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어느 순간부터 신화가 궁금해져 하나씩 찾아 읽다 보니 여러 곳에서 신화의 은유를 발견하게 되고, 무심히 읽었던 책들도 새삼 다시 펼쳐보게 된다. 이윤기 님의 다음 책을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신화가 인간 이해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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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염천 -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리스.터키 여행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문득 하루키의 글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심신이 피곤하다 싶을 땐, 줄거리를 따라갈 필요 없는 하루키의 수필을 펼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쉼이란 결국 읽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하루키의 글은 소설도 마찬가지지만,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금세 집중하게 된다. 하루키의 정서가 나와 비슷한 주파수인지는 몰라도 애써 읽어도 곧바로 흩어져버리는 단어의 낭비 없이, 물 밑에서 고요히 유영하듯 나른하고 편하게 읽힌다.



자신의 취항과 생각이 분명한 사람이지만 웅변가라기보단 차분한 관찰자에 가까워서 설득하려거나 강요하지 않는 소박하고 명료한 문체를 지녔다.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밀착되지 않으면서 내면의 섬세한 정서를 반응시킨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면 의식이 고양되는 느낌이 아니라 진공 상태에 머물거나 또는 수면 밑으로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다. 지극히 고요함 속에서 낯섦을 통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심신이 무겁고 피로해지면 이런 느낌이 그리워진다. 많은 것을 묘사하면서도 수다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하루키식 표현법은 꽤 매력 있다. 그리스와 터키의 여행 에세이 우천염천 역시 읽는 재미와 쉼을 준다. 여정을 동반하며 '마쓰무라' 씨가 촬영한 흑백사진들도 소박하고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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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5-09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신이 피곤할 땐
하루키의 에세이를 펼칩니다^^

물고기자리 2015-05-09 20:05   좋아요 0 | URL
저랑 똑같은 분이 있네요 좀 전에도 하루키의 <일상의 여백>을 읽고 있었어요 ㅎ

고양이라디오 2016-02-01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 이 에세이도 너무 좋아하는 에세이 중에 하나랍니다. 사실 하루키 에세이는 다 좋아하지만...

물고기자리님의 글에 공감합니다ㅎ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 고요함.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 침잠하다가 문득 여행의 전체를 관통하는 하루키의 놀라운 성찰을 접하게 되면, 의식이 고양됩니다^^ 그게 너무 좋아요. 한번씩 하루키씨가 보여주는 진지한 성찰이요ㅎ




물고기자리 2016-02-01 13:20   좋아요 1 | URL
헉! 이렇게 오래된 글에 댓글이^^ 덕분에 제 글을 다시 읽어 봤어요ㅎ

맞아요. 고양이라디오님 말씀처럼 고양을 시켜주기도 하지요. 제 느낌으론 높은 곳에서 요란스럽게 펄럭이는 고양이 아니라 차분하고 명료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고양마저도 강요당하지 않는 그 느낌이 참 좋아요.

저는 외출할 시간이 길어지면 틈틈이 읽으려고 하루키 에세이를 꼭 들고나가요!!ㅎ

고양이라디오 2016-02-01 13:37   좋아요 1 | URL
물고기자리님 글들 중 하루키에 관련된 글들 먼저 읽어보려고요ㅎㅎ

제가 느꼈지만 언어로써는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렇게 물고기자리님의 글을 통해 확인하니 너무 좋네요ㅎ

물고기자리 2016-02-01 13:48   좋아요 1 | URL
고맙기도, 부끄럽기도 하네요^^ 근데 제가 책에 대한 리뷰를 쓰기 시작한 건 이미 하루키를 거의 읽고 난 후라서 썼다고 할만한 것도, 읽을만한 것도 없을 거예요;;

가끔 휴식처럼 하루키를 다시 읽으려고 하고, 그땐 좀 더 성숙한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지만 제 생각엔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이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다른 책들에 대한 아쉬움은 별로 없는 반면 하루키에 대한 리뷰만큼은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제가 마침 힘든 시기를 겨우 통과하고 읽었던 글들이라 애착이 남다르거든요ㅎ

고양이라디오 2016-02-01 17:30   좋아요 1 | URL
물고리자리님 말씀에 저도 공감이 가네요. 저는 예전에는 하루키 책에 대한 리뷰를 싸이월드에 남겼었습니다. 그걸 다시 보고 싶은데 싸이월드가 이상해져서 잘 안되더군요ㅠ

물고기자리님의 하루키 리뷰들은 제 생각에는 읽은만할 것 같습니다ㅎ
이 리뷰가 좋았으니깐요^^

좋은 저녁되세요~
 
영혼의 자유 에니어그램
엘리 잭슨 베어 지음, 이순자 옮김 / 슈리크리슈나다스아쉬람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여러 권의 에니어그램 책을 읽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이 펼쳐보는 책이고, 쉽게 읽히는 책이다. 십여 년 전 에니어그램을 접하고 나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단 나를 먼저 되돌아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준다.


읽는 것 자체로는 알지 못한다. 수 없이 고민하고 부유물들을 가라앉혀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지식이 아닌 지혜가 되어야 그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게 아닐까 싶다. 영혼의 자유까진 아니어도 더 많이 가벼워지기 위해 마음이 혼탁해질 때마다 찾아보는 책이다. 나 자신을 부정하기보다 긍정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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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윈터 리미티드 에디션) 세계문학의 천재들 1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들녘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의 삶을 바꾸어놓은 그날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똑같이 시작됐다. ˝



철학적 사색의 깊이를 느끼며 급하지 않게 천천히 곱씹어 읽었던 책이다. 낯선 책을 펼쳐들고 첫 문장을 읽어보면 이 책을 좋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다짜고짜 시작되는 이야기와 가볍지 않은 문장에 작가의 생각을 따라 흘러가고 싶어졌다.



˝소리 없는 우아함.
익숙한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격렬한 내적 동요를 동반하는 요란하고 시끄러운 드라마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다. 이런 생각은 술 취한 저널리스트와 요란하게 눈길을 끌려는 영화제작자, 혹은 머리에 황색 기사 정도만 들어 있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유치한 동화일 뿐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을 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에 특별한 우아함이 있다. ˝ (p55)



문장마다 사색하고 또 사색했다. 소설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 영화도 봤지만 책이 훨씬 좋았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해요.
그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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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05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철학자라 문장이나 내용이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책 삶의 격,을 더 좋게 읽었어요.

물고기자리 2015-05-05 07:4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래서 좋았어요 <삶의 격>도 읽고 있는데 글 읽는 취향이 비슷한 분을 보니 반갑네요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城) - 김화영 예술기행 김화영 문학선 4
김화영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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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행복의 충격」이 좋아서 이어 읽었던 책이다. 김화영의 글에선 유명 작가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서 공간으로서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여행을 통해 사색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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