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의 야간열차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8
다와다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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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리스본행 야간열차’와 ‘용의자 X의 헌신’을 떠올린 빈약한 상상력을 가진 내가 읽기엔 조금 부러웠다. 소설의 주인공인 ‘당신’이 부러웠다기 보다는 일본에서 독일로 이주하는데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탄 작가의 용기와 낭만과 고집이 부러웠달까? 13번의 야간열차 탑승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시점이 독특하다. 최근 2인칭 소설에 대한 글을 읽은 것도 같은데, 이 글을 2인칭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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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유럽식의 환상동화와도 닮았고 현대소설과도 닮은 글에는 망상과 현실이 녹아있다. 짤막한 이야기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얇은 책이 끝나있다. 겨울 여행의 동반자로도 좋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세번째 이야기가 가장 제목에 어울린다.

#용의자의야간열차 #다와다요코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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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마지막 순간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희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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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그래왔듯 이상한 이야기다. 애트우드다운 디스토피아 세계관.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쩐지 말랑했다. 심한 인간들이 잔뜩 나오는 기이한 이야기의 말랑함.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를 고민하게 된다.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는데, 어쩐지 아침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별 것 아니게 느껴졌다. 인간의 잔인함이 곳곳에 널려있는데도 말이다. B급 17세 관람가 영화같은 느낌이랄까? 아무리 심각해도 어쩐지 아무렇지 않은 기분이랄까? 그래서 그런 결말이 되었나도 싶다. 여차저차 해피엔딩이라 설마 마지막 반전이!하던 것도 잠시 결국 해피엔딩으로 점 찍는다. 물론 그 해피엔딩이 몹시 수상하긴 하다. 마거릿 애트우드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전혀 싫지는 않고- 복잡하지만 부담없는 마음이다. 디스토피아 소설, 외면과 내면을 다루는 장르소설에서 이런 기분이라니 조금은 당황스럽다.

#심장은마지막순간에 #마거릿애트우드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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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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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쉽게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그 이름은 그 이름에 걸맞는 사람만이 자격을 갖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조심스레 황현산 선생님이라고 불러본다. 그는 분명 훌륭한 선생님 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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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 물으면 한참을 생각하게 된다. 며칠이 될 수도 있고 몇 달이 될 수도 있겠다. 물은 상대가 아닌 나 자신에게 답한다.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 온전히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 끝없이 반성하고 성장하는 사람,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이것이 내가 가진 어른의 기준이고 온전히 그렇진 못해도 그것들을 계속 품고 살아가고 싶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다운 어른. 사람다운 사람. 우리는 절대 온전해질 수 없는 존재라서 결국을 추구하고 갈망하고 노력하는 수 밖엔 없다. 그렇게 열심히 사람답고, 어른답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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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는 아주 중요하다. 때론 그것이 그 사람됨을 드러내지 않나 싶다.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 그것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지식은 어떤 대단한 지식이어도 공감할 수 없다. 감동할 수 없다. 마음에 무엇을 품고 세상을 보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품고 어떤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가. 내 의견과 생각과 태도는 어떤 것을 드러내고 있는가. 바른 태도와 기준으로 곧은 자세로 즐겁게 만나고 싶다. 하지만 그 즐거움 아래에 깊은 연민이 있음을 슬픈 분노가 있음을 누군가는 알아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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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선생님의 글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점검하게 된다. 만나지 않아도 가르치지 않아도 절로 자라게 한다. 이제 선생님의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사소한부탁 #황현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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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잴 수 없는 것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1
에밀리 디킨슨 지음, 강은교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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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디킨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홀딱 빠져들고 몇 번쯤 눈가를 훔쳤었다. 그 쓸쓸함과 갈망에 대해 그 고통과 이상에 대해 몇번이고 몇번이고 상상했다. 나라면 견딜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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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예민한 사람이다. 아니 지극히 섬세한 사람이다. 언제까지고 자신을 들여다보길 멈추지 않는다. 동시에 눈을 들어 세상을 본다. 자연과 사건과 사람들. 늘 관찰자였다. 섬세한 관찰자. 그 자신이 버거울 만큼의 공감능력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멀어지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일종의 생존을 위한 방어기재가 아니었을까?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삶 전반을 알아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알고나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하게 된다. 그녀를 더 알고 싶지만 그만큼 더 울게 될 것이 두렵다

#고독은잴수없는것 #에밀리디킨스 #민음사 #세계시인선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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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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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다정했다. 다정하고 따듯한 색과 편안하고 정교한 선들. 구멍가게에 대한 향수가 없어도 좋다. 그저 이제 사라지는 소박하고 오래된 것들을 그림으로 만나는 즐거움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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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내 아버지가 졸업한 국민학교였고 그 문구점 할아버지가 졸업했던 국민학교였다. 학교 맞은 편에 있던 작은 문구점. 문구와 불량식품이 반반쯤 있었고 새로운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어디나 먼지가 쌓이고 빛바랜 것들로 가득했던 작은 문구점. 좀 더 자라서 고학년이 되며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큰 문구점이 생기며 잘 들르지 않았지만 어릴적의 문구점이라면 그 문구점이 먼저 떠오른다. 콩과자를 한주먹씩 사서 조금씩 아껴먹곤 했었는데. 할아버지가 종종 당신도 저 학교를 나왔다고 그 당시를 말씀하시던 그 곳. 어른이 되고 아이를 낳고 불쑥 자란 후에 그 학교엘 들른 적이 있다. 물론 그 문구점은 이미 흔적도 없었다. 그렇게 넓고 크던 학교도 세월만치 작아져 있었다. 어디든 시간이 흔적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부디 그 흔적들이 다정하길 소망해본다.

#동전하나로도행복했던구멍가게의날들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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