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평점 :
추리소설에 반전이 없다니 앙꼬없는 찐빵이 아닐 수가 없다.
실제로 반전이 없었는가? 아니 있었는데 누가 찢어갔다.
누가?
범인이.
범인은 누군가?
글쎄..
그럼 누가 범인을 찾나?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형사 이친전,
왜?
그의 손자 나무가 우비입은 할아버지가 무섭다며 잡아달라고 하여서...
제 딸도, 제 마누라도, 심지어 제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에게
십중팔구 빈집털이범인으로 보이는 인물조차
거듭된 착오로 오인체포 했던 과거의 기억으로 빈집털이범이냐 묻지도 못하고 신분증확인도 못하고 놓쳐 버렸다.
잡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늦었다.
그런 그에게 악우의 호출이 왔다.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친전이 생각하는 의리였으니까.
문제의 목적지.
붉은 기와를 얹은 단층집에는 친전보다 먼저 온 불청객이 있었다.
그 불청객의 이름은 죽.음.
사건현장이다.
현장에는 책더미가 마당은 물론 대문밖에까지 쏟아져 있었다.
친전도 잘 아는 유명 추리소설이 몇 권 버려져 있었다. 그중 《짐승의문》1,2과 《선과 점》은 추리소설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초이세 작가의 대표작이었다.
고인은 그저 책을 모으는 병이 있고, 어떤 이유로 천장이 무너지면서 고인이 집에 쌓아둔 책더미가 무너져 압사
그렇대도 유품을 마음대로 다루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도 초이세 대표작들을 땅바닥에 두는 건 더더욱
친전은 추리소설 광이었다.
아무리 재미 없는 추리소설이라도 일단 손에 잡으면 에필로그를 볼 때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 되었다.
이 고인이 친전이 찾는 우비할배 인것 같다고...
우비를 입고 죽어있었다고
그러면서 악우 김씨는 친전에게 고인의 유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내 상태를 모르냐고 재차 물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고인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 사고로 완전히 뭉개져 버렸거든"
친전은 물었다.
"일주일 전에 비왔냐?"
"안 왔지"
"그런데 피해자는 우비를 입고 있었다. 실내에서"
친전은 고인에게 피해자라고 말했다.
"두 손을 곱게 모아 가슴 위에 포개고 있었지"
친전은 김씨가 묻지도 않은 말을 붙이는 것을 무시했다.
친전은 책더미를 해체해 피해자가 죽는 순간 그러하지 않았을까 싶은 난장판으로 뒤바꾼후에야 난동을 멈추고 안방에서 들고 온 책과 주변에 놓인 책을 몇 권이고 되는 대로 골라 쥔 다음 힘껏 아래로 내리치는 시늉을 했다.
붕.붕.
허공을 가르는 책이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친전은 같은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휴대전화를 손에 들었다.
일주일 전,
횡단보도에서 걸었어야 할 전화번호를 눌렀다.
"이친전이다. 여기 사람 좀 보내라."
그리고 덧붙였다.
"살인이다."
추리소설의 생명은 반전이다.
그런 소설의 제목이 "반전이 없다" 여서 끌렸고 또 서평쓰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내용의 일부를 밝히는 것만으로도 책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이 책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극히 인간적이다.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형사와 나영이라는 자신보다 높은 계급의 후배형사와 파트너를 이루어
현장을 조사하고 관계자를 찾고 관련자들을 조사하며 숨어있는 혹은 숨겨진 과거를
대체로 출판사 관련자들의 관한 내용이었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왜 그렇게까지 왜 이지경까지 오게 되었나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아, 생각해 본다.
개인의 욕심이 문제였을까
타인의 부가 욕심이 나서? 내가, 우리가, 그러한 존재가 되어 아무렇지 않은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그러한 일은 없던 것처럼 자신들이 만들어낸 스토리가 사실인양
순진한척, 죄가 없는 척, 피해자인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어떤 가면을 쓰고..
있었던 일은 없었던 일로, 없던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만약 내가 극 중의 제일 처음 죽임을 당한 노인이었다면
난... 살아있었을까?
대답은
No 대세를 따를 거기 때문에...
추리는 무조건 끝까지 읽어야 한다.
읽덮은 안된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