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1주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매년 두 번씩 찾아오는 민족의 대명절인 한 겨울의 '설날'과 한 가을의 '추석', 온 가족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그 여정에는 기분좋은 설레임과 때로는 부담감으로 만나는 우리만의 정이 담긴 문화가 서려있다. 그러면서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기폭제같은 역할을 하는 것인데, 더군다나 올해 설날은 2월 2일부터 6일까지 무려 5일을 쉴 수 있어 벌써부터 반기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소위 방콕족은 물론이요, 그동안 밀린 공부 아니 책이나 드라마, 그래도 제일 많이 찾는 것 중 하나인 영화를 보는 것으로 황금같은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미 설 연휴를 겨냥하듯 개봉한 우리영화 <조선명탐정>과 <평양성>을 필두로 <걸리버 여행기>, <상하이>, <그린 호넷>등 극장가는 볼거리로 풍성하다. 그리고 TV 안방극장에도 영화가 찾아왔으니, 바로 이름하여 올해도 찾아온 '설날 TV영화 편성표' 되시겠다. 그래서 강호가 신작?들 위주로 간단히 정리해 봤다.



2/2 수요일밤 KBS2 '시라노:연애조작단'을 놓치지 말자.



작년 가을에 개봉해서 200만 이상의 관객몰이를 하며 신개념의 상큼한 로맨스를 선보인 '시라노:연애조작단', 보통 청춘남녀의 '밀당'보다는 연애를 의뢰받아 사랑에 골인하게 해준다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물론 그들의 활약상으로 코치하는대로 움직이는 연애 커플들의 이야기인데, 에피소드 2개로 구성돼 앞부분은 금강 하류쪽 사투리를 어눌한 서울 말투로 바꾼 송새벽이 나와 재미를 선사했고, 초반 이후 이민정과 최다니엘이 덧칠하지 않는 그대로의 풋풋한 연애담을 선보이며 청춘남녀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그러면서 연애조작단내의 또 다른 사랑찾기까지.. 이 땅의 연인들은 복습차원에서 보고, 솔로천국들은 절대 봐서는 안될 영화가 아닐까? ~~


2/3일 '하모니'와 '마더', 우리시대 '모성'을 드라마와 스릴러로 그리다.

 

'하모니'는 개봉 당시 소리 소문없이 인기를 끌었던 영화였다. 특히 주인공으로 나온 '김윤진'이 교정시설 내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며 18개월이 된 아기를 입양 보내야 하는 상황이 나오면서 눈물샘을 자극했고, 교도소내 갖가지 사연으로 들어온 여성 수용자들이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나 의기투합해 합창단을 만들어 가슴 찡한 하모니를 들려준다는 감동의 드라마다. 특히 여성 분들에게 강추하고픈 영화다.

그리고 또 하나는 너무나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2009년작 '마더'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꽤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역시 '봉테일' 답다는 극찬을 받으며 지능이 낮은 다 큰 아들과 그 아들을 위해서 살아온 엄마의 어그러진 모정이 그려진다. 바로 아들이 한 소녀의 살인범으로 몰린 것인데,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였을까? 물론 강호도 본 영화지만 다시 보고픈 영화다. 새로운 액션느와르를 임팩트하게 선보인 영화 <아저씨>의 모습에서 색다르게 변모한 '원빈'의 바보연기와 국민엄마 '김혜자'의 모성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재미난 활극 '전우치', 故이태석 신부의 감동실화 '울지마 톤즈'

 

2009년 12월에 개봉하며 화제를 몰고 왔던 한국판 손오공같은 도사의 활약상을 그린 '전우치', 긴 기럭지의 매력적인 간지남 '강동원'이 도사 전우치로 분하며 "어디 나도 한번 변해볼까"로 각인시킨 이 영화는 전우치의 맞수인 화담선생 김윤석과 전우치의 절친 초랭이로 분한 유해진, 그리고 전우치의 여자 임수정 등 볼만한 캐릭터와 화끈한 도사액션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다시 봐도 재밌을 영화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울지마 톤즈'다. 사실 강호는 이 영화를 접하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 9월에 정말로 소리 소문없이 개봉한 이 영화가 이제와서 화두가 돼 이렇게 TV로 나오게 됐다. 내용은 바로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있었던 故 이태석 신부님의 감동실화로 그의 헌신적인 삶을 조망한 일종의 다큐멘트리다. 수많은 종교인들에게 계속 회자되는 '울지마 톤즈', 종교를 떠나서 그분의 희생적인 삶을 한번 되짚어 보면 어떨까..




2/5일 토요일밤 로봇액션의 향연 '트랜스포머2', 3편을 위해 복기.

21세기 최고의 로봇액션 블록버스터라면 단연코 '트랜스포머'다. '마이클 베이'가 제대로 창조해 낸 이 영화는 2007년 1편이 개봉돼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 두 청춘남녀의 주연으로 많은 화제를 만들며 시리즈물의 새로운 기대를 주었고, 2편은 2009년에 그 인물들이 그대로 나와 또 다시 인기몰이를 하는가 싶었는데, 한층 강화된 액션은 둘째치고 '주눅든 상상력'이라는 폄하 속에서 다소 인기를 못 끌었다. 하지만 이렇게 TV판으로 나오게 됐으니 로봇액션의 화려한 볼거리만은 충분하다. 올해 6월 '트랜스포머 3편'이 나오기에 못 본 이들에게 블록버스터급 편성인 셈이다.




작년 한해 작품상을 거머쥔 이창독 감독의 '시', 설 연휴 볼게 많다.

또 하나의 TV영화는 연휴의 마지막 방점을 찍듯 정리하는 기분이 들게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 주연의 '시'다. 영진위로부터 시나리오측에도 못 낀다고 홀대를 받았던 작품이 정작 세계적 영화제인 '칸느'에서는 각본상을 받은 아이너리한 작품, 작년 말 국내 영화제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은 '시', 그 '시'가 이렇게 TV로 나오게 됐다. 아직 못 본 이들에게 꼭 강추하고 싶은 영화다. 간략한 내용은 강호가 그때 '시'에 대한 단평을 적은 것으로 대신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말들의 향연 시(詩).. 그 시를 통해서 구원을 찾아 헤매는 어느 할머니가 있다. 그런데 오랜 세월동안 살아왔고 그녀만이 추구했던 일상의 뷰티풀한 삶이 어느 순간 뜻하지 않게 무너지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시를 만났고, 그 시 때문에 오히려 괴로워한다. 단지 시상(詩想) 때문이었을까.. 시상을 좇듯 물흐르듯 잔잔하게 그려진 일상속에서 존재적 가치 증명을 향한 몸부림이 곳곳에 배어난다. 그 몸부림은 가슴으로 전한 자기애의 발현이자 희생적 가치 실현의 메타포였다. 그 어떤 고통과 어두움 심지어 더러움까지도.. 그리고, 여기 이창동 감독의 자작시처럼 말이다."

이렇게 올해 설날은 나름 풍성한 TV영화 편성표가 아닌가 싶다. 물론 기존에 명절 연휴 때마다 나왔던 작품들이 보이기도 한데, 예를들면 해운대, 의형제, 7급공무원 등이 그것이다. 그외는 다들 나름 신작들로 공중파 TV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필두로 '하모니', '마더', '전우치', '킹콩을 들다', '울지마 톤즈', '유령작가', '트랜스포머2', '내사랑내켵에', 그리고 마지막 '시'까지.. 물론 이미 케이블을 통해서 또 다운로드 서비스로 거의 본 이들로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는 이들에게 이렇게 황금 연휴에 제공되는 TV판 영화들은 또 다른 재미가 아닐 수 없고, 물론 봤더라도 다시 보고픈 영화도 있는 법이다.

아무튼 올해도 찾아온 TV판 영화들과 함께, 또 즐겁고 행복한 설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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