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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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리 스릴러.로 정말 훌륭하다. 물론 책 중반까지 가슴을 치며 답답해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부분까지 심리스릴러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독자를 쥐락펴락 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지나치게 잔혹하고 잔인한 글이 아니라 더욱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불안이나 공포가 강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약간만 눈을 돌리고 한 발자국만 떼면 많이 달라질텐데 그게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알고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나 가능하다는 사실. 당사자일 경우 스스로 늪을 향해 걷고 있음을 알고도 방향을 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응원한다. 지금 늪이라면 늪을 향하고 있다면, 일단 뭐라도 붙잡으라고. 그냥 뭐라도 잡고 난 뒤 그 다음에 생각도 하고 방법도 찾으면 된다고. 내 머리카락이라도 쥐어 뜯고 시작하자고. 스스로도 반복해서 다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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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범인은 누구일까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궁금해서 읽는 속도가 자연 빨라지는 책이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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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 괄호 안의 불의와 싸우는 법
위근우 지음 / 시대의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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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견, 주장, 철학이 내게 꼭 맞진 않는다. 100% 동의하고 절대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얼만큼 같은가, 혹은 달라도 어떤 시각의 전환을 가져오는가의 문제다. 그런 면에서 반갑고 필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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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고 반응하는 것을 꼭 함께 해야겠다거나 동의를 구하거나 강요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역시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친밀한 관계란 무엇인가.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된 계기가 ‘너의 혼란’이었다면 내 갈등에 대해 너는 최소한이라도 반응하고 있는가. 뭐 이런 의문들. 설득과 이해는 일방적일 수가 없다. 쌍방향인데 혼자 전전긍긍한다고 해서 달라질리 없다. 타인을 변화시키기 위한 공부보다 나 자신의 변화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다방면의 접근, 다양한 해석과 정의를 만날 때마다 정답 역시 모두 다를 수 밖엔 없다고 결론 짓는다. 내 답을 찾아서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싶다. 말과 분노만 쏟아내는 것이 아닌 일말의 변화를 위해 힘을 내고 싶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고 지금은 틀렸어.에서 그치고 싶지 않다. 틀린 건 알겠고 그렇다면 어떻게? 내 자리에서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겠다. 세상을 온통 뒤집진 못해도 내가 변하면 내 주변도 조금은 변할테고 일단은 그렇게 걸음을 떼자. 땅이 꺼져라 제자리에서 쿵쿵 뛰는 것은 그만하고 싶다. 발목이고 무릎이고 성치도 않고*_*

#다른게아니라틀린겁니다 #위근우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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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 그날 그 자리에 있을 사람에게
심보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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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이 책의 제목과 ‘바깥은 여름’이라는 소설집의 제목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쪽과 저쪽. 안과 바깥. 우리는 이쪽에 있을까 저쪽에 있을까.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은 어떤가. 한 쪽만이 진짜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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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는 띠지의 얼굴만 보고 많아야 40초반 정도의 나이일거라 짐작했다. 글에서도 크게 나이를 의식할 순 없었다. 1989년의 기억을 끄집어낸 저자의 이야기에서 당황하고 말았다. 저자는 70년대의 시작에 나는 70년대의 끝에 태어났다. 현재를 인식하고 사는 이에게 그 차이는 극명하다. 80년대 끄트머리에 성인이 된 것과 90년대 끄트머리에 성인이 된 것이 차이만큼 극명하다. 한국의 현대사는 10년도 너무 멀게 만들어 버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요즘처럼 실감한 적은 없었다. 의례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죄다 뒤집어지는 순간이다. 자꾸 뒤돌아볼 수 밖에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니 목이 돌아간 모양이다. 더러는 아예 뒤로 줄달음치기도 한 것 같다. 나아가지 못하고 저 멀리로 도망간 자들이 현재를 조롱한다. 그 때의 고통에 대해선 전혀 모른 채 당당하게 조롱한다. 당당한 조롱이라니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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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낮아지는 마음이다. 둘 곳이 없어 낮아지는 지, 반드시 낮아져야 해서 낮아지는 지 모르지만 낮아지는 마음이라 다행이다. 가능하다면 더 낮고 낮고 낮고 낮아지고 싶다. 그래야만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 애쓴다. 당당하느니 부끄럽고 싶고 웃기보다 울고 싶다. 다만 슬퍼서 나가떨어진 것이 아닌 기적을 그리는 마음으로 울겠다. 여전히 소망하고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쪽의풍경은환한가 #심보선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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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 내 감정을 똑바로 보기 위한 신경인류학 에세이
박한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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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인류학이라는 새로운 접근.이 궁금했는데 저자가 너무 다정하다. 너무 다정한데 의외의 것들을 툭툭 던져준다. 새삼스럽거나 생경하거나 유쾌하거나 어지러운 어떤 것들을 잔뜩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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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보정손실년수’ 질병으로 인해 전체 인생에서 손해 본 기간
* 프라임 감정인 불안: 인간의 생존과 안위에 유리하도록 진화해온 감정이 바로 불안과 공포.
* ‘마밀라피나타파이’ 서로에게 꼭 필요하면서도 자신이 먼저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 상대방이 먼저 해 주기를 바라며 망설이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보내는 간절한 느낌이나 눈빛 (유:불감청고소원)
* ‘갈색 지방’ 갓난 아기의 체온 조절을 돕는데, 나이가 들면 자연 사라진다.
* 자원 할당 원칙과 대안적 번식 전략
* 서로 다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
* 놀이는 타고난 진화적 본성이며 인류는 놀도록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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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끝나버렸다.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을 보는 것과 같다. 그렇게나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을 뿐 어쩌면 막연히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글에서 ‘위로와 응원의 메세지’를 느끼는데, 내게 그것이 필요해서 인지 아니면 시대에 필요한 가치인지 그도 아니면 그런 글들만 찾아 읽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물론 나와는 전혀 다르게 읽는 사람들도 많을 것을 알고 있다.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닌 믿고 싶은 것은 보는 것과 같은 이친가?
내 좁은 시야에 담을 수 없는 세계를 여러 방법을 통해 엿본다. 언젠가는 좀 더 확장된 시야를 갖게 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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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을 위한 우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5
빌헬름 게나치노 지음, 박교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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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틀린 거 아닌가 하고 계속 생각하다 검색했다. 이날은 합성어로 붙여 쓰는 게 맞단다. 새로운 지식이 생겼다. 이날. 그날. 저날.. 아 저날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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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웅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중력이 덜 작용한달지. 발바닥이 지면에서 살짝 들려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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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독특한 제목에 끌려서 구입한 후, 얇아서 가벼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이런 책일 줄이야. 망상 혹은 넘치는 생각들이 가득하다. 잡다한 생각들로 너무 바쁜 이 한량은 생각이 너무 많아 도저히 뭘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 생각이 너무 많아서 나도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버렸다. 그래도 알겠다. 그의 불안과 우울과 소심과 고뇌와 섬세함을 알겠다. 어디선가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겉으로 알아볼 수 있을 리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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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덧붙여야만 한다. 난 이 책이 아주 좋았다. 혹시 오해하실까봐*_*

#이날을위한우산 #빌헬름게나치노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055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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