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보기 좋은 날 - 내 가방 속 아주 특별한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네이버 포스트 인기 작가이신 '빅쏘'이소영님이 쓰신 '출근길 명화 한 점'의 두번째 이야기 '명화보기 좋은 날' 

네이버 포스트에서 연재중인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봤을때 "이 책,참 들춰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그림 관련 서적만 보면 소장하고 싶어지긴 하지만 특히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앤디 워홀의 바나나를 안고 가는 표지그림은 국내 작가인 박종화님의 'Banana Boy'의 그림 중 일부분이다.


"제가 살던 옛집에는 유난히 색이 많았습니다.가구나 그릇,집기 같은 것들을 하나의 톤으로 맞출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요.촌스럽다고도 말할 수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붉고 파랗고 노랗고 하던 색으로부터 어떤 위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그리고 오늘은 <명화 보기 좋은 날>을 읽으며 위로를 받습니다.이 책에 가득한 색과 빛과 예술가들의 일화들이 우리들의 가난한 마음을 더없이 따듯하게 어루만져줄 것입니다."


서평을 쓰신 시인 박준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알록달록한 색연필과 다양한 색들의 펜시 제품,명화들로 가득찬 책,정원의 꽃들,파랗고 청명한 하늘,많은 나무들이 우거진 숲,,,을 보기만해도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 얼마전 외국 다큐프로그램을 보면서 꽃이랑 과일을 파는 마트를 본 적이 있다.다양한 색들의 이국적인 과일들과 화려한 꽃들을 보는데 순간적으로 멍하던 내 눈길을 사로 잡으며 '매일 아름다운 빛깔의 꽃과 과일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물론 그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기분좋은 일만 있을 수만은 없겠지만 나의 이런 감상을 듣고 주인 아저씨는 콧방귀를 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ㅎ 적어도 나에게 색이란 존재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내가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리는 자체,형태,구성 등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색'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겠다란 생각이 든다.

별다른 형태가 없는 색면의 조합만으로 나를 감동시킨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만 봐도....



러시아 여성화가인 지나이다 세레브리아코바의 그림들.채소들과 먹거리들이 그려져 있다.두 소녀는 그녀의 아이이지 않을까 싶다.책 속 내용 중 로레인 해리슨의 '채소의 역사'란 책에 보면 중세시대 농부들은 특정 식물들 사이에 '공감의 마법'이 존재함을 믿고 서로 공감이 잘되는 채소를 함께 심으면 수확물의 맛이 좋아지거나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지는데, 이 공감의 마법이 사람에게도 있다고 믿으며 벼랑 끝에 내몰려도 마음속에 공감의 실로 연결되어 있는 가족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지나이다 세레브리아코바 또한 여의치 않게 네 자녀 중 둘과는 떨어져 지냈는데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두 자녀가 그런 존재가 아니였을까..p42





요즘은 수채화에 필이 꽂혔다.그 위에 다시 고쳐 그릴 수 있는 유화와 달리 한 큐에 내달려야 하는 민감하고 조금은 연약해보이며 그래서 더 투명하고 맑은 느낌이 매력적인 수채화,그 당시만 해도 유화를 그리기 전 단계로 여겨진 수채화를 정식 작품으로 전시한 최초의 화가 윈슬러 호머!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호머처럼 ,빅쏘님의 글에도 있듯이 '스스로를 믿으며 나아가는 연속적인 나날들로 나만의 삶을 구성하고 싶다' 얕은 바람에 이리 저리 흔들리는 낙엽같은 사람보다 자신만의 기둥이 단단히 박혀있는 사람들에게 더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가면서 또 매력적이게 보이는게 아닌가 싶다.




온통 봄날의 기록같은 에드워드 쿠켈의 그림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봄바람 난 나문희 여사의 뒷모습에 대고 이순재님이 하신 말씀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눈부심이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요,그건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라,그래 실컷 구경하고 즐기시게나.이 찬란한 봄날이 다 가기 전에 " p337





화가들이 극찬하는 화가중의 한 사람인 폴 세잔,처음엔 그의 매력을 잘 몰랐다.어린 시절 그림을 처음 접하고 피카소,고흐,마티스들의 화려한 색채들에 반했을때 그의 그림은 나에게 몇프로 부족한 색채감을 지닌 조금은 우울해 보이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위에 나열한 화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세잔의 그림을 ,안좋은 화질로 인쇄된, 원래 그림보다 더 우중충하게 나온 화보집을 봤던 탓이였는지,그 유명한 '생빅투아르 산' '사과가 있는 정물' '카드 놀이 하는 사람'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 을 봐도 별다른 감흥이 생기지 않았었다.

그런데 언젠가 이 책에 나온 '목욕하는 세 여인' 을 어떤 화보집에서 봤는데 단번에 반하고 말았다.게다가 감흥이 없었던 '생빅투아르 산'을 제대로 된 색감으로 보니 한마디로 뒷통수를 맞은 기분~ 그의 그림을 뒤늦게야 좋아하게 되고보니..그의 그림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게 색을 쓴다는 느낌? 한 획 한 터치때마다 '빛,공기,물체,스타일'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은 그의 신중한 작업 스타일 때문이였을까? 

이번 한국에서의 마크 로스코전의 포스터에 있는 [무제,1953] 작품도 그런 경우였다.마크 로스코는 내게 그저 커다란 색면을 그리는 그런 화가에 불과했었는데 어느 날 화집에서 이 그림을 본 후,,어린 시절  해질무렵의 동네가 떠오르며 괜히 눈물이 터지는 경험을 했었다.물론 그때의 내 감성이 한 몫 했을지도 모르지만,그 후로 로스코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그림이 어떤 재질의 종이에 어떻게 인쇄되었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매우 달랐던 것이다.아니! 이 느낌이 아닌데? 그래서 처음에 그 그림을 접했던 책을 꺼내들고 보면 (물론 다시 눈물이 터지진 않았지만) 다시 감회에 젖어들 수 있었다.얼마전 구입한 민음사에서 나온 강신주님이 해설한 로스코 2권짜리도 사실은 내 기대엔 살짝 못미치는 퀄리티의 도판이였다.내가 보았던 것 중 어떤 도판이 더 진본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특히 로스코의 그림은 미술관에 가서 봐야 그 느낌이 확 살아나는 그림이기에,,, 이번 전시회에 가보지 못한게 정말 철천지 한으로 남을듯 하다.ㅜㅠ 내가 언제 워싱턴 D.C까지 가서 그의 그림을 보게 되겠는가...

오쿠다 히데오의 시골에서 로큰롤을 읽어 보면 질 좋은 오디오 세트를 가지게 되면서 늘 들어오던,같은 레코드 판에서 예전엔 듣지 못했던 사운드와 음질에 놀라워 하며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게 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마음이 피곤한 날, 열정을 찾고 싶은 날, 누군가 그리운 날, 자신감이 필요한 날, 혼자 있고 싶은 날, 사랑하고 싶은 날, 감성을 키우고 싶은 날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기분에 따라 한 에피소드씩 읽어도 무방하고 처음 만날지도 모르는 그림들과 더불어 화가들의 뒷이야기들과 감성적인 이소영님의 감상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너무 많은 미디어와 이야기들에 지쳐 있을때 펼쳐보면 좋을 휴식같은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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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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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에서 출간된 낙원의 캔버스는 현재 MoMA에 전시된 앙리 루소의 그림 "꿈"을 모티브로 삼은 일종의 아트 미스터리라 하겠다.이 책으로 25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저자 하라다 마하는 미술사과를 졸업하고 한때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파견근무를 한 프리랜서 큐레이터 출신이기도 하다.
루소와 함께 당대에 활동하던 피카소와 시인 아폴리네르,앙데팡당 전시회와 그 시대의 화가들,경매업계와 미술계를 가로지르는 정통한 지식의 향연으로 말미암아 일본의 작가가 쓴것이 맞나 싶기도 했다.주인공인 팀 브라운과 맞서는 일본인 여인 오리에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깜빡 속을 정도..
2000년 구라시키를 시작으로 1983년 뉴욕,1983년 바젤,1906~10년 파리,2000년 뉴욕을 오가며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성으로 되있어 더 미스터리하고 호기심 돋게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다.
앙리 루소의 그림 "꿈" 을 둘러싼 루소와 피카소의 비밀은 무었이였을지,꿈 속에 나오는 나체의 여인 '야드비가'는 과연 누구일지.한때 강렬한 색채와 환상적인 내용의 그림으로 내마음을 홀려 놓았던 화가 앙리 루소에 관련된 책이라 하니 긴장과 호기심을 동반한 채 읽어 나갔다.

치프 큐레이터 톰 브라운 밑에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하며 앞에 붙은'어시스턴트' 딱지를 떼기 위해 고분분투하던 팀 브라운은 어느날 자신의 앞으로 온 의문의 편지를 받게 된다.
전설적인 컬렉터 바일러에게서 미공개된 루소의 그림을 감정하기 위해 바젤로 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사실은 치프 큐레이터 톰에게 보낸것인데 팀으로 잘못 타이핑 되어 전달된 것이다.
스펙이라면 사실 톰에게 뒤지지 않았고 루소에 대한 애정 또한 만만치 않았던 그였기에 이 우연한 기회에 가슴 떨려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는지도 모른다. 모마에선 이미 루소의 전시회를 기획중이였고 루소에 관해서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팀은 불안하긴 하지만 나중에 들통이 날지언정 루소의 숨겨진 미공개작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 속에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톰은 하와이로 휴가도 간 상태였고 비록 원웨이 티켓만을 소지한채 비행기에 오른 팀이지만 이 기회를 빌미 삼아 모든 면에서 톰과 비교되어진 그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그러나 바일러의 저택에 도착하자 루소의 그림을 감정할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였다. 미모의 일본인 여인 오리에도 함께 였는데 그녀는 이미 루소 연구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고 주목 받고 있는 실력자이다.
바일러가 공개한 그림은 놀랍게도 MoMA가 소장하고 있는 "꿈"과 거의 같은 그림이였는데 "꿈을 꾸었다"란 제목의 이 그림은 나신의 여인 야드비가의 손 모양만 미묘하게 달랐을뿐 별반 다르지 않은 그림이여서 팀을 충격에 빠트린다.
이미 테이트 갤러리의 유망한 치프 큐레이터에게 진작임을 평가받은 상태였는데 그렇다면 지금 MoMA의 그 그림이 가짜란 말인가? 눈 앞의 이 작품이 위작인가? 아니면 두 작품 모두 루소의 작품이란 말인가?
과연 궁핍한 생활 속에서 캔버스를 마음대로 구입할 수 없었던 루소가 이런 대형 캔버스와 많은 물감이 필요한 대작을 그것도 같은 그림을 두 번씩이나 그린걸까? 루소의 그림 앞에서 팀과 오리에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진위를 밝혀내는 사람에게 이 그림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겠다는 바일러의 제안 또한 충격적인 것이였다.
게다가 그림을 오랫동안 관찰하고도 진위여부가 밝혀질지 의문인데, 그림을 살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서적으로 보이는 책을 하루에 한 장(章)씩 각자 따로 읽으며 일주일 뒤에 판단하라는 바일러의 말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주문이였다.
미모와 지적인 매력으로 그를 들쑤셔 놓는 오리에와 팀의 대결은 긴장되면서도 야릇한 면이 없지 않다.
과연 그들은 마지막에 어떤 파트너로 남게 될것인가?


달콤한 꿈속 야드비가는
부드럽게 잠에 빠져든다
들려오는 것은 사려 깊은 뱀 피리꾼의 피리 소리
우거진 꽃과 수풀을 달빛이 비추고
붉은 뱀들도 아름다운 선율에 귀를 기울인다

루소가 '꿈'을 위해 지은 시 -p 50 -

오랫동안 세관원으로 일하다 40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루소는 이 그림을 66세에 완성한다.독학으로 공부한 그림은 원근법이 무시된, 환상적인 소재와 아이가 그린듯한 그림 스타일로 그 당시 야유와 조롱 속에 '일요 화가'란 타이틀 마저 갖게 되면서 그의 그림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그의 그림을 눈여겨 본 자가 있었으니 바로 파블로 피카소다.
동료들 가운데서도 이미 한걸음 나아간 실력으로 모자상과 아를르캉,눈먼 걸인등 사회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로 그린 그는 기술과 야심 모두 그들을 앞서 나갔지만 잘 그린 그림이란 과연 '기술'만인가?란 화두를 늘 가진 그가 열망한건 "새로운 표현"에의 욕구였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 속에 아비뇽의 여인들을 들고 나타난 피카소. 모자상과 아를르캉에 열광했던 그의 친구들은 완전히 새로운 그의 기괴한 그림에 질겁하고 만다.훗날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를 발전 시켜나간 조르주 브라크마저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그림을 완성 시킨건 피카소가 루소의 그림을 본 후 2년 후의 일이다.살롱 도톤의 야수 우리에서 '굶주린 사자'란 그림을 본 그는 과거의 어떤 화가와도, 현재 주목받고 있는 그 누구와도 전혀 비슷하지 않은 루소만의 스타일을 인상 깊게 지켜 보았다.
피카소는 루소의 그림에 영향을 받아 '아비뇽의 여인들'을 탄생시킨 것일까?
오리에와 팀의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과 루소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담긴 고서를 하루에 한 장씩만 볼 수 있는 만큼 다음 章에 대한 극렬한 호기심은 이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루소의 그림 속 야드비가는 어떤 여인이였을까?
책 속에선 이미 가정이 있는 유부녀로 그려진다.일요일마다 우물에 나타난 그녀를 혼자 짝사랑한 루소는 그녀에게 팔고 남은 풍선이나 그림들을 선물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늘 시큰둥하다.오히려 그림을 배달하면서 그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그녀의 남편이 더 호의적이였을 정도로..
마음을 주지 않고 그의 그림을 오로지 압생트 한잔 값으로 여기는 야드비가는 루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여인이였는지 그림 속 그녀의 얼굴이 조금은 말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각 장의 마지막에 나오는 알파벳의 의미는 무엇일지도 ,"꿈"이란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루소의 지지자였던 피카소가 이 그림에 어떻게 연관되어진건지 ,1900년 초반 활기 넘치던 파리의 정취와 예술품 밀거래의 현장,전시회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어떤 일도 불사하는 큐레이터들의 모습,경매상의 민낯도 소설에 자연스레 녹아있어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길이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과연 이 책은 실존한 책일까? 누가 쓴 책일까? 결말을 향해 치달을 수록 그 반전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살인과 복잡한 범죄가 등장하는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고서 속 그 당시 루소 주변인물들과 현재의 팀과 오리에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어떤 미스터리 소설보다도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미스터리 속 사랑이야기도 감초 역활을 해준다.
깊은 밀림속 모습과 신비로운 여인 야드비가를 그린 이 루소의 그림 한 장으로 이런 이야기를 끌어낸 작가의 상상력과 풍부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필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일요화가니,세관원 출신의 화가란 타이틀을 앞에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유명하고 인정받고 있는 앙리 루소의 그림을 한번쯤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그의 그림에 지지를 보낸 피카소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앙리 루소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해도 겉표지를 벗기면 속표지엔 아름다운 그의 그림 "꿈"이 인쇄되어져 있으니 이 그림을 한번 보기만 한다면 충분히 이해되어지는 내용들이라, 아트 미스터리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고 싶은 분들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 될것임이 분명하다.



오리에의 아버지는 동물원과 식물원을 '미술관과 비슷하되 다른 곳'이라고 표현했다. 

소녀 시절에는 의미를 잘 알 수 없었지만 최근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술관이란 예술가들이 표현해서 탄생시킨 '기적' 이 집적된 장소,동물원과 식물원은 태곳적부터 예술가들이 표현 대상으로 바라봤던 동물과 꽃, 이 세계의 '기적'이 모여 있는 곳. 아트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이 세계를 이해한다는것, 아트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이 세계를 사랑한다는 것.

 아무리 아트를 좋아해도 미술관이나 화집에서 작품만 보면 되는 게 아니잖니? 정말로 아트를 좋아한다면 네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보고 느끼고 사랑하는 게 중요한 거야.


                                                                                                                                                                                                                                       - P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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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하라다 마하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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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에서 출간된 낙원의 캔버스는 현재 MoMA에 전시된 앙리 루소의 그림 "꿈"을 모티브로 삼은 일종의 아트 미스터리라 하겠다.이 책으로 25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저자 하라다 마하는 미술사과를 졸업하고 한때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파견근무를 한 프리랜서 큐레이터 출신이기도 하다.

루소와 함께 당대에 활동하던 피카소와 시인 아폴리네르,앙데팡당 전시회와 그 시대의 화가들,경매업계와 미술계를 가로지르는 정통한 지식의 향연으로 말미암아 일본의 작가가 쓴것이 맞나 싶기도 했다.주인공인 팀 브라운과 맞서는 일본인 여인 오리에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깜빡 속을 정도..

2000년 구라시키를 시작으로 1983년 뉴욕,1983년 바젤,1906~10년 파리,2000년 뉴욕을 오가며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성으로 되있어 더 미스터리하고 호기심 돋게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다.

앙리 루소의 그림 "꿈" 을 둘러싼 루소와 피카소의 비밀은 무었이였을지,꿈 속에 나오는 나체의 여인 '야드비가'는 과연 누구일지.한때 강렬한 색채와 환상적인 내용의 그림으로 내마음을 홀려 놓았던 화가 앙리 루소에 관련된 책이라 하니 긴장과 호기심을 동반한 채 읽어 나갔다.


치프 큐레이터 톰 브라운 밑에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하며 앞에 붙은'어시스턴트' 딱지를 떼기 위해 고분분투하던 팀 브라운은 어느날 자신의 앞으로 온 의문의 편지를 받게 된다.

전설적인 컬렉터 바일러에게서 미공개된 루소의 그림을 감정하기 위해 바젤로 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사실은 치프 큐레이터 톰에게 보낸것인데 팀으로 잘못 타이핑 되어 전달된 것이다.

스펙이라면 사실 톰에게 뒤지지 않았고 루소에 대한 애정 또한 만만치 않았던 그였기에 이 우연한 기회에 가슴 떨려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는지도 모른다. 모마에선 이미 루소의 전시회를 기획중이였고 루소에 관해서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팀은 불안하긴 하지만 나중에 들통이 날지언정 루소의 숨겨진 미공개작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 속에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톰은 하와이로 휴가도 간 상태였고 비록 원웨이 티켓만을 소지한채 비행기에 오른 팀이지만 이 기회를 빌미 삼아 모든 면에서 톰과 비교되어진 그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그러나 바일러의 저택에 도착하자 루소의 그림을 감정할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였다. 미모의 일본인 여인 오리에도 함께 였는데 그녀는 이미 루소 연구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고 주목 받고 있는 실력자이다.

바일러가 공개한 그림은 놀랍게도 MoMA가 소장하고 있는 "꿈"과 거의 같은 그림이였는데 "꿈을 꾸었다"란 제목의 이 그림은 나신의 여인 야드비가의 손 모양만 미묘하게 달랐을뿐 별반 다르지 않은 그림이여서 팀을 충격에 빠트린다.

이미 테이트 갤러리의 유망한 치프 큐레이터에게 진작임을 평가받은 상태였는데 그렇다면 지금 MoMA의 그 그림이 가짜란 말인가? 눈 앞의 이 작품이 위작인가? 아니면 두 작품 모두 루소의 작품이란 말인가?

과연 궁핍한 생활 속에서 캔버스를 마음대로 구입할 수 없었던 루소가 이런 대형 캔버스와 많은 물감이 필요한 대작을 그것도 같은 그림을 두 번씩이나 그린걸까? 루소의 그림 앞에서 팀과 오리에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진위를 밝혀내는 사람에게 이 그림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겠다는 바일러의 제안 또한 충격적인 것이였다.

게다가 그림을 오랫동안 관찰하고도 진위여부가 밝혀질지 의문인데, 그림을 살펴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서적으로 보이는 책을 하루에 한 장(章)씩 각자 따로 읽으며 일주일 뒤에 판단하라는 바일러의 말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주문이였다.

미모와 지적인 매력으로 그를 들쑤셔 놓는 오리에와 팀의 대결은 긴장되면서도 야릇한 면이 없지 않다.

과연 그들은 마지막에 어떤 파트너로 남게 될것인가?



달콤한 꿈속 야드비가는

부드럽게 잠에 빠져든다

들려오는 것은 사려 깊은 뱀 피리꾼의 피리 소리

우거진 꽃과 수풀을 달빛이 비추고

붉은 뱀들도 아름다운 선율에 귀를 기울인다


                                                                                                        루소가 '꿈'을 위해 지은 시  -p 50 -


오랫동안 세관원으로 일하다 40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루소는 이 그림을 66세에 완성한다.독학으로 공부한 그림은 원근법이 무시된, 환상적인 소재와 아이가 그린듯한 그림 스타일로 그 당시 야유와 조롱 속에 '일요 화가'란 타이틀 마저 갖게 되면서 그의 그림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그의 그림을 눈여겨 본 자가 있었으니 바로 파블로 피카소다.

동료들 가운데서도 이미 한걸음 나아간 실력으로 모자상과 아를르캉,눈먼 걸인등 사회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로 그린 그는 기술과 야심 모두 그들을 앞서 나갔지만 잘 그린 그림이란 과연 '기술'만인가?란 화두를 늘 가진 그가 열망한건 "새로운 표현"에의 욕구였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 속에 아비뇽의 여인들을 들고 나타난 피카소. 모자상과 아를르캉에 열광했던 그의 친구들은 완전히 새로운 그의 기괴한 그림에 질겁하고 만다.훗날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를 발전 시켜나간 조르주 브라크마저도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 그림을 완성 시킨건 피카소가 루소의 그림을 본 후 2년 후의 일이다.살롱 도톤의 야수 우리에서 '굶주린 사자'란 그림을 본 그는 과거의 어떤 화가와도, 현재 주목받고 있는 그 누구와도 전혀 비슷하지 않은 루소만의 스타일을 인상 깊게 지켜 보았다.

피카소는 루소의 그림에 영향을 받아 '아비뇽의 여인들'을 탄생시킨 것일까?

오리에와 팀의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과 루소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담긴 고서를 하루에 한 장씩만 볼 수 있는 만큼 다음 章에 대한 극렬한 호기심은 이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루소의 그림 속 야드비가는 어떤 여인이였을까?

책 속에선 이미 가정이 있는 유부녀로 그려진다.일요일마다 우물에 나타난 그녀를 혼자 짝사랑한 루소는 그녀에게 팔고 남은 풍선이나 그림들을 선물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늘 시큰둥하다.오히려 그림을 배달하면서 그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그녀의 남편이 더 호의적이였을 정도로..

마음을 주지 않고 그의 그림을 오로지 압생트 한잔 값으로 여기는 야드비가는 루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여인이였는지 그림 속 그녀의 얼굴이 조금은 말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각 장의 마지막에 나오는 알파벳의 의미는 무엇일지도 ,"꿈"이란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루소의 지지자였던 피카소가 이 그림에 어떻게 연관되어진건지 ,1900년 초반 활기 넘치던 파리의 정취와 예술품 밀거래의 현장,전시회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어떤 일도 불사하는 큐레이터들의 모습,경매상의 민낯도 소설에 자연스레 녹아있어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길이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과연 이 책은 실존한 책일까? 누가 쓴 책일까? 결말을 향해 치달을 수록 그 반전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살인과 복잡한 범죄가 등장하는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고서 속 그 당시 루소 주변인물들과 현재의 팀과 오리에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어떤 미스터리 소설보다도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미스터리 속 사랑이야기도 감초 역활을 해준다.

깊은 밀림속 모습과 신비로운 여인 야드비가를 그린 이 루소의 그림 한 장으로 이런 이야기를 끌어낸  작가의 상상력과 풍부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필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일요화가니,세관원 출신의 화가란 타이틀을 앞에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유명하고 인정받고 있는 앙리 루소의 그림을 한번쯤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그의 그림에 지지를 보낸 피카소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앙리 루소란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다해도 겉표지를 벗기면 속표지엔 아름다운 그의 그림 "꿈"이 인쇄되어져 있으니 이 그림을 한번 보기만 한다면 충분히 이해되어지는 내용들이라, 아트 미스터리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고 싶은 분들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 될것임이 분명하다.



오리에의 아버지는 동물원과 식물원을 '미술관과 비슷하되 다른 곳'이라고 표현했다.

 소녀 시절에는 의미를 잘 알 수 없었지만 최근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술관이란 예술가들이 표현해서 탄생시킨 '기적' 이 집적된 장소,동물원과 식물원은 태곳적부터 예술가들이 표현 대상으로 바라봤던 동물과 꽃, 이 세계의 '기적'이 모여 있는 곳. 아트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이 세계를 이해한다는것, 아트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이 세계를 사랑한다는 것.

 아무리 아트를 좋아해도 미술관이나 화집에서 작품만 보면 되는 게 아니잖니? 정말로 아트를 좋아한다면 네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보고 느끼고 사랑하는 게 중요한 거야.


                                                                                                                                                                                                                                      - P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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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스토리콜렉터 38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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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다 큰 용기를 낸 폴리팩스 부인이 CIA 요원이 되어 멕시코로 날아가 알바니아의 감옥과 절벽,호수를 오가며 총격전과 추격전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한게 엊그저께 같은데 이제는 가라테를 갈고 닦은 몸으로 이스탄불을 훌훌 날아 다니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꽃모자를 쓴 귀엽고 활기찬 할머니가 종횡무진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녀가 바로 폴리팩스 부인이니 잠시 인사라도 나누어 보자 ^^ 아마 너무나도 반갑고 살갑게 인사를 받아주며 수다를 떨터이니 촉박한 시간일땐 자제하고 시간이 여유로울때나 말을 걸어보도록! 임무수행중일땐 요기나 하시라고 빵이라도 건네보는 센스도!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배를 곯기는 부지기수인 그녀이니 말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에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꿈을 찾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로 어릴적부터 꿈이였던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 폴리팩스 부인은 곧장 워싱턴에 있는 CIA 본사로 찾아가게 되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연찮은 기회로 덜컥 임무를 맡게 된다.멕시코로 건너가 영화나 책에서나 봤을법한 어메이징하고 스펙터클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을 겪고 임무를 완수하고 집으로 귀가했던 폴리팩스 부인은 그동안 뭘하며 지냈을까 참으로 궁금했었는데 운명은 그녀를 가만히 쉬게만 놔두지 않는 모양이다.  

새롭게 가라테도 배우고 늘상 다니는 다과 모임에도 나가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이스탄불 영국 영사관에서 사라진 변절한 공산당 스파이이자 알고보면 이중 스파이였던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카스테어즈가 다시 한번 폴리팩스 부인을 호출한 것이다.

간단한 전달 심부름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동서양의 문물이 아름답게 뒤섞여 있는 이스탄불에서 관광을 즐기다오면 된다는 달콤한 제안과 함께 30분의 시간을 주며 짐을 싸고 행동을 개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인생에서 중요한건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나 이다'란 믿음을 다시금 되새긴 폴리팩스 부인은 기꺼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짜릿하고 흥분되는 모험의 세계로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그녀의 전매특허인 사람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오지랖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는데,비행기에서 만난 소녀의 심부름으로 임무를 완수하기 몇시간 전 그녀의 오빠인 콜린을 만나러 가게 되고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만나서 전해줄 물건을 건네기도 전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악재가 끼는 동시에 어떤 위험한 순간이 와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헨리에게 연락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를 찾아갔다가 마그다의 위치가 들통남과 동시에 헨리 마저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위험한 순간이 오면 도움을 요청할 벨루 박사마저 그 정체가 의심스러워진 가운데 그들이 놓은 주사로 정신이 혼미한 마그다와 사회 부적응 청년인 콜린과 공동묘지에서 만난 해적같은 외모의 불량배 공갈범 산도르와의 앙카라를 향한 기묘한 탈주극은 시작된다.

마그다가 러시아에서 빼낸 극비문서를 가로채기 위한 벨루박사 일행의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요즈가트에서 마그다의 소지품을 보관하고 있는 집시 야영지를 찾아가는 여정길에서 보여지는 앙카라 평원과 이스탄불의 정경들,카파도키아 지방의 독특한 지형과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운 지하도시의 모습들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세속의 물건들은 우리를

소유하고 망가뜨린다네

사랑은 바람 같은 것

바람을 벽 사이에 가두면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네

천막을 열어라

마음을 열어라

바람이 불 수 있도록

                                                                                              p318 -마그다가 폴리부인에게 들려준 집시 노래-



오랜동안 스파이 노릇에 지쳐 은퇴를 고려하는 마그다와 이제서야 스파이의 세계로 입문한 폴리팩스 부인의 희한한 처지도 ,그런 마그다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끼는 다정스런 폴리부인은 산적같기만했던 산도르에게서도 타고난 호기심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천성과 대담성,유머감을 발견하며 그의 기질을 믿고 의지하게 되며,사회 부적응자 같았던 콜린에게도 반짝반짝 빛나는 개성을 숨기고 조용히 살아서 그렇지 사실은 엄청난 용기를 가진 배짱있는 특별한 청년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역활도 해준다.

마그다의 카르마이론에는 그 업보를 다 치루고 나면 그걸 뛰어 넘을 수 있는 새로운 카르마가 시작된다고 폴리팩스 부인 그녀의 새로운 스파이 인생에 대해 들려주기도 한다.

경찰을 만날 일이라곤 주차딱지를 뗄 떼 뿐이였던 그녀가 지금은 지명수배를 받은 몸이고 우방 국가의 경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때로 인생에서 아무런 패턴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그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가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인생의 모든 출발과 도착을 끌어당기고,조정하고

배열하고,짜 맞춰서는,결국엔 엄청난 일을 성사기키고 마는 것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도 재밌지만 개인적으로 시리즈 2권인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은 더 농익은 폴리부인을 보게 되기도 했고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스탄불의 정경,콜린과 그를 도와준 아름다운 터키소녀 '사바하트'의 핑크빛 기류와 콜린의 삼촌 휴와 마그다의 뜻밖의 관계,아나톨리아 여자 복장과 터키인으로 분장해 요즈가트행 버스에 오른 그들의 재밌는 모습,냉전시대 스파이들의 이야기,독특한 집시문화와 마그다의 극비문서에 관련된 반전의 반전과 깜짝쇼 수준의 마지막 반전 인물까지~ 한 치의 틈도 없이 잘 짜여진 구성과 곳곳에 배치된 재미들로 끝까지 즐거운 긴장감을 유지한채 숨가쁘게 읽었던것 같다.


영국에 미스 마플이 있다면 미국에는 마플양의 따스한 추리력에 엉뚱함과 발랄함과 용감함과 액티브함을 더한 폴리팩스 부인이 있다.아가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미스 마플이 전형적인 영국식 할머니 추리 탐정이라면 폴리부인은 코지미스터리의 대가 도로시 길먼이 만들어낸 너무나도 미국적인 할머니 스파이가 아닐까 싶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알 수 없는 것에 도박을 거는 일이고 가만히 있으면 다치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안일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니 폴리팩스 부인처럼 새로움에 대한 도전,미지의 세계로 한 발 나아가 보는건 어떨까 싶다.미래를 알 수 없어 두렵기도 하지만 모험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짜릿함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미처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 마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이스탄불에서 항공우편으로 날아온 채소밭을 연상시키는 폴리부인의 모자를 든 채 그녀의 믿기지 않는 활약을 들으며 두 손 두 발 다 든 카스테어즈와 폴리부인을 마중하기 위해 따라 나서겠다는 비서 비숍은 나와 마찬가지로 이미 그녀의 포로가 되어 있는 듯 하다.적들을 피해 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줄 알며 위험 끝에 찾아온 안전,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의 소중함,그제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깨달으며 울컥하는 폴리팩스 부인의 인간적인 모습 또한 사랑스럽다.


끝을 알 수 없는 오지랖으로 때론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갈수록 대담해지고 현명해지며 스파이계의 베테랑이 되어가는 폴리팩스 부인이 맡을 다음 미션은 무엇일지 너무나도 궁금하다.1970년과 1999년에 로절린 러셀과 앤젤라 랜즈베리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으니 찾아보며 나머지 12편의 시리즈도 곧 발간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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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폴리팩스 부인 2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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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다 큰 용기를 낸 폴리팩스 부인이 CIA 요원이 되어 멕시코로 날아가 알바니아의 감옥과 절벽,호수를 오가며 총격전과 추격전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한게 엊그저께 같은데 이제는 가라테를 갈고 닦은 몸으로 이스탄불을 훌훌 날아 다니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꽃모자를 쓴 귀엽고 활기찬 할머니가 종횡무진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녀가 바로 폴리팩스 부인이니 잠시 인사라도 나누어 보자 ^^ 아마 너무나도 반갑고 살갑게 인사를 받아주며 수다를 떨터이니 촉박한 시간일땐 자제하고 시간이 여유로울때나 말을 걸어보도록! 임무수행중일땐 요기나 하시라고 빵이라도 건네보는 센스도!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배를 곯기는 부지기수인 그녀이니 말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에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꿈을 찾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로 어릴적부터 꿈이였던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한 폴리팩스 부인은 곧장 워싱턴에 있는 CIA 본사로 찾아가게 되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우연찮은 기회로 덜컥 임무를 맡게 된다.멕시코로 건너가 영화나 책에서나 봤을법한 어메이징하고 스펙터클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을 겪고 임무를 완수하고 집으로 귀가했던 폴리팩스 부인은 그동안 뭘하며 지냈을까 참으로 궁금했었는데 운명은 그녀를 가만히 쉬게만 놔두지 않는 모양이다.  

새롭게 가라테도 배우고 늘상 다니는 다과 모임에도 나가며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이스탄불 영국 영사관에서 사라진 변절한 공산당 스파이이자 알고보면 이중 스파이였던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카스테어즈가 다시 한번 폴리팩스 부인을 호출한 것이다.

간단한 전달 심부름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동서양의 문물이 아름답게 뒤섞여 있는 이스탄불에서 관광을 즐기다오면 된다는 달콤한 제안과 함께 30분의 시간을 주며 짐을 싸고 행동을 개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인생에서 중요한건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나 이다'란 믿음을 다시금 되새긴 폴리팩스 부인은 기꺼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짜릿하고 흥분되는 모험의 세계로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그녀의 전매특허인 사람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오지랖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되는데,비행기에서 만난 소녀의 심부름으로 임무를 완수하기 몇시간 전 그녀의 오빠인 콜린을 만나러 가게 되고 마그다 페렌치사보를 만나서 전해줄 물건을 건네기도 전에 경찰이 들이닥치는 악재가 끼는 동시에 어떤 위험한 순간이 와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헨리에게 연락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그를 찾아갔다가 마그다의 위치가 들통남과 동시에 헨리 마저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위험한 순간이 오면 도움을 요청할 벨루 박사마저 그 정체가 의심스러워진 가운데 그들이 놓은 주사로 정신이 혼미한 마그다와 사회 부적응 청년인 콜린과 공동묘지에서 만난 해적같은 외모의 불량배 공갈범 산도르와의 앙카라를 향한 기묘한 탈주극은 시작된다.


마그다가 러시아에서 빼낸 극비문서를 가로채기 위한 벨루박사 일행의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요즈가트에서 마그다의 소지품을 보관하고 있는 집시 야영지를 찾아가는 여정길에서 보여지는 앙카라 평원과 이스탄불의 정경들,카파도키아 지방의 독특한 지형과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운 지하도시의 모습들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세속의 물건들은 우리를

소유하고 망가뜨린다네

사랑은 바람 같은 것

바람을 벽 사이에 가두면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네

천막을 열어라

마음을 열어라

바람이 불 수 있도록

                                                                                              p318 -마그다가 폴리부인에게 들려준 집시 노래-



오랜동안 스파이 노릇에 지쳐 은퇴를 고려하는 마그다와 이제서야 스파이의 세계로 입문한 폴리팩스 부인의 희한한 처지도 ,그런 마그다에게 동질감과 친밀감을 느끼는 다정스런 폴리부인은 산적같기만했던 산도르에게서도 타고난 호기심과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천성과 대담성,유머감을 발견하며 그의 기질을 믿고 의지하게 되며,사회 부적응자 같았던 콜린에게도 반짝반짝 빛나는 개성을 숨기고 조용히 살아서 그렇지 사실은 엄청난 용기를 가진 배짱있는 특별한 청년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역활도 해준다.

마그다의 카르마이론에는 그 업보를 다 치루고 나면 그걸 뛰어 넘을 수 있는 새로운 카르마가 시작된다고 폴리팩스 부인 그녀의 새로운 스파이 인생에 대해 들려주기도 한다.

경찰을 만날 일이라곤 주차딱지를 뗄 떼 뿐이였던 그녀가 지금은 지명수배를 받은 몸이고 우방 국가의 경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때로 인생에서 아무런 패턴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그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가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인생의 모든 출발과 도착을 끌어당기고,조정하고

배열하고,짜 맞춰서는,결국엔 엄청난 일을 성사기키고 마는 것이다.



전편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도 재밌지만 개인적으로 시리즈 2권인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은 더 농익은 폴리부인을 보게 되기도 했고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스탄불의 정경,콜린과 그를 도와준 아름다운 터키소녀 '사바하트'의 핑크빛 기류와 콜린의 삼촌 휴와 마그다의 뜻밖의 관계,아나톨리아 여자 복장과 터키인으로 분장해 요즈가트행 버스에 오른 그들의 재밌는 모습,냉전시대 스파이들의 이야기,독특한 집시문화와 마그다의 극비문서에 관련된 반전의 반전과 깜짝쇼 수준의 마지막 반전 인물까지~ 한 치의 틈도 없이 잘 짜여진 구성과 곳곳에 배치된 재미들로 끝까지 즐거운 긴장감을 유지한채 숨가쁘게 읽었던것 같다.


영국에 미스 마플이 있다면 미국에는 마플양의 따스한 추리력에 엉뚱함과 발랄함과 용감함과 액티브함을 더한 폴리팩스 부인이 있다.아가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미스 마플이 전형적인 영국식 할머니 추리 탐정이라면 폴리부인은 코지미스터리의 대가 도로시 길먼이 만들어낸 너무나도 미국적인 할머니 스파이가 아닐까 싶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알 수 없는 것에 도박을 거는 일이고 가만히 있으면 다치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안일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니 폴리팩스 부인처럼 새로움에 대한 도전,미지의 세계로 한 발 나아가 보는건 어떨까 싶다.미래를 알 수 없어 두렵기도 하지만 모험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짜릿함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미처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과 마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이스탄불에서 항공우편으로 날아온 채소밭을 연상시키는 폴리부인의 모자를 든 채 그녀의 믿기지 않는 활약을 들으며 두 손 두 발 다 든 카스테어즈와 폴리부인을 마중하기 위해 따라 나서겠다는 비서 비숍은 나와 마찬가지로 이미 그녀의 포로가 되어 있는 듯 하다.적들을 피해 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줄 알며 위험 끝에 찾아온 안전,굶주림 끝에 찾아온 따뜻한 음식,기진맥진한 끝에 찾아온 휴식의 소중함,그제서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풍성한 일인지를 깨달으며 울컥하는 폴리팩스 부인의 인간적인 모습 또한 사랑스럽다.


끝을 알 수 없는 오지랖으로 때론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갈수록 대담해지고 현명해지며 스파이계의 베테랑이 되어가는 폴리팩스 부인이 맡을 다음 미션은 무엇일지 너무나도 궁금하다.1970년과 1999년에 로절린 러셀과 앤젤라 랜즈베리 주연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으니 찾아보며 나머지 12편의 시리즈도 곧 발간되길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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