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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결별 - 뉴 노멀 시대, 40대와 언더독의 생존 전략
김용섭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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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당한 결별이 무엇일까? 이 책에 호기심이 생긴 것은 '당당한'이라는 수식어와 '결별'이라는 단어의 조합 때문이었다. 사람, 경제, 정치, 상황…. 그 어떤 것을 생각하더라도 들어맞는 표현이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졌다. 이 책은 '뉴 노멀 시대, 40대와 언더독의 생존 전략'을 이야기한다. 이 책『당당한 결별』을 읽으며 뉴 노멀 시대에 필요한 자기 혁명 지침을 배워본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게 뭘까?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상황은 뭘까? 두 질문의 공통된 답이 바로 결별이다. 결별은 갖고 있던 것을 빼앗기거나 잃어버리는 것이다. 또는 주도적으로 놓는 것이다. (67쪽) 

 

이 책의 저자는 김용섭. 트렌드 인사이트와 비즈니스 창의성을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다. 트렌드 분석가, 경영전략 컨설턴트, 콘텐츠 디렉터,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라이프 트렌드 2016: 그들의 은밀한 취향』,『완벽한 싱글』,『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엄마의 상식』등이 있다.

뉴 노멀 시대.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새로운 기준을 맞이한다. 새로운 정상이 구축되면 반대로 과거에 정상이었던 것은 순식간에 비정상으로 전락한다. 어제를 붙잡고 있다가는 내일 비정상이자 비주류가 되고 만다. 그렇게 뒤처지고 도태되면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가 더 어렵다. 뒤처지기 전에 새로운 변화를 먼저 맞고 빨리 적응하고 새로운 생존 기반을 다져야 한다. 결별은 상시적이어야 한다. 한번 쥔 것을 영원히 움켜쥐겠다고 하다가 시대에 뒤처져 도태되고 만다. 버리고 갈아타고, 또 버리고 또 갈아타고를 반복하는 것이 뉴노멀 시대의 삶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성을 버려야 하고 결별에 대한 두려움도 버려야 한다. 두려움에 망설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별 앞에 당당해야 한다. (68쪽)

 

저자는 IMF 구제금융을 받던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그 과정에서 주요하게 떠오른 열쇠말 가운데 하나가 '결별'이었다고 말한다. 과거와 결별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으니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롭게 도전한 이들은 기회를 잡았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경제는 살아났지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더 크고 복합적이고 장기적이며 상시적인 위기! 특히 2010년대 들어서 저성장과 미래에 대한 전략 부재가 가시화된 한국 경제는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니, 이미 우리는 두 번째 결별의 시기에 들어섰다. 연속적이고 상시적인 위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서는 '당당한 결별'을 이야기하며 주도적이고 당당하게 익숙한 것과 결별할 것은 말한다. 당당한 결별, 당당한 도전, 당당한 소신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다시 맞은 결별의 시대'에서는 '왜 결별의 시대인가', '위기는 상시적이 되었다'를 이야기하고, 2부 '뉴 노멀 시대 생존 전략'에서는 '파괴적 혁신이 만드는 세상',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말한다. 3부 '언더 독의 기회'에서는 '격변은 기회다', '그들 모두 언더 독이었다', '언더 독의 도전 방식'에 대해, 4부 '영 포티의 숙명'에서는 '변화의 시대를 살아온 특별한 세대', '누가 당당한 결별을 주도하는가'를, 5부 '버티는 힘, 결별하는 용기'에서는 '버티는 힘', 결별하는 용기'에 대해 설명한다. 5부 11장에 거친 이야기 끝에 에필로그 '세상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로 마무리된다.

 

먼저 뉴 노멀은 경제학에서 주로 사용되던 말인데,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이 형성된 세계 경제 질서를 언급하는 용어로 자주 쓰이면서 일반화되었고, 이제는 경제와 산업은 물론이고 정치,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쓰이는 단어이다. 뉴 노멀의 반대가 애브노멀 즉 비정상이라고 언급한 점이 인상적이다.

지금은 뉴 노멀 시대다. 말 그대로 새로운 정상, 즉 지금 현재 통용되는 새로운 표준을 의미한다. 뉴 노멀의 반대말은 올드 노멀, 즉 오래된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이다. 과거의 노하우, 과거에 통했던 모든 정상과 표준, 기준이 새로운 시대에는 단순히 낡은 정도가 아니라 비정상으로 취급된다. 뉴 노멀 시대에 과거를 부여잡고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은 그러므로 약간 낡은 세대가 아니라, '비정상'이자 도태 0순위로 전락한다. 사람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29쪽)

 

1, 2부에서 이론적인 이야기를 했다면, 3, 4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실제 상황을 이야기한다. 구체적인 기업의 상황을 예로 들어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시선을 끈다. 앞서 이야기한 것들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적당히 질문을 던지며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아, 이런 것이 현재의 모습이구나. 이렇게 하는 것이 뉴 노멀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겠구나.' 생각해볼 수 있다. 그동안 안일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의 변화상을 제대로 짚어볼 수 있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40대 중반에 들어선 친구들 때문이기도 하다는 표현을 했다. 지금의 40대는 중년이나 불혹이라는 말로 가둬놓을 연령대가 아니라는 점.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 영 포티는 한국 사회의 허리이자 경제의 중추이며 변화와 혁신의 주체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도 지금의 40대이니, 결국 40대가 당당해져야 한국 사회가 처한 여러 위기를 극복해낼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타성에 젖어 기존 세대를 답습하는 데에 그치고 있는 40대라면, 이 책을 읽으며 당당한 결별을 꿈꿔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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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관 산책 - 인상주의 화가들을 따라나서는 여행 미술관 산책 시리즈
이영선 지음 / 시공아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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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파리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미술관, 박물관 산책. 사실 예전에 파리에 갔을 때에는 예술 작품에 관심도 애정도 없어서 미술관 박물관은 제외하고 돌아다니기로 했었다. 나중에야 관심이 생겼는데, 줄줄이 출간되는 예술 관련 서적을 보고 왜 그곳들을 외면했었는지 땅을 치며 후회도 했다.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실물을 보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벼르고 별러서 드디어 기회를 만들었다. 잘 알려진 루브르 박물관 이외에 어떤 곳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이 책《프랑스 미술관 산책》이 눈에 들어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오랑주리 미술관 앞에서《프랑스 미술관 산책  

지하철역 1.8.12호선 콩코드Concorde역에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

매주 화요일 휴관.

오랑주리-오르세 패스를 이용하면 이용에 편리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영선.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뉴미디어 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 철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프랑스와 유럽 곳곳의 미술관과 극장, 공연장 등을 떠돌며 '예술은 왜 여러 장르로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현재 대학에서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현대 예술에 대해 강의한다.

 

이 책에는 영원한 인상주의의 천국 오르세 미술관, 인상주의의 새로운 보고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모네 예술의 결정체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의 만남 오랑주리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를 위한 오마주, 툴루즈-로트렉 미술관, 엑상프로방스 그리고 세잔이 담겨있다. 이번 기회에는 오랑주리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른 곳은 다음 기회에! 파리는 또다시 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이니 아껴두기로 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모네의 <수련> 연작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굳이 직접 봐야할까, 하는 나의 질문 앞에 이 책 속 저자의 한 마디가 발길을 재촉했다. "나에게 <수련>은 음과 색 혹은 미술과 음악이라는 두 개의 장르를 이어주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85쪽)"라는 발언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수련>의 색을 최상의 조건에서 감상하도록 설계되었다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과 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아침 일찍 그곳으로 향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1927년 모네의 <수련>을 기증받으면서 개관했는데, 이때 모네는 "시민에게 공개할 것, 장식이 없는 하얀 공간을 통해 전시실로 입장할 수 있게 할 것, 자연광 아래에서 감상하게 할 것"을 조건으로 규모가 큰 8점의 <수련>을 기증했다고 한다. 이로써 1층 전체를 자연 채광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수련을 위한 미술관이라는 수식어답게 오랑주리 미술관은 가장 먼저 수련의 거대한 작품 앞에 서게 된다.

 

지하 전시실에도 르누아르의 작품 25점, 세잔 작품 15점, 고갱의 작품 1점, 모네의 작품 1점 등,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 12점, 모딜리아니의 작품 5점, 마리 로랑생의 작품 5점, 샤임 수틴의 작품 22점 등 후기 인상주의 회화를 포함하여 총 146점의 작품이 있다고 이 책은 알려준다. 수련을 비롯하여 대표 작품들을 엄선하여 설명해놓은 이 책을 미리 읽고 가니, 아는 만큼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역시 작품은 실물을 보는 것이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훨씬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다음으로 가게 된 곳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에서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이다. 오랑주리에서 나오면 다리 건너에 오르세 미술관이 보인다. 하지만 미술관을 하루종일 걸어다니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니 길을 걷는 것은 아껴두기로 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오르세 미술관에서《프랑스 미술관 산책

오르세 미술관은 지하철 12호선 솔페리노 역에서 나와 5분 가량 걸으면 볼 수 있다.

오랑주리-오르세 패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하루에 두 곳을 갈 경우)

2층에 긴 의자가 있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5유로. 한국어도 있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오르세 미술관은 이 책의 맨 처음에 나온다. 인상주의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이니 유명한 작품 앞에서 북적북적 사람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건 예감할 수 있는 일이다. 전혀 낯선 모습보다는 어느 정도 아는 것이 있을 때에 더욱 반가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르세 미술관은 이 책은 물론이고 교과서나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고 감격스러웠다. 말로만 듣던 위대한 작품들의 실물을 직접 맞닥뜨리고 그 힘을 느껴본다.

정말로 그림은 말을 한다. 나는 오르세에서 그것을 확신했다. 이곳에 오면 위대한 그림들이 서로 매혹되고 흔들리며 침투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23쪽)

 

저자가 직접 미술관에 가서 느낀 감상과 함께 작품을 소개해주어서일까.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혹되어서일까. 저자와 함께 미술관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은 미술관 산책 이전과 이후에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미술관 산책 바로 직전에 잊지 말고 꼭 보아야 할 것들은 메모를 해두거나 마음에 톡톡히 새겨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술관에 가서는 작품만 온전히 보기에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외투나 배낭은 맡아주어도 핸드백은 보관을 안해주니 꼭 참고해야 한다. 가벼운 몸으로 화가들의 작품을 낱낱이 살펴보아야 뿌듯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미술관들은 모두 가보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면 직접 가서 작품들을 보고 마음에 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체력이 문제. 아쉽지만 다른 곳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파리에 또 가고 싶은 이유가 하나 생겼다. 다음에도 이 책이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내가 발견하지 못할 작품들을 짚어주고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프랑스 미술관에 간다면 꼭 한 번 이 책을 먼저 읽고 가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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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6-12-1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비교하면서 직접 미술작품을 보는것 정말 좋을것 같아요. 예전에 파리 여행이 떠오르네요.
정말 좋으셨겠어요.^^
 
명품 자녀교육 리더십 - 부모의 의식(意識)이 자녀행복의 해법(解法)
이형우 지음 / 창의적인재개발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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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명품'이라는 단어 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태어날 때에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생각했더라도 아이가 크면서 크고 작은 일에 휘말리면서 마구 흔들리게 마련이다. 결국은 우왕좌왕하면서 제대로 된 길인지도 모른 채, 아슬아슬한 줄타기만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암흑같은 기간이 흘러갈 것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책은 정답을 찾는다기보다는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지금 현실에서 꼭 필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형우. 지금은 어엿한 청춘들로 성장한 세 아이의 아빠다. 아이들을 문제아로 만드는 답답한 교육현실과 교육자들의 행태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끼면서도, 아날로그 인재들로 들끓는 우리사회에 익숙해지려 노력해왔다. 자녀교육이 행복하지 못하고 자녀들과의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다면 부모의 의식에 변화가 요구된다며, 자녀교육에 지친 이웃들에게 행복한 자녀교육이 부모들의 의식변화와 창의적인 사고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동안 자녀교육을 부모의 부담이나 고통으로 알았던 이들이 진정한 자녀교육의 의미를 깨닫고 행복한 자녀교육을 즐기는 용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머리말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모방 교육에 물든 부모들'에서는 헛고생 일등 자녀교육, 창의성 죽이는 짝퉁교육, 참 인간 훈련이 자녀교육, 이렇게 세 장으로 나뉜다. 2부 '명품역량 키우는 리더쉽'에서는 인생 선배의 리더십, 명품자녀 역량개발 전략, 명품인재 자기 경영 코칭, 환경 극복이 솔루션 등의 내용을, 3장 '자녀를 위한 반란'에서는 헛발질 교육, 계속할 것인가?, 부모들이 나서야 할 교육개혁, 행복한 삶을 아는 부모의식에 대해 다룬다.

 

유아기의 짝퉁 만들기, 창의성 죽이는 초등교육, 기대와 어긋나는 조기유학, 문제아 양산하는 중등교육, 창의적 역량 사장시키는 고등교육 등 우리의 교육 현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전 세대에서 해왔던 대로 자라온 기성세대는 그 시절의 잣대로 아이들의 미래를 재단시킨다. 자식 공부 잘 시켜서 대학 보내고 취직하는 것을 보는 것이 기존 세대의 최고 가치였다면, 지금은 변화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자녀들이 직면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해나가지 못하여 부모와 자식이 부담스러운 관계로 추락하는 이유를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부모의 눈먼 자녀 교육 방법이 이들을 디지털 시대의 미숙아로 만들지는 않는지 자문해볼 일이라고 한다. '생각하는 자녀중심 교육'으로 변화할 것을 강조하는데, 성장하는 자녀들이 새로운 세대답게 부모와는 다른 유연한 사고로 창의적인 삶을 가질 것을 이야기한다.

 

자녀를 명품인재로 키우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부모가 자녀의 비전을 공유하며 그 비전을 실현할 역량개발을 창의적으로 코칭하면 될 일이다. 현재의 잘못된 교육제도에서 자녀들을 지식공부에 몰아대지 않고 자녀의 핵심역량을 개발하는 훈련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95쪽)

이 책에서는 명품인재 자기경영 코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행복한 삶의 비전을 코칭,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코칭, 주도적 학습전략의 실천을 격려, 청소년기의 자기경영 코칭 등 구체적인 내용을 보며 실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명품'이라는 단어 앞에서 혹 했음에도 '명품'이라는 단어 때문에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한 책이다. 그 단어보다는 '자녀교육'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핵심 내용을 잘 파악하고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교육의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된다. 자녀교육은 이래저래 어렵고 험난한 일이지만, 변화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났고, 개개인의 마음 변화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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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회 -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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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어떤 직업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생계 수단으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쓰기에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대리운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랑스럽게 대리운전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기는 힘들고, 어떻게든 다른 방도가 생기면 그만두고 싶은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며 '지방시'를 이야기한 저자가 이번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우리 사회의 모습을 스스로 사유한 결과로 이 책《대리사회》를 펴냈다.  

주변의 많은 선후배들은 앞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한숨과 함께 종종 "할 거 없으면 그거나 해야지" 하는 자조 어린 말을 내뱉었다. '그거나'를 대신할 단어들이 몇 있지만 대리운전은 자주 그 자리를 도맡는다. 그런데 그 대리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것은 그동안 내 주변의 절박한 심정을 대변하는 하나의 개념어와도 같았다. 무엇보다 화자가 주체성을 포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1쪽)

 

이 책의 저자는 김민섭. 309동 1201호라는 필명으로《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을 펴낸 이후, 2015년 12월에 대학에서 나왔다. 그 이전까지 대학,대학원을 떠나본 일이 없는 현대소설 연구자였다. 글이라고는 논문만 읽고 썼고 4년 동안은 글쓰기 교양 과목을 강의했다. 하지만 대학 바깥에 더욱 큰 강의실과 연구실이 있음을 알았고, 세상으로 걸어 나왔다. 이제는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논문이 아닌 글을 쓴다.

저자는 대학에서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어느 중간에 위치한 '경계인'이었다. 강의하고 연구하는 동안 그 어떤 사회적 안전망이 보장되지 않았고 재직증명서 발급 대상도 아니었다. 서류에 존재하지 않는 인간으로 8년 동안 존재했다. 그러한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에게 보이는 어느 균열이 있다. 그는 경계인으로서의 시선을 유지하면서 그 균열의 너머와 마주한다. 그렇게 작가이자 경계인으로서 계속 공부하고 노동하며, 글을 쓰고 싶어한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통제되는 감각들', 2부 '대리인간이 되는 가족들', 3부 '주체가 될 수 없는 대리노동들'로 나뉜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몰입도가 뛰어나다. 대학 시간강사를 그만두고, 맥도날드에서 1년 3개월 근무하며 일어난 변화, 대리운전을 하며 사회 곳곳의 모습이 타인의 운전석과 다름없는 '을의 공간'이라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등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사회는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이다. 은밀하게 자리를 잡고 앉은 '대리사회의 괴물'은 그 누구도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행동하고, 발화하고, 사유하지 못하게 한다. 모두를 자신의 욕망을 대리 수행하는 '대리인간'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주체라는 환상을 덧입힌다. 자신의 차에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운전하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7쪽)

 

책을 읽다보면 웃픈 현실을 보게 된다. 웃기는 장면도 군데군데 잘 넣어놓았는데, 웃기지만은 않은 씁쓸함이 있다. "저도, 대리기사입니다"라는 일화가 있는데, 아내에게 이야기를 해주니 웃겨 죽겠다며 말을 못 잇고 한참을 웃었다고 한다. 저자도 같이 웃다가, 눈물이 났다고. '우리는 그 새벽에 함께 웃으면서 울었다.'는 글이 이상하게도 송곳처럼 후벼파는 묘한 기분이었다. 어찌보면 웃긴 일도 아련한 아픔을 남기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왠지 짠한 느낌이다.

 

단순히 대리운전 경험담 만이 담겨있다면 이 책을 읽는 깊이가 덜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 대리운전을 하며 느낀 감정과 거기에 대한 깊은 사유가 함께 어우러져서 깊은 맛을 우러낸다. 힘겨운 현실을 담았지만 무겁지만은 않고, 웃음 코드를 곳곳에 심어놓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적당한 무게감을 주는 글이다.

'힐링'이라는 단어의 소멸 이후 '분노'와 '혐오'가 우리 사회를 뒤덮었다. 개인들은 이제 더 이상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둘러싼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 'N포 세대'로 대변되는 허무와 고독, '노오력'이나 '헬조선'이라는 비아냥과 냉소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차근차근 임계를 향하던 개인의 감정들이 최근에 이르러 실체를 드러냈을 뿐이다. 하지만 대리사회의 괴물은 여전히 개인들이 그 분노를 온전히 발산할 수 없게 만든다. 대신 대리만족의 기제를 계속 내보내면서, 행복하지 않은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마취되고 나면 개인의 분노는 자신을 둘러싼 구조, 그 괴물에게 향하지 않는다. 대신 주변의 개인이나 스스로를 혐오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더욱 자극적인 마취/환각제를 원하게 되고, 그에 따라 점점 더 강한 쾌락의 기제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아주 잠시 즐겁고, 오래 외롭다. (213쪽)

 

지방대학 시간강사가 대리기사가 되었다. 대학의 '유령'이 밤거리를 달리는 '몸'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러나 주인 옆에 주인 자리에 앉는 몸은 행위가 통제되고 말이 통제되며 사유가 통제된다. 핸들과 액셀과 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손과 발이 남아 있지만 그조차 내비게이션의 규율 아래 있다. 그리하여《대리사회》는 정확히 은유한다. 우리 모두 스스로 주체라고 믿지만 실은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대리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추천의 말_홍세화《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저자)

'대리운전'을 하면서 '대리사회', '대리인간'으로 생각이 뻗어나간다. 선입견이 깨지는 듯, 마음 속에 쌓아놓은 담을 깨어본다. 사회적인 현상, 그것이 직업이든 무엇이든간에 단순히 한 단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욕망을 대리하는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의 영역을 확장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 파악을 하게 되는 책이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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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괜찮아 - 욕심 없는 부부의 개념 있는 심플 라이프
김은덕.백종민 지음 / 박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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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의 잣대는 '돈'으로 바뀐 듯했다. 순수하게 학문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은 '누가 얼마 번다더라, 차를 큰 것으로 바꿨다더라.' 등의 이야기로 채워나갔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그런 일은 일반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헛헛했다. 지금보다 좀더 돈을 많이 벌면, 우리는 행복해지는 걸까. 이 책《없어도 괜찮아》는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는 책이다. 조금 더 채우고 '빚'으로 살 것인가, 조금 더 비우고 '빛'으로 살 것인가에 대해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의 저자는 김은덕, 백종민.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좋은 친구이자 부부다. '한 달에 한 도시'씩 천천히 지구를 둘러보고 온 뒤, 서울에서 소비하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현대에 가장 비싼 가치인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어수선한 집에 살고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어느 하나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는 삶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 하나 쉽게 정리하지 못하거나 버릴 수 없다면, 자신의 삶에 쥐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확실한 내 것은 없다는 뜻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17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나뉜다. 1장 '물질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2장 '가치 없이 사는 삶에 대하여', 3장 '그럼에도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로 구성된다. 목차를 살펴보면 '냉장고, 욕망의 잉여산물', '텔레비전 버리기', '요물같은 신용카드', '작은 결혼식, 저희가 해봤습니다', '스트레스에 닳아버린 우리', '인간관계 제거하기', '비우기와 채우기', '나는 왜 달리는가?', '여행, 머리에서 마음으로 이르는 길' 등의 제목이 보인다. 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삶을 들려주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나의 소신에도 힘을 얻고자 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냉장고를 없애고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던 패턴이 하루에 한 번 시장에 들러 필요한 먹거리를 사는 것으로 바뀌었고, 텔레비전을 없애고 책이나 신문 등 활자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자동차에 대한 생각도 기억에 남는다.

몇 번이나 다시 살까 고민했지만 없으면 불편한 것이지 절대 안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하며 참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없는 어려움은 늘 생기고 마음의 갈등은 끊이지 않는다. 남미를 여행하며 30시간 넘게 버스에서 보내야 했고 네팔과 태국에서는 덜덜거리는 고물 버스가 길에서 퍼져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다. 누군가가 이끄는 운송 수단에 실리며 그것도 가장 느리고 저렴하고 낙후된 교통수단에 익숙한 몸이 됐다. 불편함을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은 몸이 됐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러고 나니 우리가 그동안 너무나 쉽게 편리함을 돈으로 사왔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78쪽)

 

저자들이 세계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한국에 정착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긴 여행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이라면 더욱 공감하게 될 것이다. 여행 중에는 불편을 감수하고 배낭 하나에 담긴 소유물로만 살아갔음에도 여행 후에 일상으로 돌아오니 다시 주변 시선도 있고 주저하게 될 것이다. 우왕좌왕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앞장서서 자신감 있게 붙잡아주는 듯한 느낌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부침개를 뒤집는 것마냥 단번에 원하는 모양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있게 뒤집으면 한 번에 궤도를 갈아탈 수 있지만 '과연 뒤집을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며 손목의 스냅을 소심하게 돌리면 여지없이 부침개는 반으로 포개지고 한쪽으로 눌어붙게 된다. 갈림길에 서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른 사람 눈치도 보지 말고, 내 의지대로 행동하면 될 일이다. 나라를 구원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일확천금을 손에 넣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은 것도 아닌데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가! 단 한 번만이라도 부침개가 완벽히 뒤집힐 수 있도록 나의 결단을 믿어볼 순 없을까? (109쪽)

 

이 책은 저자 두 명이 번갈아가며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울 것과 채울 것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의 일상은 어떤 것을 비우고 채울지 고민한다. 살아가면서 함께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에 대해 문득, 질문을 던져 그 부분에 대해서도 나만의 대답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생'이 주는 무게가 '일상'보다 큰 범주인 것 같지만 결국 지금 한순간에 집중하느냐 한평생을 돌아보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 같은 무게다. 그렇다면 일생을 잘 살려면 일상을 잘 지켜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러고 있는가? (258쪽)

 

버리고 포기해야 할 물질에 대해 생각하고 그로 인해 얻어진 자유와 시간을 붙잡고 나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그들의 삶을 엿보며, 나 또한 나 자신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의 방향을 잡아본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가치관에 따라 내 삶을 이끌어가도 괜찮겠다는 안도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어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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