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으로 -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전병근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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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활동, 뇌 발달에 근거한 독서 권장. 그렇다면 독서교육은? 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얼마나 책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책을 권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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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정도는 뇌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쉽지 않다. 결국 몹시 어려웠다는 뜻이다.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뇌과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 뇌활동을 상세히 의식하며 책을 읽을 것도 아니다. 다만 밀리세컨드 단위의 뇌활동을 보며 아, 책이 나를 살리고 있어!라며 흐뭇해하면 된다. 책을 읽은 덕분에 좀 더 나은 내가 되었구나. 책을 안 읽었으면 어쩔뻔 했나. 정도도 좋겠다. 최근 비염과 치매에 대한 기사를 읽고 너무 불안했는데, 책읽기가 조금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사실 암보다 무서운 것이 치매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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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 0-5, 5-10세를 기준으로 말하고 있어서 이미 늦었다고 땅을 치다가도 늦은 게 뭐 있겠나. 좀 아쉬워도 지금 적용할 방법들을 찾겠다고 다짐해본다. 종이책을 읽는 뇌와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는 뇌는 서로 달라서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디지털화된 텍스트를 읽은 데 익숙치 않다. 책이라면 무조건 종이책이다. 한국은 문맹율이 낮고 교육을 중요시 하지만 문장을 이해하거나 맥락을 파악하는 부분들은 여전히 교육도 활동도 부족하다. 책을 읽는 것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저 많은 양의 책을 미친듯이 읽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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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저런 내용들을 내가 설명하기엔 이해도 부족하고 너무 전문적이다. 반복해서 읽으며 각자에게 중요한 부분 순으로 정리해도 좋겠다. 읽으며 내내 나의 읽기를 돌아봤다. 잘 읽고 있는가, 이렇게 읽어도 좋은가 등등 역시 부족한 것이 많고 생각할 것 역시 많다. 다정한 어조의 편지체여도 이 책은 경고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위험하다고. 더 늦기 전에 책으로 돌아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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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짧은 문장, 짧은 책들이 늘어난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독서에서 많은 효과를 기대한다면 다양성을 놓쳐선 안된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시각, 다양한 매체, 다양한 접근, 그보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만나야할 것이다. 오늘도 새롭게 만난다.

#다시책으로 #매리언울프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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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쪼가리 자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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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서워. 너무 무서워.하며 나는 대체 무엇이 무서운가를 생각해야 했다. 이런 이야기를 뭐라고 해야할까? 세상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런 이야기도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이제껏 얼마나 편협했는가. 단순화 시키기엔 너무 많은 것이 담겨있고, 간략한 줄거리는 동화 같다. 설명할 수 없는 글, 표현할 수 없는 생각들이 많아진다. 일단은 읽는 수 밖에. 다만 좀 진정해야겠다.

#반쪼가리자작 #이탈로칼비노 #민음사세계문학전집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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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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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서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앨리스 먼로의 ‘작업실’까지. 아, 최근 나온 김정운(교수? 작가? 화가?)의 글에서 언급된 ‘슈필라움’도 포함해야 될까? 여성과 남성, 혹은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단독의 보호받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은 어쩌면 내면의 확장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단 얼마라도 완전한 단독이 가능한 시간과 공간. 근본적으론 그런 이야기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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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와 앨리스 먼로가 혼자 조용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방.을 말했다면 도리스 레싱은 동굴같은 온전히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버지니아 울프와 앨리스 먼로의 방은 직업인으로서의 공간이고 도리스 레싱은 자아의 독립성을 위한 공간이기에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어쩌면 도리스 레싱의 ‘19호실’은 숨구멍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발전과 영역이 아닌 존재하기 위한 숨구멍. 안전하고 비밀스럽게 보호되어야 하는 숨구멍. 19호실에서 수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머물 뿐이다. 정해진 시간동안 그저 머물 뿐이다. 어느 때, 어느 곳보다 절박하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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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의 ‘다섯번째 아이’는 내가 읽은 소설 중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다.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어느 부분에도 반박할 수 없어서 너무 무서웠다. 그것을 이야기로 여길 수 없었다. 선명하고 뚜렷한 어떤 상황과 그것에 대한 정확한 표현에 긴장하고 만다. 이야기가 아주 특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그것이기 때문에 갖는 사실성에 긴장하고 만다. 여전히 레싱은 두렵다. 그래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그녀가 1919년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2019년을 살고 있는 나를 좌절하게 한다.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체 언제냐고 악을 쓰고 만다. 대체 언제!

#19호실로가다 #도리스레싱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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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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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전작의 유명세에 함몰될까 두려웠다. 명확한 의도로 독자를 고려해서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다. 치우치기는 쉽고 매력적이다. 자극이 덜한 현실을 그대로 그리기란 그것이 흡입력을 갖기란 쉽지 않을텐데 여러 이슈를 두고라도 ‘82년생 김지영’은 그럴만한 소설이었다. 그 소설을 두고 확연히 나뉘는 두 부류만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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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아쉬웠다. 이야기가 독자에게 얼만큼 친절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지만 이상한 친절은 곤란하다. 읽으며 어딘지 빠졌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훨씬 더 긴 이야기를 썼다가 몇 부분을 통채로 들어내고 남은 부분을 다시 정리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어딘지 빈 부분이 많아 소설 속 세계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없었다. 덕분에 인물도 이야기도 조금 떠버렸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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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작가의 다음 글이 기다려진다. 작가의 의지나 의도는 명백하다. 그것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어디에 빗대어 설명할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다. 글의 기이한 사실성은 도리스 레싱이나 앨리스 먼로를 닮았다는 생각도 든다.

#사하맨션 #조남주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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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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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스릴러는 무서우면서도 슬프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누구든 슬프다. 그리고 모두 무섭다. 알겠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 것 같은 사람 속을 어떻게 단정할 수 있나.
인간에게는 인간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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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이 또 나온다면 또 읽게 될 게 분명하다. 이 작가가 그려낼 인물들이 궁금하다. 얼마나 다양한 인물들이 또 나를 긴장시킬 것인가.

#브링미백 #BA패리스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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