서는 오즈 야스지로 연구의 1인자로 손꼽히고

오즈 영화의 팬인 정성일씨 역시 하스미 시게히코의 이름을 오즈와 관련해서 가장 자주 말했었습니다.


원서는 1983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것으로

하스미 시게히코 특유의 문체가 본격적으로 발휘된 만큼

하스미 시게히코 영화 평론의 진수를 맛보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B%8F%8C%EA%B3%A0%EB%9E%98




이 책은 하스미 시게히코가 영화평론가로 본격적으로 데뷔했던 1969년부터

최근까지 발표했던 방대한 글들 중에서 대표적인 글들을 선별하여 수록한

일종의 '비평선집'입니다.


1985년에 우리에게도 잘 잘려진 영화계간지 < 뤼미에르 >를 창간했던 그는

도쿄대와 릿교대에서 열렸던 그의 영화강의가 청강생로 미어터졌을 정도로

1980년대 일본문화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구로사와 기요시, 수오 마사유키, 아오야마 신지, 나카다 히데오 등

현재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쟁쟁한 중견 감독들이 모두 그의 직접적인 제자들이었습니다. %EB%B2%84%EC%84%AF


수많은 비평가 지망생들이 그의 글쓰기를 흉내내었고

(이런 점은 우리나라에서 정성일씨의 팬덤과도 비슷하죠)

현재도 각종 세미나나 심포지엄, 칼럼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일본 영화 비평계를 대표하는 비평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모션북스를 통해 출간된 이번 책은

표지에서부터 상업적인 단행본이라기보다는 전문적인 논문과도 같은 느낌을 주며,

630쪽이 넘는 본문에 사진 하나없이

위와 같이 빽빽한 글로만 꽉 채워져 있습니다. %EB%B2%84%EC%84%AF


글의 내용과 문체 또한

유려한 미문에 무척이나 만연체여서 초보자들에게는 읽기가 쉽지않은 편이지만,


고다르를 비롯한 세계적인 감독들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비롯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그의 문체에서 정성일씨를 비롯한 우리나라 평론가들이 직접적으로 영향받은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을

느낄 수 있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EB%8F%8C%EA%B3%A0%EB%9E%98


가격이 28,000원으로 약간 높아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겠지만,

우리 서점가에서는 좀처럼 발간되기 힘든 본격적인 수준의 영화비평서인 만큼

시네필 동지 여러분들께 강력하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C%BD%94%EC%95%8C%EB%9D%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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